나의 마지막 히어로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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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다 데뷔하고 덕질하다 연애하고 덕질하다 결혼했다더라~

하는 얘기 다들 한번쯤 들어보셨지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이처럼 "덕질"에 인생이 홀랑 바뀌어버린 여자 리즈의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나의 마지막 히어로>.

어떤가요? 제목에서부터 덕질 충만의 기운이 듬뿍 느껴지시나요?


의사가 되려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대신에 의사의 비서일을 하고 있는 리즈.

아무 생각없이 실베스타 스탤론의 영화 록키 3편을 보다 운명의 벼락을 맞게 됩니다.


"나 지금 여기서 뭐하는 겨?"

"나 대체 이 놈이랑 뭐하는 겨??"

"엄마아빠가 뭐? 남자가 뭐? 내 나이가 뭐?!!"

내가 선 곳이 뒷골목은 아니지만 뒷골목에서 맨주먹으로 일어선 록키 발보아처럼 투쟁하리라!!!


스크린 밖으로 후두둑 쏟아지는 록키의 땀방울에 흠뻑 젖어

잊고 있던 과거의 꿈, 미래에 품게 될 영광을 떠올리게 된 리즈.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40도의 고열에 시달리다 며칠 근무까지 빼먹었다면 말 다한 거 아니겠어요?

열이 식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엔 더는 어제의 리즈가 아니었습니다.

그녀 영혼에 숨어있던 투지로 불타오르는 호랑이가 번쩍 눈을 떴거든요.

귓가에 진동하는 Eye of the tiger의 리듬에 몸을 맞긴 채

입술을 꽉 깨물지 않으면 목청껏 불러버릴 것 같은 가사를 가슴 깊이 새기고서

긴장도 열정도 향상심도 없는 지루한 날들에게 고하는 안녕이란.


도전을 비웃는 부모님을 등지고

도전을 만류하는 남친도 뻥 차버리고서

홀로 전진하는 리즈의 인생으로 록키 발보아의 그림자가 거대한 돗대처럼 일어섭니다.

Eye of the tiger의 ost가 영원히 늘어나지 않는 배경으로 흘러가요.

"빰 빠바밤 빠바밤..."


처음 만나는 엠마뉘엘 베르네임 작가님.

책을 읽는 내내 발을 동동 굴리며 록키 보고 싶다! 고 생각했는데 3일의 연휴는 어쩜 이리도 짧은가요.

그래도 책 한 권 읽는데는 조금의 무리도 없는 시간, 더욱이 소설 본편만 따지면 60쪽 밖엔 되지 않아서

<나의 마지막 히어로>만은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100페이지의 미학"이라 찬양받는 작가님이신데 그 이유 또한 확실히 알게 됐구요.

손바닥 보다 얇은 페이지, 짤막짤막한 구절 앞뒤로도 리즈의 인생이 꽉 차게 그려져있더라구요.

알알이 설명하지 않아도 맛을 다 알겠는 그런 거?

몸뚱이 하나로 굳세게 살아남은 록키 발보아처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주먹을 불끈 쥐었던 리즈.

실베스타 스텔론이 망할까봐 걱정되서 적금통장까지 만든 사랑스러운 그녀의

열띈 노력과 충만한 애정이 아름답습니다.

바쁜 시간,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읽어보시길 꼭꼭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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