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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왕 ㅣ 백 번째 여왕 시리즈 2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서열 토너먼트에서 라자 타렉의 첫번재 아내를 꺾고 드디어 완전한 아내로 안착한 밤. 칼린다는 군주 타렉을 죽인다. 자신을 탐하는 끔찍한 손길에 몸서리 치며, 한때 이 남자의 첫번째 아내였던 제 어머니를 생각하며, 모녀가 한 남자의 처음과 마지막이 된 얄궂은 운명에 오들오들 떨며 오일에 독을 섞에 제 몸에 바른다. 칼린다와 몸을 부대낀 타렉은 죽었고 칼린다는 죽을 뻔 했으나 살았으며 죽은 줄만 알았던 연인 데븐도 구사일생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된 줄로만 알았다. 폭군의 죽음으로 궁전 안 여인들은 자유를 되찾을 것이었고 더는 야만적인 토너먼트로 아내들이 죽을 일도 없을테니까. 타렉이 백 번째 여왕으로 완성하려던 저주받은 주문도 사라졌으니 칼린다의 영혼도 안전하다. 모멸받고 살해 당하던 부타들도 인간을 돕는 신화적 인간으로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다시 강성해지리라. 앞으로는 사랑할 일만 남았다. 데븐과 함께 아무도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세계까지 나아가 평화롭게 살리라. 칼린다는 그렇게 염원했다. 그러나 하룻밤의 결혼식도 타렉의 죽음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이끌어온다. 부타의 군주는 타라칸드 제국민들에 대한 원한을 깊게 새겼다. 그것이 타렉의 음모였음에도 불구하고 부타들이 흘린 피를 제국민의 피로 돌려받고 싶어한다. 그들은 땅, 물, 불, 바람의 기운으로 제국민들에게 피의 복수를 이어간다. 제국을 떠나가는 칼린다의 앞뒤로 얼마나 많은 피난민들이 줄을 이었는지 칼린다는 죄책감으로 더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없을 지경까지 피폐해진다. 악의 힘을 소환할 수 있는 비밀의 책 <잘레>를 쫓는 부타들과의 대립도 피할 수 없다. 칼린다가 부타 군주에게 책을 넘기지 않은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현명한 행동이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과 연인, 친구들의 목숨이 위협받는다. 무엇보다 연인 데븐의 변심이 가장 충격적이다. 사랑 때문에 제국도 휘하의 병사들도 등져야 했던 그. 이 사랑을 어쩌면 후회하는지도 모를 그에게 칼린다는 용기있게 다가서지 못한다. 자신은 데븐이 싫어하는 불의 능력자이기까지 하니까. 이 모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국의 여왕 '킨드레드' 자리를 내려놓기 위해, 무엇보다 연인과의 사랑을 위해 칼린다는 다시금 모험을 떠난다. 라자 타렉의 아들 아스윈을 찾아서.
산 너머 산이라는 말이 꼭 알맞은 칼린다의 여정. 조금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고난이 빽빽하다. 2권쯤엔 뜨껍게 불타오를줄 알았던 데븐과의 사랑도 어쩐 일인지 지지부진, 그야 이해 못할바도 아니다만 이 두 사람 로맨스 판타지에서 너무 지나치게 양심적인 거 아니냐며. 보통은 너무 비양심적인 주인공들의 나만 행복하면 돼! 분위기에 아니꼬와지게 마련인데 여기 주인공들은 넘나 심각하다. 넘나 이타적이다. 넘나 상대 배려적이야. 덕분에 로맨스 독자는 좀 덜 배려받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애초에 비중이 로맨스는 후추후추, 판타지는 소금소금, 성장이 고기고기였던 것으로 보이니 칼린다의 성장을 물고 뜯는 맛으로 읽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도 3권은 부디 로맨스가 성큼성큼 발을 뻗었으면 좋겠다. 아스윈은 내 취향이 되기엔 넘 어려. 데븐, 힘 좀 내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