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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웃었으면 좋겠다 시바 - 생각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아
햄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시작부터 이런 공감.
"밤엔 잠들기가 싫고,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싫다."
한결같이 출근이 싫다 ㅎㅎㅎ
난 취직이 늦어서 아직 직장생활 8년은 안됐지만,
쓰고 보니 이것도 서러워! 난 왜 그때 취직도 못해서 나이가 몇 인데 아직 8년도 못채우고!
8년이 안되서 통장도 빵구고 그런거겠지?8년차들은 다 통장 두둑할거야 그럴거야ㅠㅠ

우리 시바님 목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
내가 잘 먹고는 되는데 밑의 두개가 요즘 잘 안되서 고민이다. 직장일 때문은 아닌데 직장일 때문이 맞기도 하고. 돌아오는 1월부터 각종 신고가 있을 예정이라 미리부터 겁 먹고 스트레스를 쌓아가는 중.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도 없겠다고 누구는 그랬지만 생각만큼 큰일은 잘 안일어난다고도 하지만 뭐랄까 걱정을 미리 해두며 예열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달까. 이런 걱정 없이 방귀 뀌고 싶을 때 시바처럼 북북 뀌고 눕고 싶을 때 주인님이 멱살을 잡아 얼굴이 빵떡처럼 터져도 눈 딱 깔고 눕고 이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벋뜨 이런 삶은 건물주여야 가능한 거, 아니면 백수거나.
그래서 시바님은 결심하셨지.
백수가 되기로.
사표를 화끈하게 날리시고 룰루랄라 돌아오는 길의 장면.
살다 살다 시바가 부러워지는 날이 올 줄이야.
근데 정말이지 이노무 개쉬퀴 너무너무 부러웟!!! 이라고 썼지만 실은 개쉬퀴 하면 안돼.
시바는 시바의 탈을 쓴 사람이니까. 바로 작가님 말이다 ㅎㅎㅎ
내가 쓴 사표도 아닌데 시바님의 그날을 영접하며 함께 콧노래를 부른다.
"그래 시바, 네 맘대로 살아라."

백수의 삶은 시바님과 나의 것이 다를 바가 없음이다. 집순이의 삶에 정점을 찍은 나는 직장이라도 안나가면 백퍼 폐인이라 무조건 일을 해야한다(고 가족들은 주장한다.) 작가님 받은 문자가 나는 일상인데 뭐죠 이건?? 작가님 교통대금 6,750원. 내거랑 비교해 보려고 교통카드 문자온 거 열어보고 조용히 삭제한다. 내가 제일 안 나가, 나는 전국구로 탑을 찍을 거다. 시바님이 정리한 하루 일상, 이 스케쥴 나는 왤케 부럽죠? 아침이 없는 백수의 삶!! 아마 매일매일이 설날 같겠지.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서 다시 한번 누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카드값이 잠깐.. 하여튼 계속 일하는 걸루. 용기를 내기엔 지갑 속이 지나치게 한파다

시계를 보니 책 한 권 못읽고 리뷰 두 편 쓴 게 다인데 어느 새 자정을 넘겼다.
바람은 쌩쌩, 내 마음까지 쌩쌩.
얼른 볕 좋은 주말이 돌아와 시바님과 함께 주말을 집구석 생활로 즐기고 싶다.
별 거 아닌 일에 마음 다치지 말고 걱정을 사서 하지도 말고 추위에 덜덜 떠는 일도 없이
오늘도 내일도 건강하게 시바시바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