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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생물학 여행 - 지구의 생명 속으로 떠나는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
헬렌 스케일스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부제가 "지구의 생명 속으로 떠나는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입니다. 이벤트성 일회 강연이 아니라 1825년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진 세계적으로 꽤 인기있는 강연이래요. 대중과 젊은이를 위한 강연이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론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인 것 같고 책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군요. 첫번째 책은 <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 천문학 강연 모음집이었대요. 어린이 친구들에겐 역시 천문학의 인기가 최고였던거겠죠?
영국왕립연구소의 다양한 강의 중 생물학은 크게 인기가 있는 과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19세기가 끝날 때까지 주제가 생물학이었던 강의가 꽤 희소했다니까요. 처음엔 이해가 안갔어요. 다윈의 진화론처럼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한데 어째서 여러 강의가 성사되지 않았던걸까 하구요. 진화론이 1991년에 가서야 처음으로 다뤄졌다는 사실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강의 후 반응으로 계속해 조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요. 자그마치 1991년에!! "하지 축제 같은 이교도 축일에 맞춰 강의를 열고, 이름도 '왕립연구소 하지 강의'"로 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정도라니 원. 그 시절 진화를 강의했던 리처드 도킨스 박사는 "이 강연들은 순록과 선물, 겨우살이 보다 결코 더 비기독교적인 것은 아닙니다"(p148)라고 응대한 모양인데 이 밖으로도 여러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서 호기심 반 아쉬움 반이었어요. 페이지의 한계로 리처드 도킨스 박사의 얘기는 여기서 딱 끝이 났거든요. 줄리언 헉슬리 박사는, 어쩐지 이름이 낯익지 않습니까? 헉슬리 헉슬리 들어는 봤는데 분명.. 하고 강연자 소개를 보니 어이쿠야, <멋진 신세계>를 쓰신 올더스 헉슬리의 형님 되시더군요. 물론 전 <멋진 신세계>를 아직 못읽어봤지만요. 부모님이 형제를 키우고 많이 뿌듯하셨겠어요 ㅎㅎㅎ 아래는 과알못인 저도 충분히 이해가 갈만큼 쉽고 재미나게 펼쳐진 강의들의 목록입니다.
"동물의 어린 시절, 동물의 서식지, 곤충의 습성에 관해, 희귀한 동물과 야생 동물의 멸종, 동물은 어떻게 이동하는가, 동물의 행동, 동물의 언어, 우주에서 성장하기, 우리 뼈에 숨어있는 역사, 지구의 끝: 남극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3억 년 동안의 전쟁."
강의 내용을 백퍼센트 따온 것은 아니고 편집자가 적절하게 추려서 정리했습니다. 인기가 이해가 갈만큼 진행되는 하나하나의 강연이 모조리 환상적이고 재치있고 즐거웠어요. 문과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갖가지 소재들로 생물학자님들이야 말로 판타지 작가나 SF 작가가 되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리고 가볍게 생물학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전 <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도 곧 만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