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하루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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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코하루 일기>, 친근한 이야기로 독자를 즐겁게 하는 마스다 미리의 신간입니다. 이번에는 16세 중학생 코하루가 17세 고등학생이 되고 다시 20세 성인이 되기까지의 일상이 담긴 책이었어요. 첫번째로 좋아하는 남자애뿐만 아니라 세번째로 좋아하는 남자애까지 있고 문득 찜찜함에 눈을 뜨니 아직 익숙치 않은 그날이고 보결선수로 경기를 뛰지 못해 짝사랑 하는 남자아이의 눈치를 보던 중학생을 거쳐 키스와 결혼을 고민하고 좋아하는 친구에게 줄 초콜릿을 만들고 친구가 좋지만 한편으론 친구들이 귀찮은 고등학생이 되었지요. 공부도 고만고만 특기도 고만고만.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장래희망도 딱히 없는 미래가 걱정되면서도 미래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은 어른은 절대절대 되고 싶지가 않아요.  사춘기인 나를 신경써주지 않는 부모님도 짜증나지만 신경질 부리는 나를 눈치 보는 부모님은 더더욱 싫은 이 갈팡질팡한 마음들을 어쩌면 좋을까요?

저는 귀밑 2센티 단발머리에 학교 지정 운동화를 신고 키 클 거라고 무릎 저어어어기 밑에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학교를 다녔어요. 그때에는 마이라고 불렀던 자켓도 어벙벙, 치마도 허리가 커서 허리쪽을 돌돌 말아입고요. 1학년 때까지는 시력이 좋았는데 자그마치 일년만에!! 안경까지 썼습니다. 안경 쓴 친구들이 예뻐 보여 별 짓을 다했더니 시력이 적정하게 마이너스 되었거든요. 그때의 나를 꼬집어 주고 싶어요. 못난이가 더 못난이가 되어버렸다규 ㅋㅋ 코하루와 친구들이 무슨 재미로 살까 싶어 쳐다보던 동글뱅이 안경 친구들처럼 수수했지만 코하루 같이 무슨 일이 있어도 어른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코하루와 저의 가장 큰 공통점이죠. 기합을 넣어 성장을 뿌리칠 수 있었다면 저도 하루에 일백번쯤은 기합을 넣고 살았을텐데 그걸 몰라 매일매일 뒹굴거렸네요

이윽고 코하루는 스무살이 되었고 저는 닥치면 죽을 것 같던 스물을 훨씬 훨씬 넘긴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연스럽게 오늘과 오늘보다 더 먼 미래를 그리며 살고 있어요. 긴머리를 싹둑 자른 코하루처럼 근사하고 자랑스런 비밀의 의식은 가지지 못했지만요. 코하루를 만나 사춘기의 나와 스물의 나 한창 방황하던 이십대 중반의 나를 수줍지만 기쁘게 의식합니다. 공감와 추억의 힘을 잔뜩 느껴요. 역시 마스다 미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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