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헌법 37조 1항을 보고 마치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여섯 가지 사랑하는 이유를 쫙 적어놓고 마지막에 추신을 붙인 거죠.
"내가 여기 안 적어놨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법 조항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요.
ㅡ 작가 서문 중
귀엽다, 작가 서문을 읽고 처음 든 생각입니다. 헌법을 읽으며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제동씨 이제 보니 깜찍한 구석이 있었네요 :) 이 책은 김제동씨의 헌법 독후감입니다. 문유석 판사의 권유로 헌법을 읽고 그 헌법에 울고 웃고 감동 받아 쓴 에세이에요. 어떤 사람은 좋은 게 있어도 저만 알고 마는데 제동씨는 성향 자체가 좋은 건 숨기지를 못하나 봐요. 티비에서 라디오에서 기사로 종종 그의 헌법 이야기 한 소절을 보고 듣고 했는데 이제는 책까지 써서 소문을 냅니다. 우리 헌법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은 데 왜 안봅니까. 헌법이 이렇게나 우리 편인데 여러분 지금 그거 알면서 대한국민 하는 거죠? 혹시 몰랐다면, 사실 거의 모를 것 같은데, 우리 같이 헌법 한번 읽어봅시다. 헌법도 결국 책이잖아요~ 하고 꼭 저를 꼬시는 것 같더군요. 헌법뿐만 아니라 헌법 에세이를 쓴 저자까지 매우 사랑꾼 같죠? 근데 왜 결혼은? 이라고 말하는 저도 실은 미혼입니다. 이런 동병상련 너무 싫으다 ㅎㅎㅎㅎ
요 독후감에 따르면요. 헌법 10조는 모두가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는 뜻 같대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네가 슈퍼갑이니 대우받고 살아라 하는 것 같더래요. 신체의 자유를 말하는 13조는 안녕히 계세요 조항이래요. 참고인 신분이 되도 검사 너 맘에 안든다 이러구 거부할 수 있대요. 정말?리얼리? 얼떨떨하고 안믿기고 그랬는데 저 순간 책에 씨씨티비 달아놓은 줄 알았잖아요. 네가 안믿을 줄 알고 내가 증거 딱 대령한다면서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이란 책을 알려주더군요. 이런 엘리트주의!를 욕 못하는 독자를 용서하세요. 교수님 말씀이라니 그때부터 신뢰가 가는 한편으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쩌면 저도 모르게 제동씨를 욕하는 누구들처럼 개그맨이 뭘 안다고 하는 편견이 아주 조금, 숨어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럴 수도 있나? 이게 아니라 잠깐이지만 아주 뾰족하게 눈을 뜨고 의심하는 저를 봤거든요. 그 구절을 읽을 때에도 돌이키는 지금도 많이 미안해요ㅠㅠ 그밖으로도 음덕조항, 비타민 조항, 깨톡 조항, 당신은 늘 옳다 조항, 방탄소년단 아니아니 방탄 조항까지. 제동씨가 헌법의 여러 조항들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공감하기 좋게 들려줍니다. 중간중간 실린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 총회 의장과 에드윈 캐머런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관과 알비 삭스 전 남아공 헌법재판관의 인터뷰도 정말 좋았어요. 인터뷰 요약문 보고 울기는 또 처음 같은데요. 특히 알비 삭스 재판관님의 "부드러운 복수", 인간의 가장 나쁜 구석에서도 인간다움을 찾고 인간다움을 발견하려는 재판관님의 노력과 인생에 마음 깊이 감동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도 활동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이천년 대 초반에 인터넷 소설 작가 백묘님이 써서 유명해진 좌우명이 있거든요. 하나님을 빽으로 세상과 맞짱 뜬다. 제동씨가 쓴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그거 같아요. "헌법을 빽으로 세상과 맞짱뜬다." 우리 헌법이 정의로운 대한국민을 지켜줄 거에요. 진실로 그렇게 믿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대한국민으로 살아가는 오늘에 더 많은 분들이 위로받으시기를 바래요.
모두들 토닥토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