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여가 2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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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사람을 위하여
세상 끝날까지
변함없을 사람을 위하여
땅 위에서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하여

- 나태주, 다만 오늘 여기 中



무림맹에서 가장 잘 나가는 문파 열화산장의 무남독녀 외동딸, 생그럽고 아름다운 외모, 천진난만한 성격, 세 남자의 전폭적인 사랑과 지지를 두고 "열여가 이 세상 다 가진 여자!" 라며 부러워하기엔 이거 좀 안타까운 일들의 연속이다. 1권의 말미 옥자한을 치료한 후 빛으로 사라진 은설의 뒤를 이어 열여가의 첫사랑 전풍이 혼인한다. 열여가도 아니고 그의 첩도 아니고 아예 다른 인물과의 정약결혼이다. 전풍의 비열함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가 혼례식에서 첩의 배를 찌를 적엔 열여가뿐만 아니라 나까지 놀라고 말았다.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을 살해한 아비, 전풍의 마음 속에 그늘을 드리운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이와 같은 잔혹한 태도 때문이었을까. 열화산장의 주인 열연명은 수제자 전풍이 아닌 아무 능력없는 딸 열여가를 후계로 임명한다. 아랫사람들 입장에서는 꽤나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열화산장이 들썩들썩. 그런 와중에 열여가는 산장을 떠나 옥자한과 함께 궁으로 간다. 옥자한과의 시간으로 마음의 평온을 찾은 것도 잠시 왜국 공주와 옥자한의 혼약 얘기가 나오며 그가 전쟁터로 자진해서 출정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열연명이 살해된다. 열여가는 맨정신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폭약사용에 능한 벽력문을 음모의 수뇌로 지목하는 전풍에 의해 무림엔 피바람이 불기 일보직전인데 열여가는 도통 그와 같은 전모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아비의 죽음을 전하는 전풍의 눈동자가 너무나 냉혹했기에 그에 관한 의심을 떨치기가 힘들고 결국 그녀 스스로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1권에 비해 2권은 한층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이야기들로 구성이 된다. 열여가와 전풍 등의 어린 후기지수들뿐만 아니라 바로 앞의 세대인 열연명과 그의 지기들 얘기가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1권에는 없던 인물 실종된 줄만 알았던 천하제일무술인 암야라까지 등장하며 열여가의 로맨스 전선 위엔 전례없는 폭풍우가 휘몰아친다. 열여가ㅡ 은설ㅡ옥자한ㅡ전풍으로 묶인 사각관계로도 부족했는지 타인의 불행을 기쁨으로 삼는 철저하게 악인인 암야라까지 이 애정전선에 몸을 던진 것이다. 폭염이 키운 장마처럼 네 남자의 사랑이 열여가의 인생에 폭우를 뿌리는 가운데 물고 빠는 퇴폐와 피 튀기는 긴장이 더해지며 여가의 주변은 점점 더 막장스러워진다. 여가와 전풍이 한데 얽힌 출생의 비밀과 너무나 뜻밖의 근친상간, 장애도 극복하고 시간도 묶어버리는 마법 같은 주술이 더해진 이곳 모든 지옥의 중심엔 사랑이 있다.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그리고 무림전체가 이 사랑에 농락 당한 것과 다름이 없는데 문제는 그 사랑에 너무나 설득력이 없다. 네 남자에게 마음껏 애정을 쏟을 준비가 된 독자조차도 황당함을 금할 수 없는 전개가 지속되어 결론적으로 조금 안타까운 작품이 되고 말았다. 작가의 다음 이야기엔 공감 가능한 사랑이 훨씬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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