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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하버드대 철학교수 매튜 샤피로는 일년 전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었다.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은 아름다운 미모와 지성을 겸비했던, 첫눈에 알아본 자신의 짝을 잃고서 매튜는 약과 술에 의지해 삶을 연장 중이다. 혈육인 에밀리가 없었다면 도저히 버텨내지 못했을 삶. 그는 조금씩 회복 중이지만 남은 인생에 결코 사랑은 없을 것 같다. 명성 높은 임퍼레이터 식당의 와인 감정사로 활기찬 뉴욕 생활을 이어가는 엠마 로벤스타인. 날씬한 몸매에 열정적인 몸짓, 해박한 지식과 맑은 웃음으로 손님뿐만 아니라 언론의 관심까지 끌고 있는 그녀지만 한풀 벗겨내면 유부남의 내연녀였거나 내연녀인 중이거나 내연녀일 예정인 불행한 사랑의 중독자다. 인생 최대의 적이 그녀 자신인 줄을 몸과 마음으로 몇 번씩 깨닫는 중이지만 반성은 그때 뿐. 근간에는 심리상담과 약으로 (그러니까 정말 병이었던 모양이다ㅠㅠ) 인생 항로를 돌려보려 애쓰고 있는데 자식이 둘이나 딸렸으며 이혼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자식이 또다시 연락을 해온다. 그 *자식을 그쪽 가정에서 빼오려고 임신 수까지 쓰다 자신의 불임사실만 알게 됐던 엠마는 이 무양심의 연락 앞에 정신적으로 무너지며 다시금 우울감이 폭발. 두 사람이 다 그런 중이다. 세상 불행 다 끌어안고 고독을 씹으며 자기비하의 땅을 파는 그런 중.
그랬던 두 사람이 찰떡같이 흥분하며 만나자는 약속을 잡는다. 계기는 엠마의 노트북. 어쩐 일인지 엠마의 노트북을 매튜가 다른 사람을 통해 구입하게 됐고 저장된 메일로 대화를 주고 받다 만남까지 성사가 된 것이다. 운명의 날, 약속장소, 두 사람이 다 두렵고 설레는 마음을 끌어 안고 약속장소에 나간다. 매튜와 엠마 둘 다 약속 시간에 맞춰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매튜의 앞에는 엠마가 없고 엠마의 앞에는 매튜가 없다. 식당 어디에도 파트너가 보이지 않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시간을 돌려서라도 신이 주신 운명을 거역하고서라도 제 사랑을 살려내고픈 남자 매튜. 완벽한 사랑을 꿈꾸며 뻐꾸기처럼 남의 둥지를 탐내는 여자 엠마, 누구나가 꿈꾸는 완벽한 사랑 완벽한 가정으로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매튜의 아내 캐서린이 펼쳐보이는 막장 미스터리 시공간 초월 로맨스 스릴러 ㅋㅋㅋ 역시나 가독성이 끝내줬다. 재미도 좋았고. 충분히 예상 가능한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충동적이지만, 내 기준. 사랑을 얘기하는 책이고 사랑을 꿈꾸는 책이고 사랑이 시작되는 책인데 읽고나면 더욱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나는 어쩐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내일의 결말은 잘 상상이 가지 않아서 이 책의 외전이 뜨면 또다시 막장일 것 같고 뭐 그렇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데 매우 싸이코패스 같은 여자를 피해 조금 덜 사이코패스 같은 여자의 품으로 날아든 매튜가 짠하기도 하고. 그러나 어쨌든 오늘 그들은 만났고 설레는 눈빛과 뜨거운 마음을 교환하며 행복할테니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든지 말든지 내 걱정이나 하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