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네버무어 1~2 세트 - 전2권 - 모리건 크로우와 원드러스 평가전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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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고양이가 죽었다. 모리건 크로우의 탓이다.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쏟아졌다. 역시 모리건의 탓이다.
정원사가 죽었다. 이것도 모리건의 탓이다.
자칼팩스 사립학교에 불이 붙었는데 이마저 모리건의 탓이다.

 
고양이가 죽은 건 모리건이 그를 마음에 들어한 탓이고 우박 폭풍이 쏟아진 건 외할머니에게 "덥다. 그렇죠?" 라고 물은 탓이며 정원사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건 화단이 예쁘다고 칭찬 한마디를 건냈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일 년 전에! 학교가 불탄 건 더욱 황당한데 급식소 직원이 가스불을 켜놓고 퇴근한 것의 이유가 모리건 때문이라는 거다. 화재의 아침 모리건과 눈이 마주쳤다나?? 모리건이 저주 받은 아이이기 때문에 원터시 공화국에 불행이 일어나면 그건 모조리 모리건의 탓이 된다. 더 나아가 공화국은 모리건의 아버지에게 배상금까지 청구한다. 법도 인정하는 저주라니 이거 참. 모리건은 살아있지만 날 때 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 아버지에게 모리건은 재정악화의 좀버러지며 총리 지위를 흔들 수 있는 막대한 장애다. 그는 모리건이 12살이 되어 얼른 세상에서 지워지기를 바란다. 아니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리건의 죽음을 바라고 있다. 새어머니는 12살 때 죽을 의붓딸을 위해 온통 분홍분홍인 관까지 주문해 준다. 하물며 분홍색은 모리건의 취향도 아닌데! 부당하다 부당해!! 누가 봐도 아동학대지만 이에 의문을 표하거나 동정하는 이 하나 없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서다. 지난 연대의 이븐타이드에 태어난 아이는 저주받았고 이번 연대의 마지막 날인 이븐타이드에 자동 사망하며 불운의 막을 내린다는. 백말띠에 태어난 여자는 기가 세고 팔자가 드세다 하여 출산일까지 조정하던 1990년대는 이븐타이드에 비하면 세 발의 피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모리건은 살고 싶다. 성장하고 싶다.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사귀고 무엇보다 가족을 바란다. 잊혀지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고작해야 11살인 아이가 어떻게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라면, 설마하니 그 누군가가 장례식의 하루 직전에 도착할 줄은 몰랐지만. 생강머리에 화려한 복장 부산스럽고 이상한 말투로 혼을 쏙 빼놓은 낯선 남자가 후견인이 되어 네버무어라는 또다른 마법세계로 발들일 줄은 더더욱 몰랐지만. 모리건은 11살을 무사히 살아 이제 막 모험의 세계로 발을 디뎠다. 꿈 꿔왔던 그대로의 삶이 아니라 그 이상의 삶을 좇는다. 주피터의 호텔 듀칼리온에 짐을 풀고, 호텔 꼭대기에서 우산을 타고 내려오고,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내쫓기지 않기 위해 원더러스 평가전에도 참여한다. 네버무어에서 가장 재능있는 아이들을 뽑아 지도자로 키우는 원더러스 협회는 모종의 권력을 쥐고 시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협회의 회원이 된다면 시민권 획득 따윈 아무 것도 아니다. 후견인 주피터가 자신의 무얼 보고 원드러스 평가전의 지원자로 뽑았는지 알 수 없지만 책 평가전도 추격 평가전도 공포와 증명 평가전까지 무사히 성취해 9명의 원드러스 회원이 되리라고 모리건은 결심한다. 눈을 감고 읊조린다. 예기치 못한 모험 앞에 나설 수 있기를. 담대하게 나아가자고.


재미있다. 못난 리뷰로 다른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면 어쩌나 걱정이 될만큼 흠씬 몰입하며 읽었다. 해리포터 시리즈 전체를 완독하진 못했지만 해리포터 영화를 놓고 보자면 견줄만한 재미라고 생각한다. 취향의 것들로만 모아 놓은 느낌? 애정결핍에 걱정 꾸러기인 모리건은 필요한 순간엔 매우 강단있고 할 말 잘 하고 유머러스 하다. 서쪽 마녀를 만났던 도로시처럼 용감하고 또 지혜롭다. 물건과 사람의 정체를 파악하는 비기를 가진 생강남자 주피터는 이보다 더 훌륭할 수 없는 키다리 아저씨다. 용 타는 재주와 겨드랑이 방귀에 큰 재능을 가진  호손은 비밀의 화원 속 메리와 디콘처럼 모리건과 우정을 나눈다. 후크 선장처럼 안대를 찬 주피터의 조카 잭은 초반 얄미움을 극복하고 모리건과 현실남매화 되어가니 얘는 콜린인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 같은 피네스트라도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고양이는 전직 격투기 챔피언이라 행동하는 게 깡패 같다. 아닌가? 원래 고양이들은 좀 깡패 같은가?? 어쨌든 그런 그도 모리건이 울 땐 온얼굴과 머리카락을 핥아줄만큼 마음씨 따뜻한 고양이다.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같은 원더스미스와의 만남은 좀 시시하게 끝나버렸지만 이야기의 진행이 빠른 것도 용기와 지략을 시험하는 경연들도 미운데 밉지 않은 악조들도 모두 매력적이다. 두 권 밖에 없다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 단점도 찾지 못했다. 소책자가 외전 내지는 예고편 같은 건가 했는데 아니어서 펼치고서 실망했다는 것만 잠깐 언급. 해리포터와 타라덩컨을 좋아하는 분들껜 다소 빤한 줄거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뻔해서 좋은 나 같은 독자가 훨씬 많으리라 예상한다. 취향이 달리 취향이 아니라서:) "성장 스토리는 언제나 옳다"는 박혜원 역자님의 말씀에 백번 천번 공감하면서 이 책 네버무어에 추천 도장 꾸욱! 읽어도 읽어도 지치지 않는 성장소설, 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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