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가림
어단비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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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효주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에게 차였다. 낮으로 밤으로 전남친에게 집착하다 직장에선 실수 연발. 어느 날 고객에게 쓰레기통을 던진 것이 빌미가 되어 결국 해고된다.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었기에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나날 속 취직은 어렵고 애인에겐 다른 여자가 생긴 것 같고 집주인은 방세 달라고 찾아오고 통장은 텅장이 되어가고 기어이 간밤엔 잠만 자는 관계라도 좋으니 만나자는 구질구질한 전화까지 전남친에게 해버린다. 이런 잇따른 흑역사의 덮침 속에서 안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부터 엎드려 절할 듯. 존경스러워서 ;;


숨쉬는 것조차 수치스런 나날 속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생존조차 몰랐던 외할머니의 부고를 전해 오고 효주는 유산을 받기 위해 궁핍한 자존심을 접고 외할머니의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험하게 된 신기한 일, 달가림. 효주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마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에 효주는 코웃음을 쳤다. 달이 가려지는 밤이면 사람이 사라진다는 미신 같은 이야기에 겁먹는 노인들이 우스웠을 뿐. 그런데 사라지는 사람 중의 한 명이 효주 그 자신이 될 줄이야!

숲에서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아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무영이란 남자에게 의지하는 다섯 밤. 그림자를 찾으면 다시 사람의 자리를 찾을테고 그림자를 찾지 못하면 나무든 꽃이든 숲의 무언가가 되어 나라는 인간은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위기 속에서 효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고통 뿐인 인간세계와 가슴 충만한 경험을 안겨주고 사랑을 알게 한 숲에서의 삶. 한떨기 꽃이 되거나 하늘로 뻗은 나무가 되거나 맑게 빛나는 호수의 물 한방울이 되는 죽음이 예비된 그 땅에서 아마도 나라면..... 그러나 효주는........ 어째서 그 남자 무영은?? 이라는 긴 고민으로 마감한 책이다. 로맨스 소설인데 로맨스 보다 신비한 숲과 도깨비들과 야시와 땅귀와 그 밖의 귀엽고 기이하고 동화 같은 배경에 더 매료되어 버린 책이기도 하고.

결론은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있었다는 거??

 

달가림이 축복같이 여겨지는 밤은 영영 오지 않아야겠지만 사라지고 싶은 어느 밤이면 효주의 그 숲을 부러워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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