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콜린 피셔
애슐리 에드워드 밀러.잭 스텐츠 지음, 이주희 옮김 / 시공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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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코널리는 무죄다. 나는 그 사실을 증명할 것이다. 
 게임은 시작되었다." (p116)


점심시간 멜라니의 생일 케이크를 화려하게 폭발시키는 총기사고가 발생한다. 오발이었는지 본래의 목표가 천장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등학교 안에서 총알이 발사되었고 총이 식당에 버려져 있었으니 어지간한 난리가 아닐 수 없었다. 범인은 오리무중, 다분히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던 소년 웨인 코널리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콜린의 머리를 변기에 처박아가며 괴롭힌데다 사건 발생 직전 멜라니의 케잌도 뺏어먹은 얄미운 녀석이지만 콜린은 웨인 코널리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교장 선생님께 증거 1을 제시한다. 총기 여기저기에 묻은 프로스팅이 그에게 죄가 없음을 알려준다는 것! 웨인은 운동부 특유의 우락부락한 체구에 땀냄새를 물씬 풍기고 다녀서 음식도 야성적으로 퍽퍽 퍼먹을 것 같지만 실은 먹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교양미 넘치는 깔끔이었던 것이다. 감정적으로는 공감이 가지만 조금 빈약한 이 증거는 교장 선생님께 무시되었고 결국 콜린은 교장실을 돌아나오며 결심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겠어! 웨인의 무죄는 내가 증명한다!! (고 느낌표는 팍팍 찍었지만 실은 이 녀석 그렇게 의욕적인 주인공은 아니다 ㅎㅎ)

셜록 홈즈의 사진으로 방을 꾸민 소년 콜린 피셔. 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영재. 아마추어 탐정으로 손색이 없는 뛰어난 관찰력. 두어번의 시도만에 삼점슛을 성공할만큼 신체적 능력도 발군. 그러나 한껏 구부린 어깨로 사람과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 채 땅만 보고 다니는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다. 결벽증이 있는데다 참을 수 없는 소음 앞에선 귀를 막고 멍멍멍 개 짖는 소리를 낼만큼 섬세한 신경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타인의 감정은 알아채질 못한다. 무심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해도 표정이 읽히지 않는 그것이 그의 병의 정체인 것이다. 표정을 읽지 못하니 감정을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부모님, 형제라도 신체 접촉은 불가. 최소한의 사회생활도 쉽지 않은 녀석이라 중학교 때까지는 도우미 선생님의 도움 아래 학교 생활을 했다. 자칫 엇나가면 소시오패스화 될 것 같기도 한 콜린은 다른 사람의 표정을 연구하여 표정마다 이름을 붙여 공책에 기입하고 친구들 사이의 역학에 따른 인간 관계도를 만들고 언제나 모든 메모 끝을 "조사해 볼 것"으로 끝내는 노력가다. 내가 모르는 모든 감정에 대한 무지를 인정하고 알고자 애쓰는 소년은 그 노력 때문에 마냥 귀엽다. 뜻모를 표정에 알맞는 감정을 찾아내는 그의 노트를 들여다보는 것 또한 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 상황과 문맥만으로 독자가 이해하는 상대의 감정을 콜린이 틀린 추측으로 해석하는 장면들도 재미나고 본인만 못느끼는 모든 혼란 속에서 본인만 모르는 좌충우돌 추리극을 펼치는 모습들도 사랑스럽다. 응원하지 않을 수 없는 멍뭉이 같은 매력이랄까. 시나리오를 쓰는 양반들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꼭 드라마처럼 눈 앞에 떠오르는 게 참 좋다. 읽기 쉽고 상상하기는 더 쉬운 책. 어린이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물론 소년물을 좋아하는 어른에게도 함께 추천한다.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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