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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의 대모험 - 1년 52주, 전 세계의 모든 술을 마신 한 남자의 지적이고 유쾌한 음주 인문학
제프 시올레티 지음, 정영은 옮김, 정인성 감수 / 더숲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수면장애라고는 모르고 사는 사람이지만 긴 연휴가 끝나는 밤이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자려고 누워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다가 에라 하고 일어나선 냉장고를 찾지요. 네 캔에 만원 종류별로 사놓은 편의점 할인맥주 중에 하나를 꺼내서 벌컥벌컥. 어쩌겠나요. 마음이 술을 부르는 걸 ㅠㅠ 안주 대신으로는 1년 52주 술길만 걷겠다!고 야심만만하게 선언하는 제프 시올레티의 책 <애주가의 대모험>을 펼쳐봅니다.
익숙한 술만 마시지 마라! 술로 모험을 떠나보자! 맥주의 탄산이 청량하게 목을 휩쓰는 가운데 작가의 말이 가슴을 두드립니다. 맥주 아닌 술이 집에 있던가?곰곰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없어요. 없습니다! 저희 집엔 소주도 없고 온니 맥주만!! 오늘도 그래서 맥주만!! 다양한 술을 저도 마셔보고 싶지만.. 그러나 술을 잘 모르는걸요. 마트 주류 코너만 가도 코가 쭈욱ㅡ 주눅이 든단 말이죠. 형형색색의 병과 뜻모를 이름과 다양한 국적과 맛이 짐작가지 않는 주종들이라니. 세상엔 왤케 술이 많나요?이 병도 들어보고 저 병도 들어보고 선택이 힘들어 결국은 맥주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일상입니다. 익숙한 것이 좋다며 실은 술 하나에도 용기가 나지 않은 탓이지요. 그런 저를 씨씨티비로 들여다본 듯이 제프 시올레티는 공감하며 격려합니다. 이 많은 술을 어떻게 다 알고 마시겠어. 내가 하나하나 소개해줄테니까 한 주에 한 종씩 우리 같이 마셔보자 하구요. 위스키, 백주, 황주, 칠리페퍼맥주, 사케, 셰리주, 와인, 보드카, 아이스 사이다, 다양한 칵테일에 더하여 한국의 소주까지!! 근데 소주편을 읽으면서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소주가 달달한 술이래서요. 설탕을 비롯한 각종 첨가물 때문에;; 상상도 못했어요. 인생이 써서 소주가 달게 느껴진 게 아니라 그냥 감미료였던겁니꽈;;;;; 그러나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요즘 한국은 술잔 돌리기는 거의 안한다는거! 나만 안하나???? 다들 안하는 거 맞죠? ㅎㅎㅎ
어쨌든 어마어마한 술과 그 술을 제조하는 각종 브랜드들과 주조법과 맛과 향 병에 들어가는 벌레 모양에 대한 묘사 및 술 마시는 법 기타 등등등등등 각양각색의 지식들이 술과 함께 첨부되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술 선택이 쉬워질 것 같진 않지만 (52주에 걸쳐 소개되는 술의 종류가 너무 많아욧! 넘 헷갈렷!) 읽는 맛이 있는 책이라 다양한 술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한 권쯤 소장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브랜드별 술 소개에는 쪼끄만한 술병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으면 더 재미났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살짝 있긴 한데 컬러 사진 많이 들어간 책은 비싸다고 해서 더는 불평 않으려구요. 아참, 며칠전 있었던 우리나라의 어린이날 5월 5일이 미국에서는 싱코 데 마요, 멕시코의 독립기념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축제일(?)이라고 합니다. 술을 진탕 마셔도 괜찮을 구실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는데 제가 뭐 아나요. 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어쨌거나 그러한 이유로 어린이 날 5월 5일의 술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테킬라와 메즈칼이었습니다. 훈연향이 난다는 메즈칼은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데 책 읽으면서 엄청 땡겼습니다. 술에 벌레를 넣어 만든다는데 우리야 벌주도 먹는 사람들이니까 내년 어린이 날에 어디 한번??
책 서문 중,
"인생은 짧다. 그러나 술잔을 비울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노르웨이 속담이랍니다. 연휴는 끝이 났지만 술잔 비울 시간은 아직 충분한 거 맞죠? 다들 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