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 인생이라는 극한의 전쟁에서 끝내 승리하는 법
데이비드 고긴스 지음, 이영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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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나 소설은 어쩌면 정해진 플롯을 따라가고 있는지 모른다. 영웅이 등장한다. 그리고 영웅보다 더 큰 세력이나 힘을 가진 빌런이 등장한다. 영웅은 역경이 처해있다. 그럼에도 그 역경을 이겨내고 앞길을 막는 빌런도 몰아내면서 승리를 쟁취하는 구조이다. 그 역경이 크면 클수록 빌런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영웅의 승리는 커지므로 초반의 영웅과 빌런의 차이를 보여주는 비교는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영웅의 이야기에 환호를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즐긴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도 큰 성과를 이루어 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얻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자기계발서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대게는 그 빌런이 과거의 자신으로 표현되는데 그것을 이겨내고 삶에서 성과를 이루어내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많다. 그것을 깨닫고는 자기계발서는 자주 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가끔 삶이 나태하다고 느낄 때 반성의 의미로 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데이비드 고긴스의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도 무기력함에 빠져 허덕일 때 집은 책이다.

 

미국의 네이비 실 출신으로 육군과 공군의 특수부대 훈련을 모수 소화한 군인으로 울트라 마라톤을 출전하고 턱걸이 기네스 기록을 가진 저자라고 소개되었기에 그가 하는 들려주는 말은 책 표지만 보아도 어렴풋이 추측이 가능해 보였다. 그럼에도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책의 프롤로그격인 들어가며에서 발견한 문장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격려의 말도자기 계발 비법도 임시방편일 뿐이다그것으로는 뇌의 배선이 달라지지 않는다당신의 목소리를 증폭시키지도당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지도 않는다동기부여로 바뀌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1쪽)

 

동기부여를 위해 집은 책인데 동기부여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니 조금은 다른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는 자기계발서의 내용도 물론 포함하고 있지만 데이비드 고긴스라는 인물의 자서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식당에서 바퀴벌레를 잡는 일을 하던 그가 네이비 실에 지원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잃은 전우를 위해 울트라마라톤에 지원을 하는 등 점차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쩌면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이들의 삶에서 엿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점도 많지만 인상적인 점이 두 가지 있었다.

 

먼저 저자가 ‘40퍼센트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연료와 공기의 흐름을 제한해서 자동차가 가열되지 않도록 하는 조절기에 비유를 한다. 그 조절기가 우리의 최대 능력에서 40퍼센트쯤만 발휘하면 한계임을 직시하고 포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대 한계까지 왔다고 느낄 때도 60퍼센트의 능력을 더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다리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계속 달리고 하루 종일 달려야 하는 울트라마라톤에서의 고통을 견디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가 조절기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리스의 용사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전장에서 아테네까지 약 40km를 쉬지 않고 달려 그리스의 승리를 알리고 숨을 거두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만약 그가 10km 마다 조금씩 쉬어 갔다면 승전의 소식은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승전국의 용사로 더 상세한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페이디피데스가 조절기를 제거하고 달린 사례일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40퍼센트의 법칙은 잠재력은 자기 자신의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는 점으로만 인식하면 좋을 것 같다.

 

둘째로는 성공한 이들에게 자주 보여 조금 흔한 내용이지만 저자가 실패를 대하는 태도이다. 턱걸이 세계기록을 손의 물집으로 두 번째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의 어머니는 저자에게 한 가지는 알겠다고 말한다. 그것을 네가 이런 일을 다시 할 거라는 걸라고... 그녀의 말처럼 저자는 손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수행 보고서를 살펴보고는 세 번째 도전 끝에 기네스도전에 성공을 한다. 실패는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적어도 저자는 한 두 번의 실패로 그의 목표를 수정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영웅의 이야기처럼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에 성공하는 것을 보는 일은 부럽기도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동기부여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동기가 행동이 될 때 삶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동기부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바꿔볼 행동의 시작은 바로 동기부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놓지 않고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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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나이트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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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외상은 거의 없어 심장마비가 의심되었지만 부검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흔적이 있고 사채에 조금 남은 흔적으로 두 갈래로 가른 전기코드로 한쪽은 가슴에 한쪽은 등에 부착한 뒤의 감전이 사망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수사본부가 설치되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밀고장이 경시청으로 배달된다.

 

경시청 여러분께

정보를 제고하고자 합니다.

네오룸 네리마 원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이 아래와 같은 날짜와 장소에 나타날 것입니다. 반드시 체포해주십시오.

*1231일 오후 11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새해 카운트다운 파티장

밀고자 드림 (31쪽)

 

이렇게 또 다시 호텔 코르테시아도쿄를 무대로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세 번째 소설인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의 무대가 만들어진다.

 

이번에는 가면무도회라는 매스커레이드라는 제목에 걸맞게 호텔에서 주최하는 새해맞이 고스튬 파티인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새해 카운트다운 매스커레이드 파티 나이트, 통칭 매스커레이드 나이트(62쪽)’’라는 긴 이름의 무대에서 살인자가 등장한다는 예고장이 배달된 것이다. 새해 전야라는 시간과 호텔이라는 장소가 몇몇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 중에서 범인이 숨어있는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누구도 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 소설을 읽으면서 범인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추리 소설 중에서도 가장 짜릿한 추리 소설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소설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이다. 중요한 열쇠를 숨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쇠꾸러미에 숨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이 소설처럼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에는 범인스러운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그리고 전편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처럼 닛타 코스케 형사는 호텔리어로 잠입을 한다. 전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또 다른 주인공인 야마기시 나오미는 컨시어지 업무를 맡고 있어 우지하라라는 또 다른 재미있는 인물과 카운터 업무를 맡는다.

 

호텔을 드나드는 인물에 대해 면밀히 관찰을 하면서 닛타와 나오미는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범인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둘 다 호텔고객의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으나 각기 그 이유가 다르다. 그것은 둘의 대화에서 상반된 성향이 여실히 드러나다.

 

우리는 최상의 접대를 하기 위해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거짓말을 간파하기 위해 상대를 알아보려고 하죠. 정말 그런 점은 전혀 다르네.” (211쪽)

 

닛타와 나오미가 각각 어떤 말을 했는지는 호텔리어와 형사라는 직업만 봐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긴 이야기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특징인 것 같다. 물론 히가시고 게이고의 많은 소설 중 몇몇의 소설은 지루한 것도 없진 않지만, 적어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이번에도 범인 예측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의 범인 설정이 조금 억지스럽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범인을 찾는 단서는 아지만 고객의 가면이 벗겨진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첫 하며 최대한 민낯에 다가서는 것에 자신이 있다는 닛타에게 나오미는 시계 산업이 발전하여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기에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이 더 증가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대화가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정확한 시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슬아슬할 때까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더 쓰려고 한다는 거예요. 그 결과, 지각을 하죠. 그런 사람에게는 그다지 신뢰할 수 없는 시계를 내준다는군요. 자칫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여우 있게 시간을 잡아 움직이게 되니까요.”

, 그렇군요.” 닛타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윽고 갸우뚱했다. “근데 그게 아까 그이야기와 무슨 관계가 있죠?”

시계라는 기계에 지나치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닛타 씨 자신의 감각에 지나치게 기대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시간처럼 마음의 거리감에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예요나오미는 형사의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과신은 금물입니다” (267쪽)


 시간처럼 마음의 거리감에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말은 범인을 찾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 등에서 나올 법한 문장이라 더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새해를 맞이하는 때가 배경인 소설이기에 지금 읽어도 좋을 것 같은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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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 쇼펜하우어 소품집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박제헌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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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산수로 2+35이다. 이렇듯 수학은 답이 명확하여 5가 아니라 다른 답을 말하면 틀리게 된다. 이런 명확성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수학을 다른 과목보다 좋아했었다. 하지만 인간관계사 사회에는 틀린 것보다 나와 다른 것이 더 많다. 내가 보기에는 틀린 것 같지만 상대가 보기에는 맞는 것이 한 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와 나는 다른 지점에서 출발을 하고 있어 그것부터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이들이 세상에는 모래알만큼 많이 있다. 그리고 그들 모두 나와는 다르다.


세계는 원래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 찬 곳으로서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 염세주의이다. 그리고 이 염세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꼽는다.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등 삶이 팍팍해져서 인지 작년 말부터 쇼펜하우어의 책이 여느 때와 다르게 많이 출판이 되고 많은 이들이 읽고 위로를 받고 있다. 소위 요즘에 핫한 철학자가 바로 쇼펜하우어이다.

 

쇼펜하우어의 저서 소품과 부록중 소품 부분에 해당하며 독일어 원서 제목이 삶의 지혜에 대한 격언이라고 하는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책이다. 책은 행복론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견해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 많지 않은 양이지만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저자의 견해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그냥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의 생각을 조금 엿본 것으로 일단 만족하려고 한다.

 

먼저 저자는 인간의 운명을 차이를 만드는 부분을 세 가지로 나눈다.

 

1. 개인의 본질 :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인격이다. 여기에는 건강, , 아름다움, 기질, 도덕적 특성, 지능과 교육 수준이 포함된다.

2. 개인의 소유물 : 모든 범위 내에서 재산이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것들이다.

3. 개인의 외면 : 이 단어 속에는 익히 타인의 생각, 즉 인간이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이 들어 있다. 개인의 견해에 따라 이것은 명예, 지위, 평판으로 세분된다.


그리고는 개인의 본질, 소유물, 외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 다소 과격한 표현(속물이란 정신적인 욕구가 없는 인간이다.’, ‘타고난 바보를 생각하는 인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 절대 불가능하다! 바보로 태어난 자는 바보로 죽는 길밖에 없다.’)도 등장하긴 하지만 읽다가 보면 설득력이 있는 문장이었다. 삶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데 이에 필요한 요소로 건강과 고독을 꼽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먼저 건강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를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객관적이고 실제적인 사물이 아니라 사물을 대하는 우리의 견해다. 이에 관해 에픽테토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인간은 사물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견해에 따라 움직인다.’ 대체로 행복의 90퍼센트는 건강에 달려 있다. 건강은 모든 향락의 원천이다. 반면에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그 어떤 외부의 자산도 누리지 못한다. 정신적 특성, 심성, 기질에 있는 주관적 자산도 병약함 탓에 침체하여 쇠약해진다.

 

저자가 인용한 에픽테토스의 말을 차치하더라도 우리의 행불행을 만드는 것이 사물에 대하는 우리의 견해라는 부분에 공감이 갔다. 물론 건강해야지 자신의 자산을 누린다는 점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고독에 대한 부분이다.

 

마음의 참되고 깊은 평화와 완벽한 내면의 평정은 이 세상에서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자산이다. 이 자산은 고독에서만 찾을 수 있고 철저한 은둔을 통해서만 변하지 않는 정서를 가질 수 있다. 이때 자아가 위대하고 풍요로운 인간이라면 그는 불행한 세상에서 자기가 찾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상태를 즐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인간이 우정, 사랑, 결혼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지만, 결국 완전히 정직하게 대하는 상대는 자기 자신뿐이다.

 

고독에 대하여는 건강처럼 직접적인 요소라고 하지는 않지만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마음의 평화와 내면의 평정은 고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같이 있으면 즐겁지만 혼자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도 언급되는 내용인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150년이 넘은 1851년에 출판된 저서이기에 몇 가지 견해는 지금의 정서와 맞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그러했다. 다음은 돈에 대한 저자의 견해이다.

 

다른 재화는 오직 소망 하나에 욕구 하나만을 채울 수 있다. 음식은 배고픈 자에게, 와인은 건강한 자에게, 약은 환자에게, 모피는 겨울에, 여자는 젊은 남자에게만 좋다. 이것들은 모두 특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다. 오로지 돈만이 절대적으로 좋다. ‘돈은 구체적인 욕구하나가 아니라 욕구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재화와는 달리 돈은 욕구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견해는 탁월해 보이지만 여자는 젊은 남자에게만 좋다는 말이 턱하니 걸린다. 그리고 여성보다 남성이 본래부터 육체적이고, 정신적 능력이 우세하는 문장도 발견할 수 있다. 여성의 인권이 미미한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주장일지 모르나 지금은 성별이 아닌 사람의 차이라는 인식이 더 크니 걸러 읽으면 좋을 듯 했다.

 

그럼에도 대화할 때 아무리 우호적인 말이라도 지적하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라든지 인생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다른 모든 시간의 길이를 측정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인생은 길다고도 짧다고도 할 수 없다는 글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문단은 물건의 가치에 대한 문장이었다.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보면 쉽게 이런 생각을 한다. ‘저게 내 것이라면 어떨까?’ 그러고는 부족함을 느낀다. 그보다는 종종 이렇게 질문하는 편이 좋다. ‘저게 내 것이 아니라면 어떨까?’ 나는 인간이 가진 것을 잃고 난 뒤에 어떤 기분이 들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재산, 건강, 친구, 사랑하는 사람, 아내, 자녀, , 개 등 무엇이든 간에 자기가 가진 것을 잃는다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체로 상실만이 물건의 가치를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꽃이 지고서야 봄인 줄 알았다거나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상실만이 물건의 가치를 가르쳐준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이들이 장밋빛의 인생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잿빛인 경우가 많다. 희망은 물론 좋은 것이긴 하지만 마냥 밝기만 하는 헛된 희망보다는 때로는 냉혹하기까지 한 쇼펜하우어의 말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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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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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3부로 이루어진 톨스토이의 부활은 제1부에서 카츄샤의 불공정한 재판에 환멸을 느낀 네흘류도프의 의식변화를 그리고 있다면 제2부에서는 그의 실질적인 실천과 카츄사에 대한 구명활동이 그리고 제3부에서는 카츄사의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녀가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자 그녀를 따라 나선 네흘류도프가 그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그리고 있다.

 

소설 부활1881년 톨스토이가 이후의 저작권을 포기 선언 후 집필된 소설이다. 그러한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네흘류도프는 공작인 귀족으로 큰 토지를 상속받지만 사유재산제도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진다. 카츄사에 대한 상소를 준비함과 동시에 상속받은 토지의 농민들을 살펴보면서 네흘류도프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농민들이 죽어간다. 그들은 이 죽음에 익숙해져버렸다. 아이들의 죽음, 여성들의 과중한 노동, 기아, 특히 노인들의 기아 등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농민들은 점차 이런 상태에 빠져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불편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농민들에게는 이런 삶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39쪽)

 

그리고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농민들의 주 수입원인 토지를 지주에게 약탈되었기 때문으로 결론을 내고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다. 바로 상속받은 광활한 토지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농민에게 토지를 임대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농민의 이익을 위해 조합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까지 생각을 한다. 자신은 카츄샤를 따라 시베리아로 갈 결심까지 한 상태였기에 더욱이 쉽게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그는 귀족의 삶에서는 감지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나 둘 깨닫게 되는데, 카츄샤의 상소를 준비하면서 잘못이 적거나 없는 농민과 평민들이 구금되거나 잡혀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러시아정교회로부터 탄압을 받은 이들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만난 관리와의 대화에서 그는 그러한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다. 작가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네흘류도프는 이 사람들이 체포되고 감금되고 유형 보내지는 것이 이들이 정의를 파괴하거나 불법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그저 관료들과 부자들이 민중으로부터 긁어모은 부를 유지하는 데 이들이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명확하게 머릿속에 들어왔다. (165쪽)

 

관료들과 부자들이 민중으로부터 긁어모은 부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체포되고 감금된다는 시대를 초월한 말에서 부활의 출판연도를 확인해 보았다. 무려 100년도 전인 1899년에 출판된 소설이지만 현대에서도 그대로 통용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지배층이 그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피지배층을 억압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히 일어나는 일이니까.

 

톨스토이는 부활을 완성하고 2년 뒤 교회 비판을 이유로 정교회에서 파문을 당한다. 네흘류도프의 통한 기득권에 대한 비판이 교회까지 이어진 것이 문제가 된 듯하다. 곳곳에 교회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도하선에서 기도를 올리지 않던 노인과의 대화가 아닐까한다. 그 노인은 네흘류도프에게 자신이 기도를 올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자기 자신을 믿지 않고 남을 믿으니까 종교가 발생하는 겁니다. 저도 남을 믿던 때가 있었고 타이가에게 길을 잃고 방황하던 때가 있었죠. 벗어날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지독하게 방황했습니다. 구교, 신교,.. 모든 종파는 모드들 자기만 옳다고 합니다. 모두 눈먼 개처럼 각자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는 겁니다. 종교는 많아도 영성을 하나입니다 당신 안에도, 제 안에도, 저 삶아 안에도 똑같은 것이 들어 있어요.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자기 안의 영성을 믿으면 결국 모두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해야. 그래야 만인이 하나가 됩니다. (355쪽)

 

황제가 다스리는 재정러시아 시대에 지주들에 의한 토지 약탈의 사유재산제도와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의 비판만으로도 인상적인 소설이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소설을 맺는 방식이었다. 부활은 다음으로 끝이 난다.

 

그날 밤을 기점으로 네흘류도프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그의 생활이 새로운 환경에 들어섰기 때문이 아니라 그후로 일어난 모든 일이 그에게는 예전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의 새로운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는 더 지켜봐야 알 것이다. (398쪽)

 

밤새 성서를 읽고 깨달음을 얻은 네흘류도프의 행보를 독자들에게 맡긴 것이다. 시베리아에까지 따라 갔지만 카츄샤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네흘류도프의 앞으로 삶을 소위 열린 결말로 맺으므로 그는 지금껏 다양하게 살아왔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것에 내가 생각한 그의 삶을 하나 더 추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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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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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고 하지만 예전보다 더 살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대학 캠퍼스만 봐도 낭만은 이제 드라마 화면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대학생은 스펙을 쌓거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머리위의 하늘보다 눈앞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삶의 문제는 여전히 생겨나 앞을 가로 막는다. 그럴 때 마다 해설이 첨부된 해답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에 고명환 작가는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에서 간단하게 해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책 읽기 즉, 독서이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긴 하나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질문은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로 요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 본인부터 책읽기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며 자신의 경험담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저자는 니체의 말을 빌려 독서의 단계를 낙타의 단계, 사자의 단계, 어린아이의 단계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눈다. 먼저 낙타의 단계는 책읽기를 시작하는 단계로 낙타는 등에 짐을 짊어지고 주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염없이 걸어간다. 책읽기도 비슷하여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어 추천도서나 베스트, 스테디셀러를 추천하고 있다.

 

다음은 사자의 단계로 사자는 자신이 목적지를 정하고 그 길을 걷는 존재로 자신의 독서 취향이 생기는 단계이다. 하지만 사자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늘 긴장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자기만의 위해서 사냥을 하는 존재이다.

 

마지막으로 어린아이의 단계이다. 어린아이의 생각에는 벽이 없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을 친구들과 나누려고 한다. 자기 자신으로 자유롭게 행복한 단계로 궁극적으로 독서를 통해 도달해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책을 열심히 읽고 생각을 하더라도 어느 순간 낙타의 단계에서 사자의 단계로 또는 어린아이의 단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 날에는 어리아이의 단계 수준의 책읽기가 되었다가 어느 날에는 낙타의 단계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럴때면 자신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도 다음과 같이 조언을 건낸다.

 

사람마다 때가 다르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 남들도 당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자유롭게 당신의 속도대로 살아라. 그래야 지치지 않는다. 그래야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서두르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지옥인 것이다.

아예 작정하고 책을 천천히 읽어보라. 하루에 한 권씩 읽는다는 친구는 어느 순간 지쳐서 책과 멀어져 있을 것이다. 당신은 천천히 읽어라.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 말고 꾸준히 읽어라. 천천히 생각하며 읽을 때 진정한 내공이 쌓인다. 내공이 쌓이면 점점 더 빨라진다. 걱정 마라. 서두르지 않으면 더 빨리 이룬다. (64쪽)

 

서두르면 빨리 볼 수 있지만 천천히 읽으면 많이 볼 수 있다. 책을 많이 남기려고 보는 것이다. 비교가 아닌 채움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책을 읽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읽고 부자가 되는 싶은 이유를 저자는 성장과 나눔으로 찾았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전에는 정답이 없다. 나한테 맞는 해석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의 과정처럼 그런 사유와 깨달음의 시간이 있었느냐다. 그것이 있어야, 진정한 어린아이 단계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222쪽)

 

맞는 말이다. 흔히 고전으로 불리는 책들은 저자가 이미 세상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저자에게 이유를 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나에게 맞는 해석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쩌면 책을 읽는 시간보다 생각을 하는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성장을 위해 왜 책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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