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 인생이라는 극한의 전쟁에서 끝내 승리하는 법
데이비드 고긴스 지음, 이영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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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나 소설은 어쩌면 정해진 플롯을 따라가고 있는지 모른다. 영웅이 등장한다. 그리고 영웅보다 더 큰 세력이나 힘을 가진 빌런이 등장한다. 영웅은 역경이 처해있다. 그럼에도 그 역경을 이겨내고 앞길을 막는 빌런도 몰아내면서 승리를 쟁취하는 구조이다. 그 역경이 크면 클수록 빌런이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영웅의 승리는 커지므로 초반의 영웅과 빌런의 차이를 보여주는 비교는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영웅의 이야기에 환호를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즐긴다.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도 큰 성과를 이루어 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얻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자기계발서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대게는 그 빌런이 과거의 자신으로 표현되는데 그것을 이겨내고 삶에서 성과를 이루어내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많다. 그것을 깨닫고는 자기계발서는 자주 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가끔 삶이 나태하다고 느낄 때 반성의 의미로 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데이비드 고긴스의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도 무기력함에 빠져 허덕일 때 집은 책이다.

 

미국의 네이비 실 출신으로 육군과 공군의 특수부대 훈련을 모수 소화한 군인으로 울트라 마라톤을 출전하고 턱걸이 기네스 기록을 가진 저자라고 소개되었기에 그가 하는 들려주는 말은 책 표지만 보아도 어렴풋이 추측이 가능해 보였다. 그럼에도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책의 프롤로그격인 들어가며에서 발견한 문장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격려의 말도자기 계발 비법도 임시방편일 뿐이다그것으로는 뇌의 배선이 달라지지 않는다당신의 목소리를 증폭시키지도당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지도 않는다동기부여로 바뀌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1쪽)

 

동기부여를 위해 집은 책인데 동기부여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니 조금은 다른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는 자기계발서의 내용도 물론 포함하고 있지만 데이비드 고긴스라는 인물의 자서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식당에서 바퀴벌레를 잡는 일을 하던 그가 네이비 실에 지원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잃은 전우를 위해 울트라마라톤에 지원을 하는 등 점차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쩌면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이들의 삶에서 엿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점도 많지만 인상적인 점이 두 가지 있었다.

 

먼저 저자가 ‘40퍼센트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연료와 공기의 흐름을 제한해서 자동차가 가열되지 않도록 하는 조절기에 비유를 한다. 그 조절기가 우리의 최대 능력에서 40퍼센트쯤만 발휘하면 한계임을 직시하고 포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대 한계까지 왔다고 느낄 때도 60퍼센트의 능력을 더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다리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계속 달리고 하루 종일 달려야 하는 울트라마라톤에서의 고통을 견디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가 조절기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리스의 용사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 전장에서 아테네까지 약 40km를 쉬지 않고 달려 그리스의 승리를 알리고 숨을 거두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만약 그가 10km 마다 조금씩 쉬어 갔다면 승전의 소식은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승전국의 용사로 더 상세한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페이디피데스가 조절기를 제거하고 달린 사례일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40퍼센트의 법칙은 잠재력은 자기 자신의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는 점으로만 인식하면 좋을 것 같다.

 

둘째로는 성공한 이들에게 자주 보여 조금 흔한 내용이지만 저자가 실패를 대하는 태도이다. 턱걸이 세계기록을 손의 물집으로 두 번째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의 어머니는 저자에게 한 가지는 알겠다고 말한다. 그것을 네가 이런 일을 다시 할 거라는 걸라고... 그녀의 말처럼 저자는 손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수행 보고서를 살펴보고는 세 번째 도전 끝에 기네스도전에 성공을 한다. 실패는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적어도 저자는 한 두 번의 실패로 그의 목표를 수정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영웅의 이야기처럼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에 성공하는 것을 보는 일은 부럽기도 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동기부여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동기가 행동이 될 때 삶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동기부여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바꿔볼 행동의 시작은 바로 동기부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놓지 않고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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