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쓰기의 태도 - 꾸준히 잘 쓰기 위해 다져야 할 몸과 마음의 기본기
에릭 메이젤 지음, 노지양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3월
평점 :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은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물 한 컵을 들고 작업실로 들어가 2000개의 단어를 쓰는 루틴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매일 같은 시간에 거의 비슷한 글을 쓰는 루틴은 비단 스티븐 킹 뿐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의 공통된 하루이다. 하지만 글을 조금이라고 써본 이들은 안다. 매일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글쓰기가 주는 매력에 취하고픈 이들은 미국의 창의력 컨설턴트인 에릭 메이젤이 쓴 『글쓰기의 태도』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인 ‘쓰는 삶을 선택한 당신에게’에서 이 책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바쁜 일상에서 쓰는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신경세포 하나하나를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가로 막는 무수한 이유로부터 당신의 글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비록 작가의 삶을 살아가려고 결심한 이들을 위한 글이긴 하나 글쓰기라는 것이 작가만이 쓰는 것이 아니기에 글쓰기에 조금이라고 관심이 있다면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이 적지 않았다. 먼저 글을 쓰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사고 실험하기로 유명한 이론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노트와 펜만 있다면 그곳이 자신의 연구실이라고 할 만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연구를 했다고 전해진다. 글을 쓴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노트와 펜만 있다면 또는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든지 글은 쓸 수가 있다.
저자도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라는 장에서는 침대조차 작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당신에게 침대가 있다면 작업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쓰기란 결국 생각하고, 느끼고, 갈겨쓰는 일이므로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서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
하긴 자기 전에 노트북을 켜 이것저것을 쓴 경험이 있기에 그리 낯설지가 않은 말이다. 뿐만 아니라 ‘숨기 좋은 최적의 장소를 찾아서’에서는 장소를 탓하는 이들에 대한 직설적이 말도 서슴지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해 내게 허락된 자리가 어쩐지 만족스럽지가 않다. 이유가 뭘까? 간단하다. 그저 글을 쓰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글을 쓰는 장소가 해결이 되었으니 다음에는 글을 쓰려고 시도하면 늘 생기는 잡념과 다양한 감정들을 다스릴 차례이다. 이에 10초 안에 집중하는 법과 마음챙김의 여섯 가지 원칙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먼저 10초 안에 집중하는 법이다.
일단 5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5초간 숨을 내뱉을 수 있을 때까지 심호흡을 연습해야 한다. 그런 다음 호흡에 생각을 삽입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생각의 반 정도를 조용히 떠올리고 숨을 내뱉으면서 생각의 나머지 반 정도를 되뇌면 된다. 이게 다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숙면에 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미국 군인들이 전쟁 중에서도 잠을 잘 수 있게 고안된 방법이라고 소개를 했었는데 긴장을 풀고 몸을 이완하면서 잠을 청하는 과정을 조금 세부적으로 다뤘던 것 같았다. 잠을 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잠을 잘 자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마찬가지로 호흡은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호흡으로 집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다음으로 관찰하기, 거리두기, 평가하기, 다시 말하기, 비우기, 몰입하기의 여섯 단계인 창조적 마음챙김의 여섯 가지 원칙이다.
창조적 마음챙김의 여섯 가지 원칙
1. 두려움 없이 나의 생각을 관찰한다.
2.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서 한 발 떨어져보자.
3. 생각을 찬찬히 뜯어보자
4. 자신이 내린 평가에 근거해 자신의 의지를 다시 말해보자.
5. 뇌 속 신경세포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마음을 비우고, 창작할 준비를 하자.
6. 작업에 몰두하자.
이 또한 특별한 것 없어 보이지만 따라 해보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가끔씩 찾아오는 창의력이 넘치는 날에는 이와 같은 과정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의식적 선택이 없는 하루는 무의미한 하루와도 같다.’고 말한다. 비록 선택이 아무것도 안정시키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의미는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라는 말도 한다. ‘매 순간 불안을 선택하기’에 있는 구절이다. 어쩌면 의식적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행위가 글쓰기가 아닐까한다.
끝으로 『글쓰기의 태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매 장을 마무리의 ‘Lesson’과 ‘To do’는 유용해 보이는 것도 있고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있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꼭 맞는 정답은 있을 수 없기에 취사선택을 하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