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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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장편소설 ‘원더보이’를 읽었다.

독재정권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김정훈은 15살 때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는데,

그 사고가 간첩을 잡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된다.

그로 인해 소년은 원더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권력을 얻고자 하는

권 대령에게 이용당하는 신세가 된다.

한편 주인공에게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이 있는데

이 또한 권 대령에게 발각되어 끔찍한 일들을 목격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읽게 된 책이었는데 끝까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책을 읽으면서 그 우울한 내용들에

나까지 덩달아 우울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을 고문하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던

소년의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상상이 되어 읽는 것을 멈추게 되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독재정권이 이루어졌던 시기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워낙 충격적인 일들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시기를 거친 작가들은 이러한 작품들을 꼭 써내는 것 같다.

(예전에 읽은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시대라서 공감과 이해의 정도가 좀 더 낮았던 것 같다.

한 아이의 뼈아픈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소년은 다양한 곳에 머무르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한다.

권 대령과 함께 있을 때 겪었던 나쁜 일들,

그곳에서 나와 강토 형과 함께 지내던 날들이 이어진다.

사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독재 정권의 폭력성과 그로 인해 상처받는 젊은 사람들,

그래도 희망은 잃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책 속에서 바보의 읽기, 모범생의 읽기,

천재의 읽기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바보의 읽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고독에 관한 것이었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다는 걸 뜻한다.’

이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작가의 소설을 다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조금 밝은 내용의 책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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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에피소드 S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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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장편소설 ‘어나더 에피소드 S'를 읽었다.

6번째로 읽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이었다.

책의 줄거리는 미사키 메이가 여름방학에 부모님과 함께 간 별장에서

청년의 유령을 만나는 내용이다.

‘어나더’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꽤 오래전에 읽었기 때문에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지만

‘어나더’와 크게 상관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은 미사키 메이가 친구 사카키바라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죽은 사카키 테루야가 직접 자신의 처지와 배경을 설명해 나가면서 전개된다.

유령이 직접 서술자가 된다는 점에서 얼마 전에 읽은

이시다 이라의 소설 ‘엔젤’이 생각나기도 했다.

다만 ‘엔젤’에서는 주인공이 여러 기술들을 익혀서

여러 전자기기도 사용할 수 있고 날아다닐 수도 있는 등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이지만,

‘어나더 에피소드 S'의 사카키 테루야는 자신이 언제 나타날 지도 모르고

할 수 있는 것도 제한되어 있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시체를 찾아야 성불할 수 있다고 믿는 사카키 테루야는

그를 돕기 위한 메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시체는 어디 있는지 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후반부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어렴풋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꽤 당황스러웠다.

'어나더‘보다는 부족했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소설이었고,

연재 중인 어나더 2도 곧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P.S. ‘어나더’를 읽을 때에도 그랬지만 미사키 메이의 캐릭터는

속된 말로 약간 중2병스러운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그 부분이 ‘어나더’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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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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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얀 제거스의 장편소설 ‘한여름 밤의 비밀’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노인 호프만이 60년 만에 아버지의 유품인 고가의 악보를 발견하고,

이어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내용이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었다.

그동안 줄거리만 읽고 책을 많이 구매하였는데 앞으로는 책을 사는데 조금 더 신중해질 것 같다.

 

악보에 얽힌 살인사건에 대한 동기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끝까지 책을 읽는 데에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호프만이 악보를 발견하는 내용,

2장에서는 선상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주로 나온다.

이 두 가지 사건을 이어주는 것이 3장의 역할이다.

그런데 호프만이 악보를 발견하고 나서 다시 등장할 때까지 너무 많은 페이지를 읽어야했다.

물론 살인사건과 악보는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전체적으로 책을 읽는 리듬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집중하는데 어려웠던 것 같다.

 

또 하나 아쉬웠던 것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마탈러였다.

추리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형사의 역할을 맡은 마탈러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로 인해 그가 수사를 할 때에도 흥미로움이 조금 부족해진 것 같다.

 

너무 혹평을 쓴 것 같지만 그래도

최소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 같다.

가끔씩 이 책은 도저히 끝까지 읽어나갈 자신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지루하고 답답한 책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대인 학살이라는 소재로 피해자의 유가족이나 가해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소설을 전개한 것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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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21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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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의 장편소설 ‘결백’을 읽었다. ‘숲’, ‘홀드 타이트’에 이어 세 번째로 읽는 그의 작품이다.

‘숲’과 ‘홀드 타이트’를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작품에도 기대가 컸는데

안타깝게도 그 기대를 온전히 채워주지는 못했다.

(요새 다시 읽는 온다 리쿠의 작품들 빼고 엄청 재미있는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이 참 힘든 것 같다 ㅠㅠ)

소설은 대학생 때 사람을 죽게 만든 맷 헌터에게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문자로 도착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이틀동안 책을 읽으면서 누가 누구인지 조금 헷갈렸다.

2005년에 발표된 책인 만큼 카메라폰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부부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나도 2005년에 처음으로 핸드폰을 샀는데 카메라 기능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어쨌든 맷 헌터와 그의 부인 올리비아의 일, 한 수녀가 사망한 사건,

초반에 나오는 스트리퍼들 이야기까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내용들은 할런 코벤의 소설답게

마지막에 가서 그 밀접하게 얽혀있던 연관성을 끄집어낸다.

‘숲’이나 ‘홀드 타이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성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정도는 조금 덜하였다.

물론 초반의 맷 헌터의 생애와 여러 이야기를 읽을 때까지는 무척 흥미롭기는 했다.

아마 ‘숲’과 ‘홀드 타이트’보다 이전에 발표된 소설이라 치밀함이나

사건의 흥미로운 정도가 조금 약했던 것 같다.

진짜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을 빨리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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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폴리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6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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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네크로폴리스’를 보았다.

가끔 책을 읽기 싫어지는 슬럼프가 올 때가 있다.

드라마나 영화도 집중해서 봐야 즐길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냥 틀어놓은 채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은 의식을 가지고 읽어야 하기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두 권의 책을 100쪽 정도까지 읽은 다음에

도저히 다음 부분을 읽고 싶지 않아서 멈추었다.

이럴 때에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온다 리쿠의 책을 골랐다.

 

 ‘네크로폴리스’는 가상의 나라 V.파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이 V.파의 성지 어나더 힐에서는 히간이라는 전통 의식이 이루어지는데,

이곳에서는 ‘손님’, 즉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준은 처음 어나더 힐에 방문하는 자로서 히간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중이었는데,

특히 작년에 일어났던 연쇄살인 사건과 관련하여

사람들은 죽은 자들이 돌아와서 범인에 대해 증언하기를 바란다.

그러던 중 새로운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소설에서는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 온다 리쿠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나라를 창조하고 그 나라를 다양한 매력으로 채워 넣은

작가의 실력이 정말 감탄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사 때 조상들을 위해 제사상을 차리곤 하지만,

이 V.파에서는 죽은 자를 직접 볼 수 있고, 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무척이나 독특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슬프고 우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이해가 갔다.

 

 ‘손님’이라는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도 흥미롭지만,

소설은 갖가지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우선 등장인물부터가 매우 인상적이다.

온다 리쿠의 소설에서 사람들은 수다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 소설 또한 예외는 아닌데,

모두들 굉장한 호기심과 흥미를 바탕으로 저마다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대화를 읽는 것만으로도 소설의 재미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작가가 창조한 세계를 채워 나가는 여러 설정 또한 이 소설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의식인 갓치,

100 개의 괴담을 이야기 하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 헌드레드 테일즈까지,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 소설은 온다 리쿠의 소설 중에서도 분량이 많고, 스케일도 꽤 큰 편인데,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인

결말과 마무리의 면에서는 역시나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개인적으로도 2권보다는 1권의 재미가 더 뛰어났다고 생각되었다.

너무 크게 벌인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작가 스스로도 어느 인물의 입을 빌려 말할 정도로 황당한 결말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러한 결말까지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은 정말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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