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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미셸 뷔시의 그림자 소녀는
참으로 무서운 작품이었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책은 끔찍한 비행기 사고로
시작되는데, 사고로 신생아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승객이 죽었는데, 그 비행기에 탑승한 신생아는 2명이었다.
비트랄과 카르빌 가족은 그
신생아가 자기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수많은 변호사와 언론플레이,
여러 증거들과 함께 싸움을
이어나가다 재판은 결국 마무리된다.
기적의 아이 릴리와 그녀를
좋아하는 마르크는 사립탐정 그랑둑이 18년간 조사한 자기의 출생의 비밀 일기를 읽게 되면서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아이가 뒤바뀌는 내용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인데, 이 그림자 소녀는 종종 우리나라에서 막장으로 치부되는 출생의 비밀을
매우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이용하여 책은 흥미를 더해가는데,
그 중에서도 그랑둑의 일기를 읽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랑둑의 일기는 18년간 릴리의
가족이 누구인지에 대해 샅샅이 조사한 내용으로, 이 책에서 감질맛나게 보여주고 있어서
어서 다음 일기를 읽고 싶어지게
한다. 하지만 일기만이 이 책의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꽤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비트랄 가문의 니콜과 마르크, 카르빌 가문의 레옹스, 마틸다, 말비나 그리고 사립탐정 그랑둑과 릴리가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등장인물들은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심장이 얼어붙은 마틸다나
비극적이게도 성장을 멈춘 말비나,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마르크 등
작가가 등장인물의 성격에도 신경을
매우 많이 썼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복잡한 등장인물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데,
모두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누가 선이고 악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그랑둑의 일기와 여러
등장인물들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과
충격적인 사실들은 책을 결국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만들게 한다.
작가는 흡사 등장인물들을 세세하게
만들어놓고 자기들끼리 움직이게 한 것처럼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걸릴 데가 없이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이윽고 책의 결말부분에서 밝혀지는
모든 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기는 했지만 충격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작가의 전작 '검은 수련'도
우리나라에서 출간 예정이라는데 매우 기대가 된다.
147p "그렇게 하는 편이
에밀리한테도 좋을 겁니다. 시간이 흘러 에밀리가 손녀가 아니라는 확신이 서거든 열여덟 살이 되는 날 에
밀리한테 이 반지를 주세요. 이
반지는 우리 둘만 아는 일로 해주세요. 에밀리도 몰라야 합니다. 우리 두 사람만 진실을 알게 되겠죠."
523p 어린 개자식에게 너도
조심해야 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