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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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각종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을 보고

표지와 제목, 홍보까지 눈길을 끌어서 읽고 싶었던 와중에 문화충전 카페에서 그의 다른 작품 서평 이벤트를 열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다. 제목부터 매우 독특한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흑인 여자 놈베코가 주인공인 책이다.

놈베코는 공동변소 분뇨 수거인으로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살지만, 머리가 대단히 뛰어나다.

그녀는 운 좋게(?) 죽을 때까지 분뇨 수거인으로 일하게 되지 않고 그 곳에서 나올 수 있게 되는데

그때부터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은 시작된다. 정말 놈베코의 삶을 나타내려면 파란만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고난을 겪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책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홀예르1과 홀예르2, 셀레스티네는 책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데

이 중 각종 민폐짓을 벌이는 2명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코를 비틀어버리고

살해충동을 불러일으키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웃기다.

이 책은 정말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쉴새없이 독자를 웃기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이 웃음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본적으로 소설에서는 똑똑한 인물과 멍청한 인물이 대비되어 나오는데

멍청한 인물들이 똑똑한 인물들의 계획들을 생각없이 망칠 때마다 웃음이 나오고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의 생각과 대화 또한 정말 웃기다.

 사실 처음에 읽을 때에는 놈베코가 매우 흥미로워서 빨리 놈베코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계속 다른 인물들이 소개되어서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나중에 주요 인물들로 등장할 사람들의 소개니

호기심을 간직한 채 계속 읽다보면 그 인물들이 서로 엮이면서 정말 유쾌한 막장 상황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놈베코와 홀예르2는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개인적으로 셀레스티네도 정말 웃겼다.

휘발유 같은 성격의 여자인 그녀가 에디트 피아프라고 주장하며 프랑스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웃기다!

​쉴 새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는 흥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중간 중간 풍자가 섞여 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풍자를 잘 알아채지는 못하지만, 여러 모순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물들의 모순된 행동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준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매우 기대가 된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도 책을 다 읽어내려갈 즈음에는 굉장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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