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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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핀 쿨랭의 장편 소설 웰컴, 삼바를 읽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바라는 이름을 가진 흑인이

프랑스에서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내용이다.

책을 다 읽고 조금 의아했던 것은 영화(예고편)에서는 자원봉사자 앨리스와 삼바를 두 주인공으로 묘사했던데

사실상 주인공은 삼바 한 명이 단독으로 되는 것 같고 오히려 삼촌 라무나나 그라시외즈의 비중이 높아보였다.

 

 삼바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갖은 고난을 겪으며 겨우 프랑스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임시 체류증을 얻은 후에 10년간 살아온 다음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혔다가 프랑스에서 떠나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감옥에서 나온 후 삼바는 프랑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여러 고초를 겪으며 버텨나간다.

그 과정을 이 책은 따뜻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삼바는 온갖 멸시를 겪으며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나가고

때로는 경찰에 쫓기고 일자리를 더 이상 얻게 되지 못하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는 결국 자기 이름마저 마음대로 부를 수 없게 된다.

삼바와 그의 주변 사람의 과거는 참혹하기 그지 없어서 충격을 받았다. 그들 중 멀쩡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삼바는 그라시외즈라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비록 그녀가 그의 친구 조나스의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더 복잡)

그렇게 예상치 못한 삼각관계가 이어진다. 사실 이때가 삼바가 가장 행복한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어 더 높은 욕구가 발동한 것처럼 그는 사랑의 고뇌에 빠진다.

하지만 삼바의 볕 드는 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또다른 위기가 닥치며 그 위기는 예전의 위기보다 조금 더 심각했다.

사실 따뜻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지만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냉혹한 현실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삼바같이 선량한 (?)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범죄를 포함한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에는 편파적인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러 강력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책에서 더 나아간 삼바의 미래가 조금 더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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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970
유하 원작, 이언 각색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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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강남 1970'은 어제 개봉한 이민호, 김래원 주연에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 1970'의 소설판이다.
영화의 개봉과 함께 동시에 출간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어제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하였다고 하니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줄거리는 넝마주이로 자란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이 강남에서 건달로 살게 되면서 욕망을 채워나가는 내용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두 사람 종대, 용기는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었지만 집이 무너지면서 갈 데가 없어지고

우연히 건달 일을 거들게 되면서 서로의 행방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1970년대에는 강남은 현재처럼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횡무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개입하고 땅투기가 시작되면서 지금의 비싼 값이 되어버렸다.

책은 종대와 용기 두 인물이 서로 다른 조직에 들어가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여준다.

건달의 삶을 잘 알지 못했는데 '강남 1970'에서 느낀 건달의 삶은 폭력과 배신이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서로 배신하고 폭력을 저지르고 죽고 죽이는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그들의 비정한 삶의 방식이 느껴졌다.

종대와 용기도 건달이 되면서 예전에 친형제처럼 지내기에는 서로 너무 멀리 가버려서 안타까웠다.

그들이 건달이 된 것은 집이라고 하기도 힘든 판자촌에서까지 내쫓겨서 더이상 살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대가 그렇게 땅에 집착하게 된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용기도 어렵게 살았던 생활로 인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끝내 잘못된 길로 가버린 두 사람이 내내 안타까웠던 소설이었다.

진흙탕에서 일어나는 싸움의 장면을 보면서 종대와 용기의 인생도 진흙탕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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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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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토 가나에의 장편소설 '꽃사슬'을 읽었다.

미나토 가나에는 '고백'을 읽고 매우 큰 충격에 빠진 이후로 그녀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이다.

데뷔작 '고백'이 워낙 큰 주목을 받고 성공을 거두어서 그 뒤로 나오는 작품들은 데뷔작과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속죄'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작품 '꽃사슬'은 여러모로 미나토 가나에가 '고백'에서 벗어난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꽤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꽃사슬'은 꽃, 눈, 달로 표현되는 세 여자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리카, 미유키, 사쓰키가 그 인물들인데 각각의 이름에 꽃, 눈, 달의 한자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할머니의 수술비와 할머니가 갖고 싶어하는 것을 사기 위한 돈을 구하려고 K를 찾는 리카,

건축 일을 하는 가즈야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미유키,

동창생에게 받은 부탁을 거절하는 사쓰키까지, 전혀 관련있어 보이지 않는 세 사람의 연관성은 책의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미나토 가나에는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가혹한 운명으로 밀어넣기로 유명하다.

말도 안되는 나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럴만한 배경과 이유가 있다.

고백, 속죄, N을 위하여, 야행관람차까지 인물들은 너무도 가혹한 자신의 운명에 맞서고 체념하고 무너진다.

정확한 출간 순서는 잘 모르지만 '왕복서간'부터 그녀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긍정적인 시선들이 나타난다.

(사실 속죄부터 미세하게나마 긍정적인 시선이 나오기는 한다.)

'꽃사슬'에서는 미나토 가나에 특유의 사람들 속에 잠재된 악을 끄집어내는 일보다는 잔잔하면서도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에 집중한다.

리카, 미유키, 사쓰키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알게 모르게 복선도 조금씩 들어있다.

모든 것이 밝혀지는 6장에서 터질 듯 눈물이 밀려들지는 않았지만 ^^; 감동은 충분히 느껴졌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데는 충분한 소설이었다.

 

P.S. 끊임없이 나오는 긴쓰바를 꼭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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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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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후카마치 아키오의 데뷔작 '갈증'을 읽었다. 후카마치 아키오는 이 작품으로 데뷔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일본에서 '고백'의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은지 꽤 오래되어 읽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을 가져왔다...

책의 줄거리는 경비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후지시마 아키히로가 딸 가나코가 실종된 것을 알고 찾아다니면서 끔찍한 진실에 다가서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 담고있는 진실이 너무나도 잔혹하고 끔찍하여서 책을 읽다가 몇 번 멈춰야만 했다.

사실 이 작품에서 몰입할 수 있는 인물은 없었다.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들 너무나도 추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사실상 정상적인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가나코의 아버지 후지시마부터가 그렇다. 그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응원해주고 싶지 않은 인물이다.

처음부터 조금 이상한 기운을 내뿜더니 나중에는 정말 한숨이 나오는 행동만 하는 걸 보면서 작가가 인물을 일부로 이렇게 설정한 것처럼 보였다.

작가는 독자가 등장인물 그 누구에게도 연민을 느끼지 않을 것을 바란 것처럼 느껴졌다.

 

 딸의 행적을 쫓으면서 후지시마는 알고 싶지 않은 사실들을 가득 맞이한다.

각종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한 진상 앞에 후지시마는 무너지고 만다.

가나코는 직접적으로 책에서 등장하는 부분이 적어서 그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보면서 가나코의 마음은 정말 황폐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책은 딸의 행방을 쫓는 후지시마의 이야기와 가나코와 같은 학교였던 세오카라는 학생의 입장에서 서술된다.

후지시마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세오카의 이야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후지시마가 나오는 배경으로부터 3년 전의 내용인데, 정말 책을 읽으면서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흥미롭게 읽었지만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에 이어 세 번째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영화로도 보고 싶긴 한데 글로도 충격적인 내용을 영화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띠지에 있는 '고마츠 나나'라는 배우는 가나코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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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븐스 섀도우
데이비드 S. 고이어.마이클 캐섯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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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데이비드 S. 고이어와 마이클 캐섯의 장편 소설 '해븐스 섀도우'를 읽었다. 제목이 영어로 나와있는 점이 독특하다.

데이비드 S. 고이어는 그 유명한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맨 오브 스틸의 각본을 쓴 사람이라고 한다.

세 영화 중 다크 나이트만 보았는데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방학이었는지 친구랑 아침부터 신나게 놀았던 날이었는데, 아침에는 조조영화로 맘마미아를 보고 상쾌한 기분을 느낀 후에

저녁에 다크 나이트를 보고 어두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찝찝한 상태로 집에 가던 것이 생각난다.

심지어 그날 너무 오랫동안 놀았던 것인지 아니면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온 몸에 두드러기같은 것이 나서 한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다. ㅠㅠ

어쨌든 다크 나이트는 나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영화로 이 소설에 대한 기대도 무척이나 컸는데 그 기대감에 부응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배경은 우주로 '키아누'라는 행성으로 탐사를 나간 두 우주선에 대한 내용이다.

독특하게도 미국이 보낸 우주선과 러시아-인도-중국 연합이 보낸 우주선은 서로 경쟁 관계로

우주에 대한 탐사와 함께 우주비행사들의 미묘한 심리가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키아누에 착륙한 후에는 예상한대로 여러 사고들이 발생한다.

최근에 화제가 된 영화 '인터스텔라'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는데 영화로 보면 더 인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이들은 목숨의 위협까지 받게 되어 소설은 점점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그러고나서 중반부에 접어들어 소설은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매우 충격적인 전개를 가져온다.

이 일로 인해 안그래도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던 사람들은 더욱 더 혼란에 빠지고 의견들은 서로 대립한다.

자신들이 목격한 것에 대해 의견들이 갈리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책을 읽으면서 100쪽 정도까지는 여러 일들이 일어나긴 하지만 큰 재미는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점점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전개가 이어져서 매우 재미있게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인터스텔라'가 우리나라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아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역시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잭과 그의 딸 레이철은 쿠퍼와 머피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각본은 데이비드 S. 고이어 본인이 직접 쓰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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