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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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의 뜻을 찾아보니 싸구려 통속 소설이란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영화 <펄프 픽션>, 쿠앤틴 타란티노의 작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이 영화가 재밌다고 하는 사람을 몇 명 본 적이 있다. 고블에서 출간한 소설집 《펄프픽션》은 독특한 소재를 보편적인 공간에 끌어온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부터 이 소설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기숙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괴담인 이 이야기는 햄버거를 먹으면 모의고사 등급이 올라간다는 말도 안 되는 전설을 내세운다. 그러나 만약 내가 그 상황에 놓여 있다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면 그런 작은 미신에 더 끌릴 것 같다. 더불어 학교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에는 항상 괴담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닭의 머리를 갈아 만들었느니 부리가 나왔다느니 떠들어대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결말까지 강한 인상을 준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세 번째 이야기 [정직한 살인자]는 금도끼 은도끼 전래동화를 SF와 결합시킨 작품이다. 한 남자를 죽이고 저수지에 빠뜨렸는데 정체 모를 무언가가 튀어나와 금시체와 은시체를 보여준다는 설정이라니, 정말 듣도 보도 못했다. 뻔한 이야기에 지쳐있던 요즘 딱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이야기 [시민 R]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간과 로봇의 대화를 통해 누가 더 인간적인지 알 수 없어지는 아이러니함을 잘 담아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지점으로 독자를 끌고가는 소설, 《펄프픽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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