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가는 길 1 친정 가는 길 1
정용연 지음 / 비아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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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셨나요? 결혼하셨으면 친정에 얼마나 자주 가세요? 저는 친정에는 자주 안 갑니다. 저는 명절이나 가족모임 있을 때만 친정에 가는데 대신 제가 직장에 다니는지라 친정 부모님이 매일 저희 집에 오셔서 아이들을 봐주고 계십니다. 친정 부모님을 자주 못 뵙고 아이들을 돌봐주시지 않았다면 제 삶이 얼마나 황폐해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친정 가는 길]이라서 친정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친정으로 가는 그 길이 얼마나 험할지.. 부모님이 그리고 내 형제가 얼마나 그리울지.. 제목에 다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제목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습니다. 저도 결혼을 했는지라 친정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부모님이 주는 그런 먹먹함을 잘 아는지라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조선 후기 배경입니다. 예전엔 시집간 딸이 시집과 친정 중간 경치 좋은 곳에서 친정엄마를 만나곤 했답니다. 그걸 반보기라고 했고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뵙는 것을 근친이라고 했답니다. 시집간 딸이라면 누구나 한결같이 꿈꾸고 꿈꿨는 것이 근친이라고 하네요. 1년에 한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시 볼 날이 몇 년이 될지 기약 없으니 더 그립고 애틋한 것이 친정 나들이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조선 후기의 여성들의 삶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처럼 양반집 딸로 태어나서 부잣집 며느리로 살아도 여러 제약이 많아서 글을 배우는 것도 눈치를 봐야 되는데 노비로 태어나서 주인이 짝지워주는 남편과 살아야 되는 그런 삶은 생각만 해도 답답합니다. 그런 답답한 시대에 살면서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당차게 맞서 싸우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깨어있는 분들이 계셔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사 만화이면서 여성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정말 몰입이 잘됩니다. 스토리 전개도 빨라서 흥미진진했습니다. 책을 잡고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2권이 빨리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아이 봐주러 오시는 친정어머니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그런 책이고 조선시대에 태어나지 않고 지금 현재에 살고 있다는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빨리 2권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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