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그야말로 ‘세포들의 공화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이런저런 형태로 접해 보았으리라. 이내 죽음 이야기도 틀림없이 듣게 된다. 어려서 듣는 죽음 이야기는 이런 식이다. - P84

그렇지만 하늘나라로 주님을 찾아간 할머니는 뭔가 이상하기만 하다. (중략). 그러니까 어제는 분명히 옆에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와 할머니의 시신을 수습하고, 목사는 하느님께 그녀의 영혼을 거두어 달라며 기도를 올린다.  - P85

현실은 죽음의 자연성을 두 가지 방식으로 우리에게 강요한다. 일단, 학교에서 주섬주섬 챙겨 들은 지식들로 죽음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다른 한편, 눈물 몇 방울 흘리고 나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며, 떠나간 망자를 추억하기보다 유산이야기에 더 열을 올리는 사람들 탓에 죽음은 더없이 자연적인 것으로 포장된다.  - P86

이른바 자연법칙이라는 것은 귀납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거야. 여보게들, 그러니까 자연법칙이라는것을 믿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지금까지 늘 해가 동쪽에서 떴다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는 거니까. - P87

자유죽음을 알게 됨과 동시에 우리는 ‘에셰크(échec)‘¹¹라는 것을 경험한다(이런 앎을 두고 깨달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죽음이 무엇인지 하는 깨달음을 우리는 결코 얻을 수 없다. 혹 근접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것은 느지막한 말년에나 가능한 일이다). 왜 독일어텍스트에서 프랑스어 단어를 써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이 말은 실패한다. 좌절한다는 뜻을 가진다.


11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이 말은 체스를 둘 때 외통수에 걸린 것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한다. 돌이킬 수 없이 실패하고 만 것을 적시하는 단어다. - P89

원칙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사람은 ‘에크‘ 속에서도 살 수있다. 물론 아주 치욕적인 말하자면 ‘비자연적‘인 꼴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  - P90

. 사람들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마치 무슨 수치스러운 짓을 입에 올리기라도 하듯 자살이라고 부르는 자유죽음을 그는 감행했다. 그래도 ‘에셰크‘를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면, 이제 ‘에셰크‘는 당사자의 등 뒤에서 상존하는 위협이다. - P90

이런 자연성은 할머니의 죽음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것이다. 끊임없이 ‘에크‘의 위협을 받으며 사는 사람은 많기만 하다. 수험생, 파산자, 평론가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작가, 창작력의고갈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화가, 병자, 눈물로 아무리 호소해도 대답이 없는 사랑, 돌격 명령을 앞두고 덜덜 떨고 있는데 장교에게서 질책을 받는 군인 등등. 이들에게 자유죽음은 구원의 약속이 된다. - P92

인간성과 존엄성, 이게 바로 그 두 개념이다. 자유죽음은 인간의 특권이다. - P93

자유죽음을 구하는 사람은 상대가 신뢰를 가지고 접근할때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숨김없이 드러낸다는 사실을 아는가! - P93

 ‘자살의 철학‘이라는 제목의 두쪽(책의 전체 분량은 650쪽이다)에 걸친 짤막한 글에서 배슐러는 자유죽음이야말로 인간의 조건이 갖는 본질적인 측면이라고 강조한다. - P94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자살은 자유와 존엄성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행위라는 점을 나는 사실을 통해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인간은 바로 인간성과 존엄성을 방패 삼아 ‘에크‘에 맞선다(여기서 아직 자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물론 자유도 앞으로 다루겠다). - P95

주관은 ‘에셰크‘를 당했음에도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부품처럼 때만 되면 먹고 싸는 존재로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 P96

자살을 감행하는 사람에게 있어 자유죽음이란 모든 죽음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것이지만, 자유죽음은 지극히 자연적이다. 그것도 드높은, 유일하게 우리 손으로 설정한 기준, 즉 존엄성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죽음이다. - P97

. 별로 원하지 않는것, 거리, 얼굴들, 풍경 등 정말 볼썽사나운 것들을 보고 살아야만 한다는 사실에 치를 떠는 인간에게 제발 사교성 좀 가지라고 준엄하게 타이를지도 모른다. - P98

 먹고 싸고, 죽이고, 쾌락에 몸을 떨며, 죽임을 당하는 존재. 그저 무서움에 부들부들 떨 뿐이다. 도대체 왜 무엇이어야만 하는가? 그저 아무것도 아닌 없음으로 돌아가면 왜 안 되는 것인가?  - P98

. 에로스는 살아 있는 자들의 논리, 즉 종족 보존이라는 논리와 맞아떨어지지만, ‘구토는 종족 보존 본능에 충실한문명 패거리가 아우성을 치며 부정하는 것이다. - P99

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지금 내가 확인하고자 하는 점은 다만 다음과 같은 것일 따름이다. - P99

자살을 이미 감행했거나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자유죽음이란 언제나 지극히 자연적이다. 그들이 느끼는 치욕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 P100

자살자는 완벽한 없음 앞에서 부들부들 떤다. - P100

자신의 존엄성으로 모순을 품어 안았으면 그만 아닌가? - P101

‘자살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이 신빙성을 갖는다면(여기서나는 수없이 쏟아져 나온 자살 연구들의 극히 일부밖에 모르기 때문에 정말 믿어도 좋은지 판단을 유보하겠다), 자유죽음은 우리에게 알려진 거의 모든 형태의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 P103

 인생 논리는 본능일 뿐 아니라, 내가 앞장에서 보여줬듯, 논리라는 원칙에 들어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 곧 존재와 인생의 이성은 도무지 없음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 P104

 A=A라는 동일률은 있음의 근본 경험을 담아낸 논리다.²⁰

20 형식 논리의 최고 원칙. 같음과 다름을 구분하는 게 앎의 출발점이라는 플라톤의 근본사상에서부터 출발한 원칙이다. A는 A인 동시에 B일 수 없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확장 해석으로 동일률은 논리학의 기둥이 되었다. A는 B가아니라 A라는 점에서 동일률은 인식론의 근본 원리기도 하다. 이로부터 유추해 ‘있음‘은 ‘있음‘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 뿐, ‘없음‘과 동격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존재론의 근간이기도 하다. 여기서 아메리는 죽음을 ‘없어짐‘으로 놓고 논의를 풀어가려고 시도한다. - P104

 결국 자유죽음이란자기 부정으로 존재한다. 자유죽음은 긍정인 동시에 부정이다. 바로 그래서 어처구니없는 모순이다. 자유죽음은 이 모순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중의 모순‘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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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전략).
"괜찮아.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날 거야."
구미가 말했다.
"응." - P9

가나미는 평소처럼 민망함을 계면쩍은 웃음으로 무마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구미의 표정을 살폈다. 동갑인데 어쩌면 이렇게나 다를까? 어쩜 이렇게 의지가 되는 걸까? 구미는 장난꾸러기 남학생들로부터 가나미를 보호해 주는 보디가드였다. - P10

‘이제 곧 6학년이니까 겁먹어선 안 돼. 구미처럼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해.‘ - P10

"벌써 태어났을지도 모르겠다."
구미는 신사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나미는 황급히 구미의 뒤를 쫓았다. 그 순간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가나미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어둠 속을 응시했다. - P11

구미가 펜라이트로 고양이의 엉덩이 쪽을 비추며 말했다.
"아직인가?"
가나미는 뭔가 자그마한 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외쳤다.
"구미야! 아기 고양이야! 젖을 먹고 있어!" - P12

가나미는 작은 목소리로 응원했다.
"힘내!"
"대단하다."
구미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응."
"아기 고양이들 이름 지어주자."
가나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미의 젖을 물고 있는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바라봤다. - P13

셋째가 태어난 건가 싶었지만 방금 끊어낸 탯줄이 붙어 있는 그 살덩이는 움직임이 없었다. 썩은 고기같이 기분 나쁜 색을 띠고 있었다. 가나미도 얼굴을 찌푸렸다. - P14

"구미야, 나 몸이 이상해." - P14

"우리 병이라도 걸린 걸까?"
그렇게 말한 가나미의 말허리를 구미가 끊었다. - P14

서로의 눈을 바라본 구미와 가나미는 시선을 그대로 고정했다.
"오늘 있었던 일은 비밀이야."
"응.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 - P15

1장

이변異変


1

가재도구가 전부 이사 갈 집으로 실려 나갔다. 낡아 빠진 목조 아파트 방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보스턴백 두 개와 남성용 정장, 파티 드레스뿐이었다. - P16

결혼 후 맞는 두 번째 봄. 막 지나간 올해 겨울은 마치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축제처럼 요란했다.  - P16

둘이서 결혼 신고서를 제출할 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고생은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가나미는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빨리 결실을 맺은 듯했다.  - P17

가나미는 자신보다 15센티미터 정도 키가 큰 슈헤이를 올려다봤다. 아침부터 계속 힘쓰는 일을 했는데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 P17

슈헤이가 물었다.
"안 피곤해?"
"괜찮아."
"그럼 일단 잠깐 헤어지도록 할까?"
슈헤이의 말을 듣고 가나미는 손목시계를 봤다. - P18

아사가야의 아파트를 나선 나쓰키 슈헤이는 전철을 갈아타고 고마고메에 위치한 새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에서 도보 12분. 18층짜리 고층 남향집. 방 세 개에 거실, 부엌으로 구성된 4670만 엔짜리 집. 슈헤이는 구멍이 뚫리도록 살펴본 신축 분양 맨션 광고를 떠올리면서 신록 향기가 감도는 주택가를 걸었다. - P19

가구 운반은 한 시간여 만에 끝났다. 네 명의 인부들 역시 싹싹하게 굴었기에 슈헤이는 각각 5000엔씩 팁을 얹어 줬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할 큰 씀씀이였다. - P20

내성적인 가나미와 바람둥이인 슈헤이. 슈헤이를 잘 알던 지인들에게는 그가 가나미 같은 타입의 여자와 사귀는 게 의외였던 듯했다. 물론 슈헤이 자신도 놀랐다.  - P21

그로부터 2년.
슈헤이는 새로운 자기네들의 성을 한 번 더 둘러봤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가나미의 덕택이리라. 아무런 미래 계획도 없이 눈앞의 향락만을 좇던 무일푼의 자유기고가가 도심에 위치한 맨션을 살수 있을 정도로 출세한 것이다 - P21

슈헤이는 저자 부분을 재차 바라보고는 아직 아무 것도 놓여 있지 않은 붙박이장에 꽂았다.
나쓰키 부부에게 어마어마한 인세를 안겨 준 베스트셀러였다.
책에는 『쾌적하게 사는 법』이라고 쓰여 있었다. - P22

2

아사가야의 아파트는 별 탈 없이 될 수 있었다.
(중략). 장년의 집주인은 잘 차려입은 가나미를 보고 마치 자신의 딸을 보는 듯 흐뭇해했다. 보증금도 90퍼센트 정도 돌려줬다. - P22

슈헤이와 만나기로 한 ‘그곳‘으로 향했다. 하라주쿠 외곽에 위치한역 근처 도민회관 로비였다.
(중략).
결혼 전에 얼마나 이곳을 들락거렸던지. 드레스 자락이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벤치에 걸터앉으며 가나미는 향수에 젖어들었다. - P23

교제를 시작하고 3개월째, 슈헤이가 4페이지에 달하는 특집 기사를 혼자 써 내려가는 엄청난 일을 끝낸 밤 두 사람은 아자부에 위치한 바에서 축배를 든 뒤 유명한 큰 호텔의 한 방에서 처음으로 관계를 가졌다. 가나미에겐 첫 경험이었다. (중략).
"결혼하지 않을래?"
손을 멈추고 돌아본 가나미에게 슈헤이는 평소 표정대로 말했다. - P24

나쓰키 부부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회관을 나섰다. 택시를잡고 아카사카에 위치한 호텔로 향했다. 자신들이 주빈인 파티 회장. 남편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 P25

"그나저나 정말 잘됐어. 오늘 같은 날이 오다니."
키가 큰 하시모토를 올려다보며 가나미도 기뻐했다. 하시모토는 북크래프트에서 일하는 가나미의 동료이기도 했다. - P26

슈헤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가나미의 팔을 잡았다. 가나미는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져 고개를 떨구었다.
"너희 둘은 여전하네." - P26

오후 6시 무렵 연회가 시작됐다. 우선은 출판사 부장이 연단에서서 축사를 읽기 시작했다. 출판 시장이 불황을 맞은 오늘날 무명 자유기고가가 쓴 책이 2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정말로 경이로운 일이라며 내용뿐만 아니라 시류를 읽는 저자의 능력이빼어났다는 점 등을 유창하게 읊었다.  - P27

(전략).
"왠지 부인 자랑을 줄곧 들은 것 같은데."
하시모토가 웃는 와중에 연회가 끝났다. - P28

긴자에 있는 바에서 새벽 1시에 2차가 끝났다. 하시모토가 슈헤이에게 택시 티켓을 건네줘서 나쓰키 부부는 빈 택시를 잡아 몸을 실었다. - P28

가나미를 껴안으며 슈헤이는 묘한 달성감을 맛봤다. 가나미가 마침내 진정한 의미로 인생의 반려자가 되어 주었다는 만족감이었다. - P35

슈헤이의 온기에 감싸인 채로 가나미는 자신의 몸에 물었다.
하복부에 자리하던 열기는 아련한 욱신거림으로 변하여 남아 있었다.
가나미는 잉태했음을 느꼈다. - P36

3

이소가이 유지에게 이날은 평소보다도 배로 바쁜 날이었다.
오전 외래 진료 시간에 시간이 걸리는 초진환자가 세 명이나 찾아왔다. 그 외에도 우울증과 신경증 환자가 각 네 명씩 방문했다. - P37

히로카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이소가이는 골격이 드러난 얼굴의 미간을 찌푸렸다.
"HLA(조직 적합성 항원-옮긴이)가 일치한다고?" - P37

"그렇지만 최근 들어 이걸 유산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도제기되고 있어요. 만약 그게 정말이라면 도다 씨의 불임은 원인 불명이 되겠지만요."
이소가이는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 도다 마이코의 병세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29세의 기혼 여성 체형은 말랐고 비만이 되기 쉬운 순환기질(독일 심리학자 크레츠머가 분류한 성격 유형의 하나로 조울증의 이전 단계로 볼 수 있다--옮긴이)도 아니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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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at Is Enumerative Combinatorics?


1.1 How to Count

The basic problem of enumerative combinatorics is that of counting the number of elements of a finite set. - P1

1.1.4 Example. There are actually formulas in the literature ("nameless here forevermore") for certain counting functions f(n) whose evaluation requires listingall (or almost all) of the f(n) objects being counted! Such a "formula" is completely worthless. - P2

Example 1.1.5 provides a simple illustration of the general principle that, informally speaking, if we have an identity involving power series that is valid when thepower series are regarded as functions (so that the variables are sufficiently smallcomplex numbers), then this identity continues to remain valid when regarded asan identity among formal power series, provided the operations defined in the formulas are well defined for formal power series. It would be unnecessarily pedanticfor us to state a precise form of this principle here, since the reader should havelittle trouble justifying in any particular case the formal validity of our manipulations with power series.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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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전략.
자넬 홉슨은 18세기 과학자들에게 인종을 구별하는 근본적인 수단은 피부색이었다고 설명한다.  - P99

(전략). 결국 과학자들은 코이족 특유의 신체 특징인 (이것 역시 미심쩍은 개념이지만) 큰 엉덩이를 내세워, 이것이야말로 코이족이 인간 위계에서 가장 바닥을 차지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 P100

코이족 여성의 신체와 엉덩이에 흥미를 보인 건 해부학자뿐만이 아니었다. 유전과 인종에 관심이 깊었던 통계학자 프 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은 1853년의 저서 《열대 아프리카 탐험가 이야기 The Narrative of an Explorer in a Tropical South Africa》에 발가벗은 "호텐토트" 여성을 만나서 "정확한 신체 치수"를 알아낼날을 학수고대한다고 적었다.⁴¹ - P101

41Francis Galton, (Narrative of an Explorer in Tropical South Africa: Being anAccount of a Visit to Damaraland in 1851), 4th ed. (London: Ward, Lock & Co., 1891), 54. - P372

골턴과 다른 우생학자들은 백인이 유색인종보다 더 위계가 높은 종이라고 주장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백인으로 분류하는 사람들 내에서 급을 나누는 데에 열중했다. - P101

1899년 경제학자 윌리엄 Z. 리플리 William Z. Ripley는 큰 인기를 끈 저서 《유럽의 인종 Races of Europe》에서 에머슨과 터너보다 더 넓게 유럽인들을 분류했다. - P102

인종 위계는 이렇게 요동치면서 19세기 미국의 과학, 철학, 대중문화에 스며들었고, 개인의 신체 부위(코, 머리, 엉덩이 무엇이든)는 그가 어떤 인종에 속하는지 결정하는 체계의 구성요소로 여겨졌다.  - P103

 학자 사브리너 스트링스Sabrina Strings에 의하면 헤일이 편집장으로 있던 시대에 여성의 날씬함을도덕성 • 아름다움. 백인성과 동일시하는 뒤틀린 논리가 처음등장했다고 한다.⁴⁵ - P103

45 Sabrina Strings, (Fearing the Black Body: The Racial Origins of Fat Phobia) (New York: New York University Press, 2019). - P372

그런데 19세기 사람들은 정확히 무엇 때문에 흑인 엉덩이에 그토록 집착했을까? 엉덩이가 흑인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그토록 지독한 연상 관계를 맺게 된 건 어째서였을까? 샌더길먼은 19세기 중반에 엉덩이가 여성 생식기의 대용품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한다. - P104

흑인 여성의 커다란 엉덩이는 그에게커다란 생식기가 달렸음을 암시한다고 여겼고, 커다란 생식기는 높은 성욕과 더불어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증거가 되었다. 엉덩이에서 외음부를 연상하는 건 기묘하다.⁴⁷ - P104

47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엉덩이와 외음부를 자주 연관짓는다.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는 주로 엉덩이를 뜻하지만, 어느 때엔 외음부를 의미하기도 하는 복숭아 이모지일 것이다. - P373

블라지오에 의하면 인종을 불문하고 여자가 큰 엉덩이를 지녔다는 건 과도한 성욕을 지녔음을 의미했다. - P105

1905년, 의사이자 개혁가였던 해블록 엘리스 Havelock Ellis는장장 6권짜리 《성 심리 연구 Studies in the Psychology of Sex》의 네 번째권을 펴냈다.⁴⁹ (중략). 그러나 안타깝게도 엉덩이에 대한 그의 견해는 그만큼 깨어 있지 못했다. - P105

49 Havelock Ellis, (Studies in thePsychology of Sex), vol. 4 (Philadelphia: Butterworth-Heinemann, 1942).
샌더 길먼은 "Black Bodies, White Bodies"의 분석에서 엘리스를 언급하기도 한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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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과연 모든 원자 대칭군이 절단면을 지닐까? 다시 말해서 원자 대칭군의크기는 짝수인가? 바로 그렇다는 것을 파이트와 톰슨이 증명했다. 파이트와 톰슨의 정리는 엄청난 성과였다. - P160

톰슨은 예일 대학교 학부생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뒤에 신학에서 수학으로 옮겨갔다. 톰슨은 수학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고 맥 레인은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으로오라는 요청을 했다. 톰슨은 유한수학(유한 대칭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던 분야였다. - P163

파이트와 톰슨이 서로 연락을 취하며 공동 연구를 시작하면서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이디어는 모든 원자 대칭군의 위수는 짝수임을 보이는 것이었다. 혹은 홀수 위수인 대칭군은 원자 대칭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도 된다. - P165

그 덕분에 톰슨은 시카고 대학교로 돌아왔고 그와 파이트는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중략). 다시 말해서 크기가 홀수인 원자 대칭군을 취하고 나서 그런 대칭군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이는 방법이다. 두 사람은 지표 이론이라는 정교한 기법을 사용했다. - P166

파이트-톰슨 정리의 의의는 모든 원자 대칭군을 분류하는 길을 열었다는 데 있다. 따라서 후속타는 당연히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것이다. - P167

1962년에 자리를 얻어 시카고 대학교로 돌아온 톰슨은 A1 타입의절단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중략).
순위가 높은 A2 A3보다 A1 타입의 절단면이 더 다루기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유를 하자면 A1, A2, A3는 각각 외발자전거, 두발자전거, 세발자전거와 같다. - P168

톰슨이 아직 논문 출간을 준비하지 못한 채 다른 연구를 하고 있을때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츠보니미르 양코(Zvonimir Janko, 1932~)라는 수학자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중략). 양코는 절단면이 A1 집합에서 가장 작은 원자 대칭군일 때에는 모순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략).
톰슨은 이미 양코에게 답장을 보냈지만 편지를 부치고 나서 자신의 답변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69

11

판도라의 상자


버섯 한 송이를 발견하거나 하나의 새로운 진리를 발견했다면주위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버섯과 진리는 무리를 지어 자라나기 때문이다.
- 게오르그 뽈야


다른 창조 활동과 마찬가지로 수학에서도 더 이상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날 때가 있다. (중략). 톰슨과 양코가 타입 절단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톰슨이 처리하지 못한 경우는 제외했고 양코는 제외된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정은 10장 말미에서 언급했다. - P170

표에 없는 원자 대칭군이 혹시 있는 것은 아닐까? (중략). 이미 19세기에 표에 등장하지 않는 원자 대칭군 다섯 개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다섯 개는 매우 두드러진 속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그와 비슷한 원자 대칭군이 더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P171

만일 치환군이 한 쌍의 원소를 다른 어떤 한 쌍의 원소로도 옮겨갈때 그 치환군을 2중 추이적이라고 한다. 2중 추이성은 흔하지 않은 성질이다. 예컨대 정사각형의 대칭군은 추이적이지만 2중 추이적은 아니다. - P172

물론 모든 치환을 택하거나 아니면 모든 짝치환을 택해 군을 구성하면 2중 추이성은 당연히 만족된다. 하지만 이들 군은 지나치게 커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172

6중 추이성 정도까지 가면 그 정도의 추이성을 만족하는 치환군은 그것 외에는 없다. 이 사실은 모든 원자 대칭군을 담고 있는 목록을 이용하여 증명되었다.⁴⁹ - P174

49) 다중 추이성을 보이는 군은 원자 대칭군을 포함해야 한다. - P307

5중 추이성의 경우로 조건을 약간 낮추면 두 가지 희한한 예가 나온다. 이 예는 19세기 중반에 프랑스 수리물리학자 에밀 마티외 (ÉmileMathieu, 1835~1890)가 발견했다. - P174

추이성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다섯 개의 예외적인 원자 대칭군을 찾아냈다. 순수수학에서는 이들 원자 대칭을 찾아낸 것으로 그를 주로 기억하지만 생전에는 수리물리학자로 명성이 더 높았다. - P174

마티외는 자신이 발견한 내용을 1861년에 발표했다. 그는 5중 추이적인 치환군 두 개를 발견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12개의 기호에 작용하는 치환이고 다른 하나는 24개의 기호에 작용하는 치환군이다. 지금은 이 둘을 각각 M12와 M24로 부른다. - P175

마침내 1934년에서 1935년 사이에함부르크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에른스트 비트(Ernst Witt, 1911~1991)는 M24의 존재를 명료하게 밝혀 보여주었다. 이로써 모든 이들이M24의 존재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 P176

마티외의 M24를 구성한 비트의 디자인은 앞에서 살펴본 일곱 개의기호와 각기 세 개의 기호로 구성된 무리들의 사례와 유사하다. 앞에서 살펴본 예에서는 기호 한 쌍을 택하면 그 쌍은 정확히 한 무리 안에 들어있었고 대칭군은 일곱 개 기호 위에서 2중 추이적이었다.  - P178

원자 대칭군 하나를 상정하고 이로부터 모순을 이끌어내는 작업에몰두하고 있는 양코로 되돌아가 보자. (중략).
절단면만이 알려져 있는 원자 대칭군의 존재성을 입증하는 방법은 먼저 지표 일람표(Character table)를 작성하는 것이다. (중략).
지표 일람표를 모두 작성하고 나자 양코는 그 이상한 원자 대칭군은 7차원에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 P180

1965년에 학술지에 제출한논문에서 (1966년에 출간됨) 양코는 이 새로운 원자 대칭을라고 불렀다. 지금은 J1이라고 부르는데 이후로 양코는 원자 대칭군을 더 발견했기 때문이다.
양코가 J1을 발견했을 때 일부 사람들은 7차원에서 그 군에 의해보존되는 기하학적 패턴을 이해하면 J1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하학적 패턴이 다소 기괴했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 P181

양코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1을 찾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엄청난 노력을 투입한 뒤에나 나왔을 것이다.  - P182

 J1의 크기는 175,560 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J1을 찾아냈을 터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예외적 원자 대칭군으로서는 작은 수치이다. 가장 작은M11은 그 크기가 7,920 이고 그다음으로 작은 M12는 95,040 이다. J1은 세 번째로 작다. - P182

처음에는 하나만이 있는 듯 보였다. 양코는 그 크기가 50,232,960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군의 모든 절단면은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절단면을 갖는 또 따른 예가 존재할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 P183

양코는 두 개의 새로운 원자 대칭군의 존재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나중에 이 두 원자 대칭군에 각각 J2와 J3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양코의 논문이 나올 때에는 이미 J2가 100개의 기호 위에 작용하는 치환군의 형태로 만들어져 나왔다. 하지만 J3는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J3를 구성해내려면 최소한 6,156개의 기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84

J2의 존재성은 양코가 증거를 발견하고 나서 곧 확립되었다.⁵³ - P185

53) 그리고 나중에 옥스퍼드 대학의 그래함 히그먼과 몬트리올 대학의 존 맥케이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J3을 구성해냈다. 여러 해 뒤에 보스턴 대학교의 리처드바이스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J3를 치환군으로 구성해냈다. - P309

10년 전에 홀이 옥스퍼드에서 강연을 하고 그 강연에서 영감을 받아 히그먼과 심즈가 새 원자 대칭군을 찾아냈을 때 예외적 원자 대칭군은 곳곳에 있는 듯 보였다. 먼저 양코가 하나를 찾아냈다. 다시 원자 대칭군을 찾아 나서자 이번에는 두 개가 발견되었다. - P189

판도라의 상자 열렸고 이제곧 또 다른 놀라운 결과가 등장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다중 기하학을 이용해 얻은 결과였다. 완전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24차원의 놀라운 구조가 막 발견되었던 때였다. (중략). 그런데 24차원 구조를 연구한 동기는 새 원자 대칭군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 송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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