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주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보았습니다.

제1장

사회 발전은 결코 인간의 합리적 통제 대상이 될 수 없다


"선을 계획하면 악이 방해한다. 선은 비효과적이지만, 악은 효과적이고 완강하다."
-디에고 우르타도 데 멘도사 Diego Hurtado de Mendoza, 1503~1575¹

"과거와 현재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역사가 인간의 계획을 얼마나 손쉽게 따돌리는지 감탄하게 된다."
-타키투스 Tacitus² - P23

I

실증적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인간의 개입에 사회가 어떻게 반응할지 단기적으로 예측하고, 그 결과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도 있다. - P23

실증적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는 인위적 개입으로 인한 장기적 결과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우므로 사회 발전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 P23

•기원전 2세기 초반, 로마는 사회적 타락을 막으려고 과도한 소비를 금지하는 사치 금지법을 통과시켰으나 의도했던 효과를 얻지 못했으며 로마인들은 계속해서 타락해갔다.⁴ - P24

•9세기, 이탈리아 왕들은 소작농 착취를 금지하는 법률들을 만들었지만 "이런 법률들은 무의미했으며 귀족 지주들의 정치권력은 계속해서 강해졌다."⁶ - P24

지난 수 세기 동안 인간의 사회 발전 통제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950년대 이후의 사회통제 시도들이 표면적으로는 옛날보다 더 정교해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더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 P25

ㆍ인터넷을 통해 등장한 "진정으로 상호연결된 세계"는 "문화를 초월한 협력과 전 세계적 진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여겨졌다. "(전략). 즉, SNS의 시대는 평화와 공감의시대가 될 것이다."¹¹
실제 결과는 영 딴판이다. (후략). - P26

11. E.T. Brooking & P.W. Singer, p. 83. - P61

비스마르크는 생전에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자신이 패배자라고 생각했으며 1898년에 절망 속에서 죽었다.¹⁷ 비스마르크는 독일이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서서히 민주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는데, 그가 죽은 후에 독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았다면 훨씬 격분했을 것이다. - P27

17. NEB (2003), Vol. 15, "Bismarck," p. 124.
.,pp. 121-24; ibid., Vol. 20, "Germany," pp. 109-114; Zimmermann, Chapts. 1&7; Dor-palen, pp. 219-220, 229-231, 255-56, 259-260&n53 1 - P61

• 20세기 후반, 소위 "녹색 혁명"의 목적은 제3세계에 최신 농업기술을 소개해 수확량을 증진해 기아를 완화하는 것이었고, 실제로 수확량이 늘어났다. 그러나 "‘녹색 혁명‘은 국가 차원에서의 식량 생산량을 기준으로 보면 성공이었지만, 공동체와 개인들에게는 재앙이었다...."¹⁹ - P28

II

사회 발전을 통제하는 인간의 능력이 진보하지 못한 이유는 몇 가지 사실로 설명할 수 있다. - P30

현대 인간 사회 같은 복잡계의 행동을 예측하고 통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은 경제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략).²⁹ 오직 미국 경제만을 고려해도 물가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x10¹³개의 연립방정식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자그마치 60조에 해당한다!) - P31

복잡계만 혼돈 운동을 보이는 것이 아니며, 대단히 단순한 체계도 혼돈 운동을 보일 수 있다.³⁴ - P32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물리 현상의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의 정확도에 절대적 한계를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33

현대 기술 사회가 혼돈 이론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략).
그러나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후략). - P33

사실 자기 행동을 예측하는 체계라는 개념 자체가 논리적 역설이다. - P35

그리고 사회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도 역설이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끝내겠다. - P36

지식인들은 옛날부터 인간사회가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 P36

III

예상되는 반론은 다음과 같다. 설령 사회의 행동이 장기적으로 예측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반복적인 단기적 개입을 통해 사회를 합리적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 - P37

어쩌면 전체 사회에도 동일한 방법을 쓸 수 있을 것이다. - P37

의도적 개입이 항상 성공하지는 않겠지만 다음의 개입을 통해 이전의 실패를 수정하면된다. - P37

하지만 이런 제안 역시 근본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첫 번째문제는 ‘무엇이 좋은 결과이고 무엇이 나쁜 결과인지 누가 정하는가?", "우리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상‘이 무엇인지 누가 정하는가?"라는 질문에 인류가 보편적 합의를 얻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P38

심지어 모두가 특정 정책에 동의해도 "공유지의 문제" 때문에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 P38

예상되는 반론은,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 체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회를 통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정들은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 결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선거 등의 방법을 통해 공적으로 권력을 부여받은 소수의 정치지도자들이 개인들에게 전체의 복지를 위한행동을 강제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내려진다. - P39

현실의 경험에 따르면 정치지도자들의 숫자가 6명만 넘어도 지도자들 사이의 의견 차이를 해결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사회를 일관적으로 통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 P39

동일한 맥락에서 미국 대통령들을 철저히 연구한 역사가 클린턴 로지태 Cimmon Rossiter는 미국 대통령의 권력이 대단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 P40

(전략).
그러므로 소수의 지도자에게 공적인 권력을 집중시키는 방법으로는엥겔스가 말한 "수많은 의지들의 투쟁" 문제를 해결할 할 수 없다. 어떤사람들은 이론상 절대 권력을 지닌 절대권력자들의 권력도 실제로는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놀라기도 한다. - P42

・노버트 엘리어스는 "절대왕정" 시대 유럽의 "절대 군주들이 그다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한다.⁷⁴ "절대" 군주의 전형 프랑스왕 루이 14세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처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권력을 자유롭게 쓸 수 없었다. - P43

• 1931년~1941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노동자들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려는 스탈린 정권의 힘보다 노동자들의 요구가 더 강했기 때문에⁷⁹ 스탈린 정권은 노동자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 P45

더 중요한 것은 1930년대 중반부터 후반의 공포는 스탈린이 자신의 통치에 대한 저항을 효과적으로 분쇄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는것이다. 실제 상황은 겁에 질린 독재자의 통제를 순식간에 벗어나기 시작했다. - P45

이 시기의 공포로 인한 결과 중 하나는 소련의 육군, 해군의 유고위 장교들이 거의 전부 제거되었으며 스탈린의 군대가 불구가 되었다는 것이다.⁸³ - P46

• 아담 데이빗슨Adam Davidson의 최근2012년 기사는 미국의 실업 문제의 원인을 논하고 있다. (중략). "스탠다드 모터 프로덕츠Standard Motor Products사의 주주들에게 가격을 덜 인하하고, 살짝 적은 이익을 감수하고, 비숙련 노동자들을 돕고, 미국의 실업 문제 해결을 조금이라도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후략). - P49

IV

이 장의 파트3 앞부분에서 제안된 방식으로 사회를 "조종"하는게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대단히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모든 대규모 복잡 사회의 내부 발전은 "자연선택"을 따른다. 이 부분은 제2장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며 여기서는 최대한 요약해서 설명하겠다. - P52

V.

이 장에서 지금까지 검토한 모든 논의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사회의내부 역학을 조종하는 기술이 등장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해보자. - P53

한 명의 지도자 또는 소수 지도자들에 의한 권위적인 통치라는 개념은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민들이 느끼는 만큼 황당한 발상이 아니다.  - P53

 기술 사회는 앞으로 수십 년 이내에 심각한 문제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 P53

우리가 지금까지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 발전을 충분히 유의미한 시간에 걸쳐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합리적 통제의 가능성을 얻기 위해 세운일련의 가정들이 너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므로, 사회 발전은 영원히 인간의 합리적 통제 너머에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려도 괜찮다.¹²³ - P26

VI.

이장에 대한 주된 비판은 필자가 "누구나" 다 알고있는 뻔한 사실을굳이 종이와 잉크를 낭비해가며 구구절절 설명했다는 비판일 것이다. - P56

얼핏 보기에똑똑해 보이는 사람들이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정교한 계획은 절대, 절대, 절대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없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은채 그러한 계획을 제안하는 것을 우리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목격하고 있다. - P57

지금 현재 2013년, 현명해야 할 사람들이 자꾸만 사회 발전을 합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 P57

물론 기술성애자들은 기술의 진보를 형성하거나 "사회를 개선하지 못할 것이며, 기술이 인간에게 우호적이게끔 만들지도 못할 것이다. - P58

아마 대부분의 기술성애자들은 "사회 개선"을 위해 기술의 "진보를 형성"하겠다는 헛소리를 진지하게 믿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는 "사회개선"이라는 환상이 급진적인 기술 혁신에 대한 대중의 저항을 사전에 차단하는 프로파간다로 쓰이는 동안 특이점 대학은 기술지향적 기업가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고 있다.¹²⁹ - P58

"사회를 개선하겠다는 기술성애자들의 계획의 배후에 있는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이와 유사한 진지한 계획들이 있다. - P58

2011년에 출판된 책에서, 니콜라스에쉬포드 Nicholas Ashford와 랄프 P. 홀Ralph P. Hall¹³²은 "산업국가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일관적, 학문통합적 transdisciplinary 접근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경제, 고용, 기술, 환경, 산업 발전, 국내법, 국제법, 무역, 금융, 노동자와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아우르는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목적 해결책의 설계를 제안한다."¹³³ - P58

또 다른 사례로(2011년), 나오미 클라인 Naomi Klein은 거대한, 정교한, 전세계적 "계획"¹³⁶을 제안했다. 이 계획의 목표는 지구온난화를 통제하고¹³⁷,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고¹³⁸, 동시에 "참 민주주의"를 가져오고¹³⁹, 기업들에게 "고삐"¹⁴⁰를 채우고, 실업률을 낮추고¹⁴¹, 부유한 국가들의 소비를 줄이고¹⁴², 가난한 국가들의 경제를 성장시키고¹⁴³, "초개인주의 대신 상호의존성을, 지배 대신 호혜를, 계층 대신 협력을"¹⁴⁴ 조성하고, "지구의 생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 모든 투쟁들을 일관적인 서사로 우아하게 엮어내고"¹⁴⁵, 동시에 "진보적 의제를 촉진¹⁴⁶하여 "건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것이다.¹⁴⁷ - P59

136. Klein, pp. 14-15.
137. Ibid., pp. 14-17.
138. Ibid., p. 15.
139. Ibid., p. 15, col. 1.
140. Ibid.; 또한 p. 18, col. 1 참고. "시장의 힘에 고삐를 채워야 한다.")141. Ibid., pp. 15, col. 1, col. 2; 16; 21, col. 2.
142. Ibid., pp. 16; 17, col. 2.
143. Ibid., p. 16.
144. Ibid., p. 19, col. 2.
145. Ibid., p. 20, col. 1.
146. Ibid.
147. Ibid., p. 20, col. 2. - P68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이러한 계획들이 현실 세계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인간사에 대한 현실 감각이 아예 없는걸까? - P59

대부분의 지식인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증상류층의 세계관은 열밀하게 조직되어있고, 문화적으로 "진보한 높은 수준의 사회 질서를 갖춘 대규모 사회에 철저하게 종속되어 있다. - P59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삶과 세계관이 종속되어 있는 사회를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계획이라면, 그 계획이 아무리 비현실적이더라도 붙잡으려고 한다.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1
모두가 사랑했던 사람


플럼튼에 온 지 얼마 안 돼 저는 사바나의 어머니 아이비 하퍼에게 초대를 받았습니다. 다음은 아이비와 나눈 대화 중 일부입니다. - P50

아이비: 새비는 행복한 아이였어요. 늘 그랬죠. 십 대 때도요! 아기 때는 온종일 울어서 정말 힘들었지만, 2살쯤부터는 아주 활발해졌고 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았어요. 물론 힘들 때도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정말 밝았죠. 때로는 과할 정도로. - P51

벤: 새비가 열 살 때 뉴올리언스에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플럼튼에는 언제 오셨죠?
아이비: 새비가 열두 살 때요. (후략). - P52

벤: 그래서 그때부터 친해진 건가요?
아이비: 네. 처음엔 조금 어색했다고 했어요. 루시가 만나자마자 툴레인 대학은 어땠는지 물었거든요. 새비는 1학년만 다니고 그만뒀다는 사실을 말해야 했죠. (후략). - P53

아이비: 내 전공은 파티야", "공부는 진짜 못했는데, 사교 클럽에서는 엄청났지" 같은 말을 하고 다녔어요. 그런 말은 할수록바보 같아 보일 뿐인데, 새비는 바보가 아니었거든요. 툴레인 대학에서 장학금도 받았어요. 고등학교에 다닐 땐 차석이었다고요! 그 애는 그냥 너무 어렸던 거예요. (후략). - P53

아이비: (전략). 솔직히 전 그 모든 상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죠. - P54

아이비: 루시가 새비를 동정하는 것처럼 들렸거든요. 루시는 돈 많고 잘생긴 남편을 데리고 돌아와서 멋진 집을 샀고, 둘이서 양조장이 딸린 고급 레스토랑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대학을 중퇴하고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고교 시절홈커밍 퀸을 우연히 마주친 거잖아요? 그럼 뻔하잖아요. (후략). - P54

벤: 새비가 루시에게 그런 느낌을 받았던 건가요?
아이비: 아뇨. 그런 말은 안 했어요. 새비는 루시에게 거의 콩깍지가 씌어 있었거든요. 진짜 모습을 못 본 거죠. 그래서 너무 늦어버린 거예요. - P54

7

내가 열여덟 살까지 지냈던 방은 이제 그때 모습을 찾아볼 수없었다. LA로 떠나기 전에 내 방을 전부 치워서다. - P55

. 내가 지금 활발히 사용하는 건 ‘에바 나이틀리‘라는 이름으로 된 계정 정도다. 한때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까지 했지만, 이미 오래전에 전부 접었다. - P56

에바 나이틀리는 항상 명랑하고 쾌활한 로맨스 작가로, (온라인에서만 만나는 친구도 많다. 가끔 소설 속 캐릭터를 죽이기는 했지만, 진짜로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56

저녁을 만드는 건 아빠 몫이었다. 부모님 모두 요리를 하지만, 대부분은 아빠가 한다. 요리를 더 잘하기도 하고, 화가 났을 때 가스레인지 위에 냄비를 큰 소리로 쾅쾅 내려놓는 걸 좋아하기때문이다.
오늘은 그 소리가 정말 많이 들렸다. - P57

사람들은 사랑이 들어간 요리가 더 맛있다고 말하곤 한다. (중략), 분명 사랑이 담겨 있어서 그 요리가 더 맛있는 거라고.
그건 다 개소리다. 버터를 더 넣었거나 더 비싼 설탕을 썼겠지. - P58

아빠가 만든 요리가 그 증거다. 이 요리는 사랑으로 만든 게 아니다. 분노와 실망으로 만들었다. 그런데도 미친 듯이 맛있다. - P58

"잘됐네. 아직도 그 교육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거지? 교정작업 같은 거 하면서?"
"네." 그런 일을 몇 달간 하긴 했었다. 2년 전에 그 정도면 최근이다. - P58

(전략).
결국, 내가 교회 소식지에 ‘공개 행사(Public Events)‘가 ‘음부행사(Pubic Events)‘라고 쓰여있다고 지적한 후, 젠이 하던 일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었다.  - P59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2
그 애라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찌를 거예요.


(전략). 하지만 루시는 어떻죠?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 P60

(전략).

로스: 설마 살인자한테도 말을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젠장. 그냥 말할게요. 루시는 나쁜 년이었어요. 정말 말도 못 하게나쁜 년. - P61

8

다음 날 아침, 나는 할머니 집으로 향했다. (중략).
"할머니가 집 사진은 보내줬니?" 익숙하게 플럼튼 거리를 운전하는 내게 엄마가 물었다.
(중략).
"말도 마, 정말 끔찍해. 창피할 정도로." - P62

"20평 정도밖에 안 돼. 대체 누가 20평짜리 집에 살려고 하겠어?"
"할머니요."
"그리고 바퀴는 왜 있는 거야? 어디로 가져가려고? 한 번도 텍사스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분인데." - P63

이 조그만 집은 사실 꽤 귀여웠다. 바퀴 달린 네모난 상자 같은집인데, 어딘가 매력이 있었다. (중략).
그때,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걸어 나왔다. 할머니는 밑단에 흰색 데이지 무늬가 있는 헐렁하고 빛바랜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있었다. (후략). - P63

할머니는 작은 공간을 정말 잘 활용하고 있었다. - P64

"네가 좋다니 다행이네. 네 엄마는 여길 엄청 싫어하거든."
(중략).
엄마는 언짢은 모습으로 팔을 휘저었다. "원래 방 세 개짜리 집에 살았잖아요! 여긴 집이 아니라 벽장이죠!"
"작은 집이 유행이야. 어린애들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엄마는 안 어리잖아요." - P65

"70대에 알코올 중독이라니, 이해가 안 돼요."
"뭐가? 알코올 중독되기 딱 좋은 나인데 여긴 젠장 맞게 지루하잖아." 할머니는 테이블 끝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 P66

 엄마는 네이선을 몰랐다. 보아하니 엄마는 내가 할머니와 얼마나 자주 이야기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 P66

할머니가 나를 보며 물었다. "그 라디오 진행자가 여기 와있는건 알고 있니?"
"팟캐스터예요, 엄마. 요즘엔 다 팟캐스터라고 불러요." 엄마는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엄마가 알려줬어요." 나는 팔에 돋은 소름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 P67

"전 새비에 관한 메일엔 답장 안 해요."
"그래, 그럴 수 있지." 할머니가 말했다.
"그 팟캐스터는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았는데." 엄마가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 P68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2
그 애라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찌를 거예요.

(중략).

저는 고등학교 시절 루시와 친했던 니나 가르시아와도 이야기했습니다. 니나는 플럼튼 근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P71

벤: 그럼 루시가 돌아오고 난 후에 바로 교류가 있었던 건가요?
니나: 어... 그게 그러니까, 그럴 줄 알았어요. 하지만 우리 둘 다 예전과는 달라졌고, 곧바로 다시 친해지는 건 힘들었어요. (후략). - P72

벤: 그렇게 가까운 관계라면 기복도 심했을 텐데요. 두 사람이 싸우기도 했나요?
니나: 거기까지는 모르겠어요. 전 두 사람하고 어울리지 않았으니까요. - P73

니나: (전략).
그래서 저는, 루시가 자기 신념을 굽히지 않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 P73

9

마트에 들어서기 전까진 오늘이 토요일인 줄도 몰랐다. 직장에서 잘리고 나니 날짜 감각이 사라져 버렸다. - P74

. LA에는 나 말고도 흥미로운 사람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플럼튼에서는 내가 제일 유명한 사람이다. - P74

나는 카트 안에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고, 사탕도 몇 봉지 넣은 다음(머릿속에서 살인을 멈추지 못한다는 걸 제외하면 달콤한 간식은 내 제일 큰 약점이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계산대로 향했다.
"루시?" 정말 놀란 듯한, 익숙한 목소리가 가게 안에 쩌렁쩌렁올린다. 적어도 이 안에 있는 사람 중 반절은 들었을 거다. - P75

나는 니나의 친근함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아마 텍사스 특유의 문화일 것이다. ‘상대방을 증오하지만 아무 문제없는 척‘하는 텍사스 사람들의 가짜 친근감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팟캐스트에서 니나는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 것같았다. 적극적으로 나를 옹호한 건 아니지만, 낭떠러지 밑으로떠밀지도 않았다. - P76

 니나는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생일파티 때문에 온 거야 아니면...?"
"그게 아니면 여기에 뭐하러 왔겠어?"
니나는 당황한 것 같았다. "음, 뭐, 벤이 여기 왔길래 너도 들었지?"
그 재수 없는 팟캐스터 얘기가 나오자 심장이 발끝까지 쿵 떨어졌다. - P77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2
그 애마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찌를 거예요.


저는 루시의 과거 친구들 루시와 함께 자란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면서 등장하는 공통적인 주제가 있었습니다.

질: 루시는 성격이 안 좋아요. 그 애라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찌를거예요. - P79

고등학교 시절 루시와 같은 반이었던 로스 아이어스는 루시의 성격‘을 직접 봤습니다.

(전략).
벤: 루시가 당신 코를 부러뜨렸다고요?
로스 : 네. 재판에 나가서 루시가 얼마나 미친년인지 증언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심지어 제가 처음도 아니었어요! 그 몇 달전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남자 한 명도 때려눕혔죠. - P80

벤 : 루시가 왜 그런 거죠? 알던 사이인가요?
로스: 아뇨! 같은 반이긴 했지만, 말 한번 한 적 없었어요. 근데 갑자기 미쳐버린 거예요. 전 이유도 몰랐어요. - P81

다음은 에밋 채프먼과 만났습니다. 에밋은 루시와 가장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 중 한 명이었죠.

(전략).

벤: 성격이 나빴던 건가요?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말하던데요.
에밋: 음, 아닌 것 같아요. 아니, 확실히 아니에요. - P81

벤: 그럼 루시가 사바나의 살인 용의자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에밋: 충격이었죠. 루시가 새비를 해칠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었으니까요. - P82

10

일요일 저녁, 할머니는 주문해 놓은 저녁을 받아오라며 나를 플럼튼 다이너로 보냈다. 나가는 길에 엄마는 그곳 샐러드는 역겨운수준이니까 절대 주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 P83

(전략).
한순간 나는 다시 차에 올라타 벤이 앉은 자리 옆 창문을 들이받는 상상을 했다. 벤의 몸이 내 차 보닛 위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차로 치는 건 재미없잖아‘ 목소리가 내 귀에 속삭였다. 손으로목을 졸라. 서서히 죽어가는 걸 느껴야지. 재밌을 거야, 안 그래? 저 남자는 그래도 싸. 다들 죽어도 싼 놈들이잖아. 죽여버리자‘
‘닥쳐‘ 나는 그 목소리에 차분히 대답했다. - P81

벤은 정말 가지런하고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교정과 정기적인 미백의 힘일 거다. 저런 치아는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나는 벤 오웬스의 모든 것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 P85

"비공식적으로 말하는 거예요. 지금 하는 얘기가 조금이라도 팟캐스트에 나가는 거면 아무 말도 안 해요." - P86

"그 잘난 얼굴을 직접 보면 제 마음이 바뀌어서 인터뷰 한 번이라도 해줄까 봐요?"
벤의 입 끝이 씰룩거렸다. "어쩌면요."
"이미 괜찮은 인터뷰 내용이 많던데요." - P86

"전 증거들을 모아서 보여주려는 거지, 판결하려는 게 아니에요."
"개소리, 결국 당신 의견에 힘을 실을 거잖아요. 첫 시즌부터 다 들었어요." - P87

나는 카운터를 흘긋 쳐다봤다. 십 대 직원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책 잘 봤어요."
벤의 말에 내 시선이 다시 벤에게 향했다. "뭐라고요?"
"당신이 쓴 책이요. 에바 나이틀리가 쓴 책들."
나는 의자에서 발을 내리고 자세를 바로 했다. 벤의 얼굴이 다시 의기양양해졌다. - P88

벤은 내 말에 놀란 듯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 이름은 비밀로 한 거예요. 그러니까 만약 당신이 이 비밀을...."
"진정해요, 루시,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할 거예요." 벤은 우쭐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잠시 망설였다. "내가 인터뷰를 해주면요?" - P88

"흥미가 생겨서요. 솔직히 팟캐스트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조금 읽어봤어요. 하지만 연관성이 없더군요. 제 어시스턴트인 페이지가 그 책에 관해 말하는 건 졸렬한 짓이라고 했고, 저도 그말에 동의했고요."
"그분 마음에 드네요." - P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9

"이번엔 내가 해볼게."
오한과 0수는 휴가가 한 달 정도 남았다는 걸 확인했다. 가을이 끝나기 전에는 사무실로 돌아가야 했다. - P205

기특은 숲에서 해도연을 바라보던 영수의 눈빛을 봤다. - P206

"해도연이 뭔가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여기 이 폰에 녹음해올게 됐지?" - P206

다음 날, 기특은 일찍 일어났다. 세탁실을 찾았다. (중략).
기특은 돌아가고 있는 건조기 앞에서 기다렸다. 건조기에서건조가 끝났음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마자 기특은 건조기 문을열었다. - P206

기특은 혼잣말을 녹음하고 혼잣말을 들었다. - P207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퇴근 후에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업무에 대해서 더 듣고 싶다고 기특은 청했지만, 해도연은 일이있다며 거절했다. - P208

해도연은 앞만 보고 걸었다. 뒤따르는 기특은 자꾸 둘러보게되었다. 기특에게 C구역은 또 태어나 처음이었고, 요양병원 밖의 C구역까지 구경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 P208

해도연은 방호복 위로 사이즈가 넉넉한 크로스백을 메고 집을 나왔다. 일전에 영수가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 P211

이곳이 김다울의 기억 속 공간이고, 만약에 해도연이 김다울이 좋아했던 그녀가 정말로 맞다면,
‘어쩌면, 해도연이 찾는 저 얼굴이 ...... 어쩌면 ‘
기특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조금씩, 조금씩, 해도연의 뒤쪽으로 다가갔다.  - P212

누군가가 자신처럼 해도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 P213

기특은 눈물이 핑 돈다.
"개새끼,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영수였다. 사람들이 오가며 영수를 가리고 밀치기도 했다. - P213

30


영수는 창 너머로 보게 된 사람이 해도연이라는 우연이 우연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김다울의 기억이 해도연과 영수를 이어준 느낌이었다. 김다울의 기억은, 영수 자신의 기억이었다. - P214

길어지는 정적이 해도연에게도 어떤 조바심을 더한 건지, 해도연은 못 참겠다는 듯 갑자기 영수에게서 먼 쪽의 다리를 들어 반원을 그리듯 영수 정면으로 휙 가져왔다. - P216

두 사람은 돌아가는 세탁기를 봤다. 떨어졌지만 나란히 앉아함께 세탁기가 내는 반복적이면서 안정적인 소음을 들었다. 건조기가 뿜어내는 열기도 있었다. 어찌 되었건, 두 사람은 같은곳을 보고 같은 소리를 듣고 같은 온도를 체감했다. - P218

해도연은 여전했다. 퇴근을 하고도 일이 있었다. 경직된 시선으로 낮에 영수에게 했던 똑같은 일을 했다. - P218

하지만, 영수의 바람도 터무니없는 건 아니었다. 영수는 이곳이 김다울의 기억 속 공간이 분명하다는 걸 확인했다. - P219

영수는 유인물을 받기 위해 행인인 것마냥 해도연에게 다가가려다가 말았다. (중략).
그 얼굴을 확인했다. - P220

"......나야."
지금의 영수는 아니었지만, 영수였다. 유인물 속의 얼굴은 십대 시절의 영수였다.
해도연이 찾는 건 십대 시절의 영수였다. 해도연이 찾던 얼굴은 영수 자신이 맞았다. - P220

영수는 울었다. 자신은 이미 돈을 받고 팔아버린 기억이었다. 그 기억을 아직까지 저렇게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해도연에게영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속상하고 부끄러웠다. - P2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버가 구분한 두 가지 합리성은 아직 이 단계에서는 실제적으로는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말해 이 단계에서는 개인의 행위도 도구적 합리성의 원리를 따를 수 있었으며 그에 한해서 목적합리적으로 수행되었던 것이 사실이나, 여전히 그 행위는 전통적인 가치들을 외면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 P38

베버 합리화 논제의 난점


(전략). 청교도 윤리는 자본주의를 그 궤도에 올려놓기는 했으나, 그 후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다. - P39

그런데 하버마스는 위에서 언급한 ‘문화합리화의 사회합리화로의 이행‘에 관한 베버의 설명이 서양 근대 사회의 합리화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 P40

하버마스의 분석에 따르면, 문화합리화에서 시작한 베버의 근대 사회 분석은 이후 사회합리화로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았다. - P40

 하버마스의 주장은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기능적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킬 만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 통합이 이루어졌는데, 베버는 이 새로운 형태의 합리화 과정을 사회 그 자체의 합리화 과정으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 P41

하버마스의 궁극적 의도는 베버의 이러한 협소한 시각에서 배제되었던 합리성의 측면, 곧 근대성의 잠재적 가능성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 못한 합리성의 규범적 측면을 복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 P41

참고문헌

Habermas, J. (1984). The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Reason and the rationalization of society: Vol I. In T.
McCarthy (trans.). Boston: Beacon Press. - P42

05

언어적 전회를 통한
합리성 개념의 재구축


하버마스 후기 사상의 중심 주제

『계몽의 변증법』은 계몽의 신화로의 퇴행 과정을 매우 다층적으로 논의함으로써 계몽 그 자체가 지니는 자기 모순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실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주었다. - P44

사회학자로서 베버는 합리성과 합리화 논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철두철미한 과학자의 태도를 유지하려 했고,
따라서 그의 논의 전체에서 이 두 개념은 그 기술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 - P44

근대적 이성에 대한 비관적 관점들은 ‘근대성의 역설‘을한쪽 방향에서 규정한 데서 초래된 이론적 결과였다. - P45

『의사소통적 행위 이론』을 통해 하버마스가 이루고자한 핵심 과제는 ‘합리성의 이론‘을 탐구하는 것, 그리고 그결과로서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이론적 실천적 작업을수행하는 데 작용하는 하나의 규범적 기준으로 개념화하는 것이었다. - P45

언어적 전회

그렇다면 이전 세대 비판이론가들이 보였던 이론적 한계를 하버마스는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 P46

(전략). 하버마스의 이러한 새 관점은 이른바 ‘언어적 전회‘라는 철학적 패러다임을 기초로 이루어진다. - P46

‘언어적 전회(linguistic turn)‘라는 용어는 20세기 전반기 논리실증주의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빈 학파의 멤버였던 구스타프 베르크만(Gustav Bergmann)이 자신의1964년 책에서 조지 무어(George Edward Moore)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분석철학을지칭하기 위해 최초로 사용한 용어인데, 이후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가 1967년 자신이 편집한 책의 제목으로이 용어를 쓰면서 언어적 전회는 단순히 분석철학만이 아니라 20세기 학문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정대성, 2015:236).  - P47

기존에는 의식이 사유의 중심이었고, 언어는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매체라는 이차적 의미만을 가졌다. - P48

‘고립된 사색인‘ 패러다임의 극복

(전략). 이 패러다임에 따르면 일체의 지식과 도덕성에 대한 적절하고도 근원적인 비판이 가능하려면 우리는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사고를 수행해야 한다.  - P49

그런데 이 패러다임에는 한 가지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접근법에서 주체는 필연적으로 객관세계로부터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P49

이제 더 이상 합리성을 개념화하기 위해 주관의 철학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버마스는 이성을 통한 자유의 획득이 있는 곳에 지식은 더 한층 억압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베버의 예언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 P50

베버가 합리화에 내재된 패러독스의 어두운 면에 사로잡혀 있었다면, 하버마스는 같은 것에서 밝은 면을 본다. - P51

요컨대 인간의 합리적 행위는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적 행위로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P52

참고문헌

노성숙(2003). 계몽과 신화의 변증법: 계몽의 어두운 걸림돌. ≪철학과 현실≫, 제59호, 200~212.

이삼열(1996), 하버마스의 삶과 철학의 도정. ≪철학과 현실≫, 제28호, 42~63.

정대성(2015). 언어적 - 서사적 전회의 철학적 함의와 하버마스의대응. <가톨릭철학≫, 24권 0호, 235~258.

Habermas, J. (1984). The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 Reasonand the rationalization of society: Vol I. In T. McCarthy(trans.). Boston: Beacon Press.

McCarthy, T. (1978). The Critical Theory of Jürgen Habermas. Cambridge: The MIT Press.

d‘Entrèves, M. P.(1997). Introduction to Habermas and theunfinished project of modernity: Critical essays on the philosophical discourse of modernity. In M. P. d‘Entrèves &S. Benhabib(eds.). The MIT Press.

Rasmussen, D. M.(1990). Reading Habermas. Cambridge: BasilBlackwell. - P53

07

의사소통을 통해 쌍방 간의
이해를 지향하는 행위

의사소통적 행위의 합리성

의사소통적 행위라고 불리는 합리적 행위는 기존의 합리적 행위들과 어떻게 다른가? - P68

합리적 의사소통 행위는 의사소통을 수행하는 대화자쌍방 간 현재 진행되는 대화 과정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각자가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타당성이 상대방에의해서 승인되거나 혹은 부인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한다.
하버마스의 용어를 사용해 표현하면, 의사소통적 행위의주체들은 행위 과정에서 서로 간에 ‘타당성 주장(validityclaim)‘을 제기한다. - P68

바로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것이 하버마스가 ‘보다 좋은 주장의 힘(force of the better argument)‘이라고 명명하는 아이디어다 - P69

의사소통적 행위의 구조

베버에게서 합리적 행위 유형 전부가 목적합리적 행위로환원되었던 것과 달리, 하버마스는 이와 같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접근을 고집하지 않는다. - P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팟캐스터 한 명이 내 삶을 망쳐버리는 바람에, 나는 지금 닭을사는 중이다. - P5

남자친구를 위한 사과의 치킨을 만들 생각이다. 말하자면 ‘내가 내 친구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걸 말 안 해서 미안해 치킨‘이다. - P5

"루시, 유감이지만, 자리를 비워줘야 할 것 같아요."
예상했던 일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차원에서 인원을 줄이고 있거든요." - P6

첼시는 정말 힘들어질 거다. 범죄 팟캐스트 하나 때문에 일이 두 배로 늘다니. - P7

내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자 곧 문이 닫혔다.
보안 요원이 얼굴을 들이밀며 씩 웃었다. (중략).
"진실은 중요하지 않아요." - P7

2

사실 팟캐스터가 내 삶을 망쳤다고 말하는 건 조금 부담할 것같다. 따지고 보면 내 삶은 새비가 살해당한 그날 무너졌다.
(중략).
세 번째는 내 고향 사람 모두가 새비를 죽인 범인이 나라고 결론지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때였다. - P8

자기밖에 모르는 남자들은 많이 봤지만, 네이선은 그중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P9

사실 그 거지 같은 벤 오웬스가 아니었어도 네이션과 나는 얼마 가지 못했을 거다. (중략). 네이선은 지독한 회피형 인간이었다. - P9

"안녕, 브루스터" 네이선은 나를 보지 않으려 애쓰며 브루스터를 오래 쓰다듬는다.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네."
"닭 요리를 했거든."
네이선이 마침내 몸을 일으켜 나를 흘긋 봤다. 그러고는 오븐위에 놓인 닭 요리로 주의를 돌렸다. - P10

네이선이 움찔하며 놀라자 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런 식이라면, 네이선은 결국 살인자와 결혼하게 될 거다. - P11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1
모두가 사랑했던 사람


마야 하퍼 : 루시가 사람을 죽이고도 수사망을 빠져나갔다는 건 모두가 알아요. 플럼튼에 사는 사람 중에 루시 체이스가 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죠.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뿐이죠. - P12

마야: 벌써 5년이나 지났고 이젠 새비가 죽었다는 걸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전부 포기해 버렸죠.

잠깐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사바나를 ‘새비‘라고 부르는 걸 자주들을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바나를 그렇게 불렀다고합니다.

(중략).
마야: 몇 년간 그랬죠. 다들 루시가 범인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증명을 못하는 것 같아요. - P13

3

네이선에게 배짱 따윈 없었다.
- P15

지난 주말 마지못해 지원서를 몇 개 넣었는데, 벌써 한 군데는거절당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딱히 새 일자리를 찾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나는 필명으로 로맨스 소설 세 권을 냈고, 세 번째 책은 꽤 팔렸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이 얼마나 안 팔렸는지를 생각하면 전혀 기대 못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다음 책은 밤을 새워서라도 열심히 써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 P16

LA에 있는 마트는 평일이라고 해도 절대 한적하지 않다.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럴 거다. - P17

나는 진심으로 경찰이 범행 도구를 찾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내 머릿속에서 사람들이 좀 덜 죽었을 텐데.
(중략). 핸드폰을 원래 용도대로 쓰는 사람은 텔레마케터랑 할머니밖에 없으니까. - P18

"루시, 지금 오후 두 시야. 당연히 안 마셨지." 그러고는 잠깐의 정적 후에 말을 이었다. "정말 아주 살짝 취한 거야."
나는 웃음을 삼킨다. "부탁이 뭔데요?"
"생일파티를 할 거야. 아주 성대하게 80번째 생일이잖니." - P19

"회사에 휴가 낼 수 있겠어?" 할머니가 물었다.
"저 잘렸어요."
"아, 잘됐네! 아니, 그러니까, 유감이야." 할머니는 황급히 덧붙였다.
"그 회사 별로 안 좋아했던 거 아시잖아요."
"그럼 사과는 취소할게. 잘린 거 축하해." - P20

한때 성공한 삶을 살았고, 결혼도 했고, 내 (가짜)행복을 질투하는 친구들도 많았던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낸다니.
정말 초라한 귀환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게 완벽했던 삶이 끝난지 5년 후, 친구 하나 없는 백수 이혼녀가 되어 비척거리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니까. - P20


"참, 루시?"
"네?"
"너도 그 팟캐스트 들은 거지? 네 얘기 하는 그거?" - P22

4

여행 가방을 하나 새로 샀다. (중략). 여행 가방을 발견하자네이션의 얼굴이 밝아진다. 티를 좀 덜 낼 수는 없나? - P23

"넌 아예 시늉도 안 하네?" 내가 물었다.
"뭘?" 네이선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그런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려는 시늉이라도 하던데, 내 사정을 들어보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아직 생각을 정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 P24

"언제 얘기할 거야?" 마침내 네이선이 물었다.
"뭘?"
"네 이야기"
아, 제발, 남자들은 정말 애 같다. 고작 헤어지자고 말할 용기가없어서 차일 때까지 못되게 굴거나 슬그머니 거리를 두는 꼴이라니. - P25

"내가 안 그랬다고 하면 믿을거야?" 내가 묻는 순간, (중략).
하지만 네이선은 거짓말을 했다. "응." - P25

"하루나 이틀만 묵을 거야. 그러니까 집으로 와 방 많잖아. 그리고 네가 집에 없으면 모두가 이상하게 볼 거야."
아. 이게 진짜 이유였구나.
나는 몸을 돌려 난간에 기댔다. 안에 있는 네이선은 어딘가로 미친 듯이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제 뒷얘기를 안 하는게 더 이상할 것 같은데요." - P26

"그랬지. 아무튼, 그럼 이만 끊을게. 아, 할머니가 너한테 그 얘기..."
"네, 팟캐스트 얘긴 저도 알아요." - P27

아마 그 팟캐스트에 대해 누구보다도 먼저 알게 된 건 바로 나였을 것이다. 나에게 첫 번째 이메일이 온 게 5개월 전이었다. - P27

나는 새비와 관련된 이메일에는 절대 답장하지 않았고 이 벤오웬스라는 자식의 메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메일을 읽고 나서 그대로 잊어버렸다.
물론 새비에 관한 이메일은 대부분 답장이 필요 없는 내용이었다. - P28

나는 이 팟캐스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일지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구글에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기울일 것‘을 검색했다. 벤의 사진이 떴다. - P29

나는 브루스터를 내려다보며, 애초에 텍사스에 가지 않을 핑계를 대지 못한 걸 후회했다. 할머니에게 내가 생일파티에 가면 분위기를 망칠 거라고 말했어야 했다. 나는 가족들끼리 모인 파티에서 이야깃거리로 삼는 그런 친척이다. - P30

그래, 할머니 말이 맞다. 할머니가 개자식들만 데리고 생일파티를 하게 만들 수는 없다. - P30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1
모두가 사랑했던 사람


(전략).
출발하기 전에 바비큐를 먹을까 생각도 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저녁을 먹는 건 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바로 렌터카를 빌려 플럼튼으로 향했죠.
여긴 생각했던 텍사스랑 완전히 다른 곳이에요. 숲이 우거져 있거든요. 사막 지역일 줄 알았는데 말이죠. - P33

플럼튼 주민들은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기서 일어나서는 안됐던 일이라고. 이런 사건은 모든 주민이 서로를 알고 같은 교회에 다니는 이곳이 아니라 더 나쁘고 위험한 동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요. - P34

노마: 루시 체이스도 거기 사는 거 알죠? 끔찍한 여자예요. 사바나는 완벽한 애였어요. 정말 사랑스러웠죠. 당신이 루시 그 살인자를 제대로 엿 먹였으면 좋겠네요. - P35

5

내가 자란 집은 여전히 클로버가에 그대로 있었다. 나는 집 앞도로에 렌터카를 세운 채, 운전석에 앉아 몇 분 동안 가만히 그집을 바라봤다. - P36

"비행은 어땠어?" 아빠가 내 여행 가방을 쳐다보며 말했다.
"괜찮았어요." 거짓말이었다. 나는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었고, 난기류를 만났으며, 멀미 때문에 토할 뻔했다. 마지막 15분 동안은 멀미 봉투를 붙들고 있어야 했다. - P37

(전략).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이 사진은 두 가지 이유로 아주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첫 번째는 거의 모든 사람이 내가 새비를 죽였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서이고, 두 번째는 새비가 결혼식에 참석한 후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게 이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집에 오는 사람들이 그걸 알 리가 없었다.  - P38

나는 살인에 관한 생각을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상담사들(나는 상담사들을 꽤 많이 만났다.)은 모두 이런 폭력적인 생각을 단순히 밀어내지 말고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 P39

벤 오웬스의 거짓말에 귀 기울일 것

Episode 1
모두가 사랑했던 사람


사바나의 시신은 사망 후 불과 몇 시간 뒤인 이른 아침에 발견됐습니다. 길 브래드퍼드 씨가 조깅을 하던 중 시신을 발견했죠. - P40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저는 플럼튼 경찰에 여러 번 연락해 이 사건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쪽은.. 정말 비협조적이었죠. 아주 순화해서 말하자면요.  - P41

(전략).
길: 며칠 후에 제게 경찰서로 와 달라고 했어요. 제 DNA 샘플을 줬고요. 그러지 않아도 됐을 것 같은데, 전 그냥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입안을 면봉으로 휘젓든 뭘 하든 맘대로 해요. 상관없으니까 난 아무도 안 죽였거든요."라고 했죠.

루시는 한 시간 후에 발견됐습니다. - P42

빌리 잭: 운전을 하다가 그 여자애가 걷고 있는 걸 봤어요. 누가 실종됐다는 얘기 같은 건 못 들었지만, 분명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죠. 맨발로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으니까요. 
(중략).
그때 그곳에 있던 경찰 중에 그 애가 사바나를 죽였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모두 그 애를찾아서 다행이라고만 여겼죠. 다들 루시도 죽었을 거라고생각했으니까요. 그 애를 찾아서 정말 기뻐했어요.
우린 몰랐어요. 꿈에도 생각 못 했죠. - P44

6

발을 디딜 때마다 나무계단이 삐걱거렸다. 내가 어렸을 때와는비교도 안 되게 낡은 것 같았다. 지금은 예전보다 몰래 나가야 할일이 훨씬 많을 텐데 큰일이다. - P45

엄마는 이전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긴 했다. 아마 그것 때문에꼴이 말이 아니라고 한 거겠지. 엄마는 외할머니처럼 좋은 피부를 타고나서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은 젊어 보였다. 하지만 쉰다섯이 되면서 이제는 50대에 가까운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P46

나는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다리는 어때요? 진통제는 있어요?"
"진통제는 필요 없어" 엄마는 거만하게 손을 흔들었다. 엄마는 나나 아빠보다 텍사스 억양이 심하고, 그래서 무슨 말을 하든 더 친근하게 들렸다. - P47

뭐, 상대적으로 제정신이라는 말이지만,
"내 다리가 나을 때까지 네가 내 헬스장 회원권을 써 내가 고소 안 할 거라고 말해둘게." - P47

"날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요, 엄마."
"그렇겠지. 하지만 숨을 필요는 없잖아. 넌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으니까, 안 그래?"
바로 이게 엄마가 진짜 하고 싶은 질문일 거다. - P48

내가 LA로 떠난 뒤 엄마는 내게 집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돌아오면 뭔가 기억이 날지도 모르잖아. 아니면뭔가 새로운 걸 말하고 싶어질 수도 있고 새비 장례식은 봤니?" - P48

엄마가 가장 바라는 건 내가 새비를 죽였다고 털어놓는 거다. 그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살인자의 엄마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이기도 했다. - P49

엄마는 나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건 그렇고, 네가 들었을지 모르겠는데, 그 팟캐스터가 여기다시 왔다고 하더라. 혹시 모르니 조심해." - P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