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가 구분한 두 가지 합리성은 아직 이 단계에서는 실제적으로는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말해 이 단계에서는 개인의 행위도 도구적 합리성의 원리를 따를 수 있었으며 그에 한해서 목적합리적으로 수행되었던 것이 사실이나, 여전히 그 행위는 전통적인 가치들을 외면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 P38
베버 합리화 논제의 난점
(전략). 청교도 윤리는 자본주의를 그 궤도에 올려놓기는 했으나, 그 후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된다. - P39
그런데 하버마스는 위에서 언급한 ‘문화합리화의 사회합리화로의 이행‘에 관한 베버의 설명이 서양 근대 사회의 합리화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 P40
하버마스의 분석에 따르면, 문화합리화에서 시작한 베버의 근대 사회 분석은 이후 사회합리화로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았다. - P40
하버마스의 주장은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 경제의 기능적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킬 만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 통합이 이루어졌는데, 베버는 이 새로운 형태의 합리화 과정을 사회 그 자체의 합리화 과정으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 P41
하버마스의 궁극적 의도는 베버의 이러한 협소한 시각에서 배제되었던 합리성의 측면, 곧 근대성의 잠재적 가능성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 못한 합리성의 규범적 측면을 복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 P41
참고문헌
Habermas, J. (1984). The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Reason and the rationalization of society: Vol I. In T. McCarthy (trans.). Boston: Beacon Press. - P42
05
언어적 전회를 통한 합리성 개념의 재구축
하버마스 후기 사상의 중심 주제
『계몽의 변증법』은 계몽의 신화로의 퇴행 과정을 매우 다층적으로 논의함으로써 계몽 그 자체가 지니는 자기 모순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실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주었다. - P44
사회학자로서 베버는 합리성과 합리화 논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철두철미한 과학자의 태도를 유지하려 했고, 따라서 그의 논의 전체에서 이 두 개념은 그 기술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 - P44
근대적 이성에 대한 비관적 관점들은 ‘근대성의 역설‘을한쪽 방향에서 규정한 데서 초래된 이론적 결과였다. - P45
『의사소통적 행위 이론』을 통해 하버마스가 이루고자한 핵심 과제는 ‘합리성의 이론‘을 탐구하는 것, 그리고 그결과로서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이론적 실천적 작업을수행하는 데 작용하는 하나의 규범적 기준으로 개념화하는 것이었다. - P45
언어적 전회
그렇다면 이전 세대 비판이론가들이 보였던 이론적 한계를 하버마스는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 - P46
(전략). 하버마스의 이러한 새 관점은 이른바 ‘언어적 전회‘라는 철학적 패러다임을 기초로 이루어진다. - P46
‘언어적 전회(linguistic turn)‘라는 용어는 20세기 전반기 논리실증주의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빈 학파의 멤버였던 구스타프 베르크만(Gustav Bergmann)이 자신의1964년 책에서 조지 무어(George Edward Moore)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분석철학을지칭하기 위해 최초로 사용한 용어인데, 이후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가 1967년 자신이 편집한 책의 제목으로이 용어를 쓰면서 언어적 전회는 단순히 분석철학만이 아니라 20세기 학문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정대성, 2015:236). - P47
기존에는 의식이 사유의 중심이었고, 언어는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매체라는 이차적 의미만을 가졌다. - P48
‘고립된 사색인‘ 패러다임의 극복
(전략). 이 패러다임에 따르면 일체의 지식과 도덕성에 대한 적절하고도 근원적인 비판이 가능하려면 우리는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사고를 수행해야 한다. - P49
그런데 이 패러다임에는 한 가지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접근법에서 주체는 필연적으로 객관세계로부터 분리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P49
이제 더 이상 합리성을 개념화하기 위해 주관의 철학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버마스는 이성을 통한 자유의 획득이 있는 곳에 지식은 더 한층 억압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베버의 예언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 P50
베버가 합리화에 내재된 패러독스의 어두운 면에 사로잡혀 있었다면, 하버마스는 같은 것에서 밝은 면을 본다. - P51
요컨대 인간의 합리적 행위는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적 행위로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P52
참고문헌
노성숙(2003). 계몽과 신화의 변증법: 계몽의 어두운 걸림돌. ≪철학과 현실≫, 제59호, 200~212.
이삼열(1996), 하버마스의 삶과 철학의 도정. ≪철학과 현실≫, 제28호, 42~63.
정대성(2015). 언어적 - 서사적 전회의 철학적 함의와 하버마스의대응. <가톨릭철학≫, 24권 0호, 235~258.
Habermas, J. (1984). The theory of communicative action: Reasonand the rationalization of society: Vol I. In T. McCarthy(trans.). Boston: Beacon Press.
McCarthy, T. (1978). The Critical Theory of Jürgen Habermas. Cambridge: The MIT Press.
d‘Entrèves, M. P.(1997). Introduction to Habermas and theunfinished project of modernity: Critical essays on the philosophical discourse of modernity. In M. P. d‘Entrèves &S. Benhabib(eds.). The MIT Press.
Rasmussen, D. M.(1990). Reading Habermas. Cambridge: BasilBlackwell. - P53
07
의사소통을 통해 쌍방 간의 이해를 지향하는 행위
의사소통적 행위의 합리성
의사소통적 행위라고 불리는 합리적 행위는 기존의 합리적 행위들과 어떻게 다른가? - P68
합리적 의사소통 행위는 의사소통을 수행하는 대화자쌍방 간 현재 진행되는 대화 과정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각자가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타당성이 상대방에의해서 승인되거나 혹은 부인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한다. 하버마스의 용어를 사용해 표현하면, 의사소통적 행위의주체들은 행위 과정에서 서로 간에 ‘타당성 주장(validityclaim)‘을 제기한다. - P68
바로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것이 하버마스가 ‘보다 좋은 주장의 힘(force of the better argument)‘이라고 명명하는 아이디어다 - P69
의사소통적 행위의 구조
베버에게서 합리적 행위 유형 전부가 목적합리적 행위로환원되었던 것과 달리, 하버마스는 이와 같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접근을 고집하지 않는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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