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2. 돈의 분배

이제 드디어 매일 사용하는 생활비와 저축을 나누는공정에 들어가겠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생활비 선점방식‘이다.
① 수중에 둘 생활비의 액수를 정해 계좌에 남긴다.
② 남은 수입을 계좌 1과 계좌 2로 나눈다. - P63

내 경험상 만일의 경우가 생길 확률은 10퍼센트 이하이고, 평소처럼 사용할 확률은 90퍼센트 이상이다.  - P64

카드는 용도별로 교통카드(주로 교통비 지불), 생필품카드(주로 식료품이나 생필품 지불) 두개로 나누고 있다.*



* 한국의 체크카드는 카드에 연결된 계좌에서, 본문의 IC 카드는 카드충전금에서 금액이 결제된다는 차이가 있다. - P64

2~3년 동안 이 흐름으로 지내면서 그럭저럭 최적화할수 있었다.  - P66

지나친 이상을 추구하지 않고, 벌어들이는 돈으로 나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으며, 사치스러운 삶을 살겠다는마음을 내려놓으면 생활에 전반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매월 ○원 모으기‘가 아니라 ‘매월 ○원으로 살기‘라고정한다.  - P66

예전에는 여기저기에 돈을 쓰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필요한 것에 필요한 만큼 돈을 쓰는 것이 자유임을 깨달았다. - P67

월초에는 빈약하게,
월말에는 사치스럽게


불필요한 일을 줄이기만 해도 쉽게 돈이 모인다고 크게 느낀 것은 돈 쓰는 타이밍에 관한 구조를 만든 뒤였다. - P68

이 방법은 내가 고안해 낸 것이 아니라 예전에 한 인터넷 기사에서 알게 되었다. - P68

첫째 주

첫째 주는 정리, 청소, 일에 집중하고, 구비해 둔 물품을 사용하면서 생활한다. (중략). 또한 자신이 얼마나 충동적 혹은 습관적으로 불필요한 쇼핑을 하려고 하는지 실감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 P69

둘째 주

둘째 주는 착실히 즐거운 계획을 세우거나 사전 준비를 하는 주간이다. 이 기간을 두면 돈을 쓰는 데 신중해질 뿐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자세히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P70

셋째 주

셋째 주에는 둘째 주에서 자세히 조사했던 하고 싶은 일을 실행에 옮기는 단계다. 이때는 기다렸다는 듯이 돈을 펑펑 쓰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높은 데부터 돈을쓴다. - P71

나는 기본적으로 의류, 신발, 손에 들고 사용하는 물건은 실제 매장에서 보거나 피팅해 본 뒤에 구매하려고한다. 계획을 세우고 사러 갔는데, 아주 가끔 매진인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P72

넷째 주

넷째 주는 드디어 사치하는 기간이다. 사치라고 해도잠시 숨을 고르고 자제하던 구매를 일시적으로 느슨하게 풀어주는 정도다. - P73

참고로 나는 작은 사치를 즐기고 싶을 때 필요한 물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거나 미술 전시를 보러 간다. - P73

내가 일상적인 소비 수준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은 평소 몸의 영양과 마음의 영양을 나누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 P74

‘월초는 빈약하게, 월말은 사치스럽게‘ 규칙에서 마음에 드는 포인트는 돈을 즐기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 P74

또 하나 마음에 드는 포인트는 돈을 쓰지 않는 월초 기간에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 P75

. 월초에는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중순부터 조금씩 쇼핑을 하러 나가거나 차를 마시며 즐기는 시간을 보냈더니 한 달 동안 돈과 시간을 균형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 P75

절약, 절제, 저축에 붙는 말은 인내와 자제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세일 때마다 불필요한 쇼핑을 하거나 점심값은 아껴놓고 편의점에 가서 무심코 디저트를 사는등 쓸데없는 소비가 정말 많다. - P76

저축에 매달려 계속 돈을 쫓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해온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편이 생활의 만족도를 올리는 방법이다. - P77

소비를 줄이는 도구


지출 메모

• 방법: 돈을 쓰면 그때마다 날짜, 구매한 물건, 금액을메모한다.
• 예시: ‘2월 13일, 빵, 1,500원. 이렇게 오늘 무엇에 얼마를 썼는지 알면 된다.
• 요령: 자신의 기억을 믿지 말 것. - P78

사람의 기억이란 꽤 불확실해서 ‘오늘은 돈을 쓰지 않았어‘라고 생각해도 지출해 놓고 까먹을 때가 간혹 있다. 쇼핑은 하지 않았지만, 잠깐 휴식 차 들른 카페가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식이다. - P78

살 필요가 없어진 물건을 메모에서 지워가면 시간을두고 생각해도 필요하다는 확신이 드는 것들만 남는다.
지출 메모도 쇼핑 메모도 특별히 참신한 도구는 아니지만, 굉장히 효과적이다.  - P80

투자가 있어 다행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투자가 있어서 즐거움이 늘었다고 느끼는 중이다. - P81

(전략). 그러나 막상 투자하는 단계가 되니 곧바로 난항을 겪었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일을 앞에 두고 어렵다는 의식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아니면 당시에는 지금만큼 정보가 없었던 탓인지 나 혼자서는 잘되지 않았다. - P82

주변에 주식 매매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흥미는 있었지만, 왠지 나에게는 안 어울린다는느낌이 들어 도전할 용기는 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액이라도 해볼걸 하는 마음이 든다. - P83

돈이나 물건은 누군가에게 주면 그 사람의 것이 되지만, 정보는 여러 사람과 무한히 공유할 수 있다. - P83

주식을 매수할 시드머니를 모으고 주식 매수를 우선하는 생활을 보내면서, 돈을 모으는 방법도 중요하지만돈의 사용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 P84

지금은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를 통한 인덱스 투자로리스크를 분산하고, 스트레스나 무리가 없는 범주 내에서 주로 일본의 우대주(일본에서 주주에게 배당금 외에 추가로 쿠폰이나 상품권 등의 혜택을 주는 주식-옮긴이)나 고배당주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우대 혜택 카탈로그를 받거나 배당금이 들어오는 일은 주식을 사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 P85

돈을 쓰기 전에 머리를 쓴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어떤 일을 하는가? 인터넷 검색부터 하는 사람도 있고, 일단 집에서 나가는 사람도 있으며,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하는 사람도 있다. - P87

낭비가 줄어들지 않을 때는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진 돈에 의지해서 생각을 게을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 - P88

돈을 쓰지 않고 지내는 것은 근력 운동과 같다. 가끔생각났을 때만 하면 충분하지 않고, 매일 조금씩 꾸준히해야 좋은 습관이 생긴다. - P88

0원 데이


0원 데이란 말 그대로 돈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것을 말한다. - P89

"오늘 하루 정도는 돈을 쓰지 말고 지내자"라고 0원데이를 정하면 낭비가 줄거나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아 하루가 충실해진다. - P89

"이번 달은 세 번 정도 0원으로 보낸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하면 애매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막상 실제 0원 데이는 하루밖에 없었는데도 착각할수 있다. - P90

소비·낭비·투자의 구분

지출을 소비·낭비·투자로 구분하기 시작하자 돈을 모으기 쉬워졌다. - P92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돈을 쓰기 전에 ‘전에도 비슷한옷을 사서 두세 번 실패했었지‘라고 깨닫기도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번 구매한 것은 돈으로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구매한 뒤에는 늦는다.  - P93

상상 메모


상상 메모는 ‘저걸 사면 이렇게 될지도 몰라‘라며 자신의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자세히 기록하고 소비 습관을 다듬어 나가는 방법이다. - P94

하지만 실제로 실천해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받아들인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상시 사소한 일이라도 우선 시도하는 자세가 저소비 생활의 요령이다. - P95

이번에 소개한 방법은 모두 돈이 들지 않으니 부담 없이 해보길 바란다.  - P96

돈이 필요 없는 환경

돈에 관해 생각할 때 사람은 환경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96

내가 그곳에 있기만 해도 돈을 쓰게 된다고 느끼는 환경은 다음 두 가지였다.


1. 도보권에 대형 의류 매장, 저렴한 생활용품점, 인테리어 용품점이 입점한 쇼핑몰이 있다. 가장 가까운슈퍼의 상품 가격대가 비교적 비싸다. 근처에 편의점이 많다. 집 근처에 지하철역이 다수 있다.

2. 지방에서 자동차로 생활하며, 외출하면 주로 쇼핑몰이나 식당을 방문한다. 밤낮 가리지 않고 습관적으로인터넷 서핑을 하며, 온라인 쇼핑몰을 애용한다. - P97

극과 극으로 보이는 환경이지만,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 - P98

그리고 가장 큰 원흉은 가볍게 돈을 쓸 때 전혀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기 위해 필요한 대금이라고 인식해서 소비를 남발하는 일이다. - P99

큰돈을 쓰지 않고, 지극히 ‘일반적으로 돈을 쓰기 때문에 이 환경에 몸담고 있던 당시의 나는 ‘사치가 아니야. 필요한 만큼 돈을 쓰고 있는걸‘이라고 생각했다.  - P99

저렴한 비용으로 살아가려면 역 근처나 편리한 장소는 우선 피해야 한다. - P100

그렇다고 지나치게 절약하는 방향으로 가면 월세가저렴하다는 이유로 햇볕도 바람도 들지 않고, 창문으로보이는 경치도 없는 꽉 막힌 주거 환경을 고를 수도 있다. 이러면 역시나 집 안이 답답하고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공연히 외출이 잦아져, 소비를 통해 보상 심리를채우게 된다. - P101

• 상사와 뜻이 맞지 않다→어떤 상사라면 함께 일하고 싶을까?

• 야근이 길어서 불만이다→어느 정도의 시간을 일하면 괜찮을까?

이렇게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일하고 싶은 직장의 이미지가 점점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 P103

저소비 생활은 단순한 절약 생활이 아니다. 자신이 마음 편히 지낼 주거 환경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기분 좋게 생활한다는 것은 저소비생활의 최강 키워드다. - P106

단지 절약하는 것만으로는마음이 충만한 생활이 되지 않는다. 나의 감각을 우선하는 것이 주거에도 중요하다고 크게 느낀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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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대화랑의 끝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로버트 랭던은 현기증을 느꼈다. (중략).
남자용 문을 열고 들어간 랭던은 화장실의 불을 켰다.
화장실은 비어 있었다. - P102

두려움에 가득 찬 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소피 느뵈가 들어왔다.
"오, 하느님! 다행스럽게도 여기로 왔군요. 우린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 P102

하지만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소피 느뵈가 정직하게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이 메시지에 반응하지 마세요. 그냥 조용히 듣기만 하세요. 당신은 지금 위험에 처해 있어요. 제 지시에 따라 그대로 움직이세요." - P103

"파슈가 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당신을 점찍고 있거든요."
소피는 랭던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 P103

 비밀 감시작업이란 경찰이 용의자를 범죄 현장으로 조용히 불러 인터뷰하면서, 용의자의 신경이 불안정해져 실수로 자신이 범인임을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속임수였다.
"당신 재킷의 왼쪽 주머니를 보세요. 경찰이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 P104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추적 장치예요. DCPJ가 모니터하는 GPS 위성으로 그 위치를 끊임없이 전송하는 거죠. 사람들의 위치를 모니터할 때 그 장치를 써요. 지구 어디에 있든 60센티미터 범위 내 위치를 알려주니까요. 경찰이 당신에게 목줄을 매어 둔 거나 마찬가지예요. 호텔로 당신을 데리러 간 요원이 방을 나서기 전에 그 주머니에 슬쩍 떨어뜨렸을 거예요." - P104

소피의 올리브색 시선은 예리했다.
"그 추적 장치에 대해서는 일부러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파슈가 보는 앞에서 당신이 주머니를 뒤질까 봐 걱정되었거든요. 당신이 그것을 찾아냈다는 것을 파는 모를 거예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랭던은 알 수 없었다. - P105

랭던은 아찔했다.
"파슈는 왜 내가 자크 소니에르 씨를 죽였다고 믿고 있는 겁니까?" - P105

소피의 목소리가 속삭이는 것처럼 낮아졌다.
"불행하게도 당신이 본 것은 메시지 전체가 아니에요. 거기에는 한 줄이 더 있었어요. 파슈가 사진을 찍고 나서, 당신이 오기 전에 넷째 줄을 지워 버린 거예요." - P106

13-3-2-21-1-1-8-5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
오, 불구의 성인이여!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 - P107

13


랭던은 몇 초간 마지막 줄에 적힌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라는 문구를 의아하게 응시했다. (중략).
"이제 이해하시겠어요? 파슈가 오늘 밤 왜 당신을 여기로 불렀는 지를요. 그리고 왜 당신이 파슈의 일급 용의자인지를요." - P108

랭던은 더듬거렸다.
"이건 말도 안 돼. 난 알리바이가 있소. 강의를 끝낸 후에 곧장 호텔로 돌아갔어요. 호텔 직원에게 물어보면 알 겁니다." - P109

소피의 두 눈이, ‘증거가 없다고요? 라고 말하듯 커졌다.
"랭던 씨, 당신 이름이 시체 옆 바닥에 적혀 있었어요. 또 소니에르씨의 수첩에 살인이 일어난 그 시간쯤에 당신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고요. 파슈는 당신을 구금해서 심문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 아니 그이상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거예요." - P109

"그 메시지는 경찰을 위한 것이 아니었어요. 소니에르 씨는 나를 위해 쓴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경찰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소니에르 씨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숫자 코드는 아무 의미도 없는 거예요. (후략)."
랭던은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P110

소피는 힘없이 말했다.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 그 특별한 스케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다 빈치의 작품이에요. 오늘 밤 소니에르 씨는 제 주의를 끌기 위해서 그 그림을 이용한 거예요."

"잠깐만, 지금 관장이 당신이 좋아하는 예술작품을 알고 있었다고말하는 겁니까?" - P111

소피의 눈에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있었다.
"잘 알았죠. 자크 소니에르 씨는 제 할아버지세요." - P112

14

"랭던은 어디에 있나?"
지휘본부로 다시 돌아온 파슈가 마지막 담배 연기를 뿜어내면서 물었다.
(중략).
"아직도 시간을 끌고 있군."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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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도시는 보랏빛 안개에 잠겼다. 공원 나무 사이로 따뜻한 봄바람이 불었다. 두 사람은 공원을 지나서 리의 집으로 걸어갔다. 때로 웃다가 지쳐서 걸음을 멈추고 서로 몸을 기댔다. - P73

일요일 밤, 앨러턴은 리의 아파트에서 저녁을 먹었다. 리가 닭 간을 요리했다. - P74

 조 기드리는 젊은 남자와 함께 있었다. 젊은 남자는 군대에서 받은 정신과 상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드리가 물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얻은 게 뭐야?" 기드리가 물었다. 목소리에 짜증과 경멸이 배어 있었다. - P74

"나한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는 걸 알았죠. 우리 어머니를 사랑하는 걸 알았어요."
"얘야, 어머니를 사랑해?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 - P75

기드리가 물었다. "그놈이랑 잤어?" 그 말에 기드리의 젊은친구가 충격을 받은 듯했다.
"천만에. 난 더 큰 물고기를 낚았어." 리는 앨러턴을 흘깃 보았다. 앨러턴은 메리가 한 말에 웃고 있었다. - P76

5장


리는 월요일 아침 11시에 국립 전당포에 가서 카메라를 찾아오기로 앨러턴과 약속했다. 정확히 11시에 앨러턴의 방에 와서 앨러턴을 깨웠다. 앨러턴은 부루퉁했다. 다시 잠들려 했다. 결국 리가 입을 열었다. "자, 지금 안 일어나면......" - P77

카메라를 되찾느라 온종일을 보냈다. 전당표도 앨러턴이 잃어버리고 없었다. (중략). 리는 미끼로 200페소를 더 꺼내 보였다. 결국 이자와 이런저런 비용을 더해 모두 400페소를 냈다. - P78

리가 말했다. "나도 월러스 행정부처럼 생산하지 않는 데에 장려금을 주지. 오늘 일하지 않으면 내가 20페소를 줄게."  - P78

리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앨러턴을 가지 못하게 하려고, 이튿날 약속 잡을 핑계를 만들려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어떻게든 가라앉히려고 애썼고, 앨러턴은 그런 리를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앨러턴이 떠났다. 리는 병으로 쇠약해진 사람처럼 의자 등받이에 등을 대고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 P79

바텐더가 리 앞에 샌드위치를 놓았다. 리가 물었다. "어? 이게 뭐야?"
"주문하신 샌드위치요."
"아, 그래." 리가 샌드위치를 몇 입 베어 물고는 물을 마셔서목으로 넘겼다. 바텐더에게 소리쳤다. "조, 장부에 달아 둬." - P79

사실들을 꼼꼼 살피려 애썼다. 앨러턴은 상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퀴어가 아니었다. 리의 애착이 앨러턴을 자극했다.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대개 그러듯, 앨러턴은 누가 자기 시간을 뺏으려 하면 분개했다. 친한 친구도 없었다. - P80

리가 결심했다. ‘여기를 떠나야지. 다른 데로 가자. 남아메리카 파나마‘ 역으로 가서 베라크루즈로 가는 다음 열차 시각을 확인했다. 밤차가 있었지만 표를 사지는 않았다. - P81

리는 톰 웨스턴의 살림집으로 올라갔다. 메리와 앨러턴은거기 있었다. - P81

잠들었던가 보다. 메리와 앨러턴은 가고 없었다. 톰 웨스턴이 뜨거운 커피를 주었다. 리는 커피를 마시고 일어섰다. - P81

일어나서 면도를 하니 기분이 나아졌다. 롤빵과 커피도 먹고 마실 수 있었다. 담배를 피우고 신문을 읽으면서 앨러턴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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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생활비를 다시 점검하고 싶어"
"돈을 모아서 일상과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P7

나는 현재 한 달에 월세 포함 약 70만 원(7만 엔)으로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 P7

원래 회사를 다녔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 있는 사이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것을 느꼈다. 내게 맞는일과 생활 방식을 모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게 됐다. - P8

내가 첫머리에서 전하고 싶은 바는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살아가는 일 = 인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 P8

내가 깨달은 답은 이렇다.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살아가는 일제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라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 P9

내가 어떤 부분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정말 좋아하는 요소에 가닿을 것이다. - P11

이 책에서는 돈의 사용과 관리 방법, 의식주와 관련된생활습관과 사고방식까지 내가 스스로 만족스러운 상태를 추구하며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어낸 저소비 생활 방식을 소개하려 한다. - P11

제0장

저소비
생활
이란?


억지 노력이 없는 삶


(전략).
이렇듯 노력하지 않는(노력할 수 없는) 프리랜서로 살아온 지도 벌써 5~6년이 지났다. 이 자유롭고 적당한 생활은 저소비로 살고 있기에 가능하다. 돈이 많이 필요한고소비 생활을 했다면 30대 중반이나 되어 이처럼 도전적인 일을 해볼 마음조차 들지 않았을 것이다. - P22

현재 나의 본업은 유튜브 채널 운영이고, 남는 시간에낮잠, 독서, 산책을 하거나 미술관에 간다. 이따금 보유한 주식을 살피기도 한다. 국내 여행을 자주 가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생활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 P23

최근 어느 달의 생활비를 대강 소개하자면 이렇다.

• 월세 약 50만 원
• 수도·전기·가스·통신비 약 8만 6,000원.
• 식비 약 3만 9,000원
• 교제·오락비 약 2만 8,000원
• 옷·생필품비 0원
→합계 약 65만 3,000원 - P24

월세나 통신비는 집에서 유튜브 녹음 작업을 안하면 더 줄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과도한 스트레스 없이 살기 위한 생활비는 이 정도다. - P24

지금의 생활 방식에 이르기까지 방황한 시기를 나는 ‘유랑민 시대‘라고 부른다.
당시 평균적인 한 달 지출액을 꼽아보면 대략 다음과같았다.

• 월세 약 60만 원
수도·전기·가스·통신비 약 15만 원
・식비 약 20만 원
• 교제·오락비 약 30만 원
옷·생필품비 약 5만 원
•용도 불명 30만~50만 원
→합계 약 160만~180만 원

마지막 금액이 중요한데, 무엇에 돈을 썼는지 모르는 용도 불명의 돈이 항상 발생했다. - P25

노력하면 좋아지겠지교

예전에는 일단 회사에 들어가서 계속 일하다 보면 경제적으로 불안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열심히 하면반드시 보답이 오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 P26

수입이 많은 것보다 수중에 많이 남기는 것이 중요한데, 당시의 나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 P27

실질적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가 되지 않으려면 실제 돈의 흐름을 차분하게 되짚어 봐야 한다. - P27

또 하나 저소비 생활을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노력하면 좋아지겠지교‘에서 눈을 뜬 계기는
‘회사원이어야 한다‘, ‘집단에 속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 P28

숨만 쉬어도 돈이 줄어든다는 불안


세상에는 온갖 정보가 넘쳐나서 나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가기란 여간 쉽지 않다. 주위의 의견에 휩쓸릴 위험도 많아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기도 버겁다. - P29

그렇다면 이직하지 말고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면 될것 같지만, 침착하게 회사를 고르지 못하고 무직인 상태에서 줄어드는 잔고를 보는 것이 불안→들어갈 수 있는 회사에 우선 입사→마음에 들지 않아 빠르게 퇴사→일이 없는 기간이 또 불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런 악순환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 P30

잘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끼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을 무리해서 하면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 P31

학교나 회사 같은 소규모 집단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자기가 지내는 환경이 세상의 표준이라는 착각에 빠질수 있다.

‘남들과 다르면 미움받을 것 같아?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 뒤에서 수군대지 않을까?" - P32

그때의 나를 스마트폰에 비유하자면 본체는 64GB인데, 나와 맞지 않는 환경의 규칙, 즉 ‘이 동네 상식 앱‘이 30GB 이상의 메모리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 P33

이럴 땐 클라우드를 결제해서 데이터 보관 장소를 확보하고, 보조 배터리를 구매해 항상 휴대하는 식으로 돈과 수고를 들여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 P33

미나토구가 세계의 표준이 아닌 것처럼 또 다른 세계도 있는 법이다. 아니, 다른 세계가 훨씬 더 넓다. - P34

나는 강인하지도 멋지지도 않다


현재의 내 모습이 적당히 마음에 들면 쓸데없는 돈을들이지 않아도 된다. 배가 불러서 만족하면 더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 P34

돈과 생활의 관계는 ‘수입 안정→생활 안정→내면 안정‘, 즉 안정된 수입이 안정된 생활을 만든다는 견해도있다. 반대로 ‘내면 불안정→생활 불안정→수입 불안정,즉 불안정한 내면이 불안정한 생활을 만든다는 시각도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일리 있다고 본다. - P35

나도 아직 수행 중이지만, 항상 유념하는 바가 있다. 뭐든지 내가 지금 갖고 있다‘는 전제를 두는 것이다.  - P36

예전의 나는 스스로를 좋아하기 위해 부족한 점을 집요하게 찾아내서 고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지금은 나 자신을 그리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 P37

‘~을 하면 ~처럼 될 것이다‘는 환상은 빨리 내려놓고, ‘이런 나라도 좋아‘라는 여유로운 마음을 찾자. - P37

다음 장부터는 내가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겪어온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저소비로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 P38

제1장

돈을
정리
한다



몰라서 불안해진다

안락하다고 느껴지는 생활을 실현하려면 도대체 얼마가 필요할까? 필요한 만큼 저금하려면 일을 얼마나해야 할까? 구체적으로 금액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생활 및 돈과 관련된 불안이 심해질 뿐이다. - P47

• 실제 생활비의 예시
월 120만원 x 12개월
= 1년 동안 필요한 돈 1,440만원

• 이상적인 생활비의 예시
월 100만원 x 12개월
= 1년 동안 필요한 돈 1,200만 원 - P48

지금까지 흘러가는 대로 살면서 도쿄 23구부터 산으로 둘러싸인 지방까지 다양한 지역을 거쳤다. 월세의 차이는 있지만, 총생활비는 (1인 가구인 나의 경우) 별로 변하지 않았다. - P49

생활비, 즉 어디에 살고 있어도 들어가는 최소한의 생활비를 파악하고 있으면 이직하거나 이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줄고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 P49

내 생활비와 소지품이 많지 않은 것도 스스로 변화에맞춰 물건을 정리하고, 주거 환경을 바꿔온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 P50

(전략). 또한 일본의 전기·가스는 민영이므로 계약 회사와 요금제를 자주 점검해서 각 회사의 전환 행사를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다. - P51

통신비는 거의 와이파이 이용료다. 좀 비싼감이 있지만,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년 묶음‘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어 아쉽다. - P52

식비는 일반적으로 슈퍼에서 사는 채소, 달걀, 과일값이다. 쌀, 된장과 멸치 등의 건어물처럼 기본적인 식재료는 고향에 세금을 납부하고 받은 답례품이므로 여기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 P52

저축이 먼저가 아니라
생활비가 먼저다


절약이나 저축 이야기를 할 때 많이 추천하는 방식이수입에서 먼저 저축분을 빼두는 ‘선저축‘인데, 내 생활에는 맞지 않았다.  - P53

. 내가 여러가지 저축 방법을 시도하면서 선저축 방식에 들었던 의문을 꼽아보겠다.
첫 번째는 수입에 따라 생활 수준이 오르락내리락한다는 점이다. - P53

두 번째는 여유가 생겨도 그만큼 써버리기 쉽다는 점이다. - P54

야근수당이 많으면그만큼 출근 전에 기운을 내기 위한 모닝커피 비용, 휴식을 위한 과자나 술값, 연이은 야근에 지쳤을 때의 외식비로 썼다. - P55

자신의 생활비 기준을 스스로 정해서 생활하게 되면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기 위해 생활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 P56

나의 고정비와 변동비

나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각각 파악하고, 지출하기 쉽게 대략 다음과 같은 지출 방식으로 분배하고 있다. - P57

• 집세 등 생활의 필수적인 고정비는 내가 노력해도 금액을 바꾸기 어려운 부분
→계좌이체

• 식비 등 생활의 유동적인 변동비는 내가 노력해서 금액을 바꾸기 쉬운 부분
→현금으로 지출 - P57

만약 회사 사람들과 가끔 있는 술자리 비용이라면 ‘내 노력으로 바꾸기 어렵다‘에 들어가겠지만, 친구와 차를 마시는 비용이라면 ‘내 노력으로 바꾸기 쉽다‘에 들어간다. - P58

과연 ‘지금 생활에 들어가는 돈= 정말로 생활에 필요한 금액‘일까? 이를 확인하려면 자기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지출을 살펴봐야 한다. - P59

나의 지출관리 루틴

내가 ‘정산 작업‘이라고 부르는 매달 지출 관리 루틴을소개하겠다. - P59

②가 꽤 중요한데, 여기에서 과소비가 있으면 "앞으로 소비를 자제할 수 없을까?", "묶음으로 구매한 다음 조금씩 사용하는 편이 나은가?", "대체품은 없을까?"와 같이앞으로의 쇼핑 계획도 함께 세운다. - P61

지출을 줄이고 싶을 때는 물론이고, 다음 달에 돈이 많이 들어갈 일이 있을 때도 이 정산 작업에서 예산을 정해두면 매달 무계획적인 지출이 줄어들어 조절하기쉽다. - P61

STEP 1 - 부가 작업 ② 저축 금액 기록


가계부에 매월 저축액이나 투자액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지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낭비를 없애고그저 참아야만 한다면 힘들지만, 저축이나 투자한 금액이 쌓이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는 저축 기록이 있으면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될 수 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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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이세요! 사사키 선배는 엄연한 동아리원이니까언제 와도 괜찮아요."
"그런가.....?"
"물론이죠." - P49

강의 시간 내내 사사키는 구리하라에게 받은 A4용지 다발을 들여다보았다. 교수가 장황하게 잡담을 늘어놓는 걸로 유명한 강의라서 사사키뿐만이 아니라 여러 학생이 다른 공부를 하거나 말뚝잠을 자는 등 자유 시간으로 활용했다. - P50

눈속임 그림.....

그 말을 듣자 사사키의 머릿속에서 불꽃이 번쩍 튀었다.
혹시 유키가 그린 ‘미래 예상도‘는 눈속임 그림 아닐까. - P50

아내가 죽고 몇 년 후, 렌은 유키가 그린 그림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아닐까. - P51

③ ‘어른(여자)‘ 그림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리면,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중력에 따라 아래로 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중략). 서 있는 여자가 누웠다고 해서 뭐가 어쨌다는 말인가. - P51

어쩌면 그림에 매겨진 번호는 그림을 겹치는 순서 아닐까 - P52

그때 갑자기 구리하라의 말이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그 번호가 축이에요."
"그 번호가 축이라는 걸 기억해두세요."

번호가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다……………. 그 정도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구리하라는 왜 뻔한 사실을 강조하듯 두 번이나말했을까. - P53

사사키는 ① ② ③ 이 같은 위치에 오도록 그림을 겹치고,
번호를 축으로 그림 세 장을 조금씩 회전시켜보았다. 어딘가에서 그림 세 장이 딱 겹치기를 기대하면서.
하지만 결과는 또 실패로 끝났다. - P54

안 그래도 규모가 작은 데다, 사사키가 속한 기수가 취업활동에 나서서 동아리가 아주 썰렁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구리하라가 약간 딱해 보였다. - P55

"그림 다섯 장은 원래 도화지에 그려졌어요. 그걸 렌이 사진으로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고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진만 봐서는 그림의 원래 크기를 모른다는 거예요. - P56

"네. 사사키 선배 말대로 번호가 같은 위치에 오도록 그림을 겹치면, 그림은 완성돼요. (중략). 우리 추리가 옳다면………… 즉, 번호가 그림을 연결하는 축이라면, 원래는 동그라미가 전부 같은 크기였다고 봐야 자연스럽겠죠." - P58

"모르시겠어요? 그림 다섯 장에는 ①에서 ⑤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어요. 겹치는 순서를 나타내는 번호겠죠. 즉, 순서가 다르면 눈속임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 P59

"(전략).
①이 매겨진 아기 그림은 제일 아래에 두는 배경. 그 위에② 할머니 그림을 겹치고, 마지막으로 ③ 어른(여자)을 놓는거죠. 시험 삼아 이 세 장으로 해볼게요." - P61

완성된 ‘눈속임 그림‘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그림 세 장의 비밀‘, 유키가 남긴 그림의 수수께끼. 그것.......
"믿기지 않네…………. 이럴 수가......" - P62

할머니는 기도하는 게 아니다. 역아 상태인 아기의 다리를붙잡고 아기를 엄마 배 속에서 끌어내는 중이다. 할머니가 입은 흰옷도 기도복이 아니라, 의료 종사자가 입는 유니폼이다. - P62

이건 시체를 표현한 게 아닐까.

"설마, 이 그림은......."
"네."

!아기는 간신히 구했지만, 유키는 수술 도중 사망했습니다. - P64

하지만 그게 아니다. 이 그림은 유키가 죽기 전에 그려졌다.
유키는 출산을 앞두고 자기가 죽는 그림을 몰래 그려둔 셈이다. - P64

"어처구니없는 가설 같아요? 역아 상태인데도 무리하게 자연 분만을 권한 건 병원 측이에요."

(중략).

"그 말에 따른 결과, 유키는 난산으로 고생하다 목숨을 잃었죠. 유키의 죽음은 병원 측에서 설계한 계획 살인이었다…고도 할 수 있어요." - P65

"렌이 블로그에 쓴 글이 사실이라면, 유키는 예전에 무슨죄를 저지른 거예요. 내용으로 추측건대 결코 가벼운 죄는 아니겠죠."
고?"
"그럼 병원 측에서 유키를 죽이려 한 건・・・・・・ 복수하려?" - P66

동아리방을 나선 두 사람은 학교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헤어질 때 구리하라가 말했다.

"사사키 선배. 취업 준비하느라 바쁠 텐데 오늘 시간을 많이 빼앗아서 죄송해요." - P67

"눈속임 그림・・・・・・ 그러고 보니....." 사사키는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다.
아까 구리하라는 그림 세 장의 비밀을 해명했다.
하지만 그림은 전부 다섯 장. 따라서 두 장이 남았다.  - P69

손을 잡고 걷는 아버지와 아이의 그림.
‘이것은 두 번째 미래 예상도…………….?
(중략).

사사키는 당장 구리하라를 만나 그의 해석을 듣고 싶었다.
(중략).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구리하라와 만나지는 못했다. - P70

제2장

집을 뒤덮은
안개 그림


곤노 유타

곤노유타의 아버지인 다케시는 3년 전 겨울에 죽었다.
당시 세 살이었던 유타는 그게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 P73

3년 전 여름…………… 아버지가 죽기 몇 달 전이었다. 그날 유타는 아버지를 따라 성묘하러 갔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공동묘지였다. 땡볕이 내리쬐는 푸른 하늘 아래, 밀짚모자를 쓴 유타에게 아버지가 다정한 목소리로 뭐라고 말했다. - P73

곤노 나오미

곤노 나오미는 어두운 기분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대파 껍질을 벗기고 식칼로 채 썬다. 그러는 동안에도 옆방에 신경을 집중한다. 거실은 조용하다. - P74

‘어린아이의 호기심은 무한대입니다. 낙서는 소중한 자기표현 방법 가운데 하나고요. 야단치면 안 돼요‘라고 예전에 읽은 육아서에 적혀 있었다. 저자는 자기 소유의 단독주택에 산다는 모양이다.
"월셋집에 살아도 그딴 소리를 할 수 있겠어?" ...………나오미는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 P75

‘나도 어렸을 적에 부모님한테 야단맞으면 저런 표정을 지었으려나.‘
나오미는 평소보다 상냥한 목소리로 "엄마, 화 다 풀렸어.
자, 같이 밥 먹자" 하고 웃으며 말했다. - P76

밥을 먹고, 유타를 씻기고, 유타를 재우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갠 후에야 나오미는 겨우 한숨 돌렸다 싶었는데 어느덧11시였다. (중략). 이제는 젊지 않다. 앞으로도 혼자서 저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 P76

진학, 수험, 취직……. 인생의 분기점이 차례차례 다가올때마다 만족스럽게 돈을 내어줄 수 있을까. 유타를 지켜줄 수있을까. - P77

덧붙여 두려운 건 미래만이 아니다. 요즘 나오미에게는 커다란 걱정거리가 있다.

‘스토커가 있다.‘ ………… 이틀 전 밤에 처음으로 그런 느낌이들었다. - P77

"다케시가 있었다면……………."
나오미는 방구석에 있는 작은 불단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헛된 공상이지만 매일 밤 그런 생각을 한다.  - P78

"이봐요 나, 이 슈퍼 단골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불친절하게 대응하면 또 오고 싶겠어요?"
물건을 담아주는 순서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나이든 여자손님은 5분 가까이 나오미를 들볶았다.
"당신, 고객 서비스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겠네. 이름표 보여줘요. ‘곤노‘ 씨라. 나중에 슈퍼에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하겠어요. 기분 다 잡혔네!" - P79

"요네자와 씨, 고생 많으시네요.
"곤노 씨도 고생 많으십니다! 둘 다 매일 바쁘네요, 바빠."
"네, 정말로요."
"맞다 다음 달에 저희 집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건데,
괜찮으시면 유타랑 놀러 오세요! ‘요네자와 소‘를 다 못 먹을 만큼 준비할게요!" - P80

요네자와의 아내는 현재 말기 암으로 입원 중이라고 들었다. 이번 달 말에는 퇴원해서 재택 돌봄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집마다 다양한 사정이 있는 법이다.
다들 괴로워도 밝게 살고 있어, 나도 힘내야지나요미는 조금이나마 좋은 기운을 받은 기분이었다. - P81

보육사 하루오카가 퍼즐과 눈싸움을 하는 유타에게 말했
다.
"저기, 유타 군. 선생님이 엄마랑 할 이야기가 있는데, 잠깐만 혼자 기다릴 수 있을까?" - P82

"유타 군 말인데요. 요즘 집에서 달라진 점은 없나요?" - P82

"오늘 오후 수업 시간에 그림 그리기를 했거든요. 곧 어머니 날이잖아요. 그래서 선물로 드릴 ‘엄마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어요. 그런데…………. 어, 이게 유타 군이 그린 그림인데요.
건네받은 도화지를 보고 나오미는 흠칫 놀랐다. - P83

(전략), 기묘한 건맨선 윗부분이다.
제일 위층의 한가운데 집을 회색 크레파스로 떡칠해놓았다.
거기는 나오미와 유타가 사는 집이다. - P84

"다만………… 이건 제가 부족한 탓인데요. 아이들이 각자 어떤 순서로 그림을 그리는지까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유타 군의 그림이 이상하다는 건 그림이 완성되고 나서야 알아차렸어요. 그래서 유타 군이 어떤 경위로 여기에 회색을 칠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 P85

"실은 아까 유타 군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말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말하기 싫다고요......?" - P86

"유타 군도 왜 야단맞았는지 제대로 이해했고요?"
(중략).
"그럼 그게 원인은 아닐 거예요. 여기……………."
(중략).
"엄마 얼굴을 아주 예쁘게 그렸잖아요. 야단맞은 걸 마음에 담아두었다면 이렇게는 안 그리겠죠." - P87

"이 글씨, 유타가 쓴 건가요?"
"그런데요."
"어느 틈에 한자를……………."
"실은 지난주에 다 함께 자기 이름을 한자로 쓰는 연습을했거든요.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니까 슬슬 한자 공부에 대비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요." - P88

어린이집을 나서자 하늘은 저녁놀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배고파" 유타가 중얼거렸다. 나오미도 허기가 졌다. 하지만 오늘은 집안일을 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 P89

"엄마, 뒤에서 차가 와."
"알아. 돌아보면 안 돼."
"왜?"
"안 된다면 안 돼."
지면에 스치는 타이어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렸다. - P90

조심조심 입구를 돌아보았다.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유리문 바깥이 희미하게 밝다. 자동차 전조등 불빛이다. (중략).
엘리베이터는 이제 4층을 지났다. 관리인실로 도망칠까 싶기도 했지만, 비상주 관리인이라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다는게 생각났다. 도망칠 곳은 없다. - P91

반쯤 닫힌 문 틈새로 나오미는 똑똑히 보았다. 유리문 밖에서 있는 사람을.
회색 코트를 입었다. 후드를 덮어써서 얼굴을 감췄지만, 체격으로 보건대 남자가 분명했다. - P92

복도를 걸으며 유타에게 말을 걸었다.
"유타, 갑자기 막 뛰어서 미안해. 땀 났지? 집에 가면 바로씻자."
"그 전에 유튜브 보고 싶어."
"응? 씻고 나서 보면…………."
그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찜찜한 기척이 느껴졌다. - P92

그때 나오미는 퍼뜩 깨달았다. 아까 유타가 했던 말………………
"에이, 6층까지 걸어가려면 힘든데." - P93

냉정함이 차츰 돌아오자 가슴속에서 위화감이 부풀어 올랐다. 남자는 무엇 때문에 숨어서 기다린 걸까…………? 나오미와 유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집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으니 그사이에 덮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95

남자는 두 사람이 어느 집으로 들어가는지 확인한 것이다.
"집을⋯⋯⋯ 들켰어...………."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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