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쉬면 오히려 책을 안 읽는다.





주의력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 뇌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주변에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뇌가 그 모든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 P12

우리의 주의력 시스템은 매일 밤낮으로 활동한다. 혼잡한 커피숍에서 우리는 컴퓨터 화면과일에 주의를 집중한다. 그럴 때 옆자리의 대화나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나는 소리는 작게 들린다. - P12

 혼잡한 길을 건널 때는 인도를 걷는 사람들, 깜박이는 횡단보도 신호등, 차들의경적 소리 등 수백 가지 방해 요소들이 있는데도 우리를 향해 지나치게 빨리 달려오는 차를 알아차린다. - P13

우리 연구진은 사람의 뇌가 주의를 기울이는 원리를 연구하기위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전기생리학적 기록, 행동 과제등의 첨단기술을 사용한다. 사람들을 실험실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가기도 한다. - P13

우리 팀은 수십 차례의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쳐 전문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우리가 알아낸 사실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주의력은 강하다.
(중략)
둘째, 주의력은 취약하다.
(중략)
셋째, 주의력은 훈련이 가능하다. - P13

우리는 주의력의 위기를 겪고 있다. 피곤하고 고갈되어 있으며, 인지 안개를 경험하고, 효율과 성과가 낮은 상태로 살아간다. 이 위기는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 P14

우리가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서 주의력이 진화한 거라면, 지금이야말로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다.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콘텐츠는 지나치게 시끄럽고, 지나치게 빠르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끈질기다. 우리는 이렇게 폭발하는 정보를 수용할 뿐 아니라 그 정보에 기꺼이 참여한다. - P15

우리는 "플러그를 뽑아라"라는 충고를 자주 듣는다. 휴대전화와 "결별하라"는 말도 듣는다.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집중해서 일하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그런 싸움을 견디지 못한다. 우리는 일군의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심리학자들이 설계한 알고리즘보다 더 똑똑해질 수 없다. - P15

 인공지능은 사람들을 담배연기 자욱한 카지노의 슬롯머신 앞에 몇 시간이고 앉혀두는 것(사람들은 앞에 동전을 한가득 쌓아놓고 넋 나간 얼굴로 앉아 있다)과 똑같은 방식의 강화를 활용한다. - P15

 사실 우리의 주의력은 너무나 잘 작동하고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컴퓨터 프로그램들로 그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우리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우리의 주의력이 아주 잘 작동하기때문이다. - P16

기원전 5세기에 손자가 지었다고 알려진 고전 병법서 《손자병법》은 우리가 대등한 상대와 겨루고 있지 않을 때, 다시 말하자면 힘과 작선 모두 얼세일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백 번의 전투에서 백 번 이기는 것은 최고의 병법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병법이다.⁶ - P16

. 우리는 우리의 주의를 붙잡으려고 기를 쓰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련한 수영선수가 바다의 거대한 힘을 알고 옆으로 비켜서 안전하게 수영하는 것처럼, 우리도 신호를 읽어낼 줄알아야 한다. - P17

당신의 주의가 궤도를 이탈했음을 알려주는 갑작스러운 신호들을 생각해보라. - P17

 당신은 시간제한이 있는 앱을 실행해서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접속을 제한한다. 이럴 때는 "시간을 모두 사용하셨습니다"라는 알림이 신호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부의 신호들이 온종일 반복적으로 당신을 찾아올 때쯤이면 당신은 이미 주의력이 고갈되고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뒤다. - P17

 주의력 저하는 언제나 인류의 고민거리였다. 420년에 이미 중세 수도사들이 "오롯이 신만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라고 불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⁷ 그들은 점심 식사 생각이나 섹스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  - P18

그들의 뇌는 왜 주인의 말을 안 들었을까? 심지어 그들은 가족과 관계를 끊고 재산까지 포기한 수도사였다. 세속적인 관계를 끊으면 잡념도 사라져서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 방법은 효과가 있었을까?  - P18

설사 우리가 요술봉을 한번 휘두르면 모든 첨단기술이 사라지고 밤늦게까지 번쩍거리는 노트북 컴퓨터와 시도때도없이 진동하는 휴대전화가 없어진다 해도 갑자기 집중이 질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를 찾아내서 그 정보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 마음의 본성이다.⁹ - P19

 문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매 순간 우리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는가를 알려주는 단서가 없다. 이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 - P19

우리는 사람들이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보려고 연구를 거듭했다. 우리가 얻은 결론은 이렇다. 그런 환경은 없다! 우리는 실험의 범위를 점점 좁혀봤지만, 참가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100퍼센트 집중을 유지하는 환경은 없었다. - P20

잠시 쉬면서 점검해보자. 이 책의 첫 문장에서 나는 당신이 내가 하는 이야기의 50퍼센트는 놓칠거라고 말했다. 당신은 그 말을독서에 더 집중하라는 도전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얼마나 집중해서 읽었는가? - P20

이런 행동은 누구나 한다. 우리가 집중을 더 잘하기로 마음먹는다고 해서 집중이 더 잘되지는 않는다. 주의력이 어떻게 작동하며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를 내가 당신에게 아무리 자세히 설명하더라도, 당신이 집중하려는 동기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당신의뇌가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을 의지의 힘만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다. - P21

나는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온갖 방법을 다 신험해보았다. 뇌를 훈련시키는 앱도 써보고,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음악, 심지어 첨단과학 제품인 빛과 소리가 나오는 헤드셋도 사용해봤다. - P22

우리는 항상 시간 여행을 한다. 시간 여행은 무척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간 여행을 더 많이 떠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주의력은 어떤 기억을 통해 과거로끌려가고, 그 기억 속에서 반추umination (잘못된 일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계속 생각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 - 옮긴이)의 고리에 갇힌다. - P23

 이 책에서도 그런 연구와일화들을 소개하겠지만, 여기서는 결론으로 바로 넘어가서 억만금이 걸린 질문에 답해보자. 그래서 효과가 있었을까? 마음챙김 훈련으로 주의력을 보호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는가?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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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가 계급투쟁에 관해 쓴 저서 중 가장 유명하고 역사에크게 영향을 준 것이 『공산당 선언(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이다. - P233

그러나 1848년 유럽 각지에서 혁명이 일어나며 이 체제는 붕괴된다. 그리고 이때 각국의 혁명가가 모여 공산주의자 동맹을 발족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도 그 구성원이었는데, 동지들로부터 동맹의 매니페스토(공약)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쓴 것이 『공산당선언』이다.  - P234

헤겔의 변증법은 어떤 내용일까?
(중략)
A라는 주장이 있고 그에 대립하는 B라는 주장이 있다. ‘테제(정)‘와 ‘안티테제(반)‘다. 그 A와 B가 충돌해 C라는 새로운 입장이 나온다. 이것을 ‘진테제 (합)‘라고 한다. - P236

헤겔의 변증법을 이해하는 예로서 알기 쉬운 것이 생명현상이다. 꽃봉오리에서 꽃이 핀다. 그렇다면 꽃봉오리는 무엇인가? 봉오리는 봉오리다. 하지만 봉오리는 꽃이 된다. 즉 봉오리 자신에 봉오리가 아니라는 부정이 들어 있다.  - P236

헤겔은 이 생각을 인간의 역사에 대입했다. 역사란 무엇인가?
그것은 이성과 자유가 실현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경사가 일정한 비탈길을 오르듯, 이성과 자유가 착착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 P237

마르크스는 기본적으로 헤겔의 역사관을 이어받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디에서 왔는가? 
(중략) 즉 봉건사회는 하나의 체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속에 기존 체제를 부정하는 요소를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 - P237

 그리고 봉건사회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부르주아 계급을 만들어낸 것과 같이, 부르주아 사회도 그것을 부정하는 존재, 즉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자신 안에 키우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이다. - P238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끊임없이 다투는 세상이었다. 얼핏 보면 많은 것들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억압해온 것은 변하지 않는다. - P238

. 따라서 여태까지 쌓여온 인간사회의 역사는 ‘전사(前史)‘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지배 없는 사회가 등장해 진정한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 P239

이렇게 『공산당 선언』을 보면 알 수 있듯 마르크스의 계급투쟁관은 그렇게 아리송한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는 혁명가로서는결국 좌절했다. 게다가 각국의 정부에 요주의 인물로 찍혀 영국에서 밖에 살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 P239

사실 『자본론』은 어떻게 계급투쟁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 P239

혁명에 관해 논하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밑바닥까지 파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듯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혁명에 관한 말을 아꼈으므로 계급투쟁과 연관된 내용을 찾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 P240

그래도 ‘자본론』을 보다 보면 혁명가 마르크스가 얼굴을 슬쩍내비치는 순간도 있다. 앞서 시초축적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근대 자본제 사회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였다.  - P240

 인간이 토지에서 분리된 결과,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형태로 마주한다. 자본가 간의 자유경쟁이 일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자본은 도태되고 몰락한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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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것은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라고 해도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으니.
일단 연구를 하는 사람이지 대중에게 연설하는 직업이 아니니.








건축계의 대표 지성인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이 되고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건축을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을 추구했다. 그것이 ‘근대건축의 5원칙‘이다. 훗날 이러한 생각은 전 세계에 모두 비슷비슷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 P21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건축의 다양성을파괴하여 획일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가져온다. 사실 우주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주 어디서나 통하는 중력의 법칙으로 인해 우주전체의 행성은 모두 둥그런 형태를 띤다. 행성 디자인의 획일화인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원리로 만들어지는 세상의 한계다. - P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사보아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적용된 것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진 훌륭한 디자인이다. - P22

‘빌라 사보아‘의 디자인에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모두 적용되었다. 다른 말로하면 이 주택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할수 있다. - P22

이 건물이 단순하게 근대 건축의 5원칙만 적용된 디자인이었다면 이렇게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건축물에는 5원칙이 모여서 만든 또 다른 가치가 있다. - P23

잔디를 가로질러 ‘빌라사보아‘에 이르면 필로티 하부에 주차장이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신문물인 자동차를 위한 주차장을 설치했다는 것은 건축가가 시대를 앞서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 P23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한 가지밖에 없는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우의 숫자가 한 가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선택권이 있다면 사용자는 네 가지 경우의 숫자를 갖게 된다.  - P23

 ‘빌라사보아‘의 경우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스타일을 두어서 사용자의 경험이 네 배로 다채로워진다. 계단은 다른 층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경험은단조롭다. 오르내리면서 주로 계단 디딤판과 자신의 발만 바라보게 된다. 경사로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편한 보폭에 맞춰 걸어가면 된다. - P24

 2층에 올라가서 옥상 정원으로 나가면 연속된 경사로를 통해 3층의 옥상 정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모든 층은 나누어져 있지만 동시에 경사진 면을 통해 1층부터 3층까지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 P27

이렇게 2층 공간에서는 거실 -안방 화장실-안방 침실-서재-옥상 정원-거실로 연결되는 하나의 순환 동선이 완성된다. 따라서 거실에서 서재로 갈 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 P27

2층 옥상 마당의 공간감도 특별하다. 하늘로 열려 있는 야외 공간이지만 주변은 4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벽들이 각기 다른 형식이다. 시계 방향으로 살펴보면,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는 유리창 없는 가로로 긴 창, 커다랗고 투명한 거실 유리창, 3층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는 경사로, 서재의 창문이다. - P27

지금 소개한 다채로운 공간 외에도 부엌 옆의 발코니나 숨겨진 작은침실 등이 있다. 이 집은 사각형의 평면 안에 다양한 공간이 퍼즐처럼 끼워져 있어서 공간을 돌아다닐 때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 P28

. 르 코르뷔지에 하면 콘크리트 건물을 유행시켜 건축을 망가뜨린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그 장소에 가서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그러한 삭막한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 P28

그의 설계를 보면 그는 당대 사람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요즘 시대 사람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르 코르뷔지에가 이 시대를 열고 만든 사람이기때문일 것이다. 그는 진정한 선각자이자 개척자다. - P28

 르 코르뷔지에가 "집은 살기 위한 기계"
라고 말한 배경에는 20세기 초반에 팽배했던 과학과 기계 문명에 대한 무한한 긍정 사고가 깔려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산업화와 기계화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 P29

 기계 문명을 인류를 구원할 희망으로 바라보던 르 코르뷔지에와는 반대의 시각으로 건축을 행했던 건축가가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땅에 뿌리를 내린, 자연에 근거한 건축을 추구했다. 그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라는 미국 건축가다. 
(중략)
그 이야기는 2부인 븍아메리카 편에서 다뤄 보겠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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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중 한 권을 다 읽었다.
다음에 무슨 책을 읽을 지 생각해봐야겠다.

<빌트>는 독일의 발행 부수일둥 신문이다. 무려 400만 부를 찍는다. 슈프링어 그룹의 독일 신문시장 점유율은 30퍼센트에 육박한다. 그런데 2005년 8월 슈프링어 그룹이 채널 둘을 운영하는 독일 민간 방송사인 프로지벤/자트아인스(PR07/5AT1)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P297

다. 소위 ‘여론 독과점‘의 위험성에 대해 치열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독일 연방 정부는 언론 미디어 시장의 경제력 집중이 여론 조작의 위험을 야기한다는 비판 여론을 받아들여 신문 재벌 슈프링어의 방송사 교차 소유를 무산시켰다. - P297

. 언론기관으로서 높은 권위와 명성을 누리는 것은 다른 신문들이다. 매우 품격 있는 중도 자유주의 성향의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cutsche Zeitung)〉,
중후한 보수 성향의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그리고 진보 성향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가 그런 신문들이다.  - P298

발행 부수가 이 신문들 못지않은 수많은 지방신문까지 고려하면, 아무리 발행 부수 400만을 자랑하는 《빌드》라고 해도 독일 여론 시장을 제멋대로 좌지우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독일 연방 정부는 슈프링어 그룹의 방송 종합편성 사업진출을 허가하지 않았다. - P298

처음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었을 때를 생각해본다.
주인공이 기자를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에서 나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 - P298

그런데 당시 대한민국은 정부 그 자체가 극우적이었다. 공보처리는 정부 기관과 국가안전기획부라는 공안 기관이 모든 신문사와 방송사에
‘보도지침‘이라는 것을 내려 보냈다. 이 지침은 보도해야 할 것과 보도하지 말아야 할 것, 크게 보도할 것과 작게 처리할 것을 친절히 준류해주었다. - P298

 뷜에게는 《빌트》라는 신문이 문제였지만 우리에게는 국가권력과 언론 그 자체가 통째로 문제였다. 죄 없는 카타리나 블룸은 <차이퉁>이라는 신문 때문에 좌익의 조종을 받는 ‘강도의 정부‘가 되었지만, 헌법이 보장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실제로 갖고 싶어서 정부에 대항했던 우리들은 정부와 언론 전체에 의해 ‘북괴의 배후 조종을 받는 친북 좌익 세력‘으로 만들어졌다. - P299

 발행 부수일등부터 삼둥까지가 모두 <빌트>와같은 신문인 나라. 그리고 그 밖에 또 여러 개의 작은 <빌트>가 있는 나라 <빌트>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면 신문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나라, 그게 대한민국이다. - P299

 그런데 퇴임한 지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은 카타리나 블룸과 똑같은 상황에 봉착하자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죽이는 길을 선택했다.
검찰 조사실에서 오간 대화가 교묘하게 왜곡된 형태로 특정 신문을 통해 중계되듯 보도되고, 문제가 된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사항들이 훌러나와 ‘피의자‘를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가족과 친지, 친구 등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어간 그 모든 일들은 35년 전 독일에서 나온 이 소설에서 뵐이 묘사한 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 P300

만약 슈프링어 재벌이 <빌트>와 같은 신문뿐만 아니라 방송사도 가지게 되었다고,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차이퉁>의 보도 행태를 계속한다고 가정해보라. 무슨 일이 더 벌어질 것인가.  - P301

그 모든 것들이 ‘어느 정도‘ 진실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우리들은 남의 머리가 생각한 것을 내 머리로 생각한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카타리나 블룸은 잃어버린 명예를 영원히 되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 P301

카타리나 블룸이 묻는다. "그대는 신문 헤드라인을 진심이라고 말습니까?"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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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다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독후감을 써 본 기억은 없다.
독후감도 쓰다만 것이 수두룩하다.


. 주요 원천은 경찰의 심문 조서, 후베르트 블로르나 변호사, 그리고 그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대학 동창인 페터 하흐 검사이다. 하흐 검사는 심문 조서, 수사 당국의 조치들과 수사 결과들을 아직 정식으로 문서화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 보충해 주기도 했다. - P9

 블로르나는 그 자신이 이 사건의 전모를 완전히 밝힐 수는없었지만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설명하지 못할 것도 없고, 오히려 논리적으로까지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었던 것이다. - P10

여기에서 지나치게 원천 운운해서 이 보고가 때때로 ‘물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원천들‘이니, ‘흐름‘이니 하면서 ‘구성‘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 P10

이는 모은 물을 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게 하거나 가능하다면 규칙대로 혹은 순리대로, 당국에서 만들어 놓은 하수관이나 배수관으로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여기서 의도하는 바는 다름 아닌 일종의 배수 혹은 물 빼기 작업이다. 명명백백한 정리 과정이다!  - P11

아무래도 흐름의 중단, 흐름의 정체, 모래의 퇴적, 유도 작업의 실패, "함께 흐를 수 없는" 원천들, 게다가 지하의 흐름들도 있기 때문이다. - P11

여기서 한 번쯤 언급되어야 할 사건은 끔찍한 것들이다. 1974년 2월 20일 수요일, 여성 카니발* 전날 밤, 어느 도시에서 스물일곱 살의 젊은 여자가 저녁 6시 45분경 누군가가 주최하는 댄스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 P11

뫼딩은 여러 차례의 심문으로 이 젊은 여자를 알고 있었고 그녀에 대해 어느 정도 동점심을 느끼고 있던 터라, 한순간도 그녀의 진술을 의심하지 않는다. - P12

여기서 피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단지 부득이한 경우의 정도 차이는 불가피하다. 그러니 이런 광경에 관해서는 텔레비전과 영화, 혹은 이런 종류의 공포물과 뮤지컬을 참조하기 바란다. - P12

 퇴트게스는 다 해진 침대 시트를 즉흥적으로 어설프게 재단해 만든 아랍 족장의 옷을 입은 채 총을 맞고 죽어 있었다. 그러나 순백의 바탕 위의 새빨간 피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는 누구나 알고있다.  - P12

축제 분위기로 술렁이는 이 도시 서쪽 숲에서 재의 수요일에야 역시 총에 맞은 사진 기자 아돌프 쇠너의 시체가 발견되자한동안 그도 블룸의 희생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밝혀졌다. - P13

 퇴트게스 옆에서 발견된 범행 도구가 절대 쇠너를 죽일 때 사용한 무기일 수는 없음을 일찍이 밝혀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은 한동안 블룸에게 혐의를 두고 있었다. 바로 동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퇴트게스에게 복수할 이유가 있었다면, 쇠너에게 복수할 이유도 최소한 그 정도는 있었다. - P13

 범행 당시 블룸은 냉정하고 영리하게 일을 처리했다. 나중에 쇠너도 살해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녀는 미심쩍은 반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래요. 왜 그를 죽이면 안 되나요?" 그러나 이후 경찰은 쇠너 살해 혐의를 그녀에게 두지 않기로 했다. - P14

카타리나 블룸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조사 과정에서 그녀의 성격을 알게 된 사람들 중, 그녀가 쇠녀를 살해했다면 분명히 자백했을 것임을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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