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일시적으로라도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바람은 열등감(스스로가 층분히 예쁘지 않다거나 똑똑히지 않다거나 강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되기만 하면 그열등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P239

그도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에 새로운 옷을 입듯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체험해보거나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이면 어떨지 궁금한 것일 수도있다. - P240

셰이프시프터 인간에서 동물로 자유롭게 모습을 바꾸면서도 인간의 의식은 유지할 수 있는사람으로 정의하는 원론주의자라면 이러한 방법이 진정한 의미의 셰이프시프팅이 아니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통하면 자발적이면서도 의식은 유지하는 상태에서 변신할 수 있다. - P240

오늘날 표범 코스튬을입고 표범처럼 행동하는 코스튬 플레이어 역시 그들과 같은 셰이시프터일 수 있다. - P240

가면을 종교의식이나 세속적 의례에 사용한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때 가면을 쓴 사람은 신의 대리인이 되거나 권력을 갖게 된다. 원시문화 중에는 주술사가 가면을 쓴 다음 치료사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다. - P241

이러한 의식들은 곧 전통을 이루고,
그 전통은 미래 세대들은 인도하며 힘이 되어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초자연적인 가면 뒤에 있는 인간의 변신 능력 덕분에 일어난다. - P241

그리피스는 우리가 ‘퇴폐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인식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면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 P242

 현대 심리학에서는 드라마 치료(역할 체험 등 극적인 기법)을 통한 심리 치료 방와 같은 심리 치료에서 가면을 자주 활용한다. 가면을 쓰면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 P243

 14세기 일본에서 발달한 연극 노のう는 음악극이자 가면극으로 정해진 형태의 가면들을 사용해 관객에게 등장인물의 특징(여성, 어린이, 노인, 유령 등)을 알려준다. 특히 셰이프시프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 P243

가장무도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겉모습만큼은 자신이 흉내 내고자 하는 존재로 완벽하게 변신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보면 가면 착용이 가장무도회로 발전한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자연스런 수순이라 할 수 있다. - P244

사람들은 가면 덕분에 평소와 달리 틀에 얽매이지않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었고, 가면의 얼굴이 할 법한 행동들에 빠져들 수 있었다. - P244

 사육제는 금욕과 절제를 실천해야 하는 40 일간의 사순절이 시작되기전 마지막으로 쾌락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가면과 의상을 차려입고 자신의 본모습을 감춘 채 흥청거리며 익명의 평등을 만끽했다. - P244

 평민들은 처벌의 두려움 없이 군주를 조롱할 수 있었고, 이성의 귀에 은밀한 유혹의 말을 속삭일 수 있었다. 가장무도회는 특히 상류 계급 사이에서 유행했다. - P246

17~18세기에는 북아메리카 일대에서도 가장무도회가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유럽에서는 가장무도회를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가장무도회 도중 부도덕하고 금지된 행동들이 지나치게 난무했기 때문이다. - P246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계급이나 성별, 민족과 상관없이 사회규범에 반하는 행동들은 그게 무엇이든 권력자들에게 위협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가장무도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 P246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 가장무도회는 위험하고 문란한 일로 여겨졌다.
가장무도회에 다녀온 여성은 손가락질 받았으며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범죄를 저지른 것과 같은 취급을 당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당시의 이중 기준이 허용되어 여성만큼 비난받지는 않았다. - P246

 그러나 당국의 철퇴를맞은 무도회 관련자들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대부분 상류층이 아닌 노동 계급 사람들이었다.  - P247

영국에서 일어난 가장무도회 반대 운동은 당시에 변신이라는 관념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 P247

미국에서 열리는 축제 중 의상이나 장식 등 핼러윈에 소비되는 돈은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많다. 미국소매협회에 따르면 2017년에는 핼러윈 축제를 위해 미국 전역에서 무려 91억 달러가 사용되었다.⁷ - P248

코스튬플레이어들은 만화책,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영화,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의 의상을 따라 입고 그 인물처럼 꾸민다. 코스프레라는 용어는 코스튬플레이어들 사이의 하위문화로 여겨지기도하고, 때로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무대 등 특정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의상을 차려입는 롤플레잉role playing 의 개념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 P248

 코스튬플레이어는 핼러윈 의상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예요 Trick or treat!"라고 외치는 아이들과도 다르고, 카니발 축제 참가자들과도 다르다.  - P249

코스프레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높은인기를 끌다 점차 전세계로 확산되어왔다. 코스프레 행사는 보봉 ‘OO콘 co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팬 컨벤션 현장에서 자수열린다. - P249

 물론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코스튬플레이어는 아니다. 하지만 코스튬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어찌다 평범한 옷차림을 한 사람이 나타나면 군중 사이의 오리만큼이나 색딜라 보인다.
코스튬플레이어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재미로 의상을 입는 아마추어와 코스프레로 생계를 꾸리는 전문 직업인이다. - P250

 일본 코스프레 의상 제조사들에 따르면 2008년 한해 동안 350억 엔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아마추어든 전문 직업인이든 코스프레의 핵심 요소는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이다. - P250

성도 코스프레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데, (중략)
 그렇다 보니 몇몇 코스프레 행사에서는 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음란 행위 처벌 기준을코스튬플레이어가 위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이런 규칙을 어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온라인상에서는 누드 코스튬플레이어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 P252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코스튬플레이어가 되는가? 전문직업인이라면 그 답은 명확하다. 돈때문이다. 취미로 코스튬플레이어가 되는 사람은 어떤가? - P252

하지만 코스프레에는 재미를 능가하는 진지한 요소도 존재한다. 코스튬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재창조하기로 선택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그것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더라도)가 있다. 그들이 선택하는 가면과 의상은 자신의 결점이나 욕망, 다른 존재가 되고 싶은 바람을 나타낸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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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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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어렵지는 않은데, 읽기가 귀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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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어렵다.

고유어식으로 말하면 여든넷 또는 여든네 살, 한자식으로 말하면 팔십사세라야 맞다. 젊은이도 예외가 아니다. - P125

더불어 ‘향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향년 82 [여든둘]이 정확하다. ‘향년 82세‘처럼 ‘세‘를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 P135

"1일 앞으로 다가왔다", "2일 남았다"보다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틀 남았다"라고 하는 것이 의미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고, 고유어를 사용한다는 면에서 윗길이다. - P136

그러나 수가 커져버리면 한자식이 편하다. 점이지대가 백 단위다. 이럴 땐 어떤 원칙은 없으나 전달력을 좇는 편이 좋다. 111표는 [백씨발표]보다 [뱅렬한표]가 잘 들린다. - P137

기관, 단체 고유의 읽기 관습은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군부대는 부대 앞의 숫자를 한자어식으로 읽는다. 2~3개 중대는[두세개] 중대가 아니라, [이삼개] 중대다. 시각을 나타날 때,
예컨대 ‘23:46‘은 [이십쌈시 사심뉵뿐]이다. - P137

‘했다‘를 너무 자주 쓰면 무성의해 보인다. 적절한 용언이나 어미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했다‘는 일종의 전언 형식을 띠는 과거형 종결어미로 단순한 첨언이나 그저덤덤한 보태기 용도가 어울린다. - P175

먼저 ‘두름‘이 있다. 조기 · 청어 등 생선은 스무 마리가 한 두름이다. 그러나 나물류는 열 개 정도를 묶은 한 단을 뜻한다. - P179

‘손‘은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의미한다. 웬만한 생선, 혹은무·배추 같은 큰 채소는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 합한 것을 이르고, 미나리 · 파 따위는 한줌 분량을 말한다. - P179

‘모숨‘도 알아둘 만하다.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하되 상대적으로길고 가느다란 물건의 분량을 일컫는다. 두릅이나 시금치, 열무등이 해당한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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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창의적인 사람과 같이 있어 보면 그들이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전혀 다른 차원의 현실에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몽상가들은 삶의 관찰자이자 탐험가이며, 커다란 질문들을 던지고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여 뭔가를 파악한다. - P13

역사를 되돌아보면 오랜 시간 고통을 겪은 창의적인 천재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불타는 욕구를 예술로 승화해 왔다. - P13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줄기 광기도 보이지 않은 위대한 천재는 존재하지 않았다"라는 주장으로 이러한 현상을 표현했다. - P14

상상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는 여전히 잘 모른다. 연구에 따르면 창의력에는 개인의 다양한 특질, 행동, 사회적 영향등이 포괄적으로 작용하며, 신경과학자들은 창의력이 수많은 인지 프로세스, 신경 연결망, 감정 등이 포함된 복잡한 그림이라 말한다. - P14

어쩌면 ‘고뇌하는 예술가‘는 그저 스테레오타입이 아니라, 예술가의 뇌가 원래 독특하게 설계된 것인지도 모른다. - P14

간밤의 악몽을 떠올려 보자. 새벽 2시에 잠에서 깨어나야 했던끔찍한 밤의 광경이 기억나는가?
(중략)
그러나 마침내 아침이 다가오며 하늘이 밝아오고 방 안의 어둠이 흩어지면 이곳에 나 혼자뿐임을 알게 된다. 그래, 최소한 지금은 혼자이다.
....그런데 진짜 혼자인가?  - P17

꿈과 악몽은 예술가의 상상력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또한 오랫동안 인간의 상상력과 그것의 표현을 위한 풍부하고도 유익하며 마르지 않는 원천이었다. - P17

꿈이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은 예로부터 다양했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 모두 꿈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 P17

꿈과 악몽은 특히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초 낭만주의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가장 주목할만한 예는 헨리 뛰슬리의 <악몽>(18쪽)이라는 극적인 고딕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17

 <악몽>이 1782년 영국왕립미술원 연례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관람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18세기 후반에 성행하던 스타일은 주로 초상화나 풍경화, 문학과 역사를 묘사한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람객들은 한편으로는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 P18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면이 작품을 보고 무슨이야기를 했을까? 그가 <악몽>의 복제화를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 벽에 걸었다는 소문도 있지 않은가. - P18

프로이트가 꿈이란 곧 금기된 바람을 변형된 모습으로 표출하는 것이라 생각한 반면, 스위스 태생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 카를 융은 꿈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상징을 사용하기는 하나 우리가 이미 아는 것을 들려준다고 보았다.  - P19

 그렇다면 깊이 잠든 두뇌의 진동과 울림,
신경의 모순적인 전기 반응의 혼돈에서 태어난 이 한밤중의 지적명상이,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가들의 작품에 녹아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 P19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깨어난다
The Sleep of Reason ProducedMonsters
프란시스코 고야, <로스 카프리초 LosCaprichos(변덕)> N.43, 1796-98, 판화 - P21

· 모래 인간 
The Sandman
스티븐 매키, 2020, 패널에 유채

영국 화가 스티븐 매키는 그가 창조한 이 비밀스러운 페르소나에 대해 냉담하게 말한다. "정보 없음신비로움당신이 원하는 어떤 진실이든 줄 수는 있지만 비밀을 맹세해야 한다." - P26

밤의 공포
Night Terrord
데이비드 위틀럼, 2017, 연필과 디지털 작업

(중략)
 지금은 전통적인 드로잉과 디지털아트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잠재의식 속 욕망과 불안에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이미지는 현실을 그대로 포착하기보다는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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