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된 감정
자신의 감정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캐릭터일지라도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때 느꼈던 감정은 예외이다. - P87
에밀리라는 인물을 생각해 보자. 그녀는 십대에 인신매매단에 납치되어 몸을 팔아야 했다. 에밀리는 어른이 되면서 자유를 얻었고, 정상적으로 살고 있지만 주기적으로 부정적인 연상을 일깨우는 것들을 마주친다. 싸구려 모텔방, 바지주머니에서 짤랑거리는 잔돈 소리, 오렌지소다 맛, 혹은 특정한 향수 냄새는 그녀를 공황 상태에 빠뜨린다. - P87
(중략)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녀 탓도 아니었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할 수밖에 없었던 선택은 끔찍한 것이었고, 그녀의 삶에서 수치심은 떨칠 수 없는 감정이 되었다. - P87
그래서 에밀리는 수치심을 자신의 삶에서 몰아내기 위해 새로운 습관을 갖기로 한다. 높은 도덕 기준을 만들어 지키고, 일련의 규칙을 따른다. 이 규칙을따르는 한 어떠한 반성을 할 필요가 없다. 또는 정반대의 선택을 할 수도있다. 도덕 따위는 완전히 무시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 P88
어떤 사람이 특정한 감정을 회피하고 부정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어떤 감정을 계속 회피하는 캐릭터는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 P88
집착
부정의 이면에는 집착이 자리 잡고 있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은어떤 것을 회피하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의식하기도 한다. 에밀리는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안전에 집착하고 있다. - P88
캐릭터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면 독자들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 집착이 특정한 경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눈치챌 것이다. - P88
다른 캐릭터의 대화
감정적 상처가 된 사건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아무런ㅠ단서도 제시하지 않는 캐릭터도 많다. (중략) 하지만 다른 캐릭터, 그중에서도 특히 피해자와 가까운 인물들이 과거의 사건과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의 주인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 P89
설정의 상호작용
특정한 설정으로 과거의 감정적 상처에 대한 정보를 드러낼 수도 있다. 영화 <패트리어트-늪속의 여우>로 돌아가자. 벤자민은 트렁크 안에도끼를 넣어 두고 있다. 그 물건을 보기만 해도 그에게는 괴로운 표정이떠오른다. 벤자민은 그 물건을 잊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벤자민이 아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그 물건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밝혀진다. - P89
상처를 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떤 물건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혹은 그때 어떤 물건이 있었는가? 여러분의 캐릭터에게 과거의 상처를 상기시켜 주는 것은 어떤 사람, 혹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어떤 상징, 장소, 날씨, 계절이그 상처와 연관되어 있는가? 설정에 이러한 요소들을 더해라. - P90
방어 기제
(전략) 현실에서도 충격적 사건이나 그 사건과 관련된 부정적인감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징후가 보이면, 방어기제가 작동하며 우리를 보호한다. 방어 기제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P90
합리화 Rationalization
합리화는 캐릭터가 실제로 벌어진 일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자신과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고 하는 기제이다. 예를 들어 근친상간의 피해자는 자신과 가해자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 P91
이 기제는 상처가 된 사건을 분명히 밝혀 준다. 캐릭터가 어떤 사건을 합리화하려 할 때, 독자들은 그 건강하지 않은 반응을 보면서 캐릭터의 정신적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챌수 있다. - P91
행동화Acting Out
흔히 주의를 끌기 위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 정도로 무시되어 왔지만 사실 행동화는 건강한 방식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욕망을 표현하거나 감정을 표출하는 극단적인 방식이다. - P91
자해, 폭력, 집단 괴롭힘, 느닷없는 분노(직장에 결근하거나, 학교 과제를 의도적으로 빼먹는 등) 무책임한 행동, 약물 중독, 섭식 장애, 문란한 성적 행동 등도 행동화의 예가 될 수 있다. 행동화는 트라우마의 영향이 캐릭터에게 얼마나 큰지를 보여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독자들은 감정적 상처 때문에 캐릭터가 자신들의 눈앞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 P92
해리 Dissociation
(중략) 특정 상황에서 캐릭터의 해리를 보여 주는 것이 이야기에 도움이 된다. 정신적·감정적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정신이 해리되어 육신과 떨어져 부유하며,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유체 이탈도 해리의 한 예이다. - P93
기억 상실도 해리기제중 하나다. 과거의 어떤 특정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사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해리 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 P63
투사 Projecrion
(전략)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투사를 이용하지만, 모두가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를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분의 캐릭터가 투사 기제를 이용한다면, 과거의 상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계기로 이 기제를 등장시켜야 한다. (중략) 하지만 지나치명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른 요소들과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 P94
보상 Compensation
보상 기제는 캐릭터가 상처받았던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신이 갖고 있지 못했던 어떤 것을 보상하기 위해, 혹은 그 사건 때문에 잃은 어떤 것을 되찾기 위해 사용된다. 어떤 특성, 능력, 신체적 특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 P95
다른 기제들과 마찬가지로, 이 기제가 효과가 있으려면 캐릭터에게일어난 변화를 보여 주어야 한다. 캐릭터가 계속해서 똑같은 행동을 보여 준다면, 플래시백, 기억, 대화, 옛날 사진 등 여러 단서를 이용해서 그 인물의 이전 상태를 보여 주어야 한다. - P95
이야기에서는 이 기제들을 사용하여 트라우마가 된 사건, 특히 캐릭터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캐릭터가 무엇을 놓치고 있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리고 트라우마가 캐릭터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 줄 수 있다. - P95
재차 강조하지만, 사건은 캐릭터의 ‘행동‘을 통해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사건이 조금씩 드러나며 독자들의 관심을 계속 붙잡을 수 있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캐릭터를 숨 막히게 만드는 상처의 무게를 느끼게 할 수 있다. - P96
문제1… 정보 과잉
정보 과잉은 작가가 시시콜콜한 설명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느라 이야기 흐름을 끊어 버리는 것을 말한다. (중략) 지나치게 상세한 설명은 여러 이유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 과잉은 주로 ‘보여 주기‘보다는 ‘말하기‘의 형태이다. - P97
결국 독자와 캐릭터 사이에 거리가 생기고, 독자는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정보 과잉은 글의 리듬을 망쳐 버린다. 정보 과잉의 늪을 벗어날 수 있는 작가는 드물지만 충분한 경험이 쌓이고 많은 글을 쓰다 보면, 이 늪을 피해 갈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 P97
문제2… 적절치 못한 장소에 배치된 플래시백
(전략) 플래시백은 눈에 띄는 장면을 만들기는 하지만, 독자를 현재라는 타임 라인에서 끄집어내어 이미 지나가 버린 타임 라인에 집어넣는 기법이기 때문이다. - P100
그렇다면 플래시백을 어디에 배치해야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까? 중요한 장면과 연결되며, 캐릭터의 감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가 이상적이다. - P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