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TRC는 종종 엔젤 투자가 역할도 한다. (중략). TATRC의 자금으로 시작된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헤아릴수 없이 많지만, 군은 연구를 상업화하는 데 관심이 없다. - P135

프리들은 처음에 모든 사람이 회의적으로 생각했던 프로젝트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H. G. 웰스*의 소설에나 나올 법한 그 아이디어를 처음 들은 사람은 모두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 P136

TATRC가 주도한 수많은 혁신은 민간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응용되지만, 연구지원을 결정할 때 민간 분야 활용 가능성을 의식적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 오직 군의 입장에서 "빨리 해결해야 할문제"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 P136

대규모 연구팀과 지나치게 정교한 과정 역시 아이디어를 죽인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수많은 죽음의 계곡을 헤치고 나가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며 이런 저런 결함을 지적하는 건 치명적이죠." 그는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 P137

TATRC는 대부분의 연구조직이 꿈꾸는 한 가지 장점이 있다. 의회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 P137

TATRC에서 민간 영역에 적용될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지는 않지만,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의학적 혁신을 일으킬 능력이 있다는 것은 프리들의 말대로 "생의학적 연구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 P138

(전략).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여성의 뼈가 더 강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뼈가 재형성되는 것은 운동을 시작하고 처음 10분 동안뿐이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 뒤로는 골조직의 밀도가 더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 P139

군대에서 개발된 의학기술은 대개 부지불식간에 조용히 민간 분야로 통합된다. (중략). 군은 군대와 민간 양쪽에서 쉽게 남용될 여지가 있는 기술도 연구한다. - P139

현재 미국방 첨단과학기술연구소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는 병사들이168시간 동안 자지 않아도 수면 박탈의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약물을 개발 중이다.  - P140

DARPA가 집중하는 다른 분야는 뇌와 기계가 직접 소통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생각만으로 작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 P140

이식장치는 일종의 초소형 컴퓨터로, 공포나 불안 등 특정 감정과 관련된 뇌세포의 활동을 감지한 후 이를 차단하는 뇌 영역을 자극한다. 이 기술을 현명하고 윤리적으로 사용한다면 우울증, 중독, 강박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⁵ - P141

5. Antonio Regalado, "Military Funds Brain- Computer Interfaces to Control Feelings,"
MIT Technology Review, accessed March 7, 2015, http://www.technologyreview.com/news/527561/military-funds-brain-computer-interfaces-to-control-feelings. - P343

우선 현재 군대에서 사용되는 기술의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 군대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지만, 전쟁이 인간성을 말살하는 참혹한 행위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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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즈위안이 옆집과 사이에 있는 벽을 가리켰다. "당시 돈을 잘 버는 셰자오후에게는 1년수입의 절반도 안 되는 집값이었지만, 바이천의 외할아버지가 집을 아들인 자신이 아닌 외손자에게 물려줬다는 걸 참을 수가 없었겠죠. (후략)." - P276

"아마 작년 여름쯤일 거예요." 칸즈위안의 어조가 바뀌었다.
"바이천이 채팅을 하다가 이상한 질문을 했어요. 렌털 애인이직업인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중략). 매독은 외국 관광객을 통해 유입된다는 기존의 관점과 달리,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원조 교제를 하는 여성이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어요. (후략)." - P277

"바이천은 자기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였어요. 걔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에게 마음이 흔들렸으면 흔들렸지 현실 세계의 여자에게는 흥미가 없었어요. (후략)." - P278

"네. 하지만 사진 속 여자가 누군지는 몰랐어요. 이름도 잊어버렸고요. (중략) C로 시작하고 Y로 끝난다는 것밖에 기억나지 않았어요. (중략). 다섯 번째 데이트에서 신디라는 그 여자를 찾아냈죠." - P279

"여성 피해자도 렌털 애인이거나 성매매 여성이었을 거라고생각하시나요?" 쉬유이가 물었다.
"쉬 경위님, 제가 그렇게 많은 정보를 드렸는데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이제 제 질문에 대답해주시죠." 칸즈위안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 P280

칸즈위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저를 얼마나 오랫동안 미행하셨나요?"
상대의 질문이 커브 없이 직구로 날아와 꽂히자 샤오후이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 P281

쉬유이는 진심으로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상대는 조금 섬뜩할 정도로 똑똑했다. 그의 추리가 100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80~90퍼센트는 사실이었다. - P282

쉬유이가 가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셰자오후를 유인했다가 놓친 일을 간략하게 얘기했다. 그가 미라 플레이스 3층에서 주위를 관찰하고 있던 것으로 보아, 이미 경찰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알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했다.  - P283

 칸즈위안이 고개를 들고 두사람을 보았다. "경찰이 가짜 메시지로 셰자오후를 유인했다고 하셨죠? 다른 팔로워에게 온 메시지에도 답장을 보냈나요? 이 계정에 100명 넘는 팔로워가 있으니 가격을 묻는 메시지가 적어도 서른이나 마흔 개는 왔겠죠?"
(중략).
"그게 결정적인 실수였어요." 칸즈위안이 피식 웃었다. - P283

"(전략). 이런 미인이 갑자기 데뷔했으니 그런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겠죠. 이 여자가 모든 잠재 고객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사기를치려는 걸로 의심받기 쉬워요. (후략)." - P284

"경찰이 공개한 정보에 근거가 있어요. (중략), 남자는 20대, 여자는 열다섯에서 스무 살 사이로 보이고, 가장 큰 의문은 남성 피해자는 사망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성 피해자는 최근 반년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후략)." - P285

"지난번에 왔다가 돌아가실 때 제가 한 말을 기억하세요?"
"범인은 시신을 들키지 않으려고 시신을 토막 내는 거라고했죠." - P286

"(전략). 엽기적인 수법의 살인 사건 중에는 ‘무동기 살인‘이많습니다. (중략). 거꾸로 생각하면, 영리한 범인은 피해자와 사적인 관계가 있으면서도 잔인한 수법으로 시신을 처리해 경찰과 대중을 오도할 수 있을 겁니다." - P286

"팀장님, 아까 무슨 전화......."
쉬유이가 차오르는 흥분을 누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여성 피해자의 신원을 알아낸 것 같군." - P287

7장

(전략).
여성 피해자의 몽타주를 언론에 공개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기 시작한 뒤 피해자를 안다는 사람들의 제보가 빗발쳤지만 수십 건의 제보 중 신빙성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조사해보면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 P300

상황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키가 자그마한 부인이었다. (중략). 부인은 자신을 랴오씨라고 소개한 뒤 은둔족살인마 사건의 여성 피해자가 자신이 아는 사람인 것 같다고했다.
"내 친구의 딸인 것 같아요." 부인이 말했다.
"왜 그 친구분이 직접 오시지 않았나요?"
"작년에 코로나로 죽었어요."
자치는 조금 놀랐지만 지난 3년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사망했으므로 이 사건과 관계된 사람이 사망한 것도 이상한일은 아니었다. - P301

자치가 사진을 건네받아 자세히 살펴보았다. 성인 여자와여자아이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한 장은 실내에서 찍은 것이었다. - P302

"이 아이가 실종됐다고요? 언제요?"
"4년인가 5년 된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그 애를 직접 본적은 없고 개 엄마만 알아요."
자치가 더 물으려는데 첫 번째 사진의 어떤 부분이 갑자기 그의 눈에 확 들어왔다 - P303

"선배가 좀 봐요." 자치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아싱에게돋보기를 건넸다. 사진과 모니터를 반복해서 대조하던 아싱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여성 피해자야?" - P304

쉬유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중요한 증인이 기다리고 있는접견실로 서둘러 향했다.
"쉬유이 경위입니다. 제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사 과정을 녹화해도 될까요?" - P305

푸른 해바라기는 성매매 여성들의 권익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성매매 산업을 철저히 근절하려는 경찰과는입장과 주장이 달랐고, 그 때문에 이 부인도 자기 직업을 밝히기를 조심스러워했지만 쉬유이는 그 단체에 대해 선입견이나편견이 없었다. - P306

"딸이 열두 살에 가출했다고요? 신고하지 않았대요?
"안 했대요. 자기가 하는 일 때문에 경찰에 연락하기가 꺼려졌고, 또 자신도 그 나이 때 가출해서 자립했기 때문에 집에 들어올 때가 되면 알아서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대요. (후략)." - P307

"작년부터 사진을 갖고 있었는데 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신고하지 않으셨나요?"
"잊고 있었어요. (중략). 며칠 전에 캐비닛을 정리하다가 수칭의 유품을 봤는데 한 자원봉사자가이 사진을 보고 은둔족 살인마 사건 피해자와 닮은 것 같다고하더라고요. (후략)." - P308

"집 주소를 아세요?"
"초이훙 아파트¹였는데 몇 동 몇 층이었는지 잊어버렸어요. 수첩에 적어놨을 거예요. 사무실에 가서 찾아볼게요." - P309

부인이 돌아간 뒤 쉬유이는 팀원들에게 각자 임무를 부여하고 새로 알아낸 단서를 서둘러 확인했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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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에르의 왼쪽 집게손가락은 피투성이였다. 자기 손가락을 상처 부위로 쑤셔 넣은 게 틀림없었다. 소니에르는 자신의 피를 잉크 삼고 벌거벗은 복부를 캔버스 삼아, 배 위에 기호 하나를 그려놓은 것이다.
오각형의 별 모양을 나타내는 다섯 개의 직선이었다.
‘별표‘ - P58

‘소니에르가 직접 했다‘ - P59

"기호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기본적으로 별표는 이교도의 종교적 기호입니다."
파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숭배로군요."
"아닙니다."
어휘 선택이 더 명확했어야 함을 깨닫고 랭던은 즉시 말을 고쳤다. - P59

사실, 시골 사람들에 대한 교회의 두려움은 너무 커서, 한때 시골 사람(villager)을 뜻하던 무해한 단어가 악당(villain)이라는 사악한 영혼을 나타내는 단어를 낳기까지 했다. - P60

"별표는 자연숭배와 관련된 기독교 이전의 기호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세상을 두 개로 나누어 생각했습니다. 남자와 여자죠. 신과 여신이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양이라고도하죠. 음양이 균형을 잘 이룰 때 세상의 모든 것은 조화를 이룹니다.
균형이 맞지 않으면 혼돈이 생기죠." - P60

알몸의 시신을 바라보며 파슈는 신음소리를 냈다.
"초기 종교는 자연의 신성한 질서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여신 비너스와 행성인 비너스, 즉 금성은 같은 것이었죠. 여신은 밤 시간 동안 하늘을 지배했고, 수많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너스, 동방의 별, 이슈타르, 아스타르테, 모두 자연과 어머니인 지구와 연결된 강력한 여성형 개념입니다."
파슈는 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든 간에 악마숭배라는 개념이 더 마음에 드는 듯 말이다. - P60

파슈가 불쑥 끼어들었다.
"랭던 씨, 저 별은 분명히 악마와 관계가 있습니다. 당신네 미국 공포영화들이 그 점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습니까?"
랭던은 눈살을 찌푸렸다.
‘고맙군, 할리우드‘
악마 같은 연쇄 살인범 영화에서 오각형 별은 이제 상투적인 표현이되었다. - P61

"교회 말입니다. 반장님, 기호들은 아주 복원력이 강합니다. 하지만 별 모양의 의미는 초기 로마 가톨릭 교회에 의해서 바뀌어 버렸지요. 이교도를 뿌리뽑고 대중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킬 목적으로 바티칸이캠페인을 벌였는데, 그 일부가 이교도의 신과 여신들에 대한 더러운캠페인이었습니다. 신성한 상징들을 악한 것으로 둔갑시킨 겁니다." - P62

"난리통인 시대엔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새롭게 출현한 권력은 기존의 기호들을 접수해서, 그 의미를 지워 버리기 위한 시도로 두고두고 기존의 기호들을 폄하합니다. 이교도의 상징과 기독교의 상징이 맞붙은 전쟁에서, 이교도가 진 것이죠. 포세이돈의 삼지창은 악마의 갈퀴가 되고, 지혜로운 할머니의 뾰족한 모자는 마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비너스의 별이 악마의 기호가 되었듯이 말입니다." - P62

빌어먹을, 좋은 질문이군‘
아랭던 역시 사진을 본 순간부터 궁금했다. 랭던의 추측은 전라의 육체 역시 성애의 여신인 비너스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현대 문화는 남녀의 육체 결합과 비너스의 관계를 많은 부분 지워 버리고 있지만, 날카로운 어원학의 눈으로 보면 비니리얼(venereal) *이라는 단어에서 비너스의 본래 의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랭던은 여기까지는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 (비니리얼: ‘성교의, 성교로 일어나는‘의 뜻.) - P63

"좋습니다. 그럼 자기 피를 잉크로 쓴 것은요?"
(중략).
"사실 나는...... 경찰이 어떤 법정 절차를 따를지를 예상하고 소니에르 씨가 피를 사용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 P63

적외선이나 자외선 같은 불가시(不可視)광선 펜 또는 워터마크 첨필로 알려진 특수 펠트펜은 원래 박물관 사람이나 예술품 복원가, 위조감식 경찰관들이 고안한 것으로, 물건에 보이지 않는 표시를 해둘 때사용한다. (중략).
랭던이 일어서자, 파슈는 하얀 조명기로 걸어가서 전원을 꺼버렸다. 화랑은 순식간에 어둠에 파묻혔다. - P64

파슈는 불쑥 시체의 아래를 가리켰다.
(중략).
자기 앞 마룻바닥에서 빛나고 있는 기묘한 광경을 보았을 때, 랭던의 심장은 무섭게 뛰었다. 관장이 휘갈겨쓴 필기체 글씨가 관장의 몸뚱어리 옆에서 보라색으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관장이 남긴 마지막 문장을 바라볼수록, 랭던은 오늘 밤을 둘러싸고 있는 안개가 더욱 짙어지는 것 같았다. - P65

7


(전략).
오푸스 데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성장했다. 은총을 입었다고 할정도로 그 성장은 비약적이었는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오푸스 데이를 ‘교황의 사적 자치단으로 승격시킨 1982년부터였다. 이때 교황은 오푸스 데이의 모든 예배 관행을 승인한 셈이다. 의심스러운 것은통상 바티칸 은행으로 불리는 ‘종교 업무를 위한 바티칸 협회‘에 오픈스 데이가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보냈다고 알려진 그해에 오푸스데이가 승격되었다는 것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이 돈이 도산 위기에 놓여 있던 바티칸 은행을 구했다고 한다. - P67

"죄송합니다만, 그 오푸스 데이 신도가 교회 방문을 내일 아침까지미룰 수 없다고 지금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링가로사 주교를 태운 비행기가 벌써 떠났답니다. 주교가 부탁한 신도는 생 쉴피스를 둘러보기를 꿈꿔 왔다는군요." - P68

 수녀는 오푸스 데이가 항상 불편했다. 육체의 고행이라는 비밀의식을 고수하는 것 외에도 여성에 대한 그들의 관점은 중세 시대나 다름없었다. 오푸스 데이의 남자 신도들이 미사에 참석하는 동안에 여성 신도들이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남자 신도들의 방을 청소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상드린 수녀는 충격을 받았다. - P68

침대에서 다리를 빼내면서 상드린 수녀는 천천히 일어섰다. 맨발에닿는 차가운 돌바닥에서 냉기가 느껴졌다. 냉기가 몸을 타고 올라올때 수녀는 예기치 못한 두려움을 느꼈다.
‘여자의 직감‘ - P69

8

랭던은 마룻바닥에 휘갈겨 쓴 자줏빛의 글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크 소니에르의 마지막 메시지는 랭던의 상상에서 벗어난, 있을법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13-3-2-21-1-1-8-5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
오, 불구의 성인이여!‘ - P70

랭던은 숫자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어떤 상징을 도출하려면 몇 시간은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니에르가 의도한 바가 있다 해도 랭던에게는 숫자들 모두 무작위로 뽑힌 것 같았다.  - P71

"자기를 살해한 범인에 대한 규탄이라………… 이치에 맞는 것 같군요."
"물론 제 직업은 그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랭던 씨. 하나 물어봅시다. 당신 눈에는 저 숫자들말고, 문자들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 이상합니까?" - P71

"드라코 같은? ‘드라코 같은 악마‘라는 어휘를 선택한 게 이상해 보이는군요."
랭던은 제일 먼저 마음에 떠오른 것을 말했다. 기원전 7세기의 무자비한 정치가 드라코를 언급한 것이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 P72

단조로운 파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소니에르 씨는 프랑스인입니다. 그리고 파리에 삽니다. 그런데 이 메시지를 남기려고 소니에르 씨는....."
(중략).
소니에르가 흠잡을 데 없는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후의 말을 남길 때 왜 영어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랭던은 어깨를 움츠렸다. - P72

놀랍게도 미완성의 원이 관장의 몸 둘레에서 빛나고 있었다. 분명히 관장은 누워서, 자기 둘레에 여러 차례 호를 그렸을 것이다. 원 안에 자기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말이다.
순간 번쩍 생각이 나면서 의미가 명료해졌다.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 - P73

원은 놓쳐 버린 중요한 요소였다. 원은 보호를 나타내는 여성적인상징이다. 알몸의 남자 둘레에 쳐진 원은 다 빈치의 메시지를 완성시키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의 조화. 이제 질문은 왜 소니에르가 이유명한 스케치를 모방하려고 했는가였다. - P73

"반장님의 염려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다 빈치는 실제로 흑예술을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는 예외적일 정도로 정신적인 인간이었지요. 비록 교회와 끊임없이 투쟁을 했지만 말입니다." - P75

"그럼 랭던 씨는, 소니에르가 교회를 불구의 성인이자 드라코 같은 악마로 불렀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 P75

이를 악물고 말해서 그런지, 파슈의 턱은 뻣뻣해 보였다.
"랭던 씨, 일을 하면서 나는 많은 죽음을 보았소만, 이것 한 가지만은 얘기해 두겠소.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살해될 때, 피해자가 할 수있는 마지막 생각이,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모호한 정신적인 진술서를쓰는 것이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한 가지뿐일 겁니다."
속삭이는 것 같은 파슈의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복수, 저는 소니에르 씨가 우리에게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말해 주기 위해 이런 표현을 남겼다고 믿습니다." - P76

랭던은 지치고 화도 난 상태에서 되받아쳤다.
"예. 반장님은 분명히 소니에르 씨가 관장실에서 자신이 초대했을 누군가에게 저격당했다고 했습니다."
(중략).
"그럼 관장은 자기를 공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고 결론짓는 게 이치에 맞습니다." - P76

이해가 안 된다는 투로 파슈는 눈살을 찌푸렸다.

"핵심을 찔렀군요." - P77

"정확해요. 정확해."
‘나는 지금 반장의 작업을 목격하고 있다.
오디오 장비를 조절하면서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파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콜레 부관은 즐거웠다. 부관인 콜레는 이 같은 순간들이 반장을 프랑스 법 집행의 정점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77

용의자의 유죄를 확신하는 파슈의 증거에 콜레는 아직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소의 본능에 의문을 달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때때로 파슈의 직관은 거의 신기에 가까워 보였다.
"신이 파슈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 P78

9

랭던과 대화하기 위해 브쥐 파슈는 휴대 전화기를 꺼버렸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이 전화기는 파슈의 주문과 반대로 쌍방향 라디오 기능까지 갖춘 고급 모델이라서, 요원 한 명이 파슈를 호출했다.
"반장님?"
휴대 전화기가 무전기처럼 지직거렸다. - P79

"반장님, 암호 해독부서에서 나온 요원이 도착했습니다."
파의 분노는 순간 가라앉았다.
‘암호 해독가?"
타이밍은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반가운 소식이었다. - P79

"지금은 바쁘네. 그 암호 해독가에게 지휘 본부에서 기다리라고 하게. 일이 끝나면 내가 직접 그 남자를 만나볼 테니까."
(중략).
"여자입니다. 느뵈 요원입니다."
이 말에 파는 불쾌해졌다. 소피 느뵈는 DCPJ의 가장 큰 실수 중하나다.  - P80

서른두 살의 느뵈는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끈기가 있었다. 영국의 새로운 해독학을 열성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상관이자 베테랑인 프랑스 암호 해독가들을 끊임없이 화나게 만들었다. (중략). 중년남성들이 우글거리는 사무실에서, 매력적인 젊은 여성은 남자들의 눈을 업무에서 떼놓게 만들기 일쑤였다. - P80

순간, 로버트 랭던은 브쥐 파슈가 뇌출혈을 일으킨 게 아닌가 생각했다. 말하는 도중에 턱의 움직임이 멈추었을 뿐만 아니라,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 P81

놀랍게도 여자는 곧장 랭던에게 다가와 공손하게 손을 내밀었다.
"랭던 씨, 저는 DCPJ의 암호 해독부서에서 나온 느뵈 요원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낮게 가라앉은 프랑스식 영어로 여자는 말을 부드럽게 굴렸다. - P81

랭던에게 예의를 갖추려는 것처럼 소피는 계속 영어로 이야기했다.
"전화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반장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고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꺼놓았지. 랭던 씨와 얘기 중이었어."
파슈가핀잔을 주었다.
"그 숫자 코드를 해독했어요."
소피는 단조롭게 말했다. - P82

"설명드리기 전에, 랭던 씨에게 전해 드릴 급한 메시지가 있어요."
파슈의 표정이 짙은 우려를 드러냈다.
"랭던 씨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소피는 랭던에게로 돌아섰다.
"미국 대사관에 연락해 보세요. 랭던 씨. 미국에서 당신에게 보낸 메시지가 거기 있답니다."
랭던은 코드에 대한 흥분보다 갑작스러운 걱정이 들어 놀랐다. - P82

소피는 어깨를 움츠렸다들렸다가
"분명히 대사관에서 랭던 씨 호텔에 전화를 했을 테고, 호텔 안내인은 DCPJ 요원이 랭던 씨를 데려갔다고 얘기했겠지요."
(중략).
"아닙니다. 반장님. 반장님에게 연락하려고 DCPJ의 교환국에 제가 전화했을 때, 교환국에서 랭던 씨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반장님을 만나면 전해 달라고 제게 부탁하던 걸요." - P83

"안녕하세요, 소피 느뵈입니다. 저는 잠시 집을 비웠습니다만......"
당황해서 랭던은 소피를 돌아보았다.
(중략).
"아니에요. 맞는 번호예요. 대사관은 자동 메시지 시스템이더군요. 당신에게 남겨진 메시지를 들으려면 접속 코드를 눌러야 할 거예요."
랭던은 가만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제가 드린 종이에 세 자리 숫자가 있죠? 바로 그거예요." - P84

메시지는 두려움에 찬 속삭임으로 시작했다.
"랭던 씨, 이 메시지에 반응하지 마세요. 그저 조용히 듣기만 하세요. 지금 당신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제 지시를 정확하게 따르세요." - P85

10

사일래스는 스승이 자기를 위해 마련해 준 검은색 아우디 승용차 안에 앉아서, 위대한 생 쉴피스 교회를 내다보고 있었다. (중략).
‘미개인들이 우리의 쐐기돌을 감추는 데 신의 집을 이용하다니.‘
환각과 기만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조직의 명성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사일래스는 쐐기돌을 찾아서 스승에게 주고 싶었다.  - P86

‘그 돌은 오푸스 데이를 얼마나 더 강하게 만들 것인가? - P86

유령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사일래스, 살을 부여받은 것이다.
‘내 이름은 사일래스다.‘
"아침 식사 시간입니다. 교회를 지으려면 힘이 있어야지요." - P93

지중해 상공 6킬로미터 위에서는 승객들이 불안을 느낄 정도로, 알이탈리아 항공 1618편이 난기류에 들썩이며 날고 있었다. 하지만 아링가로 주교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주교는 오푸스 데이의 앞날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 P93

스승이 옳다는 것을 아링가로사는 알고 있었다. 스승은 예외적이라고 할 만큼 신중한 사람이었다. 아링가로사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적은 없지만, 복종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결국 스승은 매우 비밀스러운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조직의 고위직 인사 네 사람의 이름을!
이 사건은 스승이 놀라운 영광을 가져다줄 진정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주교에게 확신시켜 준 일 중 하나다. - P93

‘이천만 유로‘
이제 비행기 창문 밖을 내다보면서 주교는 생각했다. 이 액수는 미국 달러 가치와 거의 비슷한 금액이다.
‘아주 엄청난 것의 대가치곤 푼돈이지‘
스승과 사일래스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강력하게 들었다. 돈과 신념은 강력한 동기유발 요인이다. - P94

11

"숫자로 된 농담? 소니에르 씨의 기호에 대한 자네의 해석이라는 것이 일종의 숫자 장난일 뿐이란 말인가?"
브쥐 파는 불신으로 가득 차서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소피 느뵈를 노려보았다. - P95

"반장님, 손에 들고 있는 숫자들의 순서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학수열이에요."
소피의 목소리는 위험할 정도로 불손했다.
파는 유명하다고 할 정도의 수학 수열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소피의 퉁명스러운 목소리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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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미군을
주목하라

의료 영역에서 융합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장치가 환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강력한 융합기술을 전쟁에 응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의료 영역의 기술이 전투 무기와 소위 슈퍼 군인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 P129

현재는 무인 드론도 인간의 의사결정에 따라 표적을 타격하지만, 머지않아 전투용 로봇이 결정 자체를 떠맡을 것이다. - P129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거지. 로봇은 양심이란 게 없잖아." 나는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의 말도 맞지만,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을 실제로 즐기는 사람도있다. 희생자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익명으로 행동한다면 인간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 - P130

미국립과학재단/상무부 보고서 <인간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융합기술>에 따르면, 현재 미군은 융합기술을 이용한 몇 가지 최첨단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강화 방호복은 많은 병사의 생명을 지켜주었지만, 생존자 중에는 인공팔다리가 필요한 사람이 많다. - P131

첨단 세포전달시스템이란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후, 이들을 초소형 세포공장으로 이용하여 새로운 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기술이다. 현재 손상된 연골의 치유법으로 연구 중인 이기술이 개발된다면 관절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 P132

얼른 생각하면 미국방부처럼 거대한 관료조직이 그토록 빠르고 효율적인 혁신모델을 추구한다는 것은 의외다. 하지만 원격의료 및 첨단기술 연구센터 Telemedicine and Advanced Technology Research Center, TATRC는 2차대전 후 수십 년간 정확히 그런 일을 해왔다. - P133

퇴역 육군대령으로 동물학자이자 생리학자인 칼 프리들Karl Friedl 박사는 2005년에서 2011년까지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TATRC 본부에서 아찔할 정도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 P133

프리들 박사에 따르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대학 평의회를 소집한것 같은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전화나 회의를 통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결코 서로 대화하지 않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 P135

TATRC는 미국립보건원처럼 한 가지 아이디어를 다층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 오직 두 단계만 거칠 뿐이다. - P134

 유망한 제안서는 프리들의 책상에 놓여 승인을 기다린다. 예비연구를 통해 밝혀진 소견을 프레젠테이션할 필요도 없고, 몇 군데씩 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엄청나게 두꺼운 제안서를 제출할 필요도없다. 승인이 떨어지면 TATRC는 필요한 전문가를 끌어모은 후 보통 5~30만 달러의 소액(미국립보건원에 비하면)을 연구비로 지급하되 시간제한을 둔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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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저 너머의 세상?

종교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디서 왔는가? 종교는 인간이라는 동물 human animal의 정신 mind에서 나온 것이니, 결국 우리 인간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9

우리의 두뇌는 우리가 항상 자기를 의식하면서 살 수밖에 없도록 발달해왔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우리는 주변의 사물에 대한 궁금증을 버릴 수가 없다. - P9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대상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우주 자체 및 우주가 어디에서 왔는지 하는 것이다. 우주를 만든 어떤 존재가 우주 바깥 어딘가에 정말로 실재할까?  - P10

이런 질문들에 답하려는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종교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종교가 제공한 답은 비교적 단순하다. 우주는 사람들이 보통 신 God이라 부르는, 우주를 초월하는 어떤 힘에 의해창조되었고, 그는 자기가 창조한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관여한다. - P10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동물이 자기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동물이 애도를 한다는 증거는 충분히 많다. 에딘버러에는 그레이프라이어스 바비Greyfriars Bobby 라는 유명한 강아지 동상이 있는데, 그 강아지는 주인을 잃은 동물의 슬픔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 P11

죽은 사람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장 놀라운 사실은 항상 일어나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 - P12

초기 인류의 장례 의식은 이런 견해를 뒷받침한다. 그 시절에는 아직 문자가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류의 먼 조상이 남긴 모든 것은 그들의 생각을 오직 침묵으로 보여줄 뿐이다. - P12

우리 시대에 와서 BC와 AD는 BCE와 CE로 대체되었다. 그것은 종교적 왜곡을 포함하는 개념이 될 수도 있고, 왜곡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다. - P13

어쨌든, 우리는, 기원전 13만 년 이래 인류의 조상이 죽은 사람을 매장하던 방식에서, 종교적 믿음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 P13

많은 유용한 단어들이 그렇듯, 상징 symbol 이라는 단어 역시 그리스어에서 왔고, 여기저기 흩어진 것을, 마치 깨진 접시 조각을 맞추듯, 하나로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 P14

상징적 사유의 또 다른 예로 죽은 사람을 매장하는 방식을 꼽을 수 있다. - P15

여기까지만 보면, 종교적 믿음이란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은 추측의 과정처럼 보일 수 있다. 인류의 조상들은 세계가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 묻고, 또 세계가 저기 어딘가에 있는 더 위대한 힘에 의해 창조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 P16

종교의 역사는 이들 예언자와 현자, 그리고 그들이 시작했던운동, 그들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은 논쟁과 불일치로 가득한 무거운 주제다. 회의론자들은 그들 선지자 중 일부의 실존 자체를 의심한다. - P17

Chapter 2



여러분이 기원전 1300년의 어느 아침에 이집트 시나이 사막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분은 가시덤불 앞에서 턱수염을 기르고 맨발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는 집중하여 가시덤불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P18

그러면 여기서 잠시 모세에게 말을 걸고 있는 그 보이지 않는화자에 대해 생각해보자. 시간과 공간 밖에 존재하면서 인간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실재, 그런 존재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을 집중해보라. - P19

당분간 우리는 이 진술을 수긍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그들의 주장 자체를 언급해둘 뿐이다. 저 너머에는 우리가신 God 이라고 부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으며, 지금까지 그들과의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이런 주장이다. - P19

다시 모세에게 돌아가 사막에서의 그 만남에 대한 그의 생각을 살펴보자. 여러분은 덤불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을 뿐아니라 거기서 울려 나오는 신의 목소리를 듣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모세는 불꽃의 열기를 느꼈고, 명령하는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또 그 명령을 실행했을까? - P20

(전략). 따라서 우주 안에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한쪽으로 제쳐놓는다면, 적어도 일상적이고 깨어 있는 우리의 의식적 삶보다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P21

종교의 역사 안에서 우리는, 보통 사람들은 꿈에서만 가질수 있는, 그런 종류의 만남을 깨어 있는 동안에 경험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예언자 혹은 몽상가dreamer라고 부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들을 창조적인 예술가에 비유할 수 있다. - P21

이어서 종교 경험을 이해하는 세 가지 다른 관점에 대해논의해보자. - P22

첫 번째 관점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문이 열린다. (중략). 그들에게 들리는 목소리는 진짜다. 그것이 그들에게 말을 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자기 마음 안에서 나오는 자신의 목소리다. 다른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을 수없는 이유다.

두 번째 관점은 이렇다. 그 경우 문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 예언적인 경험에서 열린 문은 두 개였을 수도 있고, 무의식 또는 꿈꾸는 정신이 저 너머의 초자연 세계와 접촉했을 수도 있다. (후략).

세 번째 관점은 하나의 문 이론과 두 개의 문 이론 사이에 있는 중간적 입장이다. (후략). - P22

두 번째 문 관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인간이 다른 사람과의 일상적 만남을 얼마나 쉽게 오해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신God을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의심과 신중함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 P24

여러분은 비신앙인, 진정한 신앙인, 또는 비판적 신앙인이 될수 있다. 이런 주제에 대해 긴 시간동안 생각을 거듭해가는 중에, 많은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 역시 하나의 입장에서 다른입장으로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 P24

지금까지 우리는 일반론적으로 종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 P24

그런 접근 방식은 인간이 인류의 시초부터 물어왔던 ‘커다란질문들 big questions‘에 대한 대답이 종교마다 얼마나 다르고 또 다양했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유리하다. 그 질문들은 어디서든 동일했을 것이다. - P25

Chapter 3

바퀴

(전략).
힌두 종교 Hindu religion에서는 이것을 카르마karma, 즉 ‘행위의 법칙 the law of deed‘ 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 법칙이 미치는 범위는우리가 사는 현재의 삶에 그치지 않는다. 힌두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여러분의 ‘영혼 soul or spirit‘은 우리가 현재 통과하고 있는 이 삶이 시작되기 전에도 여러 차례 과거의 삶을 살았다. - P27

인도의 예언자와 현자들은, 아주 멀리 보면서, 사람이 죽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들은 놀라운 답을 찾아냈다.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 P27

(전략). 그 공장의 이름은 윤회samsara (헤매고 다닌다는 의미)다. 영혼은그 공장을 통과하면서 다음 형태에 전달되고, 그리고 또 그다음 형태에 전달된다. 그들이 어떤 한 삶에서 행한 행동은,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모두 다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 P28

죽음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하는 전문용어는 환생reincarnation이다. 전 세계의 많은 종교 공동체가 재생을 믿었지만, 인도 종교는 다른 어떤 종교보다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 P28

(전략), 즉 카르마(행위의 법칙), 모크샤(해방), 삼사라(윤회)는 모두 고대언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왔다. 그 언어는 북쪽에서 온 난폭한 침입자들이 인도에 가져왔고, 힌두교는 그들이 인도에 들어온 기원전 2000년 무렵에 시작되었다. - P29

베다는 기원전 1200년에서 1000년 사이에 기록되었다. 아리아인들은 인도에 뿌리를 내리고 인도인의 삶을 지배하기 위해 그것을 만들었다. - P30

이런 종류의 매뉴얼은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내용을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교적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병적인 흥미를 끌기도 한다. - P31

만약 여러분이 외형적인 의례보다 내면적 종교 신앙에 더 관심이 있다면, 베다 문헌의 마지막 단계가 여러분의 주의를 끌 것이다. 300년 이상의 성립 기간을 거쳐 기원전 300년 무렵에 완성된 우파니샤드 Upanishads가 그것이다. - P32

리그베다는 저 멀리 그곳에 무엇이 있는가, 라는 종교적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시작된다. 그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별이 쏟아지는 북인도 하늘 아래 모닥불 옆에서 세상의 시작과 그 너머의 시간을 꿰뚫어보고 있는, 이름 없는 현자라고 상상해보아야 한다.  - P33

(전략). 그러나 몽상가는 그 모든 변화하는 형상 뒤에 변하지 않는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준다. 그가 그 유일자‘라고 부른 존재다. (중략). 그러나 그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유일자의 대리인인 신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 P34

CHAPTER 4

하나에서 여럿으로


(전략).
이것은 인도의 현자들이 계시의 힘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같은 것이었다. 세상은 그 자체로는 진짜가 아니다! 오직 하나, 궁극적으로 진실한 것이 있다. 우주적 영혼, 또는 정신, 그들이 브라호만 Brahman 이라 부른 그것만이 궁극적으로 진짜다. - P36

(최고 실재인 브라흐만은 자신과 혼동되는 이름을 가진 창조신 브라흐마 Brahma에게 이 세상을 만드는 임무를 위임했다. 브라흐마는 최초의 남자 마누Manu와 최초의 여자 샤타루파 Shatarupa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인류가 나왔다. 그러나 인간은 동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 - P37

가장 밑바닥에는 노예와 농장 노동자 계급인 수드라 Sudra가있다. 브라민은 피부색이 옅다. 크샤트리아는 붉고, 바이샤는 노란색이다. 그리고 수드라는 검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아래에 변소를 청소하거나 그 밖의 다른 더러운 일들, 영원히 불결하게 여겨지는 일을 하는 계급이 있었다. - P38

그러나 카스트와 계급적 구분, 또 다른 다양한 생명의 형태를 가진 이 세상이 브라흐만이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다. 그는 신들, 그것도 수백만에 이르는 신들을 창조했다. - P38

모든 사람이 이러한 거대한 개념을 편안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러 신의 다양한 형상(이미지)들이 ‘그 유일자에 대한상징 symbol으로 출현하고, 그런 형상들은 사람들이 구체적으로볼 수 있고 또 집중 가능한 어떤 것으로서 유효성을 획득하게 된다. - P39

만약 여러분이 힌두교의 신들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그들의 신전 중 하나를 찾아가보자. - P39

먼저 눈이 셋, 팔이 넷 달린 춤추는 남자 형상이 보인다. 그의 머리에서부터 인도의 가장 유명한 갠지스 강물이 흘러나온다. 또 불룩한 배와 코끼리 머리를 가진 커다란 몸집의 인물 형상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당혹감을 주는 것은 입에서 끝없이 뻔어 나오는 혀를 가진 여자의 형상일 것이다. - P40

눈 셋에 팔 넷을 가진 춤추는 남자는 파괴자 시바Shiva theDestroyer다. 코끼리 머리를 가진 신은 가네샤Ganesh다. 가네샤는 파르바티 Parvati 여신과 시바 사이에서 태어난 시바의 아들 중 하나다.  - P40

. 특히 칼리는 수많은 어머니 여신들 중 하나다. 죽음의 신인 칼리는 악마와 전투를 치르는 사이에 파괴의 흥분때문에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살해의 흥분에 도취된 칼리는 자기 앞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죽이고 말았다.  - P41

힌두 종교에서 최상위에 있는 삼위 신의 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에 대한 두 가지 다른 사유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 P41

따라서 이것에 대한 최고의 이미지는 이런 화살 형태(→)의 직선이다. 그러나 인도의 사고에서 시간은 바퀴처럼 돌기 때문에, 이런 사유에 대한 최고의 이미지는 이런 형태(ㅇ)의 원이다. - P41

독실한 힌두교도는 여러 신의 이미지를 응시하면서 그 신들이 표상하는 것에 대해 숙고한다. 그 신들은 하나의 삶에서 다음 삶으로 이어지는 돌고 또 도는 거대한 시간의 순환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것은 끊임없이 계속 돌아가는 회전무대다. - P42

신도들은 외재적 방법, 즉 사랑스런 헌신이라고도 알려진 그방법을 실천할 때, ‘형상 없는 유일자와의 합일을 얻기 위해 신의형상 또는 이미지를 이용한다. 그들은 신에게 선물을 바치고, 사랑의 마음으로 신을 섬긴다.  - P43

구원으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방법은 이것과는 전혀 다르다. 형상을 초월하는 존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명상 훈련을 통해 자기라는 환상 Illusion 자체를 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 P43

힌두교는 시간의 바퀴로부터의 최종적 해방을 확실하게 약속한다. 그러나 구원을 얻기까지 필요한 무한히 계속될 생에 대해 생각하면, 심장이 멎을 것 같다. (중략). 그의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 그는 왕자였다. 그러나 그는 붓다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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