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이후부터 왜인지 손이 안 간다.
소설은 예전에 좋아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고선 서재로 올라간다. 멀어지는 슬아를 향해 복희가 소리친다.
"나도 삼십대 땐 로즈 시절이었어~"
슬아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정한다.
"리즈 시절이겠지∙∙∙∙∙복희는 헷갈리는 얼굴로 생각에 잠긴다.
"그게 그거 아닌가?"
"전혀 달라." - P111

서재에서 아는 분주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답장 메일을 쓰는 모양이다. 복희는 태평하게 서재를 둘러본다.
"작가라 그런지 확실히..…딸의 책장 앞에서 그가 중얼거린다.
"책이 많네......" - P113

"난 약간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 외향적이면서도…… 내향적인 스타일."
슬아가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시니컬하게 묻는다.
"안 그런 사람도 있어?"
슬아의 시니컬과 상관없이 복희는 하고 싶은 얘기를 맘껏 한다.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그런 스타일 있잖아." - P114

일주일 뒤부터 복희는 훌라 교실에 다니기 시작한다. 하와이에서 훌라춤을 배워온 여자가 가르치는 곳이다. 첫 수업을 다녀온 복희가 이렇게 푸념했다.
오십대는 나밖에 없더라. 다 젊고 예배."
슬아가 원고 마감을 하며 대답한다.
"걔네들도 나중에 늙을 거야."
복희는 약간 풀이 죽었지만 오늘 배운 동작을 되새기며 연습한다. - P115

"선생님이 또 뭐라고 했냐면……… 훌라에서 틀린 건 없대. 그냥 모두에게 각자의 훌라가 있는 거래."
복희는 그 말에 감명을 받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설거지를 하다가도 엉덩이를 씰룩거리고 샤워를 하다가도 손을 흐느적거린다. - P116

떠나기 전에 취미생활비를 지원해주는 가녀장에게 인사를 건넨다.
"다녀오겠습니다. 대표님."
슬아가 복희를 본다. 머리엔 꽃을 단 엄마가 치마를 펄럭이며현관을 나선다. 어쩐지 만개한 사람 같다.
"로즈 시절이네."
슬아가 중얼거린다. 복희가 총총 멀어진다. 그의 전성기가 지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 P117

토요일과 일요일은 낮잠 출판사 휴무일이다. 서점들도 주말에는 출판사와의 거래를 쉬어간다. 그렇다고 주말이 한가롭지는않다. 슬아는 신문 칼럼을 마감해야 한다. 평일에 미처 쓰지 못한원고가 얄짤없이 그를 기다린다. - P118

웅이의 두번째 직업은 트럭 일이다. 1톤 트럭에 온갖 물건을싣고 전국을 누빈다. 그가 싣고 달리는 물건들은 무엇인가? 행사용품들이다. 웅이는 이벤트 장비 렌털 업자로서 일한다. 웬만한 행사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웅이의 트럭에 실려 있다. 천막, 테이블, 의자, 앰프, 체육대회용품, 발전기, 온풍기, 전기릴선・・ - P119

웅이는 모든 과정을 꼼꼼하고 조리 있게 설명하는 사장님이었다. 양팔에 재밌는 문신을 새긴 아저씨이기도 했다. 철이는 자신보다 서른 살쯤 많은 어른에게 골똘히 일을 배웠다. 웅이 옆조수석에 앉아 사사로운 대화를 나누는 게 철이의 주말 일과였다.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그는 앞으로 뭐하고 살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 질문에 곧장 대답하는 애들이 철이로서는 늘 신기했다. - P120

"이런 걸 언제 다 배우셨어요?"
전기난로를 뚝딱 수리하는 웅이를 보며 철이가 물었다.
"살다보니까 알게 됐어." - P121

주말마다 그들은 낮잠 출판사 마당에서 만나고 헤어진다. 웅이의 트럭을 주차하는 자리다. 상하차를 얼추 마치면 복희가 현관문을 열고 소리친다. 저녁 먹고 가라고 부르는 것이다. 철이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 복희 밥은 맛있다. 만약 복희가 차린 식당이 동네에 있다면 그는 이틀에 한 번씩 거기서 밥을 사 먹었을 것이다.  - P121

철이는 슬아를 몇 번안 만나봤지만 오늘이 가장 초췌해 보인다는 것만은 알겠다. 맨처음 출판사에 왔을 때 어른들이 슬아에게 존댓말을 써서 놀랐다. 웅이가 자신의 사장님은 아라고 소개했다. 철이의 사장님은 웅이니까, 아는 사장님의 사장님인 셈이다. 철이는 슬아를아직 뭐라고 부를지 못 정했다. 일곱 살 정도 많은데 슬아 누나라고 불러야 할지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헷갈린다. - P122

"뭐 쓸지 생각 안 나면 어떡해요?"
슬아가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대답한다.
"대체로 그래…할말이 없어진 철이가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괴롭겠다……… 대박………"
슬아는 허공을 보며 중얼거린다.
"무슨 일을 해도 괴로운 건 마찬가진데....." - P123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서 독서는 더이상 필수가 아니게 되었다. 군대에선 하도 무료해서 병영도서관에 꽂힌 하루키 소설을 펼쳐봤는데 뭔가 청승맞았던 기억이난다. 하루키가 달리기에 대해 쓴 산문집은 그나마 재밌었다. 하지만 철이라면 달리기에 대해 쓰기보다는 그 시간에 천변을 한바퀴라도 더 뜀박질하기를 택할 것이다. - P124

"철이는 평소에 뭐하고 지내?"
복희가 묻고 철이가 대답한다.
"계절마다 다른데……"
"어떻게 달라?"
"여름에는 물놀이 안전요원으로 일하고요."
"수영장에서?"
"바다랑 계곡에도 나가요."
"그렇구나~ 라이프가이 자격증 있나보네."
옆에서 듣던 웅이가 정정해준다.
"라이프가드겠지."
복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
"응, 그거~"
철이가 웃음을 참고 덧붙인다.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따놨어요."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권 정도는 진득히 읽고 싶지만, 책이 나를 거부한다. 내가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흥미로워 보이는 내용, 하지만 동시에 머리가 아프다.
사실 이해도 안 된다.

서문도 잘 이해가 안 간다.
























<본 아카데미는 그 수혜자에게 자신이 지난 한 해 동안 수행한여러 연구들에 대한 간결하고 명료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여러분, 나는 이제 이 의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 P11

여러분의 동의를 청원할 때, 나는 <가장 수가 많고 가장 가난한 계급의 물질적 · 도덕적 및 지적 조건을 개선할 수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는 나의 의도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 P12

우선, 온갖 의견과 체계들로 다져진 상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간 및 사회에 대한 연구에 과학적 습성과 엄밀한 방법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확신하고 있기에, 나는 한 해를 문헌학과 문법학에 바쳤습니다. - P12

그후에는 형이상학과 도덕론이 나의 유일한 관심사였습니다.
이 학문들은 여전히 그 대상과 경계가 제대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연과학들과 마찬가지로 논증과 확실성을 받아들일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의 경험은 이미 나의 노고를 보상하는 것이었습니다. - P13

그러나 여러분, 내가 따르는 모든 스승들 중에서 내가 가장 큰 빚을 진 이는 바로 여러분입니다. - P13

1838년에 브장송 아카데미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시했습니다. <자살의 수가 줄곧 늘어나는 것은 어떤 원인으로 돌려야 하며,
이 정신적 감염의 효과를 막을 적절한 수단은 무엇인가?> - P13

 여러분의 위원회가응모자들이 자살의 직접적이고 개별적인 원인들뿐만 아니라 그원인들 하나하나를 방지할 수단도 빠짐없이 열거했다고 공표했을때, 여러분 스스로가 그 원인과 해결책을 인정했습니다. - P13

 이 모든 요소들을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하나의 명제로 묶었습니다. 위생, 도덕, 가족적·사회적 관계와 관련된 일요 예배의 효용에 대하여」 - P14

마침내, 여러분은 평등이라는 이 기본적인 원리를 다음과 같은용어로 콩쿠르에 내걸었습니다. 자녀들 간의 평등한 재산 분할에 대해 법률이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초래한, 또 앞으로 프랑스에서낳을 경제적·도덕적 결과들」 - P15

무게도 함축도 없는 상투적 문구에 구애되지 않는다면, 내가 보기에 여러분의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만일 법률이 한 아버지의 자식들 모두에게 공동상속권을 줄 수있다면, 그의 손자와 증손자들 모두에게도 평등하게 상속권을 줄수 있지 않겠는가? - P15

이 모든 논점들을 일반적인 표현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상속의 원리는 무엇인가? 불평등의 토대는 무엇인가? 소유란 무엇인가? - P15

이 작업의 취지는 철학의 문제들에 체계적인 방법을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 밖의 의도는 모두 나와는 무관한 것이며 심지어 유해하기조차 합니다. - P16

나는 경제학자들에게 가차없는 비난을 가했습니다. 나는 솔직히 말해 대체로 이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쓴 글귀의 도도함과 공허함, 그들의 무례한 교만과 그들의 형언하기 힘든 오류들이 나를 격분시켰습니다. 그들을 인정하고 또 용인해 주는 자가있다면 그들의 글을 읽어보아야만 합니다. - P15

나는 가르치려 드는 기독교 교회 또한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나로서는 그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왜 교회는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심판을 내렸을까요? 이 비난은 내가 입증하는 사실들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교회는 교리와 도덕에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물리학과 수학의 논증이 이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나의 잘못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라는점은 확실히 기독교 세계에 불행한 일입니다. 여러분, 종교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교회를 비난해야만 합니다. - P16

내가 보기에 19세기는 생성(生成)의 시대여서, 여기에서는 새로운 원리들이 고안되기는 하나 씌인 것 중 그 어느 것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오늘날 프랑스가 이렇게도 많은 재주꾼들을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단 한 명의 위대한 저술가도 손꼽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 P17

 나는 냉정하고 정제된 철학 정신으로 이 연구 과정을 마칠 것입니다. - P18

여러분, 진리를 천명하는 일을 사명이자 기개로 삼는 여러분,
인민을 훈육하고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할지를알려주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 P18

여러분, 내가 평등을 희망하듯 여러분도 평등을 희망하시기를!
우리 조국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 평등의 전도사이자 선구자가 되시기를! 내가 여러분의 마지막 연구비 수혜자이기를! - P19

동 회원은 아카데미가 이 출판물에 포함된 반사회적 교설들에 대한 책임을 정의와 귀감과스스로의 권위를 걸고 공식적으로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그리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아카데미는 쉬아르 연구비 수혜자의 저서를, 아카데미의 승인 없이 출판한 점과 또 회원 각자의 원칙들에 정반대되는 견해를아카데미의 견해인 양 돌린 점을 들어서 아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비난한다.
2. 수혜자에 대해, 만일 이 책의 제2판이 출판될 경우 거기에서헌사를 삭제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3. 아카데미의 이 판단은 간행물에 기록되어야 한다. - P20

사회과학이나 정치학에서의 나의 후원자들이 나의 소책자에대해 파문을 선포하고 있을 때, 프랑슈-콩테에 살지도 않고 나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내가 경제학자들에게 가한 너무도 격한 비난에 의해 개인적으로 공격받았다고 여길지도 모를 어느 한 사람.
인민의 모든 고통을 감지하고 인민의 사랑을 받으며, 권력에 아침하지도 권력을 폄하하지도 않고 그저 권력을 계도하기에 힘쓰면서 그 권력으로부터 영예를 부여받은 박식하고 겸손한 한 저술가.
아카데미 회원이자 경제학 교수이고 소유의 옹호자인 블랑키Blanqui 씨가 동료들이나 장관 앞에서 나를 변호해 주었으며, 늘무지한 만큼 늘 눈먼 사법의 횡포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다. - P21

<소유란 도둑질이다!>
이 거친 명제는, 만일 당신이 그 난폭한 솔직성을 계속 고집했다면, 부대 속에 든 것을 겉 상표만 가지고는 판단하지 않는 진지한 정신의 소유자들에게마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 형식을 다소 완화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당신 학설의 기본에는 변함없이 충실하겠지요.  - P22

나는 다만 한 가지 점에서 당신과 의견을 같이 합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모든 종류의 소유가 너무도 자주 남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남용에서 폐지를 결론짓지는 않습니다. - P22

우리의 민법은 코란Koran이 아닙니다. 우리는 거리낌없이 민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소유권의 행사를 규제하는 법률들을 개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배척하는 데는 신중합시다. - P23

당신이 지적한 바와 같은 소유권의 남용에 대해서는 나도 당신만큼 심정의 동요를 느낍니다. 그러나 나는 질서에 대해, 경찰관에게나 만족을 줄 진부하고 성가신 질서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장엄하고 숭고한 질서에 대해 아주 깊은 애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남용들을 공격하는 데 때로는 망설이곤 합니다. - P25

 그러나 결국 당신은 소유의 폐지 (!)로 결론지었습니다. 당신은 인간의 지성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역동적인 지렛대를 파괴하고자 하며, 가부장적 온정을 가장 달콤한 환각이라고 공격하고, 단 한마디로 자본의 형성을 저지합니다.  - P25

블랑키 씨는 소유권에 많은 남용이,
그것도 가증스러운 남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나로서는 이러한 남용의 총체를 <소유>라고 부른다. 우리 두 사람에게 소유란 그모서리들을 다듬어야 할 다면체이며, 그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 P27

그리고 현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소유의 폐지에 대해 응당 주저하리라고 나는 인정한다. - P27

소유 또는 모든 소유의 남용을 제외한 기존 제도들이 자리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 자체가 평등의 수단이 될 수 있는어떤 절대적인 평등의 체제를 찾는 것, 즉 개인적 자유, 권력의 분할, 공적 관료조직, 배심원, 행정사법 제도, 교육, 결혼, 가족.
상속에서의 균등과 통일성, 직계 및 방계의 상속, 판매 및 교환의 권리, 유언권 그리고 심지어 장자(長子)의 권리 등의 체제. 소유권보다 더 잘 자본의 형성을 보장하고 만인의 열의를 유지하는 체제, 즉 플라톤과 피타고라스에서부터 바뵈프, 생시몽 및 푸리에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결사의 이론들을 더욱 높은 관점에서 설명하고 보충하는 체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도기적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당장 적용될 수 있는 체제.

서문 인용 끝. - P28

제1장

이 책에서 사용하는 방법. 혁명의 이념 - P31

그런데 나는 왜 <소유란무엇인가?>라는 또 하나의 질문에 대해 <그것은 도둑질이다>라고 마찬가지로 답할 때마다, 내 답변이 잘 전달되지 못했다는 노파심에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  - P31

어떤 저자는 소유란 점유(占有)에서 나오며, 법률로 재가된 민법상의 권리라고 가르친다. 또 어떤 저자는 소유란 노동에 그 원천을 두는 자연권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학설들은 서로 이율배반적임에도 불구하고 격려받고 갈채를 받는다. 나는 노동도 점유도 법률도 소유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소유란 원인없는 결과라고 주장한다. - P32

독자여, 안심하시라. 나는 결코 불화의 주모자도 아니며 폭동의선동꾼도 아니다. 나는 며칠 앞질러 역사를 내다볼 뿐이다. 나는 우리가 헛되이 감추고자 애쓰는 진실을 드러낼 뿐이다. - P32

<소유, 그것은 도둑질이다! ・・・ > 이 얼마나 인간 사유가 본말전도된 것인가! <소유자>와 <도둑>은 그것이 지칭하는 존재들이 서로 적대적인 한 늘 모순되는 표현이었다. - P33

우리 인류의 과업은 과학의 신전을 짓는 것이며, 이 과학은 인간과 자연을 포괄한다. 그런데 진리는 모두에게, 오늘은 뉴턴 Newton과 파스칼Pascal에게, 내일은 골짜기의 목동과 작업장의 장인에게 드러날 것이다. - P33

영원성이 우리들의 앞에 있고 또 우리의 뒤를 따른다. 이 두 무한 사이에서, 지금 시대가 알고자 하는 인간의 위치란 무엇인가? - P33

그러므로 독자여, 나의 직함과 나의 성격을 개의치 말고 나의추론에만 몰두하라. 내가 보편적 오류를 시정하려 하는 것은 보편적 동의에 따라서이다. 내가 사람들의 의견에 맞서는 것은 사람들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용기를 가지고 나를 따라오라. - P34

당신에게 나의 마지막 결론을 먼저 내놓으면서 이 책을 시작하는 것은 당신에게 예고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지 당신에게 대들고자 함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당신이 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 P34

게다가, 나는 어떤 체계 systeme도 세우지 않는다. 나는 특권의 종언, 노예제의 폐지, 권리의 평등 그리고 법의 지배를 요구한다. - P34

정의(正義), 오로지 정의, 이 논문의 요체는 바로 이것이다. 세계를 규율하는 노고일랑 남들에게 맡긴다. - P35

학설들을 비교하면서, 반대의견에 답변하면서, 논증들을 끊임없이 등식화하고 환원하면서, 수많은 삼단논법을 가장 치밀한 논리의 그물로 거르면서, 나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P35

그러나 먼저 말해둘 것이 있다. 요컨대 우리는결코 <정의, 형평, 자유>라는 이 통속적이고도 신성한 단어들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들 각각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아주 모호했다는 것을, 그리고 이러한 무지가 마침내 우리를 갉아먹는 빈곤과 인류를 괴롭히는 온갖 재앙의 유일한 근원이었다는 것을 나는 우성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 P35

따라서 나는 내 판단을 검증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이 새로운 작업에 스스로 던져본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인류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리고 그토록 널리 잘못 생각하는 것은 가능한일인가? 인류는 왜 그리고 어떻게 잘못 생각하게 되었는가? 인류의 오류가 보편적인 것이라면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가? - P36

그렇다. 조건의 평등은 권리의 평등과 같다고, <소유>와 <도둑질>은 동의어라고, 재능과 봉사의 우월성이라는 구실 아래 얻은, 아니 차라리 빼앗은 사회적 탁월성이란 불의이며 강탈 행위라고 누구나 믿고 있으며 즐겨 말하고 있다. 내가 말하건대, 이러한 진실은 모든 이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 내가 할 일이라곤 그들로 하여금 그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 P37

 따라서, 일체의 현상은 <시간>과<공간> 속에서 우리에게 인식되기 마련이다. 우리로 하여금 그 결과를 낳은 어떤 <원인>을 상정하게끔 하는 모든 사물, 즉 존재하는모든 것은 <실체 substance>, <양식>, <수량>, <관계> 따위의 관념을내포하고 있는 법이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는 이성의 일반 원칙들-일반 원칙들을 넘어서면 무(無)의 세계가 있을 뿐이다 중어느 하나와 관련을 맺지 않는 어떠한 생각도 품을 수 없다. - P38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모든 판단과 관념은 불가피하게이 기본 유형들로 회귀되기 마련이며, 우리의 감각은 이들 유형을 드러내 주기만 할 뿐이다. 이러한 오성의 공리들은 학교에서는 <범주들>이라고 가르친다. 이들 범주가 정신 속에 본원적으로존재한다는 것은 오늘날 입증되고 있다.  - P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은 언제나 읽어야한다.
읽기 싫다고 하더라도.














이 장의 나머지 부분의 대부분은 인지부조화 이론에 대한 좀더 딱딱한 설명을 하는 데 할애될 것이다. - P29

그러나 이 이론을 구성하는 아이디어들이 아직 완전히 정확한 틀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의 모호함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 P29

‘부조화‘와 ‘조화‘라는 용어는 함께 짝을 이루는 ‘인지 요소들 (elements)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므로 이 관계를 규정하기에앞서 인지 요소들 자체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내릴 필요가 있다. - P29

인지 요소들이라 함은 지금까지 인지라고 부른 것, 즉 한 개인이 자신자신의 행동, 그리고 주위 환경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가리킨다. - P29

 즉, 자신이 행동하는 것, 느끼는 것, 원하거나 갈망하는 것, 그리고 자기 존재 자체 등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이 지식의 다른 요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 P29

이 ‘지식‘이라는 단어는 원래 이 단어가 지칭하지 않던 것, 예를 들면
‘의견‘ (opinions) 과 같은 것도 포함하여 사용되었다. - P29

 하지만 이 말은 이 용어들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없다는것은 아니다. 그러한 차이점 중 몇몇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룰 것이다. - P30

정의와 관한 질문이 몇 가지 더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인지 요소‘
(element of cognition) 가 언제 하나의 요소 (one element)로 구성되고 언제여러 개의 요소들 (a group of elements) 로 구성되는가? - P30

이와 같은 질문들은 현재로서는 대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사실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자료를 제시하면서 논의하는 이후의장들에서 보겠지만,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측정과 관련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 P30

현 시점에서 우리는이 요소들의 내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인 실재(reality)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 P31

여기서의 실재는 물리적 또는 사회적, 혹은 심리적인 것일 수 있는데, 어느 경우든인지는 그것의 지도를 그린다. 물론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31

달리 말해서 인지의 요소들은 대부분 개인이 실제로 행동하고 느끼는것이거나 또는 환경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의견, 신념, 그리고가치관 등의 경우에 실재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된다. 또한, 자신이 경험한 것이나 다른 사람이 말해 준 것도 실재라고 할수 있겠다. - P31

현재의 논의로 볼 때, 그리고 적어도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사람들이 실재에서 명백하게 벗어나는 인지를 자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은 것 같다. - P31

 결과적으로 현재까지의 논의에서 핵심사항은 ‘실재는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개인이 실재와 부합되는 적절한 인지요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 P31

이제 우리는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무관한 관계 (irrele-vance), 부조화관계 (dissonance), 그리고 조화관계 (consonance) 등이 그것이다. 앞으로 각 유형의 관계에 대해 차례대로 논의할 것이다. - P32

두 요소가 각각 서로에 대해 단순히 어떤 관련도 없을 수 있다.  - P32

물론 이와 같은 무관한 관계에대해서는 이런 종류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외에 달리 말할것이 많지 않다. 우리는 인지요소들 중에서도 부조화관계나 조화로운 관계가 있을 것 같은 그러한 인지요소들에 주로 관심이 있다. - P32

하지만 많은 경우에 두 인지 요소가 서로 무관한 관계인지를 선험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이 문제에 관련된 어떤 개인의 다른 인지요소를 참조하지 않고는 이를 결정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 P33

 만약 파리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 미국의 옥수수 재배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 그는 아이오와의 기후에관한 정보를 얻고 싶어 하겠지만 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선박우편을 이용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 P33

인지 요소들 사이에 관계가 유관할 경우에 존재하는 부조화 및 조화의관계를 계속해서 정의하고 논의하기에 앞서 특정 인지요소들은 특수한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 P33

즉, 두 요소만을 고려하였을 때, 한 요소의 상반되는내용이 다른 한 요소에서 도출되면 이 두 요소는 부조화의 관계에 있다고말한다. 조금 더 형식적으로 진술하면, x의 부정 (not-x) 이로부터 도출되면 x와 y는 부조화의 관계이다. - P34

동기나 희망하는 결과도 두 인지 요소가 부조화관계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 P34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카드 게임을 할 때 자기와 게임하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전문적 도박사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게임하고 돈을 잃기도 한다. 자기와 게임하는 사람들이 모두 전문적이 도박사들이라는 지식은 그의 행동, 즉게임을 계속하는 것과 부조화를 이룰 것이다. - P34

 만약 이 사람이 어떤 이상한 이유로 돈을 잃으려 한다면 이 관계는 조화로운 관계가 될 것이다. - P34

앞서 부조화관계를 정의할 때 ‘도출되는‘ (follow from)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표현의 의미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다양한 맥락 속에서의 부조화관계를 살펴보면 부조화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것이다. - P35

(1) 인지부조화는 논리적 모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 P35

(2) 인지부조화는 문화적 관습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 P35

(3) 인지부조화는 어떤 구체적 의견이 그 정의를 살펴보았을 때 더 일반적 의견에 포함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 P35

(4) 인지부조화는 과거의 경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 P36

 물론 앞에서 설명한 조건들 중에 몇몇의 경우에는 분명히우리가 논의한 두 인지 요소와 조화를 이루는 다른 인지 요소도 많이 있다.
하지만 논의의 대상이 되는 두 요소를 제외한 다른 요소들을 무시했을때, 만약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요소로부터 도출되지 않거나 그것을기대하기 어렵다면 이 두 요소는 부조화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 P36

 만약 부조화 이론이 경험자료에 대해 타당성을 가지려면부조화와 조화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 P37

물론 부조화관계의 크기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부조화 수준(de-gree of dissonance) 을 구분하고 주어진 부조화관계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P37

만약 두 요소가 서로 부조화를 이룬다면,
이때의 부조화의 크기는 해당 요소들의 중요성에 비례하는 함수가 될 것이다. - P37

어쩌면 인지요소들 사이에서 부조화가 전혀 없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행동에 관한 인지 요소인 인간의 행동이나 느낌은 거의 모두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인시요소와 부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 P38

개념정의를 위해 잠정적아로 현재 논의하려는 요소와 관련되는 모든 요소의 중요성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어떤 개인에게서 이 특정 요소와 나머지 인지요소들 사이에 생성되는 부조화의 총량은 이 요소와 관련되는 요소 중에서 이것과 부조화를 이루는 요소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에 달려 있다. - P39

물론 위에서 설명한 것은 개별 요소 사이의 부조화뿐만 아니라 두 개의인지 요소 묶음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의 크기를 다루는 데에도 쉽게 확장될 수 있다. - P39

부조화의 크기는 부조화를 감소시키는 압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경험적 연구자료 (data) 에 대해 논의하는 부분에서 반복하여 다시 부조화의 크기를 다룰 것이므로 이쯤에서 부조화의 크기에 대한 우리의 논의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좋을 듯싶다. - P39

(1) 만약 두 인지 요소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면, 이 둘 사이의 관계는 부조화 혹은 조화의 관계이다. - P39

(2) 부조화(또는 조화) 의 크기는 해당 요소의 중요도나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같이 증가한다. - P40

(3) 두 묶음의 인지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의 총량은 서로 부조화를 이루는 두 인지요소 묶음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유관한 관계의 가중비율 (weighted proportion)의 함수이다. ‘가중비율‘이라는 말이 사용된이유는 각각의 유관한 관계에 개입된 각 요소의 중요성에 따라 가중치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 교양은 알아두면 좋은 것입니다. 물론 과학을 막상 공부할 때는 약간만 도움이 됩니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크리스마스 강연 - P33

"자연 현상을 탐구하는 데 있어 초 한 자루의 물리적 현상을 관찰하는 것보다 더 나은 열린 문은 없을 것입니다. 이 우주의 어떤 부분도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법칙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새로운 주제 대신에 촛불을 선택했는데, 여러분을 실망시키지는않으리라고 믿습니다." - P34

그날 연사로 나선 패러데이의 이름은 이미 런던 전역에 알려져있었다. - P34

수많은 과학적 발견을 이룬 과학자답게 사람들은 뭔가 어려운 주제의 강연을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패러데이가 꺼내 든 것은 뜻밖에 초 한 자루였다. 그러나 강연이 시작되면서 패러데이의 숨은 의도는 금방 드러났다. 단순한 초 한 자루에 대체 얼마나 많은, 우주를 지배하는 물리적, 화학적 법칙들이 연관되어 있는지, 아무리 어려운 과학적 법칙들도 우리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것인지를 패러데이는 신기한 실험과 특유의 화려한 언변으로 설명했다.
그날의 강연은 역사 속에 남아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곤 한다. - P35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과학자에는 마이클 패러데이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그의 삶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한 편의 드라마나다름없기 때문이다. - P35

패러데이가 열두 살이 되자 아버지는 한 서적 제본소의 점원으로 그를취직시켰다. 패러데이는 신문 배달 일을 하면서 책 제본 기술을 배우게 되었는데, 제본 도중 읽은 책들에 깊이 심취하곤 했다.  - P35

그러던 어느 날 패러데이는 주인의 심부름을 나갔다가 광고 전단을 보게 된다. 존 테이텀이라는 은세공사가 회비 1 실링으로 밤 8시부터 화학, 광학, 지질학, 천문학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광고였다. - P35

1812년 2월 29일부터 데이비의 공개 강연에 참석한 패러데이는강연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고 섬세한 그림을 그려 넣어 한 권의 멋진책으로 제본했다. 그해 말 패러데이는 데이비 교수에게 자신을 조수로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와 함께 패러데이는 정성 들여 만든책을 동봉했다. - P36

당시 22세였던 패러데이는 왕립연구소의 다락방에서 기숙하며데이비를 비롯한 교수들의 실험을 도왔다. - P36

 패러데이는 당시 데이비가 하고 있던 탄광용 안전등의 개발을도왔고, 그와 관련한 논문도 쓸 수 있었다. 그 결과 패러데이는 마침내 화학과 전자기에 관한 자신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 P36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자, 패러데이는 드디어 과학자로서 승승장구했다. - P36

초 한 자루 속에 숨은
과학적 법칙 - P37

《촛불 속의 과학》은 1860년 왕립연구소에서 은퇴를 앞둔 패러데이가 총 6회에 걸쳐 열었던 크리스마스 자선 강연을 정리한 것이다. - P37

제1강에서 패러데이는 몇 자루의 서로 다른 초의 제조법을 설명하고, 이어서 초가 타는 것이 어떤 물리적, 화학적 현상인가를 다채롭게 소개한다. 제2강에서는 불꽃의 여러 부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있는지를 설명한다. 여기서는 종이테이프, 화약, 백금으로 된 선 등을촛불에 직접 태워보는 흥미로운 실험을 선보이기도 한다. 제3강에서는 연소 이후에 남는 물질은 무엇인가를 추적한다. 패러데이는 그것이 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물을 분해해서 생기는 수소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다. - P37

제4강과 제5강에서는 물의 전기 분해와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등 기체의 성질에 관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6강에서는인간의 호흡과 초의 연소가 실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 P37

패러데이에게 과학은 인류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대과학자로 성장한 그는 끝까지 과학이 인류애를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 P38

그러나 촛불 속의 과학》은 패러데이의 화려한 과학적 발견들과비교할 때, 조금은 다른 의미가 있다. 이미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과학적 발견들을 뒤로하고, 70세에 이른 노신사가 다소 잔잔하고 평범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초를 주제로 삼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 P39

과학이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나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무렵부터였다. 재미있는 과학 실험들은 한 편의 잘 기획된 공연처럼 관중들을 끌어모았고, 교양인들은 과학적 지식을 찾아 나섰다. - P39

그리고 패러데이만큼 과학을 쉽고 친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과학자는 찾기 어려웠다. 그의 과학적 지식의 획득 과정은 아카데믹하기보다는 어린아이와 같은자연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P39

모든 것이 단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되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금도
‘그 책‘은 다소 빛바랜 표지에 수십 년 전 그어놓은 밑줄들을 품고 진리관 내 연구실 책장에 꽂혀 있다. - P5

학문의 각 분야에는 역사상 그 물줄기를 바꾼 고전들이 있다. 그러나 과학 분야의 고전들은 결코 읽기 쉬운 책들이 아니다. 과학사·과학철학을 공부해온 지난 30여 년간 나는 내게 희열과 감동을 안겨준 수많은 위대한 과학 고전들과 만났고 씨름했다. - P6

에우클레이데스
《기하학 원론》
기원전 300년경


인류 역사상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 - P266

이집트인들에게 나일강은 중요한 삶의 터전이자 문명의 발상지였다. 그러나 해마다 범람하는 나일강은 토지의 측량이라는 실질적 문제를 던져주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수학 특히 기하학의 필요를 불러왔다. - P267

에우클레이데스의 삶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는 사실 그가 태어난 곳조차 정확히 모른다. 그에 대한 몇몇 일화들은 대부분 훨씬 후대 사람들이 전하는 것이다. 단, 그가 플라톤이 아테네에 세운학교 아카데메이아에서 공부한 뒤, 알렉산드리아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고, 프톨레마이오스 1세와 교류하면서 《기하학 원론》을 집필했다는 것이 대략 일치된 견해이다. - P268

《기하학 원론》은 기본 전제들에서 출발한다. 학생들은 오늘날 복잡한 수학 문제들을 풀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전제들에 대해서는 묻지않는다. 예를 들어, ‘점이란 무엇일까?‘ ‘원이란 무엇일까?‘ ‘삼각형이란 어떻게 정의되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에우클레이데스는 이런 전제들이 수학의 출발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 P269

제1권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47명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비롯하여, 48개의 수학 명제들이 논리적으로 증명된다. 즉 복잡한 수학적 명제들은 정의, 공준, 공리, 그리고 이미 증명이 완료된 명제들만을 이용하여 엄밀하게 증명된다. - P269

《기하학 원론》은 사실 에우클레이데스의 독창적 연구가 아니라,
당대의 수학적 연구들을 총망라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다. - P269

 이 책이 동아시아에 번역된 것은 처음 중국에서였다. 1605년 이탈리아의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는 로마의 클라비우스 편의 《기하학 원론》 최초의 여섯 권을 구술했고, 서광계(啓)가 이를 번역하여 《기하원본》을 출판했다. - P270

물론 《기하학 원론》의 내용들 중 일부에 논란이 없지는 않았다.
제5권 제5 정의인 ‘비율의 개념‘과 제1권 제5공인 ‘평행선의 공준 등은 일찍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제5공준이란 "두 직선이 한 직선과만날 때, 같은 쪽에 있는 내각의 합이 180도보다 작으면, 두 직선은 그쪽에서 반드시 만난다"라는 것이다. - P271

19세기에 이르러 평행선의 공간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을 불러왔다. 제5공준은 "한 직선의 외부에 있는 점을 지나면서 평행한 직선은 오직 하나다"로 간략하게 바꿀 수 있다. 독일의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한 직선의 외부에 있는 점을 지나면서 평행한 직선은 적어도 둘 이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여도 전혀 모순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것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출발이었다. - P2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