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천사, 혹은 엔젤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든지 미켈란젤로가 성당 벽면 가득히 그린 프레스코화나 구스타프의 정묘한 삽화를 떠올릴 것이다. 이 작품들에는 발랄한 인간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생명감은 물론, 살아 있는 인간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숭고하고 신성한 매력이 감돈다. 일반적으로 천사들을 묘사한 작품을 보면 분명 인간과는 다른 모습이다. - P4
천사란 신에 의해 인간보다 상위의 존재로서 창조된, 순결하고 정신적인 실태다. 천사=Angel어원은 그리스어 Angelos사자(使者)에서 유래한다. - P5
13세기 무렵까지 계속된 천사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은 무의미한 것이 많긴했지만, 천사에 관한 몇 가지 귀중한, 혹은 기묘한 연구 성과로서 후대에 영향을 미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천사의 수에 관한 것이다. - P6
한편 천사들의 직무도 다방면에 걸쳐 있다. 전 우주의 창조주인 신은 단 하나뿐이므로, 신의 수족으로서 해야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 P6
천사들은 내부에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신의 의사에 반한 행동을 한 천사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천사들의 한 무리는 지상의 딸들에게 사랑을 느껴 그녀들을 임신시키고 지상에 혼란을 초래한탓에 유폐되었다. - P6
아무튼 천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교, 기독교, 나아가 이슬람교에 관해서도 알아야 할 부분이 많다. 이 책의 목적은 위의 종교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천사의 모든 것‘을 소개하는 데 있다. (후략).
마노 다카야 - P7
빛나는 신의 사자
대천사 Archangels
수만 수십만, 혹은 수백만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천사들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능력과 지력을 가졌으며 신 옆에 자리할 수도 있는 천사가 바로 대천사(大天使) 아크엔젤이다. (중략). 신에게 부여받은 그들의 최대 임무는 바로 신과 인간과의 중개 역할이다. - P14
그런데 이와 같은 대천사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 P14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밑바탕에는 모두 ‘종말‘ 이라는 공통된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 P14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대천사의 수가 일곱이란 점은 일치하지만, 그 중 공통되는 천사들은 넷뿐이다. 미카엘(Michael), 가브리엘(Gabriel), 라파엘(Raphael), 우리엘(Uriel)이 그들이다. - P15
이슬람교에서도 4대 천사를 인정하고 있다. 단, 이슬람교의 성전 코란에 기록된 이름은 미카일(미카엘)과 지브릴(가브리엘)의 두 명뿐이다. - P16
유대교 기독교에서는 4대 천사의 이름에 관해 별다른 이론(異論)이 없는 반면, 나머지 세 명의 대천사를 거론할 때는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 P16
물론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서적이나 신학자의 의견도 적지 않으며, 시대가 바뀌면서 천사가 교체되거나 그 역할이 변경되는 일도 있는 듯하다. 17대 천사는 ‘어전천사(御前天使:Angels of Presence)‘라 불리기도 한다. - P17
여기서 이상한 점은 최고의 천사들 중에 가브리엘(Gabriel)의 이름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쩌면 신의 어전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남성천사들에게만 주어졌던 특권이라, 여성설이 있는 가브리엘을 제외한 것인지도 모른다. - P18
대천사 미카엘
Michael
칭호: 신을 닮은 자 역할 : 천사군단의 최고 지휘관 심벌 : 칼집에서 뽑아든 검, 저울 - P19
지력은 물론 용맹함까지 갖춘 천사계의 제1인자
성서 이전과 이후를 불문하고 미카엘은 항상 천사들의 최고 자리에 군림해왔다. 그는 원래 기원전 7세기경 오리엔트 세계에서 권세를 떨친 칼데아인⁶들의 신이었다고 한다.
6) 칼데아인 : Chaldean. 고대 오리엔트 세계에서 활약했던 셈계 유목민 중 하나. 기원전 612년, 아시리아 제국을 멸하고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세웠다. 느부카드네자르 2세 시대에는 오리엔트 세계의 최강국이 되었고, 수도 바빌론은 ‘세계의 중심‘으로 불리며 문화, 학문, 경제가 현저히 발전했다. 유대 민족의 ‘바빌론의 포수‘는 이 시대의 일이었다. - P19
천사의 3분의 1을 이끌고 신에 대항하여 모반을 꾀한 사탄(Satan)을 징벌하기 위해, 신은 천사군을 파견하기로 결정한다. …………… 황금 구름으로 싸여 있는 옥좌 주변에서 한 음성이 울려 나왔다.... 적들을 힘으로써 제압하는 게 좋으리라. 가라, 미카엘, 천군의 지휘자여! (『실낙원』) - P20
(중략). 그러나 무기에서 차이가 났다. 미카엘의 검은 ‘신의 무기고에서 가져온, 제아무리 견고한 것도 감히 당해낼 수 없는 명검이었다. 일설에 따르면, 이 검은 황금색으로 빛났다고 한다. 이것이 그후 미카엘을 상징하게 된 ‘칼집에서뽑아든 검‘이었다. - P22
이 장엄한 대결은 미카엘의 여러 무용담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대결이다. 하지만 사실 미카엘과 사탄이 쌍둥이 형제였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흘렀을 복잡한 감정에 대해 동정을 금할 길이 없다. - P22
위풍당당, 신의 사자는 주위를 압도한다
미카엘의 임무는 그가 가진 자비심과는 반대로 과격한 성격을 띤 것이 적지 않다. - P23
죽은 자의 영혼을 저울에 달다
하지만 아무리 천사군단의 최고사령관이자 용맹과감한 전투 실력으로 알려진 미카엘이라 해도 역시 대천사다운 자비심은 가지고 있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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