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버지와 연락했어요? 현경 수사과장님이랑.......
"아아, 아까 통화했어. 상황은 어제와 다를 바 없고. 경찰은 배고 헬리콥터고 못 띄워. 우리는 변함없이 이 섬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상황인거지." - P298

다카오의 부정적인 발언에 텔레비전 앞에 있던 도라쿠 스님이 반론했다.
"아니지요. 섬에서 나가지 못하는 건 변함없더라도 어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어쨌거나 쓰루오카를 죽인 범인은 이 섬에 없으니까요. 그 점은 안심이지요." - P298

"흠, 고바야카와 씨, 그대로 잠들어 버렸군요."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샤워하러 간 탐정은 결국 거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야카는수수께끼가 하나 풀린 기분이었다. "맞아요. 고바야카와 씨가 자는사이에 완전히 그런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어요. 범인은 외부에서 온 침입자. 그리고 그자는 벼랑에서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그게모두가 내놓은 결론이죠." - P299

다카오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라면서 고개를 숙이자마사에는 "알았어, 어젯밤 일이로군" 하고 눈치 있는 모습을 보이며 두 사람을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두 사람은 마사에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아침 안 드셨습니까? 식당에 안 계시던데요."
다카오가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마사에는 컵 세 개에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따르며 대답했다. "응, 늦잠을 자서 아침은 걸렀어. 둘다 커피면 되지?"

다카오는 딱 잘라 말하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젯밤에 빨간 도깨비를 놓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사에 씨께 전화드렸죠. 통화한 후에 게이스케 씨가 어떤지 확인하셨습니까?"
"물론이지. 그런 식으로 말하길래 걱정됐거든. 바로 게이스케 방에 가봤어."
"어땠나요? 게이스케 씨는 자기 방에 있었습니까?"
"응 있었지." - P301

"응, 확인했어. 시간은 좀 걸렸지만."
"시간이 걸렸다고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의아해하는 탐정에게 마사에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 P301

"방에 있더라고. 게이스케가 욕실에 오래 들어가 있었던 모양이야. 왜 샤워하고 있으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안 들리잖아. 그래서대답이 없었던 건가 봐. 그런 줄도 모르고 게이스케를 찾아 온 저택을 돌아다닌 거지. 정말 얼빠진 짓이었다니까."
마사에는 후후후 웃고서 커피를 마셨다.  - P302

마사에는 더욱 매서운 말투로 따져 물었다. "어젯밤 전화로는 게이스케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어. 실은 걔를 의심하는거지? 빨간도깨비의 정체가 아닐까 싶어서." - P303

탐정은 당황한 듯 한 손을 내저었다. "그럴 리가요. 게이스케 씨가 빨간도깨비라면 이미 바다에 빠져 죽었을 테니까요. 그럼 지금 저택에 있는 게이스케 씨는 대체 누구냐는 이야기가 되죠. 아닙니까. 마사에 씨?"
다카오가 농담조로 꺼낸 말을 듣자마자 마사에의 얼굴에 한순간흠칫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마사에는 입술을 떨며 항의하듯 말했다.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 P303

2

(중략).
"잡아떼지 말아요. ‘마침맞게…………… ‘라니 그게 무슨 뜻인데요?"
"아아, 그거. 그건 참 ‘마침맞다‘는 머릿속 생각이 그대로 입을 타고 나온 거야. 정말 마침맞잖아. 머리가 젖은 걸 둘러댈 핑계로 ‘샤워‘는 이상적이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응하지 않은 이유도 되고말이야." - P304

"확실히 당신 말이 맞아. 즉, 게이스케는 우연히 그 타이밍에 샤워를 오래 즐긴 것뿐인가. 그 늦은 밤에 씻는 것도 약간 부자연스럽지만 말이야." - P304

 탐정은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게이스케 방이지. 그 시간에 정말로 욕실에 있었는지, 직접 물어볼 거야."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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