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사용을 허용할지 말지를 두고 갑론을박 하느라 조심스러운 학교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인 학교에서는 활발하게 GPT를 활용 중이다. 김백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과영) 수학 교사는 최근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이용한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김 교사는 "하루가 다르게 챗GPT 기술이 발전하면서 뉴스가 쏟아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챗GPT에 대한 괜한 두려움과 오해를 갖기 쉽다"면서 "그럴수록 GPT를 직접 써봐야 첫GPT의 장단점을 알게 되고 미래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GPT를 활용해 작성할 수 있는 수행평가를 내는 김은숙 포항이동중학교 교사는 "A1가 발전하면서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기존 공부법은 AI를 활용해 공식이 나온 배경과 개념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해내는 공부법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 P20
김도훈 대전과고 1학년 학생은 "수학을 독학하는데, 챗GPT를 활용한 이후 공부의 효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전엔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개념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식이 나오면 일일이 개념과 식의 과정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서 이해해야 했다. 선형대수학, 미적분방정식 등 대학 수준의 수학 정보는 구글 같은 해외 검색 포털에서 오랜 시간 찾아보거나 선생님을 찾아가 물어봐야 할 때도 있었다. - P21
GPT를 이용해 수학 공부나 수학 시간 발표 준비를 하는 공석진 포항제철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챗GPT가 내준 결과를 완벽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검색 시간이 확연히 준다" 면서, "GPT의 버전별 수준이 확 다른 것처럼 앞으로 정확도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는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 P21
내 수준에 딱 맞는 취향저격 설명
새로 나온 수학 개념이 이해가 안 될 때 GPT를 활용하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순열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확률과 통계에서 순열의 개념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해줘‘라고 챗GPT에 물을 수 있다. 만약 처음 나온 대답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중학교 3학년이 이해할 수 있게다시 설명해줄래?"처럼 원하는 수준으로 조건을 설정하면 그에 맞춰 쉽게 설명해준다. - P23
원하는 유형의 수학문제 제시
챗GPT가 학생이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제를 출제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에게 y=x+1의 그래프 상에서 x = 2인 지점에서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문제와 유사하지만 중학생이 이해할수 있는 수준의 문제 3개를 제시해줘‘라고 물어보자. 그러면 ‘함수 y=-4.x + 3 의 그래프 상에서= 0.5인 지점의 접선의 기울기를 구해보세요‘처럼 기존 문제에서 숫자 및 수학 기호가 살짝 바뀐문제 3가지를 제시해준다. - P24
물론 챗GPT는 복잡한 풀이 과정이 필요한 문제에서는 비슷한 문제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틀린 풀이 방법을 내놓기도 한다. 오세준 이대부속고등학교 교사는 "챗GPT의 답변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과정이 번거롭겠지만 수학에서 반드시 필요한 비판적인 사고력을 자연스레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P24
챗GPT가 언어 모델인 만큼 작문 실력을 요구하는 수행평가에서 탁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문석 포항제철고 교사는 "먼저 학생이 글을 작성한 뒤에 챗GPT의 도움을 받아 문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거나 글을 매끄럽게 다듬고 오탈자를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주제를 생각해야 할 때 다양한 키워드가 들어간 글을 써달라고 요청하면, 그 답변에서 주제를 떠올릴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다. - P25
수학 수행평가의 단골 주제는 수학을 배우는 이유 찾기다. 이때도 GPT가 해결사다. 수학이쓰이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줄 수 있어서다. - P25
구민재 틀린 문제를 챗GPT에 여러 번 다시 물었어요. 그랬더니 다 틀린 답을 이야기하네요. 신뢰도가 떨어져요.
앙현영 저는 GPT를 수학 공부에 자주 쓰지만, 문제의 답이 궁금할 땐 챗GPT한테 묻지 않아요. 틀린 답변을 정답처럼 말하는 ‘환각‘ 현상 때문에 헷갈리더라고요.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여 있어요. - P27
앙현영 지난주에 다녀온 ‘챗GPT 포럼‘에서 알게 됐는데, 챗GPT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콘크리트 먹기 대회‘에 대한기사를 쓰라고 하면 진짜 있었던 일처럼 기사를 쓰더라고요. 앞으로 가짜 뉴스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걱정돼요. - P27
김건우 오히려 전 챗GPT 시대에 사람이 지식을 많이 습득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질문하는 주체는 사람이잖아요. 구체적으로 여러 조건을 제시해 질문하면 챗GPT가 정확도가 높은 답변을 제시해요. 그러니 우리가 아는 게 많아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고, 챗GPT의 말에서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알 수 있어요. - P27
지금까지는 수학을 잘하려면 일단 문제 풀이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수 있어요.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수학‘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한국 정보화 진흥원 소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가장 연관성 높은 데이터는 ‘수학 숙제로 나타났습니다. 수학문제집 이름이 그다음이었고, ‘솔직히, ‘어려워‘ 같은 감정 표현, 성적표가 뒤를 이었습니다. - P28
AI는 사람보다 빠르게 결과를 내지만, 그 결과가 틀릴 때가 있습니다. 챗GPT도 마찬가지지요. 앞으로 AI가 내는 결과를 의심하고 오류를 찾는 행위가 중요해질 거예요. - P29
또한 GPT에 다양한 질문을 넣어보면서, 같은 내용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어떻게 다른지를 직접 확인하면 좋겠어요. 복소수의 개념을 설명해주세요‘라는 질문과 ‘수학 교과서의 문자와 식 단원에서의 복소수 개념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해주세요‘라는 질문의 답이 확 다르거든요. - P29
손세연 거짓 정보 확산 역할을 더 많이 할 겁니다. 알다시피 GPT-3.5는 2021년 9월 정보까지만학습했기 때문에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또 거짓 정보를 진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환각 현상도 일으켜요. GPT는 학습한 많은 데이터에서 단어의 관계성만을 분석해 답변을 내기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거짓된 정보를 학습시킨다면 여론 조작, 편견 조장 등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 P34
전민성 챗GPT가 정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GPT-3.5에서 4로 넘어가면서 성능이 확 개선되었던 것처럼 점차 신뢰성이 높아질 겁니다. 단점을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장점을활용하는 방법을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여러 학회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수학과 물리학에서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각 분야에 엄청난 발전이 일어났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처럼 챗GPT가 다양한 분야의 깊은 정보를 제공해준다면 우리의 조력자로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챗GPT가 제시한 답변에서 얻은 키워드를다시 검색하고 다른 키워드와 비교 분석해보면서 지식의 창이 넓어지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GPT는 분명 우리의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 P35
2023년 3월 오픈AI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수학자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직업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AI의 영향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챗GPT가 그 분야에 도움을 주거나 심하면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 P39
소프트웨어 기술 검증 스타트업 ‘애나‘와 김시호 연세대학교 IT융합공학과 교수팀은 GPT-3.5 기반의 GPT에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풀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영어는 33문제 중27문제로 82%로 맞혔고, 수학은 20문제 중 6문제로 30% 밖에 못 맞혔지요. - P39
하지만 한가지 희소식이 있습니다. 2023년 3월 출시된 GPT-4 기반의 GPT 플러스는 수학검색엔진 ‘울프럼 알파와 플러그인으로 연결하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플러그인은 다른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울프럼 알파를 연결한 GPT 플러스는기존보다 수학문제를 정확하게 계산해낼 뿐만 아니라 답을 그래프와 도표로 시각화할 수 있지요. - P39
챗GPT에 대한 수학자의 생각은 어떨까요? 수학자 7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P40
최영주POSTECH 수학과 교수
챗GPT 사용처 : 일상에서 수시로 대화
챗GPT는 거짓말을 잘해요. 수학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주지요. 챗GPT가 발전하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푸는답이 알려진 문제는 풀겠지만, 수학자가 연구하는 아무도 답을 모르는 문제는 풀기 어려울 거예요. - P40
현윤석 인하대학교 수학과 교수
챗GPT 사용처 : 거의 사용 안함
챗GPT로 인해 많은 직업이 영향을 받겠지만, 수학자가 특별히 더 많은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수학자의 중요한 역량인 문제를제기하고, 새로운 개념을 정의하며, 복잡한 연역적 사고를 수행하는 능력에서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생각합니다. - P40
김재훈교수
질) 방안에 7명의 사람이 모여있습니다. 이 사람 중 일부가 서로를 안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포옹을 4번씩 했지요. 이게 가능한가요? 가능하다면 실제 예를 들어서 가능함을 보이고 불가능하다면 불가능함을 증명해주세요. - P42
챗GPT 답) 이 문제는 그래프 이론을 사용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각 사람을 정점으로 나타내고, 두 사람이 포옹한 경우를 선으로 연결합니다. 이 문제에서 각 정점의 차수(연결된 선의 수)는 4입니다. 이 문제는 모든 정점의 차수가 4인 그래프가 존재하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이 문제의 경우 불가능함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래프의 모든 정점의 차수 합은 선의 수의 2배와 같습니다. 왜냐하면 각 선은 두 개의 정점에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2. 7명의 사람이 각각 4번의 포옹을 한다면, 모든 정점의 차수 합은 7x4=28입니다. 3. 이 경우 선의 수는28/2=14입니다. 그러나 홀수 개의 정점이 모두 짝수 차수를 가지려면 선의 수가 홀수여야 합니다. 이는 ‘악수보조정리(Handshaking Lemma)‘로 알려진 그래프 이론 결과입니다. 4. 이 문제의 경우에는 선의 수가 짝수이므로, 7명의 사람이 각각 4번의 포옹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상황에서 각 사람이 4번씩 포옹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P42
김재훈 교수
답) 선의 수가 홀수일 때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선이 짝수 개이므로, 7명이모두 4번씩 포옹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챗GPT의 답이 틀렸습니다. - P42
Q. 자기소개서 3번에 폴리매스 문제를 푼 과정을 적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처음으로 학교나 학원에서 주는 문제가 아닌 제가 자발적으로 풀어본 어려운 수학 문제였어요. 중학교 3학년 때 기역(ㄱ) 자로 배열해야 풀리는 조합 문제를 풀고 나니, 초등학교 때 <수학동아>에서 본 폴리매스 대한수학회 2번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그 문제에 도전했어요. 제수학 아이디어 공책에 있는 문제 해결 전략을 참고했어요. 그림을 그래프로 바꾼 후 원순열의 경우의 수를 찾는 방법인 ‘번사이드 보조정리‘를 이용해서 풀려고 노력했지요. - P53
폴리매스는 <수학동아>에서 운영하는 수학 커뮤니티 이름이자 답을 아무도 모르는문제를 함께 푸는 청소년 수학 공동연구 프로젝트예요. 대한수학회 2번 문제는 2017년 신희성 인하대학교 수학과 교수님이 출제한 사각형채우기 문제입니다. 특정 모양으로 전체를 빈틈없이 채우는 방법을 찾는 문제예요. - P52
인문학자 : 평행선 공준이 왜 문제가 됐던 건가요?
수학자 : 수학자들은 증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약속인 공준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유클리드 기하학 체계를 구축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머지 4개의 공준을 이용해 평행선공준을 증명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나 에우클레이데스가 처음 이 공준을 소개하고 2000년이 지나도록 평행선 공준은 증명되지 않았어요. 19세기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준을 그대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명제를 거짓이라고 가정할 때 생기는 모순을 보여 역으로 명제를 증명하는 ‘귀류법‘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평행선 공준을 거짓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기하학에 모순이 생기지 않았어요. 당시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준을 거짓으로 하는 새로운 기하학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고 이것이 바로 ‘비유클리드 기하학‘입니다. - P60
인문학자 : 지금까지 유클리드 기하학이 왜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기하학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이야기해 왔는데요. 유클리드 기하학이 서구 문명을 지배한 것은 에우클레이데스 덕분만은 아니에요. 2000년간 <원론>에 여러 사람의 생각을 보태서 더 멋진 유클리드 기하학 체계를 만들어 왔습니다. <원론>을 중요하게 여겼던 여러 서구의 지식인이 유클리드 기하학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지요. 다만 19세기 초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은 학문에서가져야 할 시사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원론>은기하학의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했지만, 어떤 의미에선 마치 전제 군주처럼 2000년 동안 기하학적 공간에 대한 사고를 얽매고 있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비록 우리가 유클리드 기하학이 왜 서구 문명을 지배해왔느냐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그토록 오래 지배했던 기하학이 어떻게 무너졌느냐가 더 생각할 지점이 많지요. - P63
수학자 : 교수님 말씀처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은 기존 기하학 체계를 무너뜨렸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기하학의 범위를 넓혔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수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평행선 공준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공준을 바꿔도 전혀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기하학을 세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일부 수학자는 공준을 쌓아 올려 모든 명제를 증명할 수 있는 완전무결한 수학체계를 만들고자 했어요. - P63
끝내 미국 수학자 쿠르트 괴델(1906~1978)에 의해 그시도는 불가능하다고 판별이 났어요. 모순 없는 체계에는증명하지 못하는 명제가 있다는 거지요. 이는 수학이 계속해서 새롭게 진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해요. 그렇게 보면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인류 지성사의 발전을 볼 수 있었던 한 단면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 P63
1901년 봄, 러셀은 크기가 가장 큰 집합이 존재할 수 없다는 독일 수학자 게오르그 칸토어의 증명을 접했습니다. 결론이 다소 비직관적이라고 느낀 러셀은 증명을 면밀히 검토해보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특이한 집합을 고려하게 됐습니다. 곧 러셀은 이 특이한 집합이 칸토어의 집합론에 모순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 P68
이제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모든 집합으로 구성된 집합 R을 고려해 볼 게요. 예를 들어 R은 자연수의 집합을 포함하지만 ‘열여섯 글자로 표현 가능한 대상의 집합‘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R은 자기 자신을 포함할까요? - P68
러셀은 이것이 단순한 논리적 오류라고 생각했지만, 얼마 안 있어 역설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칸토어가 정리하려던 집합론은 집합 R의 존재를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집합 R이 모순을 일으킨다면 칸토어의 집합론을 폐기할 수밖에 없지요. 이것은 집합론을 토대로 하는 모든 수학적 성과가 무너짐을 의미했습니다. - P68
이후 프레게는 모순의 심각성을 설명하는 한편 어떻게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제안합니다. 러셀은 프레게의 학문적 강인함에 감탄하며 그의 해결책을 지지했으나 이내제안한 해결책에도 문제가 있음을 눈치챘어요. 러셀은 자신이 집필하고 있었던 저술에 역설을 소개하는 글을 실어 출판했고, 이 저술은 수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분위기마저 풍기는 집합론을 배척한 직관주의 학파는 환호했지만, 집합론을 이용해 수학의 토대를 확립하려던 형식주의 학파는 곤경에 빠졌지요.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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