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기억과 달라 다시 찾아보니 Dini‘s theroem에서 가정 한 개를 빼먹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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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융의 니체 세미나와 인간의 몸

융이 인간의 몸에 대해서 다룬 것은 우리가 이 책의 도입부에서 이미 말했듯이, 그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주목할 만한 세미나에서였다.¹³
꿈이나 연금술 본문 등 융 전집에서 몸에 대한 것이 등장할 때, 몸은 보통 어떤 정신적 실재나 콤플렉스의 상징을 말한다.¹⁴ 또한 융은다른 글에서 꿈에 몸이 나오는 것은 "현실에 대한 기능(fonction duréel), 즉 감각 또는 현실에 대한 감각적 지각"¹⁵을 통하여 매일의 삶에서 직관적 지각을 가지고 통합해야 할 필요성을 나타낸다고 주장하였다. - P212

13 서문의 주 28을 참조하시오.
14 웅이 때때로 몸을 어떤 다른 것으로 말하기보다 몸으로 말하기는 하지만그것은 일반적인 추세이다.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CW 13의 242 번째 문단에서응은 자기와 무의식은 몸에 있다고 말하며, 같은 견해가 "제 세미나‘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몸에 대한 상징적 해석을 위해서는 CW 14 295 번째 문단이하를 참조하라. 거기에서 몸으로 내려가는 것은 "힘든 현실로 복귀하는 것으로 취급된다. CW 16의 478 번째 문단에서 시체는 "과거의 모든 잔재"로 해석된다. 또한 CW 7의 35 번째 문단에서 높은 그림자의 상징으로 언급되고, CW 16의 501 번째 문단에서 몸은 자아의 상징으로 언급된다. 물론 이렇게 해석하는것은 문맥상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지들을 몸의 무의식으로 보기보다는 정신과 관계되는 이미지들로 보는 것이다.
15 Jung, CW 16, par. 486. - P316

그러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융은 몸이 제기하는 커다란 어려움을 명확하게 인식하였고, 그것은 그의 "니체 세미나에서 수도없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 P212

그럼에도 불구하고, 융은 "니체 세미나"에서 주목할 만한 모형을 제시한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우리를 순전히 영적이거나 정신적인 영역으로 이끌어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몸과 물체로 이끌어가는 의식-무의식의 결합으로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영의 영역 쪽으로 나아가면, 무의식은 정신의 무의식(psychicunconscious)으로 되고, 몸과 물질 쪽으로 나아가면, 무의식은 몸의 무의식(somatic unconscious,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있는 무의식)으로 된다.²⁰ - P213

20 C. G. Jung, Nietzsche Seminars, part 3, lecture 8. - P316

그는 "니체 세미나"에서 이 모형을 예시하고, 더 나아가서 무의식 체혐의 본성을 스펙트럼의 다른 끝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그는 폰 프란츠가 열심히 설명했던 개념²²인 ‘하나인 세계" (unusmundus)의 원형은 정신적 실재의 초월적 수준인데, 거기에서 무의식의 두 측면들은 정신과 물질이 그렇듯이 같아진다고 말한다. - P214

22 Marie-Louise von Franz, Number and Time, 4 - P316

그러면서 그는 그가 더 자주 ‘무의식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이 말에 걸려 넘어지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그가 무의식은 마치 공감적인 신경체계의 작용으로 체험되는것처럼 우리 몸 안에서 체험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이기때문이다. - P215

융은 자기(自己)는 몸이며 동시에 정신이고,²⁷ 몸은 다만 자기가 바깥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서, 그는 영혼은 몸이 사는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우리가 몸에서 살지 않고, 자기를 우리의 삶에서 독특한 모습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자기는 항거하게 된다.²⁸ - P215

27 C. G. Jung, Nietzsche Seminars, part 3, Lecture 2
28 Ibid., lecture 5. - P317

몸과 정신이 같은 실재(實在)의 두 측면이고, 그 둘이 다르다면 의식이 그것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융이단순히 몸의 상징주의를 정신적 표상 다음에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그를 반(反)-신체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렇게 영적인 것을 강조하는 것이 때때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언제나 그림의 한 부분일 뿐이다. - P216

거기에서 첫 번째 단계는 영적 수준에서 단단해지는, 소위 말해서
‘정신의 통일‘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그때 비로소 물질 속으로의 하강이 이루어지고, 몸은 변환된다. 이 말은 오직 영이 하나의 실재로존재할 때만, 그리고 정신적 실재라는 말이 객관적 의미를 지닌 단어로 인식될 때만, 몸으로의 하강이 변환을 가져오고, 몸의 무의식이 체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P216

그러므로 융의 심리학은 반-신체적인 심리학이 아니라 몸이 제대로 이끌어가는 심리학이다. - P216

우리는 제1장에서 이상화 전이와 거울 전이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들 사이의 유사성과 연금술 사상에서의 리비도의 상승 및 하강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이상화 전이는 영원형(spirit archetype)의 상승에 해당되고, 그것의 내면화는 강하게 통일하고, 안정되게 하는 힘으로 영적 중심을 만드는 것에 해당된다. - P217

이상화 에너지의 존재와 통합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분열된 자기를 통합할 수 있는 과정에서 몸에 다가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몸에 다가가는 방법은 어떤 특별한 기술은 아니지만, 언제나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나는 연금술 과정에서 몸에 대한 문제에 다가가기전에 영적 공고화를 구체화하는 것처럼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치료에서도 똑같이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217

4. 정신신체의 상보성

정신의 무의식과 몸의 무의식으로부터 동시에 같은 분량의 정보를 추출할 수는 없다. 그 둘 사이에는 상보적 관계가 있어서 몸의 무의식으로 접근할 때 정신의 무의식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되고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 P218

이렇게 보는 것은 카스타네다(C. Castaneda)가 그의 소설 『돈환』에서 묘사한 것과 비슷하다.³¹ 그것은 자신의 몸과 밀접하게 관게되면서 경험하는 것으로서, 거의 신체적인 것과 같은 상상에 기반을 둔 시각상(視覺像)으로, 태양의 비전이 아니라 달의 비전이다. - P218

31Cf. Donald Lee Williams, Border Crossings: A PsychologicalPerspective on Carlos Castaneda‘s Path of Knowledge, 제 4장, "The Wayof the Seer." - P317

그것은 일종의 비전이나 상상력의 활동인데, 분석관계에서도 환자치료자의 상호작용 안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어떤 환자와 치료자가 내용을 서로 나누고 있고, 그것의 정확성은 환자에 의해서 검증될 수 있다). 연금술에서 이미지를 그리는행동인 상상은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는데 중요한 열쇠였다. 그것은 "반은 영적이고, 반은 신체적인 과정이었고, 그때 못지않게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하다
- P219

연금술사들이 우리 몸과 상상력(그 원천은 몸에 있다)의 물질적 특성에 중요성을 부여한 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우리는 레비-스트로스가 강조하듯이, 무엇인가 더 분화되고, 추상적이며, 과학적으로 되어야 하는 사고인 고태적이며, 과학-이전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안에 아직도 과학적사고로 남아 있는 또 다른 방식의 선험적 사고방식에 대해서 논하는것이다.³³ - P219

33 Claude Levi-Strauss, The Savage Mind, 15.G117 - P317

분석의 한 회기에서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할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개성화 과정에서도 이런 접근 방식과 저런 접근 방식이 번갈아 가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하나의 유리한 관점에서 관찰하면 다른 관점은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 P220

6. 몸을 통한 관찰

우리가 정신의 인식을 비교적 낮게 유지하고, 우리 몸을 가까이 할때, 우리는 흐르는 물 속이나 자기장(氣場) 안에 있는 측정도구처럼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우리 몸의 반응을 통하여 어떤 사람의 에너지가 스러져가는지, 많이 있는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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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라우마의 은밀한 침투

트라우다: 병사-감정적 또는 신체적 고통을 일으키며 나이가 들면서 한 개인에게 상처를 남기는 것.

트라우마는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 여기서 말하는 상처란 누군가 아이스크림을 다른 맛으로 잘못 줘서 또는, 마지막 한 개 남은 쿠키를 남이 먹어서 생기는 사소한 상처가 아니다. - P29

트라우마에 대한 여러 가지 비유

•때때로 실제 정의만으로는 뜻을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나는 트라우마와 그 작용 기전을 종종 다른 것에 빗대어 설명하고 앞으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나아갈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다. - P30

트라우마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트라우마를 설명할 때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빗대는대상인데, 이 책을 쓰는 현시점에서도 아주 적절한 것 같다. 나는수년간 트라우마를 유행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곳곳을 강타하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야말로 셀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고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남기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P30

코로나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고 다른 공동체 구성원과관계 맺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있을때 마스크를 써야 하고, (보통 180센티미터 이상)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만나는 사람들이 혹시 코로나에 감염되었는지 걱정하며 최대한 짧게 대화를 마무리한다. - P31

이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공동의 선이라는 관념에 고무되지않는 것 같다. 사실 뉴스를 보면 자신들이 선호하는 것만 고집하고 불평불만을 쌓아가면서 나날이 커가는 치명적인 위협은 무시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코로나에 대해 지금까지 미국은 이를 부정하고 말다툼을 벌이며 불쾌한 진실과 마주하기를 전면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 P32

트라우마는 현재 코로나만큼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태이고, 이 때문에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코로나처럼 트라우마 바이러스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증상의 일부를 확인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트라우마는 사실상 우리 뇌 (우리 생각과 기억, 기억의 의미까지)를 바꿔놓기 때문에, 그 피해 정도를 인식하기가 갈수록 더 어렵다. - P33

트라우마를 바이러스에 빗대면 트라우마의 위험과 심각성을 가장 정확히 잡아낼 수 있지만, 가끔 트라우마가 우리 모두에게 끼치는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설명하는 데 나는 다음의 두 가지 비유도 즐겨 사용한다. - P34

오염

트라우마는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매우 흡사하다. - P35

우리가 지금 당장 오염의 위험을 인식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행성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트라우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해서 트라우마가 우리 행복을 망치는 일은 없을 거라 마음 놓을 수는 없다. 트라우마의 위협은 실제로 존재하며, 트라우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 P36

기생충

트라우마에 관해 얘기할 때 사용하는 세 번째 비유는 톡소플라스마다. 톡소플라스마는 다른 숙주 안에서 각각 다른 발달 단계를 거치는 기생충이다. 따라서 숙주를 침범하여 그 안에서 살고 스스로 복제하면서 생존을 이어간다. 이 기생충의 발달 단계, 즉 생존 주기는 이미 알려져 있으며, 기생충이 어떻게 각 단계의 숙주를 이용하여 다음 숙주로 이동하는지도 확인되었다. - P36

톡소플라스마는 쥐에서 고양이로 숙주를 이동하도록 진화되었다(이따금 고양이에서 인간으로 숙주를 바꾸기도 한다). 물론 톡소플라스마가 이를 의식적으로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기생충은 묘수를 부려 쥐가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을 늘렸는데, 그 방법이 바로 기생하고 있는 쥐의 뇌를 고양이를 덜 두려워하도록바꾸어놓는 것이다. - P37

트라우마는 생존하려고 톡소플라스마가 하는 방식을 따른다.
트라우마가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위험이나 파급력이 덜한 것은 아니다.  - P38

트라우마의 타격

(중략).
우리의 유전자와 인생 경험은 다중 충격 가설multiple-hit hypothesis의 영향을 받는다. 수많은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이 가설에따르면, 우리의 대처 매커니즘은 연속적으로 트라우마를 겪을 경우. 즉 본질적으로 "타격"을 받는 횟수가 많을수록 약해진다. - P39

트라우마는 인생의 경로를 틀어버린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내 인생과 영광스럽게도 내가 알게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로 가득하다. 방금 언급한 트라우마에 관한 비유와 마찬가지로,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활용하여 트라우마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대항하여 어떻게 분투하고 승리를 거두는지 보여주려 한다. - P40

트라우마는 우리가행복을 추구하면서 만나게 되는 악당이다. 또한 우리를 딴 사람으로 바꾸고,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면서, 피해를 끼친다. 겉으로 보기에 이런 피해는 내면의 눈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우리는 행복 쪽으로 그 눈금을 다시 되돌려놓으려 애쓰지만, 트라우마 이야기에는 이 밖에도 여러 단면이 있다. - P41

트라우마는 우리의 이야기를 가로챈다

트라우마가 뇌의 생리와 심리에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은 우리가 숱하게 무시하는 트라우마 이야기의 한 단면이며, 이런 변화를무시하는 이유는 트라우마에 갇히면 이런 변화와 그 여파가 우리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는 우리의 꿈을 갉아먹으며, 은밀하게 우리의 결정을 왜곡한다. 이런식으로 트라우마는 우리의 집안을 전복시키는 악당이나 적과 같은 역할을 한다. - P41

담당 환자가 사망했을 때마다 나는 트라우마가 이들 환자에은밀히 끼친 영향과 이들의 표면적인 사망 원인이 다르다는 점에주목했다. 이 점은 진단서에 기술된 사망 원인에서 가장 분명하게드러난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사망 원인은 동료에 의한 강간이 아닌 교통사고로, 또는 평생 모은 저축을 사기당해서가 아닌 자살로, 또는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 부모에 의한 학대가 아닌 간경변으로 나올수 있는 것이다. - P42

트라우마 영향력: 네 가지 실화

그러나 이들 사례에서도 역시 공통점이 발견된다. 한 가지 공통점은 고도의 부정적 감정이고 또 한 가지는 바뀐 세상, 즉 사건이후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고 다르게 보이는 트라우마 이후의 세상이다. 예전 같으면 별생각이 없던 의견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되고, 한때의 즐거웠던 기억마저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차버리고 말았다. - P47

트라우마 알아보고 구별하기:
유형과 외상 후 증후군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병세가 악화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몸이 상당히 많이 손상될 때까지 증세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P49

급성 트라우마: 한 번의 큰 사건이 주는 충격

급성 트라우마는 심한 공격, 전투에서의 부상, 변사 장면 목격, 처참한 교통사고, 생명을 위협하는 위독한 상황같이 보통 남들이 심각하다고 여기는 특정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다. 사고 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의 경우 당시에 일어난 일로 인해 앞으로 삶을 경험하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진다. - P50

만성 트라우마: 해로운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만성 트라우마는 한 번의 큰 사건이 아닌, 해로운 상황과 사람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예컨대 전시에 포로로 잡혀 살아가거나 아이 때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경험하거나, 편견과 인종차별을 감내하며 살아갈 때 만성 트라우마가 생긴다.  - P51

트라우마는 공기가 빵빵하게 차 있는 공과 같아서 물 위에서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려고 안간힘을 써서 눌러도 쉽게 내려가지않는다. 결국 공을 아래로 가라앉히려면 꽤나 힘을 써야 하고, 때로는 그 공이 엄청난 힘으로 수면 위에서 터져버려 다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만성 트라우마는 지속적인 자기 부정, 절망, 불안감, 두려움, 세상에 대한 부정적 성향, 수치심(3장에서 수치심에 대해보다 자세히 설명하겠다)을 초래할 수 있다. - P51

대리 트라우마: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끼고, 사랑과 연민의 손길로 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의 고통을 내면화하면서 우리 역시 상처를 받을 수 있다. - P52

외상 후 증후군의 일곱 가지 증상

트라우마의 장기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종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떠오른다. PTSD는 언론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어인데, 비록 그 뜻을 정확히 모른다 해도 많은 사람은 이 말을 트라우마와 연관시킨다. - P53

외상 후 증후군이란 트라우마 발생 후 한 사람의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련의 문제를 말하며, PTSD는 이런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외상 후 증후군은 급성, 만성 또는 대리 트라우마에서 발생할 수 있다. 외상 후 증후군은 치료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이 증상을 앓는 당사자와 이들의 가족, 친구 또는 이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 의료진들까지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 P54

① 노출 이 기준은 보기에는 간단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급성 트라우마는 보통 식별하기 쉽지만, 만성 트라우마와 대리 트라우마는 당사자가 부인할 경우 식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략).
수치심은 트라우마가 우리 잘못 때문에 생겼으며 아무리 얘기해봤자 사람들은 믿지 않을 거라고, 다른 사람들이끼어들면 더 힘들어지니 잠자코 있어야 한다고, 그저 살면서 좋은것들만 신경 쓰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며 우리를 트라우마 손아귀안에 가둔다. - P55

② 재경험

 트라우마 재경험이란 과거에 생긴 일 때문에 계속 고통받는 상황을 말한다. 어떤 고통은 다른 것보다 유난히 더 힘들고 생생하다. - P55

③ 과잉 각성

 우리 모두에게 있는 ‘위험 감지 센서‘는 보통 표면의식 바로 밑에 위치하는데, 이 센서는 보이는 것과 소리, 내부 및외부 환경에 이상이 없는지 쉬지 않고 탐지한다. 우리가 독서 또는 영화 감상 같은 휴식 활동을 하는 도중에 만약 이 위험 감지 센서가 옆방에서 뜻밖에 예기치 않은 그림자를 보거나 뭔가 의심스러운 소리를 듣는다면, 즉시 우리에게 알린다. - P56

④ 기본 불안 수준의 증가

 여기에서 불안이란 내면에서 느끼는 긴장과 불편으로, 이런 감정은 건강한 대처 기술을 사용해 고민거리에 맞서는 능력을 낮춘다. 불안은 또한 인내력,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유지하는 능력, 화나거나 피곤할 때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키면서 위기 대처 기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중략).
트라우마는 내면의 터전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운동선수가 악조건(질척한 경기장 또는 강한 바람)하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것처럼, 트라우마가 너무 과하게 작용해 우리 신경 체계의 제어판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신체의 작동 기능을 망쳐놓으면 우리는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 P57

⑤ 기저선 기분baseline mood 기분과 불안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트라우마 노출, 트라우마 재경험, 과잉 각성은 모두 불안의 다이얼을 위로 돌려놓는 반면, 동시에 기분의 다이얼은 아래로 돌려놓는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사람을 피하고 사람들로부터 고립될 경향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전에 즐겁게 했던 활동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된다. - P58

⑥ 수면 부족

 트라우마는 전 방위에서 수면을 방해한다. 잠이 드는 데까지 시간이 더 걸리고 밤중에 깨는 횟수가 늘어나며 수면시간도 줄어들고 질도 떨어진다. - P59

⑦ 행동 변화

 이미 위의 대부분의 기준에서 행동 변화에 관해 얘기했지만, 내 생각에 행동 변화는 독립적인 범주로 분류할 만하다.
행동 변화는 순간적으로 커지고, 증식하며, 결국 우리를 확실한 탈출구가 전혀 없는 생판 모르는 장소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 - P60

외상 후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위에서 제시한 일곱 가지 기준을 모두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처음 두 가지에 나머지 다른요소 일부를 겪기도 한다. 모든 경우 불행을 겪고 고통과 위험은 늘어나며 편안함과 회복 능력은 줄어드는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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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원칙적으로는 전(前)산업화(préindustriel, preindustrial) 시기의 유럽 경제사에 관한 저작들을 단순히 재손질하여 내놓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종종 원사료를 다시 보아야 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연구하는 중에 15-18세기의 이른바 경제적 현실들을 직접 관찰하면서 당황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백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경제적 현실들이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여러 도식들과 잘 맞지 않거나 때로는 전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 P15

 경제학자들의 경우 경제를 하나의 동질적인 실체로 보기 때문에 주변 배경으로부터 경제만을 따로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며, 또 수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으므로, 그렇게 추출한 경제현상을 측정할 수 있고 또 측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들이 사용하는 도식들 역시 구체적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 P16

(전략). 즉 경제학은 처음부터 다른 것들을 사상한 채 이런 특별한 분야만 골라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불투명한 영역, 다시 말해서 흔히 기록이 불충분하여 관찰하기 힘든 영역이 시장 밑에 펼쳐져 있다. 그것은 어느 곳에서나 볼수 있고 어마어마한 규모로 존재하는 기본활동의 영역이다. - P16

다른 한편으로, 시장이라는 광범한 층의 밑이 아니라 그 위로 활발한 사회적 위계가 높이 발달해 있다. 이런 위계조직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교환과정을 왜곡시키며 기존질서를 교란시킨다. 원하든 아니면 의식적으로는 원하지않든 간에, 그것은 비정상과 "소란스러움"을 만들어내며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 18세기의 암스테르담 상인이나 16세기의 제노바 상인은 이 위계의 상층에 자리 잡고서 원거리에서 유럽 경제나 세계경제의 전 분야를 뒤흔들 수 있었다. - P17

다른 한편으로, 시장이라는 광범한 층의 밑이 아니라 그 위로 활발한 사회적 위계가 높이 발달해 있다. 이런 위계조직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교환과정을 왜곡시키며 기존질서를 교란시킨다. 원하든 아니면 의식적으로는 원하지않든 간에, 그것은 비정상과 "소란스러움을 만들어내며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 18세기의 암스테르담 상인이나 16세기의 제노바 상인은 이 위계의 상층에 자리 잡고서 원거리에서 유럽 경제나 세계경제의 전 분야를 뒤흔들 수 있었다.  - P17

나의 이런 시각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준 것은 똑같은 틀을 통해서 현재의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상당히 빨리, 그리고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점이다. 시장경제는 오늘날에도 언제나처럼 광범위한 교환을 좌우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통계에 잡히는 만큼에서만 그렇다. 시장경제의 가장 뚜렷한 표시인 경쟁이 현재의 모든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누가 그것을 부인하겠는가?). - P18

그리하여 이 삼분법적 도식은 내가 의도적으로 모든 이론을 배제하고 단지 구체적인 관찰과 비교사의 방법으로만 이 책을 써갈 때 참조표가 되었다.
여기에서의 비교란 우선 시간을 통한 비교로서, 장기 지속(la longue durée)과 현재 과거의 변증법이라는 언어를 통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또한 공간을 통한 첨언하자면 가능한 대로 가장 넓은 공간을 통한 비교였다. - P18

그리하여 이 삼분법적 도식은 내가 의도적으로 모든 이론을 배제하고 단지 구체적인 관찰과 비교사의 방법으로만 이 책을 써갈 때 참조표가 되었다.
여기에서의 비교란 우선 시간을 통한 비교로서, 장기 지속(la longue durée)과현재 과거의 변증법이라는 언어를 통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또한 공간을 통한, 첨언하자면 가능한 대로 가장 넓은 공간을 통한 비교였다. 왜냐하면 나의 연구는 내가 접근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전 세계의 차원으로 확대되었으며, 다시 말하면 "세계화했기 때문이다. - P19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세 권의 제목은 "일상생활의 구조",
"교환의 세계" 그리고 "세계의 시간"이다. 제3권은 국제경제의 형태와 그 주도권의 연속적인 이동에 관한 연대기적인 연구이다. - P19

내가 모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하다. (중략).
그리하여 나는 한 권 대신 세 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을 "세계화하려는" 결심을 했기 때문에 나는 서유럽의 역사가로서 준비하기 힘든 일을 해야 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체류하면서(알제리에서 10년 동안), 그리고 아메리카에서 체류하면서(브라질에서 4년 동안)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것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 P20

아르망 콜랭 출판사의 로셀리네 데 아얄라는 편집과 조판작업을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해주었다. 내 바로곁에서 일을 도와준 이 여성 협력자들에게 여기에서 단순한 감사 이상의 우정을 표시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연구의 동반자인 폴 브로델이 없었다면, 제1권을 다시 쓰고 다음 권들을 완성시키거나 또 사실을 설명하고 초점을 맞추는 데에 필요한 논리와 명료성을 검토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


1979년 3월 16일 - P21

물질문명, 그것은 인간과 사물이요, 사물과 인간이다. 사물 음식, 주거, 의상, 사치, 도구, 화폐, 마을과 도시의 틀 등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것을 연구하는 것만이 인간의 일상적인 존재를 측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한 대지의 산물을 나누어가지는 사람들의 숫자 역시 의미가 있다. 오늘날의 세계와 1800년 이전의 세계를 놓고 볼 때 곧바로 차이가 나는 외적 표지는 최근의 비상한 인구 증가이다. - P31

인구는 훌륭한 지표가 된다. 인구는 성공과 실패의 대차대조표를 보여준다. 그것만으로도 지구상의 지리적인 차별성이 드러난다. - P31

세계의 인구 : 만들어낸 수들

오늘날에도 우리는 세계 인구의 약 10퍼센트 정도에 대해서만 자세히 알 수있을 뿐이다. 하물며 과거의 인구에 대해서는 불행히도 그야말로 대단히 불완전한 지식밖에 없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또 지방적인차원에서나 거대한 규모의 세계적인 차원에서나 모든 것이 인구수, 그리고 그것의 변화에 연관되어 있다. - P32

밀물과 썰물

15세기에서부터 18세기까지 인구는 늘기도 했고 줄기도 했다. 그리고 그에따라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만일 인구가 늘어나면 우선 생산과 교환이 늘어난다. 늪지 또는 산지 등의 변두리 황무지 땅으로 경작지가 확대되고 수공업 생산도 발달한다. 마을이 커지고 더 빈번하게는 도시가 커진다. 정착지를 떠나 이동하는 사람들 역시 늘게 마련이다. 그 외에도 인구 증가의 압력은 많은 건설적인 대응들을 불러일으킨다. - P32

 그 과정에서 해당 인구는 "문턱점(seuils critiques, criticalthreshold)"¹을 넘어서게 되고 그때마다 그 구조 전체가 새로이 문제가 된다.
간단히 말해서 이 게임은 단순하지도, 단선적이지도 않다. 오늘날에도 인구의 과중한 부담은 사회가 부양할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를 종종 넘어서는데, 과거에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 P33

제1장

1.
Selon Ernst Wagemann, Economía mundial, 1952, 1, pp. 59 08. - P759

서유럽의 경우에 다소간 정확한 시점을 잡으면, 1100-1350년에 걸친 장기적인 인구 증가, 1450-1650년의 또다른 증가, 그리고 다시 1750년 이후의 새로운 증가를 들 수 있다. 특히 이 마지막 경우는 앞의 경우들과 달리,
더 이상 인구 증가 이후에 인구 감소가 뒤따르지 않았다. - P33

(전략). 오늘날(적어도 1945년 이후) 후진국의 인구 증가는 생활수준의 급격한 하락을가져오기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구 자체가 잔인할 정도로 감소하는 인구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인구 감소는 매번 몇몇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긴장을 없애주며, 살아남은 자에게 유리한 특권을 부여한다. 말하자면 극약처방이지만 어쨌든 처방은 처방이다. 14세기 중반의 흑사병과 그것을 이은, 그리고 더 큰 피해를 가져다준 질병들이 지나가고 난 뒤, 남은 유산들은 소수의 사람들에 집중되었다. - P34

그런데 이 장기적인 변동은 유럽 이외 지역에서도 일어났으며, 그것도 같은 때에 그러했던 것 같다. 중국과 인도 역시 유럽과 같은 리듬으로 상승하고 후퇴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략). 나아가서 13세기에 대해서도 성왕(聖王) 루이가 다스리는 프랑스로부터 저 멀리몽골 치하의 중국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동시성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단번에 문제들의 성격을 다르게 만드는 동시에 단순화시킨다. 인구 동향은 경제, 기술, 의료의 진보와는 사뭇 다른 원인에서 기인할 수도 있으리라는 것이 에른스트 바게만의 결론이다.⁴ - P35

4. Emmanuel Le Roy Ladurie, Les Paysans de Languedoc, 1966, I, p. 51 - P759

부족한 통계수치

15세기와 18세기 사이의 세계 인구가 어떠한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사학자들이 제공하는 근거가 취약하고 서로 상치되는 일부 숫자를 가지고는 통계학자들 간에 견해의 일치를 볼 수 없다. - P35

우선 통계수치가 거의 없고 그나마도 그렇게 확실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통계수치를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는 우선 유럽이 있고, 또 몇몇 훌륭한 연구가 수행된 중국이 있을 뿐이다. (중략).
그러나 그 외의 세계는 어떠한가? 인도에 대해서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모른다. 인도는 일반적으로 자체의 역사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것을 밝혀줄 수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중국 이외의 아시아 역시 일본을 제외하고는 사정이 비슷하다. 물론 오세아니아에 대해서도 확실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 P36

 그런데 이렇게 인구수가 많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까? 통계학자들은 오세아니아 전체 인구를 어느 시기이든 상관없이 약 20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 P36

앙헬 로센블라트가 생각하기에 최상의 방법은 소급법이다. 즉, 오늘날의수치에서 출발하여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는 것이다. 이 방법에 따르면, 유럽인의 정복 직후 아메리카 전체의 인구가 1,000만~1,500만 명이라는 매우 낮은 수치로 귀결되며, 이 빈약한 인구는 더욱 감소해서 17세기에는 800만명이 된다. 이 인구가 완만하게나마 다시 증가하는 것은 18세기부터의 일이다. - P37

(전략).
이 엄청난 수치들을 보면 1500년경 아메리카에 8,000만에서 1억 명의 인구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인 증거와 바르톨로메 데라스 카사스 신부를 비롯한 아메리카 정복 시대의 많은 연대기 작가들의증언을 가져다 댄다고 해도 이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절대적으로 확실한 사실은 유럽인의 아메리카 대륙 정복과 함께 거대한 인구 괴멸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 비율이 아마 10 대 1까지는 아닐지라도,
14세기 유럽 대륙에서 기승을 부린 흑사병이나 그것에 뒤이어 발생한 질병의 재앙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수준이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Bartolomé de Las Casas(1484-1566) : 스페인의 가톨릭 신부, 아메리카에서 백인이 인디오를무참하게 살상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고발하는 책 인디오 파괴에 대한 짧은 보고시(Brevisimarelación de la destruccion de las Indias)」를 써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에는 심할 경우한 번에 몇만 명에서 몇십만 명의 인디오가 죽임을 당했다고 기록되어 있다(이를 인디오 인구에대한 흑색 전설[Black Legend]‘이라고 한다). 이것이 과장이라는 비판이 늘 제기되었으나, 현재까지의 연구-비록 그 내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더라도는 이것이 오히려 사실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 P38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들어온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들이 일으키는질병은 마찬가지로 대서양을 넘어온 동물, 식물, 사람보다도 더 빠르게 퍼져나갔다. 자신들의 병원체에만 적응해 있던 인디오들은 이 새로운 위험 앞에 무방비 상태였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도착하자마자 천연두가 발병했다. 이 병은 1493년부터 이미 산토 도밍고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1519년에는 포위된 멕시코에 에르난 코르테스*가 침입해 들어가기도 전에 천연두부터 발병했고, 1530년대의 페루에서도 스페인군들이 도착하기 전에 병부터 퍼졌다.

* Hernán Cortés(1485-1547) : 스페인의 신대륙 정복자. 가난한 귀족 출신으로 1504년에 신대륙으로 건너가 산토 도밍고와 쿠바에서 근무했다. 1518년 쿠바 총독의 명으로 아즈텍 원정대를 지휘하여, 1521년 아즈텍 제국의 수도 멕시코를 파괴했다. - P39

이들의 수치들은 유럽인의 정복 이후이냐 이전이냐에 따라 어느 것이나 사실일 수 있고 개연성이 있다. 우리는 우선 보이틴스키와 엠브리의 견해를 포기하게 된다. 엠브리는 일전에 "콜럼버스 발견 이전 시대에 알래스카로부터 혼 곳에 이르는 지역 전체에서 1,000만 명이상의 사람이 살았던 적은 결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¹³ - P41

13. W. S. et E. S. Woytinski, World Population and Production, Trends and Outlook,
1953; E. R. Embree, Indians of the Americas, 1939. 두ㅏ으ㅏ 책은 다은에ㅜ인용되어었더워.
P. A. Ladame, Le Rôle des migrations dans le monde libre, 1958, p. 14. - P760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아메리카 대륙의 예는 상대적으로 확실한 몇몇 수치로부터 출발해서 다른것을 추정하고 상상하는 매우 단순한 방법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이 불안정한 방법은 의심할 여지없는 문서로 증명된 사실에만 만족하는 역사가를 불안하게 할 텐데, 그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 P41

모두가 들리기도 하고 모두가 옳기도 한 이 논쟁에서 우리는 실제 계산을 수행한 사람 편에 서려고 한다. 그들은 지구상의 다양한 인구집단 사이에 고정된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매우 느린 변화만이 일어나는 어떤 비율이있다고 가정한다. 이것이 모리스 알박스의 견해이다.¹⁵ - P41

15. Morphologie sociale, 1938, p. 70. - P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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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바머, 테어도르 존 카진스키

1942년 출생.
수학의 천재 소년.
17세 하버드 입학. 3년 후 졸업.
25세 수학 박사,
버클리대 종신 교수. 27세 교수 사직..
1995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에 그의 논문 ‘산업사회와 그 미래‘ 게재
1996년 체포
1978~1995 16차례의 폭탄테러로 3명 사망, 23명 중상 입힌 것으로 추정. - P5

편집자 일러두기

유나바머는 18년 동안 열여섯 번의 폭탄 테러로 미국 사회를 공포로 몰아갔다. 유나바머로 지목된 테어도르 존 카진스키는 4월 3일 동생 데이비드의 제보에 의해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그리고 6월 19일 새크라멘토에서 카진스키는 우편물 폭탄으로 두 명을 살해하고 다른 두명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복역 중이다. - P7

카진스키가 체포된 후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인간성 상실을 유도하는 첨단 현대 문명사회에 대해 반성하는 분위기가 일었다고 한다.
새로울 것은 없다. 이처럼 기술문명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폭탄테러도 있었고, 아나키스트도 있었다. 그러나 유나바머의 반문명 선언문이 지금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대학 교수이며, 20여 년 동안 은둔자로 살아온 외로운 천재가 테러라는 방식으로 자기 의견을 표현했다는 데 있다. - P7

 카진스키의 행동이나 그가 꿈꾸었던 반문명사회를 . 몸을 가볍게 하고 시선을 고정시키면서 산업 문명 전반에 대한 독자들 나름의 견해를 보다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유나바머는 우리 자신 속에 있는 또 다른 모습이기에,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중략).

독일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일균 씨의 해석을 덧붙인다.
그는 사회 및 문화규범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일의 권위자다. 이 글은 우리 자신 속의 유나바머를 심리학적으로 응시하는 안내가 될 것이다.


2006년 여름, 편집자 - P8

연방수사국FBI의 유나바머 검거 협조 호소문유나바머 현상금 1백만 달러-미해결 연쇄 폭탄테러범

1978년 5월에 처음 발생한 이래, 일련의 폭탄 테러 사건이 미국 전역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폭탄 테러의 원인이나 동기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이 테러가 자신들의 행위라고 주장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코네티컷에서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8개 주에서 폭탄이 터졌습니다. - P175

유나바머 사건 전담반에서는 시민들의 협조를 요청합니다. 범인의 신원을 알려주거나 체포, 유죄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해 주시는 분께는 백만 달러의 현상금이 지급됩니다. 인터넷 홈페이지 unabom@fbi.gov나 전화 1-800-701-2662를 통해 유나바머 사건 전담반에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 P175

유나바머가 테러 대상자인
데이비드 겔런터 박사에게 보낸 편지

다음은 유나바머가 희생자 중의 하나인 예일 대학의 데이비드 겔런터 박사 앞으로 보낸 편지의 전문이다. 겔런터 박사는 1993년 6월의 폭탄테러로 인해 복부와 가슴, 얼굴과 손에 광범위한 부상을 입었다.

수신 : 겔런터 박사

높은 학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만큼 전혀 똑똑하지 않소. 당신에게 만약 두뇌란 것이 있다면, 당신도 깨달을 수 있었을것이오.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 같은 테크놀로지 광신자들로 인해 세계가 바뀌는 것을 비통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오. - P176

당신의 책 『거울의 세계』 에필로그 부분에서 당신은 당신이 설명한 발전이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당신의 연구를 정당화하려고 애썼소. 대학생이라면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계에서의 경쟁을 위한 컴퓨터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말이오. 의심할 바 없이, 당신은 대학을 다니지 못한 사람들은 염두에 두지 않았소. - P176

발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한 번 이야기해 봅시다. 당신은 발전이란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지만, 그것은 사람이 늙거나 악천후를 피할 수 없다는 식으로 불가피한 것은 아니오. 발전이 불가피해지는것은 당신 같은 테크놀로지 광신자들이 그것을 불가피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과하오. - P177

연방수사국FBI의 유나바머 전담반은 최소한 세 통의 다른 편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연방수사국FBI은 그 편지들의 전문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 P177

서문

1. 인류에게 있어 산업혁명과 그 결과는 재앙이었다. 산업혁명 덕분에
‘선진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평균수명이 대폭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는 불안정해졌고, 삶은 무의미해졌으며, 인간은 비천한 존재로 전락했다. 심리적 고통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제3세계의 경우에는 육체적 고통과 함께), 자연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되었다.
앞으로 테크놀로지가 계속 발전할 때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 P13

3. 이 체제가 붕괴될 경우에도 그 결과는 여전히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체제가 거대해질수록 그 붕괴로 인한 결과도 더욱 참혹해진다. - P13

4.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산업 체제에 항거하는 혁명을 주장한다. 이혁명에선 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혁명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날 수도 있고,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우리는 산업 체제를 증오하는 이들이 체제에 항거하는 혁명의 길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수단들을 아주 개략적인 수준에서 제시할 수는 있다. - P14

5. 이 선언문에서 우리는 산업-테크놀로지 체제에서 비롯된 몇몇 부정적인 발전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 (중략). 우리는 이제까지 당연히 받아야 할 만큼의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영역, 또는 우리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역에 우리의 논의를 한정시켰다. - P14

현대 좌파주의의 심리

6. 우리가 심각한 문제를 지닌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우리 세계가 안고 있는 광기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드러난 광기가 바로 좌파주의(leftism)다. - P15

9. 현대 좌파주의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두 가지의 심리적 경향을 우리는 ‘열등감‘과 ‘지나친 사회화‘라고 부르겠다. 열등감이 현대 좌파주의전체에서 발견되는 특성인 데 반해, 지나친 사회화는 현대 좌파주의의어느 한 분파에서만 발견되는 특성이다. 하지만 그 분파는 대단히 큰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 P16

열등감

10. 우리가 ‘열등감‘이라고 할 때 그것은 말 그대로의 열등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비하, 무력감, 비관적 성향, 패배주의, 죄의식, 자기혐오 등과 같이 열등감과 관계있는 모든 속성을 포괄적으로 뜻하는것이다. - P17

12. ‘정치적으로 옳지 않다‘라는 용어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도시 빈민가의 보통 흑인이나 아시아계 이민, 학대받는 여성, 장애인이 아니라 소수의 운동가들이다. 그들 중 다수는 ‘억압당하는 집단에 속해 있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사회의 특권 계층 출신들이다. ‘정치적으로 옳은‘ 운동은 안정된 봉급의 직장을 갖고 있는 대학 교수 사이에서 든든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중상 계층 이상의 가정 출신인 백인 이성애주의자들이다. - P18

14.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하려 절망적으로 발버둥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여성은 남성만큼 강하지도, 능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 P18

16. ‘자신감‘ ‘자존심‘ ‘선도적‘ ‘진취적‘ ‘낙관주의‘ 등의 단어들은 진보주의자와 좌파의 사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좌파는 반(反)개인주의적인 친(親)집단주의자다. 좌파는 사회가 모든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모든 사람의 욕구를 채워 주고,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 P19

18. 현대의 좌파 철학자들은 이성, 과학, 객관적 현실을 포기하고 모든 것의 문화적 상대성을 주장한다. 물론 누구나 과학적 지식의 토대에 대해, 그리고 도대체 객관적 현실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좌파 철학자들이 지식의 토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냉철한 논리학자들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진리와 현실을 공격할 때 그들은 감정적으로 심한 흥분 상태에 빠져 있다.
(중략).
좌파들은 인간의 능력이나 행동을 유전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그런 설명이 어떤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우월하게 또는 열등하게 보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좌파들은 개인의 능력이나 무능력을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설명을 선호한다. 따라서 만약 어떤 개인이 ‘열등‘하다면,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다. 사회가 그를 올바르게 양육하지 않은 것이다. - P20

20. 좌파의 전략이 지닌 마조히즘적 성향에 주목하라. 좌파들은 자동차앞에 드러누움으로써 저항하는가 하면, 자신들을 학대하도록 경찰이나 인종 차별주의자를 일부러 자극한다. 그런 전략이 때로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좌파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가아니라, 그저 그것이 ‘좋아서‘ 그런 마조히즘적 전략을 사용한다. 자기증오는 좌파의 속성 중 하나일 뿐이다. - P21

21. 좌파들은 자신들의 운동이 동정심 또는 윤리적 원칙이라는 동기에의해 촉발되었다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나치게 사회화된 좌파의 운동에서 윤리적 원칙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사실이다. - P21

22. 만일 우리 사회에 문제가 전혀 없다면, 좌파들은 분쟁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핑계거리를 얻기 위해 문제들을 발명해 낼 것이다. - P22

23. 강조하지만, 앞에서 한 설명이 좌파로 간주될 수 있는 모든 사람에대한 정확한 설명은 결코 아니다. 다만 좌파주의의 일반적 성향이 그렇다는 것을 개괄적으로 지적한 것일 뿐이다. - P22

지나친 사화화

25. 우리 사회의 윤리 체계는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며, 그에 따라 완벽하게 윤리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아무도 증오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거의 모든사람이 스스로 인정하진 않건 간에, 때때로 누군가를 증오한다.
(중략).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끝없이 자신의 진짜 동기에 대해 스스로를 속여야 하며, 실제로는 비윤리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감정과 행동을 윤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지나치게 사회화된‘이라는 말은 그런 사람들을 가리키기 위한 것이다.²

2) 빅토리아 시대, 상당수 지나치게 사회화된 사람들은 심각한 심리적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 성에 대한 자신들의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는 데서 초래된 고통이었다. 프로이트가그 이론의 기초로 삼은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오늘날 사회화의 초점은 성에서 공격성으로 옮겨졌다. - P23

26. 지나친 사회화는 자기 비하, 무력감, 패배주의, 죄의식 등을 유발할수 있다. 우리 사회가 어린이를 사회화할 때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어린이가 사회의 기대에 맞지 않는 언어나 행동을 보일 때 창피를주는 것이다. 이것이 도를 지나칠 경우, 또는 어떤 어린이가 특별히 수치심에 예민한 성격을 지니고 있을 경우, 그 어린이는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게 되어 버린다. 게다가 지나치게 사회화된 사람은 항상 사회의 기대를 의식하기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있어서 가볍게 사회화된 사람들보다 훨씬 심한 제약을 받는다. - P24

28. (전략). 간단히 말해, 현대 좌파의 목표는 기존 윤리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좌파는 기존의 윤리적 원칙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한 다음, 주류 사회가 그 원칙을 위반한다고 비난한다.
인종 평등, 성 평등,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
비폭력 운동, 언론 자유, 동물에 대한 사랑 등이 그런 윤리적 원칙들이다. 보다 근본적인 원칙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개인의 의무와 개인을 보호하는 사회의 의무도 있다. - P25

30. 우리는 지나치게 사회화된 좌파까지를 포함해서 좌파들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들에 대해 절대로 저항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분명히 그들도 때로는 저항한다. 일부의 지나치게 사회화된 좌파는 심지어 물리적 폭력을 사용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원칙들에 저항하기도 한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에게 있어 폭력은
‘해방‘의 한 형태다. 말을 바꾸면, 폭력을 저지름으로써 자신들에게 내재화된 심리적 구속을 깨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사회화된 탓에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심하게 그런 심리적 구속에 얽매여 있다. 거기서 그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그들의 욕구가 생겨난다. - P27

31.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엉성한 스케치 수준에서 시도한 좌파의 심리에 관한 설명에 많은 반론의 여지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실제의 상황은 매우 복합적이며, 그것을 완벽하게 설명하려면, 설령 필요한 자료를 다 구할 수 있다고 해도, 몇 권의 책이 필요할 것이다. - P28

32. 좌파의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지닌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있다. 자기 비하, 비관적 성향, 패배주의는 좌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좌파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는 것뿐이지, 문제는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 P28

권력 가정

34.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은 권력을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심각한 심리적 문제들을 키워 가게 될 것이다. 처음에야 모든 것이 신나겠지만, 그것도 잠깐,
그는 급속히 권태에 빠지고 타락해 간다. 그러다 마침내는 임상적 우울증에 빠지게 될 것이다. - P29

36.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만약 그 목표가 생활필수품이었다면 그 실패의 결과는 죽음이다.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어도 살아남을 수는 있다면, 그 결과는 좌절이다. 평생을 계속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할 때, 그 결과는 패배주의, 자기 비하, 우울증이다. - P30

37. 따라서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인간은 노력을쏟아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이 필요하며, 그 목표들을 상당한 정도까지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 P30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들

38. 하지만 모든 유한 귀족이 권태와 타락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한예로 일본 왕 히로히토는 퇴폐적인 쾌락주의에 빠지는 대신, 해양 생물학연구에 전념했고 그 분야에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신체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자신을 내던질 필요가 없을 때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위한인위적 목표를 세운다. - P31

39. 우리가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이라고 할 때, 그것은 사람들이 단순히 어떤 지향할 목표를 갖기 위해, 아니면 그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충족감을 얻기 위해 만들어 낸 인위적 목표를 지향하는 활동을 뜻한다.
(중략).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 상대자와의 성적 관계가 전혀 없이 평생을 보내야 한다면, 설령 그 문제만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해도, 여전히 박탈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 과도하게 섹스를 추구하는 것은 역시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이 될 수 있다). - P31

40. 현대의 산업 사회에서 신체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최소한의 노력만 있으면 된다. 일부 간단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 다음에 직업을 계속 가지고 있으려면 그저 제 시간에 출근하고 적당히 열심히 일하면 되는 것이다. 필요조건은 고작해야 적당한 지능,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순한 복종심이다. 사회는 그런 조건을 갖춘 사람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살펴 준다(물론 생활필수품조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최하층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은 주류 사회에 관해서이다). - P32

41. 거의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은 진짜 목표(즉, 권력 과정에 대한 욕구가 이미 채워졌을 경우에도 여전히 달성하기를 원하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에 비해 충족감이 떨어진다.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에 깊이 몰두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코 만족할 줄을 모르며,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데서도 그 같은 사실은 분명히 드러난다. 그래서 돈에 눈이 먼 사람은 끝없이 더 많은 부를 향해 질주하는 것이다. 과학자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자마자 곧바로 다음 문제로 달려간다.
(중략).
보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욕구를 자율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그 대신 거대한 사회적 기계의 부품으로서 기능함으로써 충족시킨다는 사실이다. 정반대로 사람들은 자신의 대리 만족을 위한 활동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는 엄청난 자율권을 누리고 있다. - P33

자율성

42. 권력 과정의 한 부분으로서의 자율성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에겐 목표를 향해 일하는 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자율성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노력은 스스로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스스로 정한 방향과 통제를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중략). 그러나 만약 그들이 일체의 자율적인 결정권과 주도권을 허용치 않는 엄격한 상부의 명령에 따라 일한다면, 그들이 지닌 권력 과정의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 집단적인결정 방식을 채택할 경우에 그 집단이 너무 커서 각 개인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집단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⁵


5)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차라리 지도자들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생각해 주기를 원한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반론에는 사실 옳은 부분도있다. 사람들은 흔히 사소한 사안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렵고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심리적 갈등을 겪어야만 하는데, 대개의 사람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는 다른사람에게 의지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결정과정에서 전혀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그저 강제로 받아들인 결정을 좋아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도자보다는 추종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지도자들에게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접촉통로를 갖고 싶어 한다.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며, 어려운 결정에서조차도 일정부분 참여하고 싶어 한다. 최소한 그 정도 선까지는 그들도 자율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 P34

43. 어떤 개인들은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한다. - P35

44.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존심과 자신감, 권력을 쥐고 있다는 느낌을 얻게 되는 것은 목표를 설정하고,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목표를 달성하는 권력 과정을 통해서이다.

사회 문제의 근원

45. 앞에 열거한 증상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생겨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산업 사회에서는 그런 증상들이 엄청난 규모로 만연해 있다. 오늘의세계가 점차 미쳐 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 아니다. 이런 일은 인간 사회에서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원시인이 스트레스와 좌절에서 오는 고통을 적게 겪었으며, 현대인보다 자신의 인생에 더 만족했으리라고 믿는 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 P37

46. 우리는 현대 사회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현대 사회가 지금까지 인류가 그 안에서 이제껏 진화해 왔던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도록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또 과거의 환경에서 살면서 발전시켜 온 행동 양식과 전혀 다른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P37

48. 인구과밀이 스트레스와 공격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인구과밀과 자연으로부터의 인간 소외는 테크놀로지 발전의 결과로 빚어진 현상이다. 산업화 이전의 모든 사회는 전적으로 농업 사회였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으며, 도시에 사는 인구 역시 엄청나게 늘어났다. - P38

49. 원시 사회에서는 아주 서서히 변화할 뿐인) 자연이 안정적인 준거틀을 제공해 주었고, 그 결과로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다. 반대로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의 사회가 자연을 지배하고 있으며, 테크놀로지의변화에 따라 현대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안정적인 준거틀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P38

50. 보수주의자는 바보들이다. - P38

51. 전통적 가치의 붕괴는 전통적인 소규모 사회집단을 묶어 주고 있는유대 관계가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마련이다. 현대의 환경이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로부터 떨어져 나와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가도록 요구하거나 유혹한다는 점도 소규모 사회 집단의 와해를 촉진한다. - P39

53. 인구과밀, 급격한 변동과 공동체의 붕괴는 그 동안 사회 문제의 근원으로 널리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만으로는 오늘날 볼수 있는 광범위한 사회문제를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믿는다. - P40

58. 급격한 사회 변동과 밀접한 공동체적 유대 관계의 상실을 겪으면서도 현대 산업 사회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이상 행동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회는 그 밖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권력 과정을정상적인 방법으로 통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는것, 우리는 현대 사회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한다. - P42

현대 사회에서의 권력 과정의 붕괴

59. 우리는 인간의 욕망을 세 부류로 나눈다. (1) 최소한의 노력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욕망 (2) 상당한 노력을 치러야만 충족시킬 수 있는 욕망 (3) 아무리 노력해도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는 욕망. 권력 과정은 그중에 두 번째 부류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과정이다. 세 번째 부류의 욕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좌절과 분노, 그리고 궁극적으로 패배주의와 절망도 더 빈번히 생겨나게 된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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