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르시스와 에코

에코의 이야기는 그 전에 수집된 신화에 오비드가 덧붙인 것이라고 전해진다. 사실이 그렇다면, 그것은 오비드의 천재성을 입증해주는데, 그 이유는 에코가 나르시서스의 여성적 상대 짝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임상적으로 자기애적인 사람들이 극도로 방어적인 통제를 하려고 할 때 취하는 태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때 반영의 요청, 즉 "입을 다물고, 듣기만 하라"는 요청은, 우리가 그런 통제의 의미를 존중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로 하여금 반영해주지못하게 한다. (중략).
이제 주된 질문은 우리가 들은 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 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단순히 응하는 태도로 더듬거리면서 대꾸할 것인가?
아니면, 더 깊은 의미에서 심층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가? - P147

우리의 응답이 피상적이면, 우리의 반영은 14세기의 베르코리우스(Berchorius, 『성서도덕사전』을 쓴 14세기의 작가-역자 주)가 말한 도덕률과 같은 반영으로 된다: "에코는 산들을 둘러싸고 있는 아첨꾼들, 즉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때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하면, 그들은 그 말이 마치 축복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말로 즉시 대답한다.¹⁴ - P148

14 Vinge, 88. - P312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치료에서 우리도 환자를 지배하는 과대성의 압력과 동일시하면, 결정적인 말을 하면서 너무 말을 많이 하려는욕망에 굴복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지쳐 있고, 자기애적 방어의 의미를 간파하려고 열심을 내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면서 깊이있게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두 가지 태도들은 모두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어떻게 환자에게 다가가려고 하든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 P148

빈지가 말하듯이, 피타고라스의 상징적 경구들은 피타고라스가 그의 제자들에게 한 말이라고 여겨지는 구절을 모은 수수께끼 같은 문집으로, 16세기와 17세기에 신플라톤주의자들과그 후예들이 해석하려고 애썼던 책이다. 그것들 가운데 피치노(M.
Ficino)가 라틴어로 번역하고, 가이랄두스(Gyraldus)가 인용한 구절하나가 있다: "우리는 바람이 불 때, 에코에게 기도해야 한다."¹⁶ - P149

16 Vinge, 147. - P312

(전략).
그러므로 에코는 심리학적으로 말해서, 자아와 원형적 세계의 관계를 나타낸다. 임상 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분석가가 환자의 통제하는 말들을 반영할 때, 그는 원형적(때때로 형이상학적인 것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배경을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반영해 주어야 한다. 이런 이해에는 환자가 요청하는 것이 분석가의 자아에게 차단되지 않고, 무의식 속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환자에게 되돌려지고, 그때밝혀진 것 외에 그 어느 것도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것은 순환적 과정이다. - P150

그들은 지각(perceiving)과 이해(conceiving)의 차이를 안다. 지각은 보고 아는 것이다. 그들에게 보이고, 알게 되는 것은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이해하는 것은 듣고, 아는 것이다. 지각할 때는 눈으로 보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해할 때는 마음으로 듣고, 반성한다 들린 것은 사물이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이런 "반향"을 듣는 것을통하여, 사람들은 상징되는 것을 안다... 상징주의에 대한 개념과 상징적 사고는 메아리, 그림자, 이미지, 본질이라는 단어들로 표현된다.¹⁹

이것은 신-플라톤적인 견해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들은 모두 에코가 사건을 원형적으로 이해하는데 중요한 은유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 P151

19 Gerado Reichel-Dolmatoff, Amazonian Cosmos, 93. - P312

오비드의 이야기 속에서 에코의 모습은 피타고라스의 경구와 투카노 원주민의 개념에서 보이는 것과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하다. (중략).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메아리로 축소되었다는 상황을 반드시 떠올려야 한다. 거기에는 헤라가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멀게 한 것처럼 헤라에게 책임이 있다. - P151

자기애의 병인론(病因)을 지배하는 남성성-여성성의 갈등은 에코에게도 지배적이었다. 거기에서는 자기애적 상황의 자아 발달에심각한 상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성의 요소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권력행사를 하면서 장애를 일으켰던 것이다. - P152

그러나 반영 과정이 공감적 거울처럼 정신의 심층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때, 그것은 과연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를 변환시킬 수 있는가?
섬세하고 효과적인 반영이 없으면, 자기애적 방어를 꿰뚫을 수 없는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 P152

5. 시기심의 저주

나르시서스 신화의 수많은 해설가들은 자기애에 대한 현대 임상가들이 전하는 견해들처럼 시기심의 역할에 대하여 지적한다.

(중략).

시기심의 중요한 역할은 나르시스와 그의 구혼자들 사이의 관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혼자들은 그가 욕망의 대상이지만 완전히 다다를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에 시기심을 느꼈다. 이 감정이 격해질 경우 자살로 이끌 수 있는 것처럼, 고대의 저자 캐넌(Canon)은이 신화에 대해서 다시 언급하면서 나르시스의 구혼자들 가운데하나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자살하겠다고 위협하였고, 나르시스는그에게 칼을 보냈다고 하였다.²² - P154

22. Ibid, 20. "보에티아(헬리콘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을)의 테스피아(Thespia)에 나르시서스라는 소년이 살았는데, 그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에로스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오만하였다.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은 모두 포기하였지만, 아메니아스만은 끈질기게 구애하였다. 그러나 나르시스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게 칼을 보내자, 그는 신들에게 복수해 달라고 하면서 나르시서스의 집 문 앞에서 자살하였다. 나르시스가 우물 속에서 그 자신의 얼굴과 몸매를 보자, 그는 이상하게도 그 자신의 첫사랑이자 유일한 구혼자로 되었다. 그는 아메니아스의 사랑을 멸시하였기 때문에 혼란에 빠져서 너무 괴로워하다가, 결국에는 자살하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다음, 테스피아 사람들은 에로스를 두려워하였고, 공식적인 예배에서 더 공경하게 되었으며, 개인적으로 회생제를 드렸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나르시서스의 피가 떨어진 땅에서 수선화가 자라고, 퍼졌다고 믿는다.
스포트니츠(Spotnitz)와 레스니코프(Resnikoff)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의 특징적인 방어에는 공격성, 자기증오, 가학성이 있다는 그들의 중심적인 생각을 개진하면서 이 신화의 캐넌 판에 대해서 분석하였다(Psychotherapy of Prevedipal Conditions, 94-100). - P313

나르시서스 신화를 또 다르게 말하는 것들에서 다른 신성들도 종종 시시심의 저주에 대해서 말한다. 그 예로 아모르와 비너스도 일반적으로 언급된다. 모든 경우들에서 사랑의 원형적 원리는 나르시서스에 의해서 파괴되고, 그는 마치 그가 제일 두려워하는 시기심을 체험해야 하는 것처럼 교만 가운데서 저주의 과녁이 된다. - P155

나의 임상경험에 의하면, 시기심의 역동은 거울 전이 방어가 해소된다음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변환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그렇지 않으면 초기에 자기애적 전이가 주로 시기심을 방어하기 위해서 형성되거나 그 어떤 대상도 환자를 위해서 이상화되거나, 통제되도록 전이 에너지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의식적 신념을 방어하려고할 때 대두된다. 그와 반대되는 신념은 옳다.  - P155

6. 나르시스와 그의 반사상

반사상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는 이마고(imago)와 움브라(umbra), 즉 반사상과 그림자라는 단어의 의미이다. 그 두단어는 해설자가 나르시스를 부를 때 같이 사용된다: "네가 보는것은 단지 반사된 이미지의 그림자일 뿐이다." 이마고와 움브라라는단어는 보통 바꿔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빈지는 그 표현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다. - P157

프레이저의 연구에 나오는 모든 예들은 반사상이나 그림자는 마나(mana), 즉 어떤 사람에게 있는 영혼의 성질 또는 초개인적이고, 신적인 힘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르시서스가 물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그의 영혼과 생명의 중심을 보았던 것이다.
거울의 이미지와 자기를 동일시한 중요한 예는 초기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비의儀)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158

디오니소스의 부정적 측면은 케피스-같은 힘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우리가 제4장에서 살펴볼 테지만, 디오니소스는 엘레우시스비의에서 중심 되는 존재이고, 케피수스강은 엘레우시스 근방을 흐른다. 디오니소스 안에는 케피수스 같이 침투적인 그의 부정적 측면으로부터 구속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들어 있는 것이다. - P160

심리학적으로 볼 때, 그림자나 반사상은 자아가 아니라 자기의 이미지를 비춰준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에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연구하게 하는 것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치료적으로도 유용하다 - P161

(전략). 그러나 그는 자기와 혼동된 상태에 있어서 그 강력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고, 늘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가 자기와분리될 수 있고, 자기의 의지를 권력욕과 동일시하지 않고 존중한다면, 그의 진정한 능력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그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원형적 에너지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될 테고, 그것은 나르시서스가 물에 비친 상이 그의 이미지인 것을 인식하고, "왜 그러느냐, 가련한 젊은이여"라고 한 문제이기도 하다. - P161

8. 첫 번째 단계의 이점과 결점

첫 번째 단계의 변환과정은 대부분 자기애적 전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그때 내성화의 중요성과 상상력 및 원형의 치유기능이 자리를 잡는다.⁶²
이 지점에서 나의 경험을 말하면, 나는 임상적으로 전혀 다른 구도를 보았다. 그것은 처음에는 분열증적 문제처럼 보였지만, 우리가 제4장과 5장에서 볼 테지만 지금 나타난 것은 그 전의 자기애적 구조때문에 감춰져 있던 자기의 한 부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자기애의 형성을 자기(自己)의 방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⁶³ - P192

62. 주디트 허백(Judith Hubback)이 코헛의 「자기의 분석」 (Analysis of theSelf)의 서평에서 말했듯이 자기애적 전이들은 원형적 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해야 한다. 그것들은 개인적 요소들과 원형적 요소들이 혼합된 산물이다(제3장의 제3절을 참조하시오).
63. Cf. Michael Fordham, The Self and Autism, 90f. - P315

여성적인 것과 본능

첫 번째 단계를 특징짓는 것은 여성 영역에서의 심층적 변환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이것은 오비드의 신화에러 에코가 피상정인 걱으토 그려진다. (중략).
소위 본능적 과정에 다가가지 않는 것이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의심각한 한계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하는 것은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두 번째 단계에서 다룰 것이다. - P193

본능에 대한 인식, 특히 신체에 대한 인식에 필요한 것은 자기애성성격에 있는 전능한 환상으로 가득한 오이디푸스적 문제들을 환원적으로 통합하는데 있지 않고, 공격성을 통합하는데 있지도 않다. 그것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것이다. - P193

경직성으로 나아가는 경향

여성성에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데서 파생된 첫 번째 단계의 한계는 경직성으로 나아가는 찌꺼기를 남긴다. (중략).
그들에게는 개성화, 창조성, 내성화 등 새롭게 발견된 가치들도 곧 그들이 다가가야 하는 "길"처럼 어렵게 느껴진다. 첫 번째 단계에서 긍정적인 남성적 기능으로 가는 변화,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권력과 과도한 야심이 아니라 자기의 요청이나 전개와 관계된 정신에 대한 감각으로의 변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 P194

두 번째 단계에서 여성적인 영혼에서 분열되어 나온 것들을 통합(또는 구원)하는 과정은 첫 번째 단계의 소년-노인의 유형(puer-senex pattern)을 따르지 않는 의식을 뚫고 들어가면서 남성적인 것을 요청한다. 이 새로운 남성적이고, 디오니소스적인 의식의 발달은 두 번째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변환의 한 부분인데, (후략).⁶⁴ - P194

64 Cf. James Hillman, The Myth of Analysis, 63f. - P315

자아와 무의식의 관계성

변환되지 않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에게 정신적 실재의 내적 세계는 무엇인가 믿을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무엇인가 좋은 것이 사라졌다는 뿌리 깊은 신념이 있다. - P194

1) 거기에는 무의식으로 자아의 구조를 반영하려는 강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무의식을 자아보다 더 큰 의식의 원천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꿈이나 환상을 통하여 그 아이디어를 채우거나 정당화하는데 사용하려고 한다. 그 결과 자아와 무의식 사이에서는 정말 창조적인 대화가 일어나지 못한다. - P195

2)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너무 많이 주려는 경향이 있다. 무의식은 지식과 에너지의 측면에서 커다란 부의 원천으로 사용되는데,
그 보물은 그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주어진다. 이것은 정신치료자에게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강한 욕망을 나타내면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상황이기도 하다. - P195

3) 정신적 실재의 가치를 개인적으로 체험하지 못하는 것은 정신적 이미지(psychic image)를 제대도 체험하지 못하는 것과 상당히연관되어 있다. 이상화 전이를 내면화한 것은 내면에 의지할 수 있는대상이 있다는 것으로 이끌어가지만, 그 반면에 그 이미지를 계속해서지혜 있는 사람이나 영적 지도자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 P196

그러나 첫 번째 단계에서 변형이 일어나고, 그 다음에 그 변형이 공고하게 되었을 때도 이미지는 자아에게 이런 종류의 정신적 실재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그때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상대적으로 거의 없고, 정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 P196

9. 꿰뚫고 들어가는 여성적인 힘

첫 번째 단계가 반영을 존중하고, 존재의 원형적 배경을 비춰줄 수있는 남성적 태도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꿰뚫고 들어가고, 정신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능력과 욕구를 통해서 얻는 것은 별로 없다. 이런 한계는 외부의 관계성에서는 물론 내면세계를 고찰하는 내성적 차원에서도 존재한다. (중략).
이렇게 꿰뚫고 들어가는 능력은 처음에는 오비드 신화에서 케피수스의 부권제적 우로보로스로 상징되는 것처럼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에게 부정적인 방식으로 존재한다. 변환 과정에서 영혼을 존중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이 침해당하지 않게 하고, 자기애성 성격 구조가변환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의 공격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른 사람의 정신을 심하게 꿰뚫고 들어가지 않게 한다. - P197

자기에서 분열된 여성적 측면이 통합되기 시작할 때, 정신적 삶은 그 전과 다른 특성을 띠게 된다. 여성성, 즉 여신의 영역을 새롭게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으로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여성성은 종종 남성적 가치를 능가하는 힘을 얻게 된다.⁶⁶ - P198

66. 여기에서 여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것이 부권제의 발달로 억압된때까지 고대 문화를 지배했던 여성적 위상을 존중하고, 특정화하기 위해서이다.
그 용어는 때때로 개념적 사고의 족쇄에 갇히기 전 상태를 말하는 심상과 정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원형적 여성성"을 가리키는데 즐겨 사용된다. 여신의에너지는 "정신 안에 결코 통합되지 않고, 자아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여신 자체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융이 주의한 것을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원형 그 자체는 결코 알 수 없고, 다만 그 이미지들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 P315

 여성의 꿰뚫고 들어가는 능력은 잘-분화된 아니무스에서 나오는 효율성과 전혀 다르고, 여성이 남성의 아니마와 동일시한 상태에서 발휘하는 능력과도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그것은 그녀가 자신의 여성적 측면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발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녀는 남성의 지혜와 결코 같지않은 지혜에 기반을 둔 권위를 가질 수 있다. - P198

이런 여성적인, 꿰뚫고 들어가는 힘의 특징적인 성질은 그것이 나타날 때 그것은 발달된 아니무스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삶의 경험들이 통합돼서 나온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것이 드러날때, 그것은 본래 거기 있었지만, 두려움이 너무 많아서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 P199

그런 여성은 그녀의 남성 반려자에게 그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필요로 하는 여성적인 것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그는 그 자신의 것처럼 그를 꿰뚫고 들어오는 여성적 힘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것이 그를 변화시키게 하고, 그의 남성적인 영적 구조가 쇠락하게 한다.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힘을 여신에게 양도하는 것이다. - P199

내향적인 수준에서 남성들은 그의 페르세포네 같은 영혼을 인도자로 삼을 수 있다. 그는 그에게 영혼의 신비, 그가 알지 못했던 심층이그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이 그가 여태까지 생각했던 가치체계를 모두 부수고, 그를 경악하게 하면서 새로운 가치 체계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감지한다. - P200

자신에게 여신적-힘이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은 남성들과 새로운방식으로 관계하게 된다. 그녀는 그녀가 외부의 동반자, 즉 꿰뚫고 들어가는 힘의 도움 없이 제대로 작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는것이다. 그녀는 진정한 삶의 동반자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그녀 자신을 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의 세계에서 실현시키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 P200

그러나 그녀의 파트너가 자기애에 고착되어 있다면, 그는 여신과 관계된 자신의 진정한 여성적 정체성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다. 자기애적 남성은 진정한 여성적 능력을 발달시키려는 여성들에게는 가장 커다란 장애가 되는 것이다. - P201

3
관계의 양상: 무의식과 신체의 관계

1. 서문

변환의 두 번째 단계(나는 다시 첫 번째 단계에서처럼 강조하지만)에서 공감은 그 전 단계에서 요청되었던 것보다 다른 종류로 더 깊이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분석 과정에서는 그 전과 다른 방식으로 관계 맺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이에서의 저항, 카우치나 의사의 사용, 내담자의 격노를 언제,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응하거나 침묵하는 것의 중요성 등 분석 기술과 개념을 다루고,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처럼 분석의 예민한 문제들을 다룬 문헌들은 많이 있다.¹ - P202

제3장

1 Cf. Michael Fordham et al., Technique in Jungian Analysis. - P315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고든은 코헛(Kohut)과 칸(Kahn)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이 두 분석가들의 사상에서 겹치는 부분은 상당히 많다. 왜냐하면 칸 역시 정신에는 그가 보기에 이드-자아 초자아 구조와 분리된 영역인 자기가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석가들은 그의 환자들과 두가지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먼저 자아이드-조사의 구조가 관계될 때, 분석가는 구조적 갈등으로 의미를 해독하기 위하여 환자와 언어적으로 소통하면서 경청해야 한다. 칸은 그것을 해석이라고불렀다. 그러나 자기나 자기의 양식(style)이 문제가 될 때는 "무엇이라고 규정하기가 더 어렵다. 그것은 환자의 자기체험의 범위의 특성과관계되기 때문이다."²

그것을 가리켜서 코이 "내성의 대체물로서의 공감이라고 규정한 것이든지, 아니면 "환자의 자기체험의 범위의 특성"이라고 말한것이든지 간에 우리는 서로 다른 분석가들이 그 자신의 은유로 말하는 영역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 P203

2 Rosemary Gordon, "Narcissism and the self". - P315

분석 과정에서 분석가의 개인적 특성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분석에서 자기(Self)가 중심적인 관심사가 된다면, 분석가 자신의 인격은 중요한 원천이 된다. 여기에서더 논의할 것은 나 자신의 주관성과 은유의 선택이 너무 중요해진다. - P203

 일반적으로 말해서, 내가 앞으로 묘사할 의식과 존재의 특질은 물질로부터 영을 추출하는 연금술의 은유를 따를 것이다. 그러나 이 맥락에서 물질은 집단적 무의식을추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로 이해하는 것이 제일 좋다. - P204

2. 신체 정보의 수집

분석 상황에서는 언제나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그것은 물론 환자가 제공하는 꿈이나 환상들로만 국한되지 않는다.⁷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역전이는 언제나 객관적인 자료의 원천이 되거나 저항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된다. - P204

7 Cf. Schwartz and Ross Schwartz, 74ff.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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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임의 심장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플레이어는 덕이 있는 존재로 이해되어야 한다.
게임 상황에 몰입할 때, 플레이어는 게임이 부과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운동 기능, 추론 능력과 논리력, 지능을 사용한다. 그들은 또한 윤리적 추론 능력(reasoning)을 적용한다. 이는 컴퓨터게임에서의자기 행위에 대해 플레이어들에게 책임이 있음을 함축한다. - P171

 덕을 갖춘 컴퓨터게임 플레이어는 자신의 행위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시스템의 디자인에 관해서도 비판적이고 윤리적으로 반성을 해야 한다. 덕이 있는 플레이어는 혼자이든 커뮤니티속에서든 게임 경험에서의 자기 행동을 통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그런 존재다. - P171

플레이어의 능력을 조건 짓는 게임 시스템, 플레이어의 개인적 추론 능력과 놀이적 프로네시스, 그리고 커뮤니티의 한 멤버로서의 플레이어 말이다. 게임 플레이라는 것은 이들 세 가지의 상호작용이다. 사실상 이는 컴퓨터게임에 대한 덕 윤리학적 접근법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다. - P172

(전략). 그렇다면 다음 두 가지 이슈가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행위자로서 게임의 윤리와 플레이어가 아닐때 그 행위자의 윤리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다른 이슈는 도덕적행위자로서의 플레이어와 도덕적 대상으로서의 게임 간 관계와 관련이있다. (중략).
이 두 이슈들은 가다머가 응용했던 해석학적 순환의 변주된 버전을 이용하여 설명될 것이다. 나는 이 개정판을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theludic hermeneutic circle)이라 부를 것이다. 하이데거에게 영향을 받은가다머의 해석학은 고전적 해석학을 넘어서서 존재와 역사 내 존재를이해하는 존재론적 도구(ontological tool)가 된다. - P172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게임 경험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윤리적자원이다.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플레이어-주체와 게임 경험 외부의 문화적 존재에 비추어 게임 경험을 윤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정의될수 있다. 그것은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의 적용가능성을 이해하기 위한 결정적 요소다. (중략).
체화되고 문화적인 존재라는 말로 내가 지칭하고자 하는 것은 실제로몸을 지니며 육체화(embodiment)와 젠더라는 이슈들을 산출하는 어떤사람이다. 그는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플레이어는게임 속에 있는 주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또한 게임 시스템과 게임 상황을 해석함으로써 게임을 실제적인 경험으로 탄생시키는 몸주체이기도 하다. - P173

 윤리는 그러한 해석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 즉 선택될 수 있는 게임 시스템과 가능한 전략의 분석 또한 도덕적관점에서 평가된다. - P174

놀이적인 해석학적 순환은 층위가 있는 해석의 도덕적 과정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은 플레이어되기로 시작해서 일련의 해석적 단계들을통과한다. 이 단계들은 결국 놀이적 프로네시스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해석 과정은 게임 외부의 문화적 주체와 더불어 시작한다. 그 주체는 어떤 게임 시스템을 경험함으로써 행위자가 된다. (중략). 즉 윤리적 존재로서 ‘제로상태(zero-state)‘의 플레이어는 게임의 윤리적 가치와 담화에 무비판적으로 참여한다.
내가 말하는 제로상태라는 개념은 행동주의 이론(behaviorist theory)에서 사용하는 ‘빈 석판(blank slate)‘ 개념을 지칭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주체가 게임 경험 속에서 새로이 창조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주체는 문화적 자아와 그 전의 게임 플레이의 전통으로부터 태어난 존재다 - P174

일단 그러한 제로-주체가 탄생하면,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해석과정은 시작된다. 만일 플레이어들이 단순한 제로-플레이어들로 축소된다면, 부주의하거나 비도덕적으로 대상으로서의 게임에 결정돼 버린다면, 우리는 게임 디자인과 허구 세계에 대응하는 반성들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중략).
플레이어-주체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거나 분명한 승리의 조건이없는 경우 목표 그 이상의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게임 상황 및 게임이 만들어 낸 목표들과 제한들에 따라 자기 행동을 변경할 수 있는 덕이 있는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어떤 플레이어가 되고자 하는 아무개(somebody)는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닌, 승리하는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 - P175

다시 말해 덕이 있는 플레이어는 수행된 전략과 선택들을평가하기 위해 자신의 놀이적 프로네시스를 사용하는 가운데 도덕적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승리하고자 한다.
이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1단계다. (중략).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공시적(synchronic) 커뮤니티와 통시적(diachronic)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존재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게임을 경험하는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P176

우리의 플레이어-주체, 즉 제로-주체로 시작하지만 그러한구체성에 대한 대화적 반성을 거치며 변경된 주체는 게임 커뮤니티와의대화 속에 있다. 싱글 플레이어 게임일지라도 말이다.¹⁰ 플레이어 개인과 플레이어 커뮤니티 간의 관계는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의 치팅(cheating)이나 하드코어(hardcore) 게임하기와 같은 주제들을 다루는데 이용될 수 있다. - P176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치팅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선한 플레이어의 요건들 중 한 부분은 게임이 부과하는 도전을 뛰어넘는 것, 즉 기술(skill)에 기반을 둔 업적을 쌓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76

커뮤니티는 멀티 플레이어 게임의 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길드들처럼 커뮤니티의 제도화되고 체계적으로 뿌리내린 대표 커뮤니티들(representations)의 존재 덕분에 말이다.
이러한 해석의 두 번째 단계가 행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을 플레이어의 문화적 커뮤니티라는 보다 큰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 커뮤니티가 문화적인 이유는 상이한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게임에서 다양한 전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 P177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마지막 요소가 있다.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해하는 데 이 개념을 적용할 수 있고 그 관점을 확장해 주는 요소 말이다. 플레이어들과 플레이어 커뮤니티들은 게임 경험 외부의 문화적이고 육체화한(embdied) 계기들이다. 여기서는 대상으로서의 게임의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 플레이어 혹은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지배적이다. (중략).
문화적 금기들이 있다. 그리고 게임 세계에의 약속만으로 뒤엎을 수 없는 확고한 신념들이 있다. 한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참조점(reference)으로서의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도덕적 존재들로 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의 일부를 지키는것이다.
이것이 주체로서의 플레이어와 그 주체가 생겨난 자아(the self) 사이에 쉽게 구별할 수 있는 경계가 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 경험의 두 방법들 사이의 경계에서 어떤 화살표 찍기(arrow pointing)를행하기란 불가능하다. - P178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 존재한다는 것은 또한 도덕적이고 육체적이며 문화적인 존재들인 우리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에 충실한 제로-주체로 시작해서 플레이어-주체와 도덕적 존재 사이의 대화로 끝나는 이러한 전체 해석 과정이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을 구성한다. (중략). 반면 역사적으로 말하자면,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치터들과 그리퍼*들을 분열(disruption)의 요소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커뮤니티의 안녕을 위해 피하거나 처벌할필요가 있는 요소들로 여기곤 하는 것이다. 이것이 플레이어들의 커뮤니티가 게임 정통파의 열렬 옹호자로 구성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집단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기술이나 도덕면에서 좋은 플레이어들이 응당 즐겨야 하는 스포츠맨십의 감각과 가치를 발전시켜 온 플레이어들로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 것이다.


*그리퍼(griefer): 집단괴롭힘을 하는 사람 - P179

 놀이적 프로네시스는 놀이의 해석학적순환의 묘사된 단계들 속에서 행해지는 윤리적 해석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 과정으로서의게임 플레이를 배운다는 것은 도덕적 추론 능력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게임은 이러한 해석의 원환 속에서 작동하기에, 우리는 정치적 게임과 이데올로기적 게임을 가질 수 있다. 플레이어는 자기 행동에 대한 도덕적 반성을 발전시킨다.  - P180

컴퓨터게임의 윤리학은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의 결과이다. 자신의 행위와 게임 디자인을 반성하는 도덕적 행위자들에 의해 경험된 어떤 게임의 결과인 것이다. - P181

덕 윤리학에 비추어 본 컴퓨터게임의 윤리

(전략).
 플레이어는 컴퓨터게임 윤리의 전달자다. 즉 덕 안에서 해석을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의 운반인인 것이다.
개별적으로 보면, 플레이어들은 게임 디자인에 영향을 받는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처음에는 게임이 제시하는 행위유도성과 제한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은 게임내에서 선택과 전략을 반성할 수 있는 윤리적 주체가 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 즉 게임 경험에 대한 절차상의 도덕적 해석 속에서 어떤 게임을 경험한다. - P181

 그러므로 디자인상의 윤리적 게임이란 디자인된 시스템이 게임 플레이 경험에 윤리적 가치를 제공하려는 플레이어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게임이다. 그러한 행위유도성은 게임 플레이에 의미가 있어야 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관련이 있어야 하며 합의되어야 한다. 윤리적 게임은 컴퓨터게임 플레이어들이 윤리적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독려하는 게임이다. - P182

. 이를테면 <맨헌트>의 경우, 게임 디자이너들은 플레이어가 도덕적 존재임을 의식함으로써 미묘한 숙달된 솜씨를 보여 주는 수사학 디자인(rhetoric design)을 수행하였다. 이 게임은 게임 세계를 게임 경험으로 옮김으로써 그 세계를 반성한다. 보다 분명하게 말해 보자. <맨헌트>에서 플레이어들이범해야 하는 끔찍한 행위의 경험은 피할 수 없다. 플레이어들은 그러한경험을 통과하도록 강제당한다. <맨헌트>는 놀이의 해석학적 순환과정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182

 윤리적 능력들과 관심들을 지닌 플레이어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 말이다. 자신이 게임 안에서 취한 행위를 반성하게 해주는 놀이 경험에 기꺼이 참여하려 하는 플레이어가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정보를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은 정치적 딜레마들을 경험하고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게임 내의 의미 생산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행위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덕이 있는 플레이어들은 윤리적 해석 과정을 의식하면서 게임 플레이에 참여한다. 덕이 있는 플레이어란 대상으로서의 게임, 자신의 행동, 게임 세계와 커뮤니티 안에서의 자기 현존에 관해 해석 능력과 반성 능력을 갖춘 도덕적 존재로 정의된다. - P183

게임 플레이어의 덕이 있는 행동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상의전략과 행위들이 아닌, 만족스러운 게임 경험을 보증하는 게임 플레이 과정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는 행동이다. 윤리적 목표는 그 게임과 다른 플레이어를 존중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놀이적 참여를 보존하기 위해 최선의 것을 함으로써 승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보다 약한 캐릭터들에 대항하는 PvP(player-versus-player)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플레이어는 그 게임 구조에 대한 도덕적 반성을 보여 준다. 그의 행동은 본성상 윤리적이다. - P184

 즉 그 게임이 어떻게 이해되는지, 그리고 윤리적 행동은 어떻게 모든 플레이어들에 의해 시행되고 존중되는지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떤 윤리적 이슈가 제기될때,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답변들을 제공하고 개방적인 토론들을 생산할수 있어야 한다. 게임에 대한 그들의 경험 속에 자신들의 의견과 행위를활성화함으로써 말이다. - P184

 어떤 게임이 생산할수 있는 윤리적 이슈들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그 게임 안에 플레이어들 자신의 가치를 생산하고 제공하도록 허용한 범위 안에서는 플레이어의책임이다. 이는 디자인 행위유도성의 중요성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플레이어들은 어느 정도 그러한 행위유도성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중략).
플레이어의 도덕적 성숙과 그들이 게임과 관계 맺는 방식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들은 좋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덕을 발전시켜야 하고 그 게임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 P185

좋은 컴퓨터게임은 덕이 있는 플레이어들을 촉진하는 게임이며, 자신들의 윤리적 가치를 이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플레이어 주체들을 창조하도록 디자인된 게임이고, 그러한 가치가 반성될 수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해당 게임이 디자인을 통해 촉구하는 덕을 갖춘 플레이어가되어야 할 책임이 있다. 컴퓨터게임에 대한 덕 윤리학적 관점은 상황의중심에 플레이어들을 위치시킨다. - P186

덕 윤리학적 접근법의 한계

(전략).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티에게 부여된 중요성과 관련이 있다. 게임은 자발적인 활동이다. 그리고 디지털게임은 컴퓨터 접속과 몇몇 경우 인터넷 연결에 의존하는 자발적 활동이다. 컴퓨터게임의 플레이를 위한 물질적 조건들은 사회적·경제적 제한을 받는다. 이를테면 모든 사람들이 최상의 컴퓨터나 가장 빠른 인터넷 접속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아니다. - P186

만일 커뮤니티가 배타적으로 인터넷에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고 거나 공동의게임 문화 창조에 참여하는 데 막대한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된다면 웹 없는(web-less) 무언의 다수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커뮤니티의 가치를 따르지 않고, 그렇기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 가치를왜곡해 버리는 다수들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커뮤니티로부터 연역된 게임의 가치는 시간 있고 기술적 지식과 능력을 갖춘 엘리트 집단의 가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 P187

이는 아마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컴퓨터게임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중요한 윤리적 딜레마일 것이다. 게임은 참여적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해야 되는지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광범위한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의 디자인과 역학(mechanics)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고, 궁극적으로는 개발자들이 그 게임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실제적인 게임 디자인이나 게임 대상의 창조에 있어 공동 참여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중략).
이러한 한계는 여기서 내가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전적으로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언급될 필요가있다. 덕 윤리학은 플레이어들, 플레이어의 행동, 홀로 혹은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윤리적 실천의 중요성과 관련된 디지털게임 내의 윤리적 이슈들에 대한 답변을 게임의 맥락에서 제공한다. 하지만 그 범위는제한적이다. - P187

정보 윤리학과 컴퓨터게임

지금까지는 이 책에서 제시한 컴퓨터게임 중심적인 분석이 약간의 변형만을 가한 채 어떤 유형의 게임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된 관심이 컴퓨터게임의 윤리, 특히 컴퓨터 윤리 관점의 게임 윤리임을 언급한 바 있다. 덕 윤리학은 그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된 바 있다. (중략).
이 이론은 정보 윤리학(information ethics)이다. 그것은 컴퓨터게임을 컴퓨터 윤리의 전통 속에 자리매김과 동시에, 대상이면서 윤리적행위자의 경험이기도 한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분석하는 데 적용도 될수 있는 대안적 참조 프레임을 제공한다. 정보 윤리학은 컴퓨터게임을윤리적으로 만들어 주는 대부분 요소들의 분석을 포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 P188

정보 윤리학의 핵심 개념과 방법

보다 면밀한 컴퓨터 윤리학의 관점을 기술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윤리이론은 플로리디(Luciano Floridi), 샌더스(Jeff Sanders) 등이 명시해놓은 정보 윤리학(information ethics)이다.¹² 정보 윤리학은 컴퓨터 윤리에 관한 근본적인 관점이다. 그것은 디지털 환경 안에서 컴퓨팅(computing)의 본성뿐만 아니라 인간과 소프트웨어 행위자들까지도 고려한다. - P189

12 이러한 정보 윤리학 접근법은 Luciano Floridi, Jeff Sanders, 옥스포드 대학FE BAR AR(http://web2.comlab.ox.ac.uk/oucl/research/areas/ieg)와 허트포디셔 대학 정보 철학 연구소(http://philosophyofinformation.net/centre/gpi)1 - P351

플로리디와 샌더스의 말을 빌리면, 정보 윤리학은 삶보다는 데이터엔티티(data entity) 개념에 기반한 환경적 거시 윤리학(EnvironmentalMacroethics)이다."¹³ 정보 윤리학은 거시 윤리학적 접근법으로 정의된다. 이는 실존(existence)을 정보적 실존으로 정의함으로써 도덕적 행위자들의 책임성을 확장하는 프레임이다. 즉 우리 모두는 데이터 존재들(entities)이라는 것이다. - P189

13 Floridi & Sanders 2004, p.3. - P351

나아가 정보 윤리학은 ‘건축적 윤리학(architecturalethics)‘이다. 즉 정보계(infosphere)¹⁴의 유저들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과 디자이너들을 다루는 윤리학인 것이다. 정보는 정보 행위자들과사용자들(patients) 및 그들의 상호 관계들로 이루어진 생태적 환경이다.
정보계의 모든 요소들은 일방향적이거나 상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분명 이는 생태계와 유사하다. - P190

14 Floridi 2003aㅇ하 Florid & Sanders 1999를 보라 - P351

컴퓨터게임은 정보계다. 분석의 특수한 수준에서 혹은 추상화(abstraction)의 수준에서 내가 5장에서 보다 상세하게 분석하려고 하는<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하나의 정보계다. 이는 제품, 개발자들, 서버들과 그것들의 테크놀로지, 플레이어들, 온라인 자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하나의 특정 서버 역시 정보계다. 분석에 필요한 추상 수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P190

정보 윤리학은 각각 다른 정보적 관점들 안에서의 운용(operating) 필요성을 고려한다. 추상(abstraction) 수준의 개념들과 추상 그래디언트(gradient, 勾配) 개념들을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6이러한 개념들의 이용은 정보 윤리학의 존재론적 본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데이터 존재들(beings)은 에이전트후드(agenthood, 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속성역자 주)의 능력을 지닌다. - P191

추상의 수준은 "유한하지만, 비어 있지는 않은 일군의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바로 그들의 선택에 의해 특징지어진 어떤 이론 안에서 기본 구성요소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¹⁷ (중략).
정보 윤리학은 존재론(ontology)에 대해 대상지향적인(object-oriented) 접근 방법을 갖는다. 다시 말해 하나의 대상은 정보상으로, 따라서 존재론적으로 그 대상들에 의해 규정된다. - P191

17 Floridi & Sanders 2004, p. 11. - P351

정보 윤리학은 도덕적 행위를 정보 과정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추상수준에서 행위자와 수용자(patient)가 반드시 인간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강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정보 윤리학은 인간의 에이전시(agency)가 없더라도 어느 수준의 추상을 허락한다. (중략).
이런 윤리적 프레임에 있어 정보 윤리학의 인류학(anthropology)에 중심이 되는 생산하는 인간(homo poieticus)이라는 플로리디와 샌더스의 개념 역시 흥미롭다.²¹  정보 윤리학과 덕 윤리학은 둘 다 구성주의적 접근법이다. 하지만 후자는 인간 중심적(anthropocentric) 접근을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전자는 훨씬 더 광범위한 시스템을 고려한다. 정보 윤리학은 윤리적 영역(universe)을 확장한다. - P192

21 "호모 포이에티쿠스(homo poieticus)는 호모 파베르(공작인, homo faber),
즉 자연 자원의 사용자와 ‘개발자(exploitator)‘와 다르다. 그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 homo oeconomicus), 즉 부의 생산자, 유통자 및 소비자와다르다. 그는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homo ludens)와도 다르다. 호모루덴스는 구성주의적 태도를 특징짓는 윤리적 고려나 책임이 없는 여가적 즐거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호모 포이에티쿠스는 최종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가성취되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에도 집중한다."(Floridi & Sanders2005) - P353

정보 윤리학의 강한 대상지향적 배경은 정보계 내의 모든 행위자가 어느 정도로는 생산자이자 소비자임을 암시한다. 정보 윤리학이 제안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에서, 상호연결성(interconnectivity)은 정보계의 모든 요소가 그 정보계의 다른 존재들에게 보이는 독립성의 정도를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중략).
정보 윤리학은 우리의 도덕적 영역을 확장한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가 관여하는 정보 세계들에 참여하는 행위와 그 세계를 공동으로 창조(co-creation)하는 일에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는 컴퓨터 윤리에 대한 매우 이론적이고 복잡한 이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나는 정보 윤리학이 컴퓨터게임에 특히 잘 맞는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적용은 컴퓨터게임과 놀이 경험의 도덕성에 관해 통찰을제공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려고 한다. 그 통찰은 이 게임과 놀이 경험들을 컴퓨터 윤리의 영역에 자리하게 해줄 것이다. - P193

정보와 게임

정보 윤리학의 관점에서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충족되어야 할 첫 번째 조건은 경험으로서나 대상으로서나 컴퓨터게임이 정보계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게임이 정보적으로 풍요로운환경이라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중략).
인기 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하나의 정보로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컴퓨터로 코드화된 상태 기계(computer-coded state machine)²²로 기술할 수 있다. 이 기계는 정보 교환을 통해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있는 다수의 행위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정보 교환의 목표는 사전에 디자인된 방식이긴 하지만 미리 결정되지는 않은 방식들로 행위자들과 수용자들 및 환경들의 정보적 가치를 변경하는 것이다. (중략).
만일 우리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나의 전체로 본다면,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게임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다른 행위자들과 상호작용하는 환경으로서 말이다. - P194

22 나는 여기서 상태기계 (state machine)라는 말을 Turing이 컴퓨터 과학에 적용했던 원래 용어를 실질적으로 응용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은유(metaphor)로 사용하고 있다. - P352

그 데이터의 일부는 수동적이고 비상호작용적이다. (중략).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하는 정보 공간은 플레이를위해 디자인된 어떤 장소다. 행위자들(agents)과 수용자들(patients)이 놀이적 방식으로 그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어떤 환경인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정보 존재속에 어떤 제한을 받아들인다. 그 정보계에 실존하고 참여할 수 있기 위해서 말이다. 정보계는 그 세계에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 같은 제한적 규칙들을 부과하는 가운데 그 플레이어들로부터 어떤 정보적인 능력들을 요구하는 디자인된 환경이다.
(중략). 달리 말해 정보적인 시스템이 창조되는 방식과 정보적인 존재들로 하여금 정보적 세계에 실존하고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은 윤리적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디자인은 의미 있는 정보적 존재들의 안녕(well-being)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P195

여기서는 정보적 존재들로서 플레이어들이 갖는 정보적 본성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 윤리학은 생태학적 윤리학이다. 그것은 상호 연결된 요소들이 경우엔 정보적 존재들이 맺는 네트워크의 안녕과 그것이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정보적 존재들은 정보계 내부의 다른 정보적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고 그들에 의해 결정된다 (중략).
이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정보적 본성뿐만 아니라, 정보계가 그러한 상호 관계들을 접합하고 가능하게 하는 방식에의존하고 영향 받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게임의 이러한 윤리적 밸런스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정보계의 행위자들과 수용자들 사이의 정보적 관계들이 게임의 윤리를 형성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일은 추상의 수준들과 추상의 그래디언트 개념들을 사용하기를 요구한다. 왜냐하면그러한 개념들은 정보계로서의 컴퓨터게임이라는 정보적 복합체의 의미 있는 측면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 P196

모든 컴퓨터게임에는 몇 개의 추상 수준들(levels)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게임 분석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추상 수준들인 것만은아니다. 이 수준들은 정보계로서의 게임 윤리를 분석할 때에도 지배적(dominant)이다.

① 정보적 환경으로서의 게임 시스템 디자인된 정보계로서의 게임,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상호작용들을 형성하고 상황기계로 작용하는가.
② 정보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플레이어는 어떻게 정보적으로 의미 있는 어떤 존재가 됨으로써정보계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가. 즉 어떻게 그 정보계 안에서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가.
③ 정보계 안에서 다른 정보적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는 정보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다시 말해,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게임 내의 있을 수 있는 인공 행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리고이러한 정보적 관계들은 어떻게 정보계의 환경을 형성하는가?
④ 산출하는 인간(homo poieticus)으로서의 플레이어이는 플레이어들이 정보계의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윤리적인 행위만이 아니라 그러한 가치의 구성을 통해서도 정보계의 가치를 생산한다. 게임의 정보계를 정보력으로 윤리적인 장소로 만들어야 하는 가치를 말이다. 이 장소는 도덕적 방식으로 정보겨환이 이루어지는 곳을 의미한다. - P197

컴퓨터게임의 맥락에서 정보적인 비대칭(asymmetry)은 한 명 혹은 더 많은행위자들이 게임 규칙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되는 정보계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상황이다. 이를테면 치팅(cheating)의 경우 시스템 안으로 정보적인 비대칭들을 들여오는 정보계의 변형을 의미한다. 이는 게임의 안녕을 해치는 행위다. - P198

컴퓨터게임에서 정보적인 안녕(informational well-being)은 실제로 명료하게 정의될 수 있다. 게임 정보계는 그것의 정보적 구조와 게임디자인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적 경험을하도록 해줄 수 있을 때 건강하다. (중략).
또한 건강한 게임 정보계라면 플레이어들은 그들의 창조적 관리(creative stewardship)를 행사한다. 컴퓨터게임의 경우, 창조적 관리는책임있게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 경험과 하나의 정보계로서의 게임 시스템을 보존하는 것 말이다(이를테면 치팅을 하지않는 것). - P198

 <데이어스 엑스>에서의 창발적인 게임 플레이의 예를 들어보자.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끝이 없는 레벨들 안에 놓인다. 그들은 거의 모든 방식으로 이 레벨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 (중략).
플레이어들은 치팅을 했나? 아니다. 사실, 이것은 컴퓨터게임에서창조적 관리가 발휘된 훌륭한 예다. 즉 플레이어들은 정보계를 이해했던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기능했고, 자신들이 게임 내의 플레이어들로서 그것에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를 알아차린 셈이다. - P199

정보 윤리학은 어떤 수준들에서 무해한 것으로 간주될수도 있을 이러한 디자인 선택들(시스템 자체: 다른 행위자들이 없는 플레이어)이 왜 실제로는 해악의 원천이자 비윤리적으로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을 제공해준다. 어떤 정보적 시스템이 윤리적이기 위해서는, 그것이 그 행위자들의 창조적 행위들에 열려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시스템의 밸런스가 깨지기 십상이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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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민주주의의 몰락

전간기 동안 유럽의 민주주의는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를 맞았다. 한 세기를 풍미했던 민주주의가 독재주의, 군사주의, 전체주의 정권 앞에서 뒷걸음질치고 만 것이다. 1920년, 유럽 민주주의는 헝가리를 비롯해 이탈리아, 불가리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포르투갈, 유고슬라비아 등지에서 일어난 변화의 소용돌이에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1930년부터는 대공황으로 중산층이 무너지며 다시 한 번 극우주의가 힘을얻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불만을 품고 과격화된 소수민족들이 민족적 분노를 표출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 P12

게다가 1938년 서구 민주주의 열강으로 손꼽히던 프랑스와 영국이 체코슬로바키아를 독일에 넘겨버린 일은 유럽 민주주의 국가들에게는 커다란 배신으로 다가왔으며, 이는 결국 민주주의가 후퇴를 겪게 만드는 데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시작된 이듬해 9월, 상대편이 전체주의를 내세운 독일이었던만큼 프랑스와 영국은 또다시 민주주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릴 수 있었다. - P13

경제력

전쟁이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경제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졌다. 연합국이 부족한 군사적 요소들을 경제력으로 보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흘렀기때문이었다. 영국, 미국, 소련의 자원은 물론,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라틴아메리카가 자원을 내놓았고, 중동 지역의 자원까지 끌어올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연합국의 힘은 규모, 질, 다양성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 P14

1938년은 루스벨트 정부의 뉴딜 정책으로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다시 한번 경제위기를 겪고 있었던 시기이기 때문인데, GDP도 8,000억 달러로 떨어진 상태였다. 또한 모든 설비를 가동해야 했던 일본, 독일, 이탈리아와달리 미국의 경우 농업, 공업, 광업 분야의 설비 다수가 유휴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실업자도 1,030만 명에 달하는 등 미사용 생산능력이 컸다. 1945년 미국GDP가 1938년 대비 84% 증가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이유 때문이었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대규모 약탈과정복에도 불구하고 동 기간 GDP 증가율이 독일 24%, 일본 11%에 그쳤다. - P14

석유 문제

1939년 각국의 석유 보유량은 그 어떤분야보다도 가장불균형한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 석유의 3분의 2가미국에서 생산되었고, 미국, 영국, 네덜란드의 대기업들이 남아메리카, 중동, 네덜란드령 동인도 지역의 석유 자원을 손에 쥐고 있었다. 서방 연합국을 제외한 상태에서 살펴보면 자국의 석유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나라는 소련이 유일했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석유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1939년 9월, 독일의 석유 보유량은 몇 개월분 밖에 남지 않았고, 결국 1940년부터는본토와 유럽 내 점령지에 남아있는 석유가 부족해지자 루마니아의 석유자원을 끌어와야 했다. 그나마 히틀러가 자급자족론의 핵심 요소로 내세웠던 합성유 생산이1943년 정점을 찍은 덕분에 총 연료 수요의 40%를 충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1944년 5월 미국의공습으로 생산시설들이 파괴되면서 이미 기울어 있던 석유의 생산-수요 간균형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 P20

6. 일본, 너무 먼 석유 생산지

일본은 네덜란드령 동인도 지역의 석유 자원을 손에 넣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렇게 얻은 석유를약 6,000km 떨어진 도쿄까지 가져오기 위한 수송 문제가 남아 있었다. 전쟁 전까지는 대부분 서방 국가들이 석유 수송을 도맡아왔던 탓에 일본으로서는 무엇보다도 유조선 제작이 시급했다. 그러나 이렇게 급작스럽게 제작된 일본의 유조선도 1943년 이후 잠수함과 전투기를 앞세운 미국의 공격으로 상당 부분 파괴되고 말았다. 그러나 미국의 잠수함 공격은 그 성과에 비해 독일이 대서양에서 펼친 유보트 잠수함 작전만큼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 P23

1939~1945년의 무기 생산


경제적·기술적인 면에서 연합국의 최대 적국이었던 독일은 자국을 비롯한 유럽 점령지 전역의 자원을 모조리 동원했던 순간인 1943년부터 산업 전쟁에서 패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이어진 뒤늦은 노력들은 독일의패배를 간신히 6개월 정도 늦춰주는 역할에 그쳤을 뿐이었다. 독일의 경쟁국인 미국, 영국, 소련은 독일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었다. - P24

2. 탄약 생산

소련은 탄약 생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최고의 위업을 기록했다. 과거제정 시대에는 러시아제국의 총탄 생산량이 독일제국의 10%밖에 되지 못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생산량은 화학 분야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 연합국 전체로 본다면 전체 전쟁 기간 기준으로 추축국에 비해 평균 세 배 더 많은 총탄을 생산했으며, 1943년 기준으로는 네 배, 1944년 기준으로는 다섯 배 더 많았다. 특히 독일은 부족한 강철과 비철금속 자원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 P24

3. 항공기 생산


1938년만 해도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항공기 총 생산량은 연합국이 될 국가들에 비해 세 배 더 컸으며 품질면에서도 월등히 앞서고 있었다. 이는 추축국에 우월감을 심어줬고, 적극적으로 침략할 수 있게 만든 배경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1940년이 되자 추축국의 항공기 생산량은 연합국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1942년에는 1/4까지 떨어졌다. 1944년에는 1/3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국과 소련의 생산이 감소한 탓에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그나마도 미국의 막대한 생산량 때문에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중략).
한편 뒤로 갈수록 독일은 더 많은 항공기를 생산했는데, (중략). 그러나 미국은 모든 종류의 항공기를 생산하여 연합국을 지원하고 있었고, 영국은 전투기와 전략폭격기 생산에 집중했다. 소련은 그 대신 모든 자원을 전략폭격기와 전투기에 할애했다. 실제로 당시 가장 많이 제작된 항공기 모델은 소련의 일류신II-2 슈트르모빅(Ilyushin II-2 Sturmovik 36,1837기)과 야코블레프 Yak-3(Yakovlev Yak-3, 31,000기)였다. - P26

노동력 투임 및 구조 비교

전쟁 중인 모든 국가들은 18~50세의 남성 인구 중 무려 25~40%가 전쟁에 동원된상황에서 어떻게 생산을 증가시킬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여기에대해서는 세 가지 해결책이 제시되었는데 새로운 노동력을 구하거나, 기존의 노동력을 다시 생산활동에 집중 배치하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농업이나 공공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했다.
(중략). 게다가 농업 분야의 기계화율이 낮아 최소 800만여명의 농업 노동력이 필요했던 탓에 농촌 지역의 인력을 도시로 데려오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또한 병력 수요가 늘어난데다 기업가들도 숙련공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생산조직 재편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생산 속도도 1944년까지는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영국의 경우 비교적 효율적인 하청 제도를 장려했고 이에 따라 수천 개의 소기업들, 심지어는 도박 업체의 전화센터까지도 전쟁 기업으로 전환하였지만 인력 부족 문제는 영국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1941년부터 여성도 후방 병력 동원 대상이 되었는데(독일에서조차도 여성동원은 매우 점진적으로만 이뤄졌다), 실제 동원률은 50% 미만에 그치는 등 제대로실행되지는 않았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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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범

국립강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주요 저서

•학술번역서 : 소설과 영화의 시점, 할리우드 영화 각본술, 할리우드 스타 인터뷰, 애니메이션의 이론과 실제, 털복숭이 원숭이, 꽃점술, 듣기, 안나크리스티, 위대한 신 브라운, 황제 조운스, 상복이 어울리는 일렉트라, 이상한 막간 희극, 지평선너머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나?, 동물원 이야기 외
•영화 번역서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Reader, 킹스 스피치, 쇼생크 탈출, 흐르는 강물처럼, 제리 맥과이어, 아메리칸 뷰티,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킹, 프리즌 브레이크(1권, 2권,3권 4권), 레인 맨, 뷰티플 마인드, Big Fish, 분노의 역류,
아웃 오브 아프리카, 트루먼 쇼, Aviator, 쥬라기 공원, MonsterHouse, Cars 1, Cars 2, 리틀 미스 선샤인, 부그와 엘리엇, 볼트외

영문을 읽다보면 문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표현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아래 예문에서 an apple is an apple is an apple과 the moon is the moon is the moon 이란 표현도 그중 하나인데, 이는 미국의 여류 작가인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이 1923년에 출판한Sacred Emily 에서 쓴 표현으로, 그 시에 나온 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는 장미다)란 표현에서 유래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첫 번째 Rose 는 사람의 이름이다. - P14

또한 아래 예문에 나오는 it remained for Isaac Newton to perceive what~도 익숙하지 않은 표현인데 어떤 구조이며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이처럼 자동사인 remain 이 it~ to~가주어, 진주어 구문에 쓰이는 형식도 잘 익혀두는 것이 좋다.

*go to trouble to
* bring ~ into contact with
* in the interests ofin the name of
* make sense
*have ~ in common
* deal with
* in terms of
* from time immemorial - P14

힌트를 이용하여 한 단계 앞으로!

the reduction of multiplicity to unity 에서처럼 추상명사가 전치사로 연결되는 경우 해석방법은 저자의 『영문 독해 테크닉』 책들에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즉 reduce multiplicity to unity 로 생각하여 풀어서 해석하도록 한다. reduce ~ to 는 "~을 ~으로 환원시키다, 변형시키다, 감소시키다, 격하시키다, 적응시키다" 등의 뜻이므로 "다양성을 단일성으로 환원시키는 것"이란 의미가 된다. an apple is an apple is an apple whereas the moon is the moonis the moon 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문법적으로 분류하기가 애매하다. 실제로 이 표현은 anapple is an apple is an apple is an apple the moon is the moon is the moon is the moon 처럼 apple 과 moon 이 4개 연속되는 것과 같은 표현인데 변형된 말투로 표현된 것이다. - P17

「no matter + 명사」라니? 뭔 소린고! 02

no matter 다음에는 whether 나 if 가 오든지 what, which, who, where, when, why, how둥이 와서 "비록 무엇이, 어느 것이, 누가, 어디에, 언제, 왜, 어떻게 ~할지라도(일지라도)"의 뜻으로 쓰이는 것이 상례이다. - P19

하지만 영문을 읽다보면 문법에 맞지 않게 no matter 다음에 명사가 오는 표현들이 심심치않게 나온다. no matter the consequences, no matter the weather, no matter the case, nomatter the outcome, no matter your age, no matter kids or adults 등 수없이 많다. 여기서no matter 는 regardless of, irrespective of 즉 "~에 관계없이, ~를 개의치 않고와 유사한뜻이다. - P19

물론 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가 오는 경우도 있다. 다음 예문을 보자. No matter smoggy,
sunny, windy, or chilly, I‘m gonna miss and appreciate these days. 이는 No matter the weather —smoggy, sunny, windy, or chilly appreciate and am going to miss these days. 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It‘s the little things, no matter good or bad, that create life. (좋든 나쁘든 간에 생명을 창조하는 것은 작은 것들이다.) No matter rich or poor, the one thing you alwayshave to give away is love. (돈이 많든 가난하든 언제나 베풀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다.) 같은표현도 쓰이는데, 문법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들이 실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다.

Each of our habits has a different catalyst and offers a unique payoff.
Some are simple and others are complex, drawing upon emotional trig-gers and offering subtle neurochemical prizes. But every habit, no mat-ter its complexity, is malleable. The most addicted alcoholic can becomesober. The most dysfunctional families can transform themselves. A highschool dropout can become a successful executive.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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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시에 대한 두려움

많은 사람이 항상 감시와 통제를 당한다고 느끼는 이 쉼 없는 감시의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이 특정 집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거나 사회전체로부터 무시당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주의를강조하고 유명 인사를 숭배하며 거기에 소셜 미디어의 유행이 결합된 탈산업사회는, 눈에 띄어야 한다고 개인들을 점점 더 압박한다. 또 집단에서 도드라지고, 자기 홍보에 능하며, 올린 글의 "좋아요"와 공유 횟수 같은 형태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고 엄청나게 강조한다. - P183

요즘 우리는 남들에게 매력적이고 자신에게 기분 좋은 이미지나 공적 페르소나를 스스로 자유롭게 만들어 낸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의 단점은, 손질을 해서라도 어떤 수준의 완벽함에 이르고 어떤 이상에 일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에 맞춰 살지 못할 때는 필연적으로 불만족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심판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힌다는 점이다.  - P184

현대사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 맺어야 하는 관계, 이상적인 생활 방식 등에 대해 완전히 비현실적인 관념을 갖도록 조장하며, 이런 이상에 따라 살지 못할 경우 표준 이하의 삶을 살고있다고, 또 모욕과 무시를 당한다고 느끼게 만든다. - P184

과거에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실시간으로 신체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되었지만, 이제는 소셜 미디어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 P185

지금까지 이 책에서 논의한, 현대인의 자기 인식 방식에서 일어난 변화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는데 점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 어떤 경우에는 비유가 아니라말 그대로 어려움을 겪는다. 일본의 정신분석가 후쿠다 다이스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 앞에서 불안을 겪는 내담자에 관해이야기한다. 이 여자는 근처에 있는 모든 거울을 깨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녀는 반사하는 표면을 부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관찰할 때 느끼는 불안을 덜어 내고 싶어 했다.¹ - P186

6 무시에 대한 두려움
인셀부터 사칭자까지

1 후쿠다 다이스케와 나눈 개인적 대화. - P272

다른 모든 자본주의사회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일본은 미용 산업이 상당히 성장했다. 다른 나라도 대부분 그렇지만 일본의 여자들도 나이와 관계없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자신과 비교되거나 자신이 갈망하는 여성적 아름다움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광고에 압도당하고 있다. - P186

수지 오바크는 몸에 갇힌 사람들』에서 문화적 환경이 다를 경우나체·몸무게·아름다움을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녀는 동시에 이런 환경이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흔적을 남긴다고 말하는데, 그래서 어린 시절 몸에 대해 특정한 태도를 형성하게 된 경우 다른 사회적 맥락에서 살게 될 때 변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² - P187

2 Susie Orbach, Bodies(London: Profile, 2009). - P272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 거울 단계를 만들어 놓았고, 이는 자기 인식의 새로운 문제들을 낳았다. - P187

나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인정하는데 상대가 무시하면 상당한 심리적 고통이 생기고, 극단적이면 이런 고통으로 인셀처럼 깊은 분노와 폭력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³ - P188

3 Stephanie J. Tobin, Eric J. Vanman, Marnize Verreynne, and Alexander K. Saeri, "Threats to Belonging on Facebook: Lurking and Ostracism," Social Influence 10, no. 1(2015/01/02): 31-42. - P272

무시당하는 "베타 남성"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 인정의 사다리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과 성공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불만은 역설적으로 비슷한패턴의 자기비판으로 나아가는데, 이것은 종종 공격성 - 자신을향할 수도 있고 타인을 향할 수도 있는과 결합된다. 개인주의,
삶의 경제화, 성공을 찬양하는 분위기에서 한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공격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이 무시당한 사람에게서 공격적 반응을 촉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 P188

 프랑스 정신분석가 페티 벤슬라마는 테러리즘 분석에서 테러리스트의 공격 이후에 그들의 이미지를 공개하지 말라고 프랑스 매체에 촉구했다. 그런 인정과 주목은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도록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⁴ - P189

4 Fethi Benslama, Un furieux desir de sacrifice: Le surmusulman(Paris:Seuil, 2016). - P272

 스스로 인셀이라 밝히면서 호감가는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하기 때문에 섹스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남자들 역시 무시당한다는 느낌으로 인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한 예다. 그들은 비자발적 금욕 상태다. 여기서 금욕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성공과 매력에 대한 특정한 이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로부터 무시당한 결과다.  - P189

인셀은 특정한 생물학적 특징이 있어야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끌 수 있다고 믿는다. - P190

 이상화된 채드는 매우 강력한 남자이고, 인셀은 감탄과 혐오가 섞인 태도로 채드에 관한 글을 쓴다. 그는 알파 남성이고 근육질이고 잘생겼고 성공한 남자다.
호감가는 여자, 이른바 스테이시는 이런 종류의 남자에게 불가항력적으로 끌리는 반면, "베타 남성"인 인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 P190

 프로이트의 이야기에서 남자들은 원시의 아버지를 죽인 뒤 즐거움을 얻는 게 아니라 오히려 죄책감에 시달린다. 반면, 여자들을 향한 인셀들의 공격성의 경우 실제 폭력에서건 상상의 폭력에서건 죄책감른 보통 결여돼 있다. - P190

인셀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개되는, 호감 가는 여자들로부터 관심을 얻는 방법에 대한 잔인한 환상들은 실생활에서 자신의 접근에 우호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여자들을 모욕하고 겁주려는 욕망을 반영한다. 여자를 스토킹하거나 윤간하는 환상은 인정에 대한 비틀린 욕망을 표현하는데, 이것은 1990년대 보스니아에서 전시에 일어났던 진짜 강간을 떠올리게 한다. - P191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엘리엇 로저 사건인데,
그는 2014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타바버라 캠퍼스 근처에서 여섯 명을 죽이고 열네 명을 다치게 했다. 로저는 살인 행각 중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엘리엇 로저의 복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끼어들거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묘사한 성명서를 전자우편으로 보냈다. - P192

로저는 죽은 뒤 많은 인셀들에게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며, 일부는 자기 나름의 폭력 행위로 그를 모방했다. 2018년 봄, 알렉 미나시안은 빌린 밴을 몰고 혼잡한 토론토 시내 보도를 덮쳐 열명을 죽이고 열네 명을 다치게 했다. - P192

인셀 운동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만일 여자들이 이 남자들과기꺼이 섹스를 했다면 폭력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⁸ 이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진술이며, 사실 "인셀"이라는말 자체가 부적절한 명칭이다. 이 온라인 공동체의 가장 활동적인 구성원들은 관계를 맺을 수도 있는 여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 P193

8 인셀 운동에 대한 페미니즘의 비판으로는 다음을 참고할 것. AmiaSrinivasan, "Does Anyone Have the Right to Sex?," London Review ofBooks 40, no. 6(2018/03/22). - P272

 이런 이른바 난잡한 상태와 손에 넣을 수 없는 상태 때문에 인셀은 동정녀인 동시에 자신들은 차지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차지할 수 없는 여자, 이제까지 다른 남자에게는 속한 적이 없고앞으로 한 남자에게만 속할 여자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낸다. 이것은 무지와 혐오에서 태어난 가부장적 이상으로 여자를 아무런의지나 자유가 없는 소유물로 보며, 자신은 무시당한다고 느끼면서 다른 사람들의 현실은 무시하는 위험한 상태를 반영한다. - P194

무지의 게임

여성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남자들은 대다수가 이런 극단적인 방법에 의지하는 대신 연애 산업이 제공하는 조언으로 방향을 튼다. 이 산업은 남자들에게 여자와 섹스할 수 있도록 여자의 관심을 얻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주장한다.  - P194

연애 산업과 다양한 작업 전문가 온라인 게시판에서 컬트적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닐 스트라우스의 『더 게임』에서는 남자가 적극적 무시나 무관심 전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요약한 시나리오를 발견할 수 있다.⁹ - P195

9 Neil Strauss, The Game(Edinburgh: Canongate Books, 2011). - P272

이런 종류의 조언이 실행에 옮기려 하는 라캉의 이론은, 여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은 보통 타자의 욕망이며 이런 과정에서핵심은 여성이 "나는 ‘타자‘에게 누구인가? 다른 사람들은 나를어떻게 보나? 나는 어떤 종류의 대상인가?" 하고 자문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 P196

연애 산업은 자본주의의 전제들과 더불어 선택, 자기 계발,
24시간 지속되는 일이라는 관념들에 의지하고 있다. 유혹의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역사는 남녀가 서로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을 돕는 참고서로 가득하지만, 현대의 유혹 운동은 코치,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지는 도서들, 강좌, 훈련, 특정 유혹 기법의 성공을 증언하는 비디오에 기대 하나의 산업을 창조해 놓았다. - P196

연애 산업은 섹스를, 올바른 전략을 따르고 여자에게서 점수따는 방법을 아는 노련한 작업 전문가의 요령을 익히면 얻을 수있는 것으로 제시한다. 레이첼 오닐이 이 산업에 대한 비평에서정확히 지적하고 있듯이, 연애 산업은 섹슈얼리티와 욕망을 평가·감시·통제의 논리로 대체하며, 무슨 대단한 기교를 가르치는척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조종하고 "섹스와 관계를 경험의 대상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규칙과 제재들의 체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광고 산업을 흉내 내고 있다.¹⁰ - P197

10 Rachel O‘Neill, Seduction: Men, Masculinity and MediatedIntimacy (Cambridge: Polity Press, 2018), 154. - P272

다. 이 여자 저 여자를 계속 낚으러 다니는 남자들은 섹스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남는 기법을 적용하고 인정받고 욕망의 대상이 되는 데 성공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듯하다. 그들은 아직 가능할 때 최대한 많은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 자신이 늙어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무시를 당할 때도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 P198

연애 산업에서 이런 적대적 태도는 감정과 욕망을 조종해 여자가 섹스를 하도록 유도하는 유혹 기법에 은근히 녹아들어 있다. 이때 성공은 조종에서, 또 관련된 여자의 감정과 욕망을 무시하고 오직 남자의 욕망만 인정하는 데서 온다. - P199

사칭자 증후군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두 가지 핵심적 훈계는 "모두 성공할수 있다"와 "성공할 때까지는 성공한 척해라" 이다. 성공하려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거나 성공 가도에 있는 척할 필요가 있다. - P199

"사자"라는 말의 전통적 의미는 고의로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지만, 사자증후군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부여하는 상징적 역할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헬렌 도이치는 사칭자라는 관념을 아이의 놀이와 연결한다. - P199

 죄책감에 시달리는 에고의 문제는 "사자 증후군"이나 "사자 현상"
이라는 말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말은 1970년대 말 심리학자 폴린 R. 클랜스와 수잔 임스가 높은 성취를 이루었으나 결국 탄로날 거라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신을 "꿰뚫어 보고" 사기꾼임을 알아보게 될 거라고 느끼는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공적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¹² - P200

12 Pauline Rose Clance and Suzanne Ament Imes, ‘The ImposterPhenomenon in High Achieving Women: Dynamics and TherapeuticIntervention," Psychotherapy: Theory, Research and Practice 15, no.
3(1978): 241-47. - P273

전통적인 사칭자들은 이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인 척했던 반면, 새로운 유형의 사칭자는 성공의 사회적이상에 가까이 다가간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인식은 다른 사람들의 인식과 다른 경우이다. - P201

첫 번째 유형의 사칭자는 다른 사람이 되고싶어 하는 반면, 두 번째 유형은 자신은 다른 사람이 보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걱정한다. 두 경우 모두 안정된 에고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 인간은 절대로 에고 이상을 완전히 구현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이전 장들에서 보여 주었듯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는어디인가 또는 자신이 남들에게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결코 만족스러운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 P201

다른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더 좋게 인식하도록 이미지를 조작하는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탄로 날 것을걱정하고 자신이 겉으로 보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은 무시당하는 것을 불평하지 않는다. - P202

도이치는 사칭자 연구의 마지막에 연구를 하면 할수록 도처에서 사칭자를 더 많이 보게 된다는 비관적 결론을 내렸다. 자신의 친구와 지인들이 그렇다는 것이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그렇다는 것이다.  - P203

이러한 간략한 사례는 게임이, 특히 디자인된 시스템이 어떻게 실천들을 생산하며 촉진시키는지를 보여 준다. 이것들은 중립적(neutral)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 내가 나중에 주장하겠지만, 플레이어나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이러한 게임을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해석하지 않을수도 있다. - P168

(전략). 이러한 덕 윤리학의 프레임 속에서 볼 때, 플레이어들은 수동적 주체들이 아니라 능동적인 윤리적 행위자들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은 행동을 창조하고 강화하며 실행하도록 디자인된 시스템에 대한 자발적인 경험에 의해 실제로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 P169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플레이어들이 고레벨 사례들에서처럼 특수한 지역들에서 휴전하기를 원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래서 반대진영의 컴퓨터 통제 캐릭터들과 플레이어와 전투를 벌일 필요를 제거함으로써 게임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게임은 이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입하기 어렵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 P169

덕 윤리학의 관점에서 게임 디자인은 윤리적 딜레마의 기원이 그 게임에서 역추적될 수 있을 때 의의가 있다 - P169

게임 대상의 이해를 위해 덕 윤리학이 제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관점이 있다. 이 관점은 우선은 플레이어로서, 둘째로는 인간으로서 플레이어들이 그들의 좋은 덕을 강화하도록 허락해 주는 제한들과 행위유도성과 관련해서 게임을 분석하도록 도와준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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