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장소

1989년 1월 어느 오후 브라이튼 어딘가에서 학생 할인 중인 책이 눈길을 끌었다. 내 생애 최고로 잘 쓴6.99파운드였다. - P8

거기서 바르셀로나 중심부 어느 모퉁이에 있는 크고 지저분한 건물의 사진을 보았다. 내가 여지껏 본 무엇과도 달랐던 그 건물의 이름은 ‘까사밀라 Casa Mila.‘ 현대적인 아파트 블록처럼 보이는 동시에 놀랍고 원초적인 석재 조형물 같기도 했다.

충격적이었다. 이런 건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 P12

이번 여행이 까사밀라와의 첫 만남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건물의 탁월함을 포착하게 된 느낌이다. 나는 런던 킹스크로스에서 분주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 P14

얼마 전 런던에서 건축가 친구와 나눈 대화가기억난다. 당시 우리 스튜디오가 진행하던 건축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직사각형 창문 위에약간의 곡선을 더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를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친구에게서 "오, 대범한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P14

1912년 까사 밀라가 완공되자 비평가들은 마치 땅속의 돌을 바로 깎아 만든 듯하다 하여 ‘채석장La Pedera‘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 P16

가우디는 그때도 지금처럼 센세이션이었다. 까사밀라 공사에 관한 뉴스는 <카탈루냐 삽화llustració Catalana>와 같은 당대 인기 잡지에도 보도되었다. - P16

준공 검사가 안 좋게 끝났다는 얘기를 들은 가우디는 만약 기둥을 깎게 된다면, "이 기둥의 손실된 부분은 시 의회의 명령에 따라깎인 것"이라는 명판을 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결국 기둥이 깎이는 사태는 면했지만, 대신 10만 페세타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 P19

인간은 반복에 이끌리는 성싶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 배열이나 튜더 시대 주택의 목제보에서 반복하여 나타나는 패턴, 초승달모양으로 늘어선 영국 조지 시대 테라스 주택의 반복적인 창문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예술 작품과 물체 속 질서 · 대칭 · 패턴에 자연스럽게 끌린다. - P20

우리가 좋아하는 건 딱 알맞게 조합된 반복과 복잡성이다. 둘 중하나가 아니라 둘 다. 서로를 보완하도록. 이것은 분명 자연 환경속 인간의 진화와 관련되어 있다. 나무로 가득한 숲, 호수 위 잔물결, 나비의 날개 무늬를 떠올려 보면 반복과 복잡성이 어우러진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거의 모든 이에게 잔잔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 P21

<노란 잠수함 Yellow Submarine> 같은 비틀즈 히트곡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의 차이는 전자가 반복 쪽으로 기우는 데 반해 후자는 복잡성 쪽으로 기운다는 점이다.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한 둘일지라도 사용하는 도구는 같다.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거나 최신 스릴러 영화를 관람할 때에도 이야기 속에서 모종의 원형적 양식을 읽어낼 수 있다. - P22

까사밀라 바로 앞 보도에 들어서며 건물 곳곳에 스민 장인 정신을 마주한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당시 사물의 제작 방식을 이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기에, 나무를 조각하고 돌을 깎고 강철을 단련하여 사물을 만드는 일이 어떤지 안다. - P24

건물의 석재 표면에서도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매끄러워 보일지라도, 제작자는 가까이에서도 매끄럽게 보일 정도로 끌 자국을 다듬는 데에는 딱히 대단한 돈을 들이지 않았다. - P24

까사밀라의 사진을 보고 나라는 청년이 사랑에 빠진 대상은 그저 건물 한 채가 아니라 ‘건물‘이 가진 잠재력이다 - P27

까사밀라에서 북동쪽으로 20분을 걸으니 가우디의 건축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그라다 파밀리아-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가 보인다. - P29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의 가톨릭 신뿐만 아니라 놀라운 일을 성취해내는 인간의 능력에대한 축제의 장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선언하는 것 같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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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는다. 2021년 3월의 어느목요일 오후, 미국 117대 의회의 통신 및 기술 소위원회 공동 청문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세명이 <허위 정보의 나라: 극단주의와 잘못된 정보를 부추기는 데대한 소셜미디어의 역할>¹이라는 세션의 증인으로 소환되었다. - P11

프롤로그

1 C-SPAN. (2021, March 25). House Hearing on Combating Online Misinformationand Disinformation [Video].C-SPAN. https://www.c-span.org/video/?510053-1/house-hearing-combating-online-misinformation-disinformation&live== - P309

"사용자가 개인정보를 넘기도록 의도적으로 속이고 조종하는 디자인 기법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하겠습니까?" - P12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의원의 발언은 정확했다. 다크패턴이라는 개념은 2010년 초에 생겨났다. 내가 이를 아는 이유는 다크패턴이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이 나이기 때문이다. 이 개념이 이렇게 대중화될 줄 알았다면, 이름 짓는 데 조금 더 신경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 P13

‘발표시간 20분응 채울 만큼 내용이 나오려나‘생각했었는데, 조사를 하면 할수록 내용이 많아졌다. 곳곳에서 기만적인속임수와 기법을 사용했고, 당시에는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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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민의 자치


자치라는 이상

현대 대의제의 창설은 ‘인민의 자치‘라는 이상에 따라 정당화됐다. 루소가 제기한 것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공동의 힘을 다해 각 회합원asso-Cie의 인격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며, 각자가 모두와 결합함에도 오직자기 자신에게만 복종하기에 전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회합 형식을 찾는 것"이었다.¹ - P53

2. 인민의 자치

1 Rousseau (1964 [1762], 182 [국역본, 24쪽]). - P341

"독재라는 대안과 달리, 민주주의는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려고 한다. [실제] 민주주의가 이 주장에 못 미칠지언정, 이 같은 목표, 곧 자율이 규범적 경험적 관점에서민주주의의 가장 중심적인 특징이다."³ - P53

3 Lakoff (1996, 155). - P341

(전략). 그러나 자치의 원래 이상이 실현될 수 없다면 가능한 최선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대략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 자치라는개념이 나타났을 때, 그 논리적 전제는 각자 그리고 모두가 자신이 그 아래에서 살고 싶어 하는 동일한 법적 질서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질성에 대한 이 같은 가정은 무너졌다. 가치, 이해관계, 규범을 둘러싼 갈등이 만연하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이다. - P54

이를 좀 다르게 표현해 보자. 아마존 스튜어트 밀은 모든 이가 동시에 통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챈 인물일 것이다.⁴ 켈젠이 발전시킨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⁵ - P54

4 Mill (1989[1859], 7, 8).
5 Kelsen (1988 [1929]). - P341

‘인민의 자치‘


자치라는 이상은 점진적으로 나타났다. - P55

1. 인민, 또는 그 당시 표현으로 ‘인간‘man은 결코 사회 밖에서, 즉 ‘자연상태‘에서 살 수 없다. (전략). 즉, 사람들은 재산을뺏으려고 서로에게 물리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 - P55

2. 이 같은 자연적인 자유는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법 아래에서 사는 것이다. "오직 국가의 힘이 그 구성원의 자유를 만든다."⁶ 유일한 논점은 과연 사회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지의 여부다. 모든 사람이 자유로울 수 있는질서가 있는가? - P56

3. 질서는 강제를 수반한다. 즉, 사람들은 원하는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원하지 않는 무언가를 하게끔 강요받는다. - P56

4. (전략). 즉, 인민의 손에 권위를 두는 것이다. - P56

6 Derathé (1964, 48). - P341

그러나 ‘인민이 스스로를 통치한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재귀적 명제reflexive proposition, 즉 "나는 스스로를 ( )한다."라는 형식의 문장에서 동사 자리에는 ‘명령하다‘, ‘복종하다‘ 혹은 더욱 일반적으로 ‘통치하다‘가 오는 게 정치적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대해 훌륭한 언어학적 분석을 보려면 뱅상 데콩브(Descombes 2004)를 참조하라. - P56

 몽테스키외는 이렇게 말했다. "인민만이 입법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것은 민주정체의 기본법이다."⁸ 루소는 달랑베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민주주의에서
"주권자와 신민은 동일한 사람들을 다른 관계에서 고찰한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⁹ 분명 모든 명령이 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 P57

8 Montesquieu (1995 [1748], 104 [국역본, 36쪽]).
9 Derethé (1964, 47). - P341

분명, 모든 개인들이 서로 충분히 닮았다면 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신이 복종해야 할 질서를 선택하는 주체들이 그저 하나의 종을 복제해 놓은 것처럼 똑같다면 말이다. - P58

칸트의 관점에 따르면, 보편 이성의 인도에 따라 각각의 그리고 모든 개인들이 동일한 법 아래에서 살 것이다. "이성 그 자체가 이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법질서가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 각자는 다른 모두와 동일하게 결정할 것이다. - P58

따라서 복수형으로서 인민들이 스스로를 통치하며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 즉 집단적으로 자율적일 수 있는 조건은 각자가 그리고 모두가동일한 법 아래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대의제 정부는 이처럼 사회의 이해관계가 조화롭다고 상정하는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태어났다. - P58

 콩도르세는 이렇게 지적했다. "법률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인민들로 하여금 자신과 다른 견해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어긋날 것으로생각되는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¹⁷ 이처럼 고전적인 사상가들은 사람들이 많은 쟁점에서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했다. - P59

17 Condorcet (1986 [1785], 22). - P341

그러나 사회적 분열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한 이들조차, 파당이나 파벌은 자연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몸[공동체]body을 허위로 분열시키는, 정치인들의 야심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봤다. 정치 이전에 존재하는 차이나 갈등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 낸시 로젠블럼 (Rosenblum 2008, 1부)은 반정당주의antipartyism의 두 가지 전통을구분한다. 하나는 전체론holyism으로, 이해관계의 조화를 가정한다. 다른 하나는다원론적 pluralist 반정당주의로, 분열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본다. 로젠블럼은 반정당주의적 견해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를 제시한다. - P59

심지어 계약론적인 관점이 유기체적 관점을 대체한 이후에도, 신약covenant 혹은 계약의 당사자들은전체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여겨졌지, 일종의 분열로 간주되지 않았다. 대의 정부의 창설자들은 인민이 자연적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오직 인위적으로만 분열될 수 있다고 보았다.  - P60

 조지 워싱턴은 [1796년 9월 17일] 고별21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²¹ 즉, "파당주의spirit of party는 항상 연방의회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고 연방 행정부를 약화합니다. 파당주의는 근거 없는 시기와 그릇된 경계심으로 공동체를 동요시키고, 다른 파당을 향한 한파당의 적개심에 불을 붙이며, 때로 폭동과 반란도 조장합니다. 파당주의는 외세의 영향력과 부패에 문을 열어 줍니다." - P60

21 Washington (2002 [1796],48); 네이버 지식백과 조지 워싱턴 대통령 고별사.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 제공. - P341

프랑스인은 자유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1791년 프랑스 제헌의회는 마지막 명령에서 이렇게 선포했다. "어떤 협회, 클럽, 결사체도, 그 어떤형태로든 정치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또 이런 단체는 헌법 제정 권력 및입법 권위체의 행동을 어떤 방식으로도 감시할 수 없다. 어떤 구실로도집단의 이름으로 청원하거나, 대표단을 꾸리거나, 공적 행사에 참여하거나, 어떤 다른 목표도 추구할 수 없다."²⁵ - P62

25 Rosanvallon (2004, 59) - P341

1770년 에드먼드 버크가 다음과 같이 정당을 옹호했을 때, 그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꿈같은 소리라고 생각한 것으로 되돌아가는 셈이었다. "정당은 그들 모두가 동의하는 원칙에 따라 공동으로 국익을 증진하기위해 모인 사람들의 집합체다."²⁷ *


* 호프스태터 (Hofstadter 1969, 34)가 봤듯이, 미국에서 이 견해는 고작해야 미미한반향만 일으켰다. - P63

대의제 정부에서는 인민들이 선거를 통해 현 정부를 몰아낼 수 있도록 단결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선거와 선거 사이 기간에 인민의 적절한 역할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 P64

선호가 이질적일 때의 자치

1. 갈등 처리 방식으로서의 민주주의

존 스튜어트 밀은 이미 모든 시민이 동시에 통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알았다.³⁵ 한스 켈젠은 이 사실이 민주주의 이론의 출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³⁶ - P65

35 Mill (1989[1859]).
36 Kelsen (1988[1929], 27). - P341

여기서 정당이란 "동일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공적 사안의 관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뭉친 집"³⁷ 혹은 "정치권력을 얻기 위한 경쟁적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행동하기로 한"³⁸ 집단, 혹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시행되는 선거를 통해 공직을 얻음으로써 통치 기구의 통제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하나의여기서 정당이란 "동일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공적 사안의 관리팀"³⁹이다. - P66

37 Kelsen (1988 [1929], 28).
38 Schumpeter (1942, 283 [396쪽]). - P341

1929년 무렵 켈젠은 "현대 민주주의는 전적으로 정당에 기초한다."라고 전망했다.⁴⁵ 1945년 이후 제정된 몇몇 헌법은 정당을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제도로 간주했다.⁴⁶ * - P68

* 1947년 제정된 이탈리아 헌법은 최초로 "국가정책 결정" (2조)에서 정당의 역할을 언급했다. 1949년 제정된 구서독 헌법 (21조)과 1978년 제정된 스페인 헌법은 정당에 헌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1974년 제정된 스웨덴 헌법은 민주적 의사형성 과정에서 정당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언급했다. - P68

45 Kelsen (1988 [1929], 29).
46 Lavaux (1998, 67, 68). - P341

정당에는 평당원과 지도자가 있다. 지도자는 선거로 [인민의] 대표자가 된다. 이들이 인민을 위해 일한다. 켈젠은 이렇게 말했다. "의회제란인민이 선출한 합의제 기구[의회]를 통해 국가의 의지를 만드는 것이다. 의회가 만든 국가의 의지는 인민의 의지가 아니다."⁴⁷ 슘페터 역시 이런 생각에 동의했다. - P68

47 Kelsen (1988[1929], 38). - P341

이제까지 제시된 견해는 슘페터가 말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전적인 관점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 매디슨이나시에예스가 비록 이해관계나정당을 강조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을 수는 있지만, 그들 역시 대표자의 역할이, 때로는 인민의 의지를 거스를지라도, 인민을 위해 무엇이 좋은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데 동의했을 것이다. - P69

[모든 구성원의] 합의에 토대를 둔 자치에 대한 이론에 처음 체계적으로 도전한 사람은 아마 켈젠일 것이다. "인민은 민족적·종교적·경제적 차이로 나뉜다. 그래서 사회학자의 눈에 인민은 하나로 응집되어 있는 무리가 아니라 다수의 개별적인 집단으로 보인다."⁵¹ - P69

51 Kelsen (1988 [1929], 25, 26). - P341

슘페터는 네 가지를 지적하며, 공동선 혹은 일반의지라는 개념을 체계적으로 비판한다.⁵³ - P70

53 Schumpeter (1942, 250 이하[국역본355쪽 이하]). - P341

① "모든 인민이 동의할 수 있거나,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하게 결정된 공동선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⁵⁴ ② 공리주의자는 자신의 공동선 개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개인 선호[라는 개념]를 채택한다. 그런데 개인 선호는 자율적이지 않고 설득을 거쳐 만들어진다. 즉, "진정한 의지가 아니라 만들어진 의지인 것이다."⁵⁵ ③ 민주적 과정을 통해 공동 의지가 도출된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공동선을 찾아냈음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 심리의 병폐를 고려해 보면, 인민이 자신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알아낸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④ 우리가 공동선을 알 수 있다고 해도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남아 있다. - P70

54 Schumpeter (1942 [국역본, 357]).
55 Schumpeter (1942[국역본, 371]). - P341

* 슘페터가 그의 책 [자본주의 사회주의·민주주의]]을 쓰고 단 9년이 지난 뒤, 케네스 애로는 공동 의지를 식별하는 데 따르는 난제를 발견했다(Arrow 1951). - P70

켈젠은 정당 간 타협이라는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⁵⁸ - P71

58 Kelsen (1988 [1929], 34). - P341

유권자가 주기적으로 정당 지도자들 간의 타협을 비준하는 것, 이것이 켈젠과 보비오가 자치에 대한 고전적 관념에서 가져올 수 있는 최대한이었다. 오늘날 자치는 의회에 진출한 정당들의 통치를 의미한다. 정당들은 공통의 이해관계를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에 갈등하는 이해관계들 사이의 타협을 추구한다. 협상이 숙의deliberation를 대체한다. - P72

다수가 원하면 정부는 바뀐다. 그렇게 되면 대다수는 어느 시점엔가는 대표된다. 비록 인민이 스스로 통치하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이가 번갈아 그들을 통치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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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어스와 합병할 수밖에 없었던 K마트, 미국 최고의거대 항공사였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의 파산 위기. 반면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굳건히 자리 잡으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월마트, 충성스러운 고객 확보에 성공한 제트블루. 이들의 운명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바로 ‘오만‘ 때문이다. - P38

02_강자도 쓰러질수있다


K마트에 가면 왜 짜증이 날까1980년대와 1990년대, K마트 로고는 미국 어디서나 눈에띄었다. (중략). 따라서 2002년 창립 40주년을 맞는 K마트가 법정관리를 요청하며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50개의 매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감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미국인들은 충격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 P39

불충분한 고객서비스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깨진 유리창이다. 고객들은 바로 눈치를 채고 경쟁사로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서비스에서 문제를 발견한 고객은 기업이 고객을 돌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영에 무관심하며 다른 부분에서도 문제가 많을 거라고 추측하게 된다. - P40

2002년 1월 조지 챔벌린 George Chamberlin 은 샌디에이고 지방지 《노스 카운티 타임스》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중략).

챔벌린은 월마트 매장이 유동인구가 많고 쇼핑하기 편리한장소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반면 K마트는 임대료를 절약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K마트는 대기업에서 나타나기 쉬운 깨진 유리창의 전형적인 예를보여준다. 바로 ‘오만‘ 이라는 잘못이다. - P41

오만한 경영자의 최후

 K마트의 문제는 타깃 Target과 월마트에게 선두를 빼앗기기훨씬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기업에 대한 인식이 진실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P42

K마트의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다. 질 좋은 제품을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 P43

오만한 경영진은 이 할인 제도가 대기업 K마트를 싸구려물건이나 파는 구멍가게처럼 만든다고 불만스러워했다. 그들은 블루 라이트 스페셜이 코미디 소재로 쓰이는 것을 못 견뎌했다. 고객들이 자신들을 좀더 우러러보기를 바랐다. - P43

고객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바로 알아차리고 시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K마트는 고객이 비즈니스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사실을 기억했어야 했다. - P44

아무리 좋은 마케팅 계획과 할인 제도가 있다 해도 고객서비스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고객은 기업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 P44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차이


아메리칸 에어라인스American Airlines는 미국 최대의 항공사였으나 2003년 파산 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순간에 노조가 양보하지 않았다면 법정관리를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 P44

애플 컴퓨터의 시장점유율은 4~5%밖에 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PC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에 대부분의PC에서 애플 프로그램은 실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 사용자들은 결코 불평하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그들을 ‘광신도‘라고 부를 정도이다. - P45

사실 많은 컴퓨터 이용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싫어한다. (중략). 과연 이것이 고객서비스가 좋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예일까? 깨진유리창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기업의 제품을사용하는 이들에게는 배타적이지만 자기 고객들에게는 약속한 대로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 P45

하지만 불충분한 고객서비스가 기업의 비현실적인 자기 평가(오만)와 결합할 경우 고객들이 먼저 눈치를 챈다. 그렇기때문에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46

broken windows
고객서비스는 100점 아니면 0점만 존재한다

(전략). 즉 1%의 고객 불만이 100%의 실패를 가져온다.
고객의 기대를 초과하라‘는 가장 기초적이고 단순한 비즈니스 규칙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기대를 초과하기는커녕 기대에 부응하는 데 연연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은 기대 이상일 때에야 비로소 만족한다. - P48

03
고객의 기대와 현실의 차이

고객의 기대가 지나치다고?

 극장에 가면서 무료로 책 한 권을 얻어오리라 기대한 적이있는가? 2004년 4월 미국 동부의 로우스Loews 극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베스트셀러 작가 할란 코벤의 책 두 권에서 몇장을 발췌해 만든 아름다운 표지로 훌륭하게 제본된 홍보용책자를 받을 수 있었다. - P49

당신의 회사를 방문할 때 고객은 어떤 기대를 하게 된다.
당신의 회사 성격에 따라 품질 좋은 상품이나 훌륭한 서비스혹은 뛰어난 불만 처리 능력 등을 기대할 것이다. 그 기대가 충족되면 고객은 만족한다. 적어도 화를 내지는 않는다.  - P50

지금 당신 회사의 직원들은 다른 회사 직원들보다 친절하고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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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안 봤네, 보드게임도 나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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