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의 종류

티저 포스터 본 포스터가 공개되기 전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해 만든 포스터

메인 포스터 영화의 본 포스터

캐릭터 포스터 영화 속 주연 캐릭터를 부각시켜 만든 포스터

아트 포스터 포스터를 만든 디자이너와 작가의 개성이드러나는 스페셜 포스터

모션 포스터 영상 혹은 모션그래픽을 활용한 움직임이 있는 포스터

리뷰 포스터 영화를 본 언론가, 평론가, 관객의 리뷰를 담은 포스터

재개봉 포스터 이미 개봉했던 영화를 재개봉할 때 다시 디자인한 포스터 - P8

영화 용어


상업 영화 대규모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를 뜻한다.

다양성 영화 영화의 작품성,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배급이나 상영도 소규모로 진행되며, 장르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소재나 현상을 자유롭게 다루는 실험적인 시도가 이뤄진다. 다만, 감독의 의도와 관계없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영화의 성격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상업 영화로 분류되는 영화가 국내에서 다양성 영화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기준에 대한 모호함은 여전하다.

스크리너 영화가 공식적으로 개봉하기 전 비평가, 심사위원, 관계자,
유통업자들에게 먼저 제공하는 영상 파일을 뜻한다.

워터마크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저작권 정보를 디지털 이미지, 비디오파일에 삽입하는 비트 패턴을 뜻한다.

키아트 영화의 마케팅을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 포스터, 영상, 인터넷광고, 옥외 광고 등에 쓰인다.

직배영화 해외 영화 제작사가 국내 배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배급하는 영화. 전 세계 동시상영하는 영화가 해당된다.

Palm Dog Award 칸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의패러디로, 칸국제영화제 상영작에 출연한 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개에게 수여하는 시상식이다.

시네콘 일본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뜻한다.

버디무비 두 명의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칭한다.

와이드 릴리즈 배급 방식의 일종으로 개봉 전 비용을 들여 영화를 홍보한 후 최대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 P9

프로파간다의
공기

프로파간다최지웅, 박동우, 이동형



좋아하니까,
영화를 좋아하니까
계속합니다


어떤 영화의 공기가 현실의 공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당장감독의 이름과 영화의 제목을 말하지 못해도 한 번쯤은 있었다고대답할 수 있다.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반면 영화의 공기가 짙어 현실을 잠시 잊는 경우도 있다. 다른 지점이지만, 두 가지 모두내가 생각하는 잘 만든 영화의 조건에 포함된다. 공기는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다. 오직 느끼거나 상상할 수 있다. - P43

최지웅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박동우 실장과 함께 상업 영화와 큰규모의 영화 포스터 작업을 많이 하는 곳에서 일했어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어떻게 될까 걱정도 많았지만,
디자이너들은 자기만의 스튜디오를 갖고 싶은 꿈을 꾸잖아요.
평소 다양성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고요. 우리만의스튜디오를 만들고, 우리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프로파간다를 만들었죠. - P44

 단둘이 스튜디오를 운영할 때는 힘든 일이 이만저만아니었다. 한 명이 휴가를 가면 남은 한 명은 살인적인 작업량과 일정을견뎌야 했다. 그래도 휴가는 꼭 챙겼다. 최지웅은 웃으며 이야기한다.  - P44

독립 초반에는일이 많지 않아 작업하고 싶은 영화나 공연이 있으면 먼저 연락을 하기도했고, 포트폴리오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의뢰를 부탁하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일 테지만, 누구나 첫 시작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는 법이다. - P44

국내 영화 포스터의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디자이너의 역할이 방대하다는것을 알 수 있다.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받아 디자인한다는 인식은 많이 풀어졌지만, 세세한 면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 P45

최지웅

촬영마다 함께할 스태프를 꾸릴 때 가장 중요한 건, 각자 그동안 해왔던 작업물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거예요. 해당 영화의 콘셉트에 맞는 분을 찾아서 하는 편이고요. 개인적인 취향도 많이 들어가죠. 평소 잡지나 책을 보다가 사진이 좋아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좋아서 연락하는 경우도 많아요. - P46

세 사람의 역할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부산행> 연상호, 2016 처럼 큰 규모의 상업 영화는 세 사람 모두 투입되어 시안을 잡는다. 상업 영화는 한 편당 적게는 10개 이상, 많게는 20~30개의 시안을 만든다. - P46

박동우 캘리그래피가 저는 잘 안되더라고요. (웃음)

이동형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최지웅 주로 제가 쓰는데….

이동형 그러니까 다 같이 써 놓고 펼쳐서 보면 주눅 들어요.
특히 최지웅 실장님 캘리그래피를 보면요. 제가 쓴 것은아마추어의 글씨처럼 느껴지고요. 소소하게 조금씩 연습하고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웃음) - P48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사전적 의미는
‘선전宣傳‘이다. 어떤 사상이나 이론, 지식을 대중에게 알린다는 의미다.
사전적 의미로 풀이되는 공산주의 사상의 선전이 아닌 긍정적인 의미로서의선전이다. 그러니까 특정 영화를 알리기 위한, 포스터를 이용해 관객을 유혹하겠다는 의미의 선전이다. - P48

박동우 최근에는 다양성 영화를 수입하는 수입사에서도 국내 버전으로 포스터를 다시 만들기를 원하는 추세에요. 경쟁이죠.
예전에는 메인 포스터 한 장만 노출 시켰다면 요즘에는 티저,
캐릭터, 스페셜, 아트 포스터까지. 소규모라고 해도 일이 점점 많아져요.


최지웅 다양성 영화는 상업 영화보다 노출 빈도가 낮잖아요. SNS를동한 홍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영화와 관련된굿즈도 만들기 시작한 거고요. 전쟁이 시작된 거예요. 누가 누가예쁘게 만드나. - P49

어쩌면 관객은 메인 포스터의 상업적인 이미지에서 목말랐던 부분을 아트포스터에서 충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의 상업성과 예술성을 떠나 그 자체는 극장에서 팔아야 하는 하나의 상품이다. 그것을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안에서 좀 더 색다르고,
좀 더 예술적인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이다.  - P50

박동우 일본에는 영화 굿즈만 모아 놓은 책, 로고만 모아 놓은 책,
전단지만 모아 놓은 책 등 아카이빙이 참 잘 되어 있어요.
국내에서는 출판된 형태로 보기 힘들었죠. 출판물로 나온자료는 없지만, 원래 전단지라든가, 관련된 것들을 모으는 분들이 꽤 많이 있어요. SNS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암암리에 정보를 주고받기도 했고, 지금도활발하죠. 영화 전단지만 전문으로 인쇄하는 인쇄소가 몇곳 있는데 그곳에 매일 오시는 분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단지만 수집하러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 P53

대중이 좋아하는 것, 관람객을 혹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의 프로파간다도 있지만, 쉽게 치유될 수없는 동시대의 아픔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 편의 포스터를 작업하기도 했다. - P54

최지웅 재밌죠. 저희가 맡은 세 편 모두 블랙리스트에 있었어요.
한 편을 하고 나니까 비슷한 장르의 작품 의뢰가 많이들어오더라고요. 2017년 개봉한 <노무현입니다> 이창재, 2017라든가, <미스 프레지던트> 김재환, 2017 라는 작품도 했고요. - P54

시네필Cinephile, 프랑스어로 영화광을 의미한다. 특정 장르의 영화를 사랑하는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를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최지웅은 시네필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새벽에 몰래 극장에 가 포스터를 뜯어오기도 했고, 각종 전단지는 지금도 열심히 모으고 있다. 영화가 그의 삶이다. - P56

이동형 영화의 내용이 주는 아픔이나 슬픔에 빠져서 작업하기보다 제작사나 감독님이 원하는 바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많아요. 현실의 아픔을 얘기하는 영화일수록 이성적으로생각하고,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잘 주목받도록노력합니다. 작업을 할 땐 영화 자체에 굉장히 충실해지는 거죠.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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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에는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애당초 여기에는 사이다이지 가문 사람만 있는 게 아니야. 고이케 부부와 다카자와 선생님은, 뭐, 협력해 준다고 치더라도, 예를 들면 아주 입이 가벼워 보이는 스님이 있지. 과연 스님의 입을 막아 놓을 수 있을까?"
"그건 무리지요." 도라쿠 스님은 바로 인정했다. "스스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제 입은 가볍기로 정평이 났습니다. 이렇게 중대한사건의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기는 힘들겠지요." - P151

 "그리고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 탐정도 있어. 저 사람은 우리 거짓말에 기꺼이 협력해 주겠지. 다만 그 대가로 대체 얼마를 요구할지 몰라. 분명 죽을 때까지 뜯어먹으려고 할 거야."
"그런 짓 안 합니다! 마사에 씨, 탐정이라는 직업에 편견이 있군요!"
다카오는 뿔난 표정으로 항의했다. - P151

"잘됐네요, 고바야카와씨. 당신이라는 존재가 큰 도움이 됐어요!"
"그런가. 하나도 기쁘지 않은데......." 탐정은 복잡한 표정이었다.
어쨌거나 거실에서 열린 파란만장한 회의는 겨우 마무리된 듯했다. 마사에가 모두의 의견을 정리하듯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경찰에 신고할게. 괜찮지?"
안 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 P152

고바야카와 다카오가 경찰에 신고한 후? 무거운 분위기가 거실을 장악했다.
(중략).
하지만 아까 다카오가 중얼거린 말이 사야카의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태풍이 접근 중인 외딴 섬에 과연 경찰은 어떻게 출동할까.
한 가지가 더 생각났다. 어제 벤텐마루호로 섬에 왔을 때 상고머리선장이 한마디 하지 않았던가. 비탈섬 부근 바다에는 숨겨진 암초가 많아서 물결이 잔잔할 때도 안심은 금물이다. - P153

 "잠깐, 유코. 어디 가는 거야?"
"어디냐니, 내 방이지." 유코는 딱딱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그래도 상관없잖아, 오빠? 경찰이 도착했을 때 바로 나와서 맞이하면아무 문제도 없을 거야."
"아니, 문제 있어." 게이스케도 소파에서 일어나서 동생에게 다가갔다. "지금은 혼자 있으면 위험해. 아까 못 들었어? 외부에서 침입한 살인범이 섬을 어슬렁거릴 가능성이 있다고." - P154

고용인 부부 중 남편인 고이케 기요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에이코 앞에 나섰다.
"저어, 만에 하나의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저희는 가나에 님곁에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가나에 님 혼자 계시는 게어쩐지 걱정돼서…………."
"알았어요. 가 봐요." 에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도 충분히 조심하도록 해요." - P155

그때 사야카 옆에서 느닷없이 ‘릴릴릴리‘ 하고 전자음이 울려퍼졌다. 깜짝 놀라 시선을 주자 분홍색 집 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중략).
"아, 여보세요. 사이다이지 씨 댁입니까?"
(중략).
"아, 네. 댁이랄까, 사이다이지 가문의 별장인데요……... 어, 누구세요?"
"아참, 소개가 늦었네요." 전화 저편에서 이마를 찰싹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저는 오카야마 현경 수사과의 과장으로 있는 소마 다카유키라고 합니다." - P156

그러자 전화 저편의 남자는 "아니요 아니요. 저야말로요" 하고 송구스러워하더니,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런데 저희 아들이 그쪽에 신세를 지고 있을 텐데요."
"앗, 아드님이요?!" 사야카는 어리둥절해졌다. 이곳에 형사의 아들이 있었나.  - P158

"거기서 기다려야겠지.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경찰은 당분간 그섬에 갈 수가 없으니까. 적어도 이번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는 불가능해. 하기야 하나가 지나가도 다음 태풍이 접근하는 중이지만, 후후."
"후후? 에이씨, 지금이 웃을 때야?"
"안 웃었어. 방금 그건 낙담의 한숨이야. 후우."
수사1과장은 수화기에 대고 일부러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뭐, 그렇게 됐으니 뒷일 잘 부탁한다. 저택 사람들이 의심에 사로잡혀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 그리고 혹시 몰라서 말해 두는데, 목소리가 귀여운 아가씨에게 혹해서 추근거리면 안 돼." - P159

고바야카와 다카오는 침울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화기를 든 그의 주변에는 사야카는 물론이고 사이다이지 가문의 관계자들이 빠짐없이 모여 있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다들 아버지와아들의 희한한 통화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수화기에서 새어 나오는 수사1과장의 더럽게 큰 목소리는 전부그들의 귀에 들어갔다. - P160

4장

고립된 저택에서


(전략).
"확실히 지독한 악천후네요. 이래서는 경찰이 못 올 만도 한가......."
돔 모양의 전망실. 사야카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창문으로 거칠어진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옆에서 창문을 바라보던 사이다이지 마사에도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사태가 벌어졌어. 하필 이럴 때 경찰에 의지하지 못할 줄이야……………" - P161

다카오는 눈꼬리를 추켜올리며 양복 가슴께를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남에게 말 못 할 가정사 같은거 없어. 난 태어났을 때부터 소마 다카오였다고."
"이야, 그쪽이 본명이로군요." 사야카는 뜻밖이라는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소마 다카오 씨가 굳이 고바야카와라는 성씨를 쓰는 이유는 뭔가요? 목소리가 큰 아버지와 잘 안 맞아서?" - P162

"(전략). 뭐, 일종의 예명 같은 거지. 아니면 탐정명이라고 해야 하려나."
‘명탐정‘이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탐정명‘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그야 어쨌든 그가 말하는 바는 사야카도 이해가 갔다. 분명 진실일 것이다. - P163

"아니, 그건 나도 몰라. 애당초 범인이 쓰루오카를 살해한 동기도 모르는걸. 아참, 그와 관련해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
난 개봉하는 자리에 입회하지 못해서 유언장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쓰루오카의 몫이 꽤 짭짤했으리라는 건 짐작이 가. 어젯밤 만찬 자리에서 쓰루오카는 기분이 아주 좋았으니까."
"네, 맞아요. 그런데 그게 왜......?" - P164

 마사에는 진심으로 낙담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한 듯 사야카를 물고 늘어졌다. "난 가즈야 군의 이모야. 그래도 안 되나?"
"네, 안 돼요. 쓰루오카 가즈야가 유언장에 ‘유산을 이모 사이다이지 마사에에게 물려준다‘라고 적었으면 별개지만요. 설마하니 그런 문서는 없죠?"
"뭐, 없겠지." 마사에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없이 웃었다. "아아, 아쉬워라!" - P165

"그래. 그럼 분명 과장해서 말한 거겠지. 가즈야 군은 중대한 비밀을 쥘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 정도는 탐정님도 알텐데?"
"흠, 확실히 쓰루오카가 사이다이지 가문에서 중요한 존재였다고 볼 수는 없겠죠. ‘화장‘에도 23년 만에 방문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어쩐지 묘해요. 대체 어떤 비밀을 가리키며 그런 소리를 한 걸까요."
그 점은 사야카도 마음에 걸렸다. 다카오 말대로 유산 상속이 쓰루오카를 살해한 동기가 아니라면, 필연적으로 그가 입 밖에 낸 ‘비밀‘이라는 말이 부각된다. - P166

2

(전략).
"이야, 두분도 여기 계셨군요. 탐정님, 바다 상태는 어떻습니까?"
탐정은 남쪽 창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별문제 없습니다. 평소보다파도가 좀 높고, 너울이 심하게 일고, 시야가 안좋을 뿐입니다."
바로 그게 큰 문제잖아! 사야카는 무심코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다카오는 개의치 않고 슬쩍 질문을 던졌다. "두 분도 바다 상태가궁금해서 오셨습니까?"
이 질문에는 유코가 대답했다. - P168

다카오가 감정이 깃들지 않은 목소리로 대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외딴섬 퍼즐』가가미 마사유키의 『감옥섬』을 추천합니다."
그 작품들은 분명 걸작이지만, 지금 비탈섬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추천 못 해. - P168

어제도 사야카와 다카오 사이에서 잠시 화제가 된 유리 케이스다. 안에는 책 모양 오브제가 들어 있다.
다카오가 물었다. "이것은 뭡니까?"
"이것은 책입니다." 게이스케가 성실하게 답변했다.
사야카는 중학교 1학년 때 배웠던 영어 교과서 첫 페이지가 생각나서 묘한 감개에 젖었다.
이렇게까지 수준 낮은 대화를 지켜볼 기회는 평생 한 번 있을까말까 할 것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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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빨리 누르기 퀴즈는 수열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1, 2, 4・・・・・・까지 들은 시점에 나는 수열의 규칙을알았다고 생각해 버튼을 누른다.
‘이 수열에서 열 번째로 나올 숫자는 무엇인가?‘
를 묻는 문제인데 버튼을 누른 시점에는 정답을 모른다.  - P125

즉 이 문제의 ‘확정 포인트‘는 네 번째 숫자에 있다(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4 다음에 8이 오느냐, 7이오느냐. - P126

물론 1, 2, 4, 1, 2, 4, 1, 2, 4・・・・・・ 수열이나 1, 2, 4,
4...
5, 4, 2, 1, 2, 4・・・・・・ 수열일 가능성도 있어서 사실 마지막인 아홉 번째 숫자까지 들어야 열 번째에 어떤숫자가 올지 확실해진다. - P126

퀴즈는 만물을 대상으로 하므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은 후지산입니다. 그러면 초봄에 부는 강풍은 보통 무엇이라 부를까요?"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면 앞부분에 등장한 문장이 불필요해진다.
군더더기 있는 문제는 선호하지 않으므로 이런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 P128

혼조 기즈나는 버튼 빨리 누르기 퀴즈의 핵심도터득했다. 그는 ‘CNS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는 삼대‘까지만 듣고 버튼을 눌렀다. 이 문제는 정답 선택지가 세 가지 같지만 실은 세 가지가 아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이 이어질 터다. ‘CNS‘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는 삼대 학술지는 ㅇㅇ,ㅇㅇ,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무엇일까요?‘
‘CNS‘는 ‘C‘, ‘N‘, ‘S‘ 순으로 나열될 것이다. 그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나열 순서가 달라지려면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다. - P129

"훌륭한 정답이었습니다. 혼조 씨는 현역 의대생이기도 한데요, 이번 문제가 쉬웠나요?"
진행자가 물었다.
"네. ‘사이언스‘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읽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혼조 기즈나라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30

‘전략을 바꿔야겠어‘
물을 마시는 동안 상황을 파악했다. (중략).
광고가 끝났다.
"자, 다음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진행자가 말을 이었다.
"문제......"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지방 흡수 억제 효과가 있는 우롱차 중합 폴리페-"
손끝에 힘을 줬다. 눈앞에 있는 램프에 불이 켜졌다. 내가 먼저 눌렀다. - P131

알파벳 네 자.
PPAP. 피코타로²⁷가 떠올랐지만 이내 머리에서털어냈다.
"OTPP"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사용한 뒤 아슬아슬하게 대답했다.
딩동댕.


27 일본의 가수. 대표곡 중에 ‘PPAP‘라는 노래가 있다. - P132

왕은 왕으로 존재하기만 해도 의식주가 해결되지만 퀴즈왕은 그렇지 않다.
대학교 3학년 때 나는 열다섯 개 오픈대회에 출전해 일곱 번 우승하고 세 번 준우승했다. 그해 일본에서 퀴즈 대회에 출전해 그만큼 우승한 사람은 나뿐이리라. 그리고 우승 일곱 번으로 얻은 상금은 0엔이었다. - P133

나는 취업 활동을 했다. 직장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퀴즈를 계속할 수 있는가‘였다. 즉 주말에 쉴 수 있고 시간외근무가 적은 곳. 상황에 따라서는 부업으로 TV에도 출연하므로 그 부분도 허가받아야 한다.
퀴즈는 취업 활동에 도움이 되기도 했고 그렇지않기도 했다. - P134

사회인이 된 지 1년째 되던 가을, 나는 의학계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교토로 출장을 갔다. 출장직전에 상사에게 다른 일이 생겨서 혼자 떠나게 됐다. 교토에서 2박 할 예정이었다. 1박은 업무를 보고,
나머지 1박은 마침 간사이에서 열리는 오픈대회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 P138

자리에 앉았을 때 기리사키에게 라인 메시지가 왔다.
-굿모닝. 교토의 아침은 어때?
- 고등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
(중략).
-출장 갔다 오면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뭔데?
내가 물었다.
-도쿄로 돌아오면 직접 말할게. - P136

물론 ‘전근‘ 이야기일 수도 있다. 취직이 확정되었을 때 ‘전근이 잦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략).
후보를 몇 가지 생각해 봤지만 하나같이 근거가 부족했다. - P137

나는 지금 퀴즈 문제가 됐다.
Q. 나는 무엇을 가지러 뷔페 코너에 갔을까요?
나는 지금 퀴즈의 신이다. 정답이 무엇일지 내 뜻대로 정할 수 있다. 음료 코너 앞에 멈춰 섰다. - P138

나는 다 마신 우유로 하얗게 얼룩진 유리잔을 든채로 음료 코너로 손을 뻗었다. ‘우유‘라고 답한 고등학생들은 정답을 확신하리라. 우유가 묻은 잔에 다른 음료를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중략).
나는 희고 탁한 흑우롱차가 담긴 유리잔을 들고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흑우롱차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 P139

스스로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없다. 암기과목에 약했고 한 번 인사 나눈 적 있는 사람의 이름도 잘 잊어버린다. 퀴즈 플레이어의 지식에 놀라 그들이 자신과 전혀 다른 뇌 구조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싶다 - P140

교토 호텔 조식 뷔페에서 흑우롱차 포스터를 봤다. 그때 단 한 번 본 우롱차 중합 폴리페놀의 약자를 기억해 ‘OTPP‘라고 답할 수 있었다. (중략). 포스터에 적현 ‘OTPP‘라는 글자를 보고 가장 먼저 ‘PDCA 같다‘고 생각했다.
Plan-Do-Check-Action, PDCA는 이 네 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로 관리업무와 품질관리에 효율적인 방법을 뜻한다. - P140

내가 기억한 것은 흑우롱차의 포스터를 봤던 일과 그곳에 알파벳 네 글자를 본 일, 그것이 영어 단어의 약자였다는 사실이었다. 거기에 ‘PPAP‘를 떠올렸던 기억이 합쳐졌다. ‘PPAP‘를 떠올렸다면 어쩌면 ‘P‘가 많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OTPP‘라고대답했다. - P141

"그런 지식은 어디서 얻나요?"
진행자가 물었다.
"예전에 흑우롱차 포스터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나쁘지 않은 대답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잘못 전달될 수 있다. ‘아아, 저 사람은 한 번 본 포스터 내용도 기억하는구나.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 P142

"어떻게 바코드를 읽을 수 있나요?"
혼조 기즈나가 바코드만 보고 상품명을 맞혔을때 받은 질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예전부터 물건을 살 때 바코드를 봤어요. 여러번 보다 보니 법칙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거짓말이다. 물건을 살 때 바코드를 보는 사람은 없다. - P143

지금에 와서야 생각한다. 나는 마법사가 아니라고 제대로 설명했어야 했다. 그때 설명하지 않은 탓에 혼조 기즈나의 우승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내가 짬짜미에 가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왔다.
어쩌면 내게도 일부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 - P144

"문제......"
버튼에 오른손을 얹었다. 어떤 문제가 나오든 내가 먼저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니체리의 총포가-"
나는 혼조 기즈나가 버튼을 눌렀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 P143

나는 준비했다. ‘1514년‘이나 ‘나가시노 전투‘라는 말이 들리면 ‘찰디란 전투‘가 정답이다. ‘오스만제국‘이라는 단어가 들리면 ‘셀림 1세‘가 정답이다.
‘키질바시‘가 들리면 ‘사파비 왕조‘가 정답이고, ‘사파비 왕조‘가 들리면 ‘키질바시‘가 정답이다.
"찰디란 전투"
(중략).
딩동댕.
정답이었다. - P146

Q. 예니체리의 총포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측면에서일본의 나가시노 전투와 비슷하다고 일컫습니다. 1514년 오스만 제국과 사파비 왕조가 격돌한 이 전투는 무엇일까요?
A. 찰디란 전투. - P147

나는 혼조 기즈나가 출연한 방송을 최대한 많이봤다. 영상을 구하지 못한 프로그램도 있고 유튜브에 일부만 업로드된 프로그램도 있어서 모든 프로그램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가 출연한 무수한 퀴즈 프로그램 중 60퍼센트 정도는 확인했다.
혼조 기즈나는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이 가끔 부자연스러웠다. - P148

예를 들어 제11회 ‘Q의 모든 것‘ 두 번째 스테이지.
혼조 기즈나는 ‘일본에는 한신·아와지 대지진을 계기로 도입까지 들은 시점에 버튼을 눌렀다. 오답을 말하면 실격되는 데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박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었다.
퀴즈 플레이어라면 이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한신 · 아와지 대지진을 계기로 도입된 것 중퀴즈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구급 환자를 이송하는
‘닥터헬기‘와 중증도에 따라 우선 치료해야 할 부상자를 분류하는 ‘트리아지‘ 두 가지다. - P149

 만약 짬짜미였다면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은 타이밍에 버튼을 누른 셈이다. ‘Q-1 그랑프리‘ 결승에서 보여준 ‘문제안 듣고 정답 맞히기‘도 짬짜미라면 이해할 수 없다.
혼조는 짬짜미를 의심받지 않을 타이밍에 버튼을 누를 수 있었는데 굳이 왜 문제를 읽기도 전에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라고 대답했을까? 다소 위화감이 남는다. - P151

거기서 나는 네 번째 가능성을 깨달았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사실 정답은 확정되어 있었을 가능성이다. - P152

나는 트리아지에 대해 조사했다. 트리아지라는개념은 1888년에 처음 일본에 소개됐다. 백여 년 전유럽에서 귀국한 모리 오가이가 서양에서 트리아지 시스템을 들여왔다. (중략). 트라이지의 규격이 통일된 계기 중 하나가 한신•아와지 대지진이었다. - P153

‘예니체리의 총포가 다음에는 어떤 문장이 나올까?
‘예니체리의 총포가 활약했다‘나 ‘예니체리의 총포가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한‘ 같은 문장이 자연스럽다. - P154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
‘예니체리의 총포가 활약한 찰디란 전투에서 오스만 제국과 싸운 왕조는 무슨 왕조일까요?‘
이 경우 정답은 ‘사파비 왕조‘지만 문제로서 아름답지 않다. ‘사파비 왕조‘가 정답이 되려면 예니체리에 대응해 키질바시가 나와야 한다. 나가시노 전투가 찰디란 전투에 비유되는 이유도 총포와 기마의대결에서 총포가 승리한 전투기 때문이다. - P154

"미시마 씨가 세계사에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과감히 버튼을 눌렀습니다."
화면 속 혼조 기즈나가 말했다.
"대결 상대도 분석하시나요?"
"네, 물론이죠. 준결승에 올라온 사람들은 전부 분석했어요."
무대 위의 나는 이 대답이 립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일곱 명이나 되는 대결 상대를 모두 분석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 P156

"자, 혼조 기즈나 씨가 미시마 레오 씨를 바싹 추격합니다.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 볼까요?"
"문제......"
 (중략).
"현재는 아와지시마¹⁰의 보존—"
혼조 기즈나의 램프에 불이 들어왔다. - P157

"노지마 단층?"
혼조 기즈나가 대답했다. 어째서 나는 ‘노지마 단층‘이라는 답에 다가가지 못했을까. 전혀 생각조차못 했다.
딩동댕.
관객석에서 경탄이 터져 나왔다. - P158

Q. 현재는 아와지시마의 ‘보존관‘에 천연기념물로전시되어 있습니다. 한신 · 아와지 대지진으로 출현한 이 활단층은 무엇일까요?

A. 노지마 단층 - P158

제6회 ‘Q의 모든 것‘ 두 번째 스테이지, 약 2분짜리 영상이었다.
"문제......"
(중략).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진원과 가장 가까운 활단층이라고도 불리며 그 일부가 아와지시마에 보-"
혼조 기즈나가 버튼을 눌렀다. 그러고는 조금 생각에 잠겼다가 평소보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노지마 단층 보존관"
오답이었다. - P161

"도미즈카 씨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요"
‘Q-1 그랑프리‘ 결승전에 나온 문제와 거의 같은문제가 ‘Q의 모든 것‘에 출제됐다. 그리고 두 프로그램의 총연출자는 모두 사카타 야스히코다. ‘Q-1 그랑프리‘가 짬짜미였다는 증거 아닌가. 도미즈카 씨는 그렇게 추측하는 듯했다.
-한거 맞지?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대답했다.
"아직 모르겠어요." - P163

-‘퀴즈의 답을 맞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알면 혼조 기즈나가 짬짜미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고?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도 같지만 납득이 가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런 거창한 이야기가 싫지는 않네.
"고마워요."
-미즈시마에게 ‘Q의 모든 것‘에 나온 문제를 총정리한 목록을 받았는데 필요해? 너무 방대해서 나도 내용까지 확인은 안 했는데.
"보내주세요. 혼조 기즈나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필요해요." - P166

나는 정지된 화면 속 혼조 기즈나에게 물었다.
이봐, 너는 왜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버튼을눌렀지?
어떻게 정답을 맞혔어? - P167

나는 도미즈카 씨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세상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두 가지로 이루어져있다.
정답을 맞혔다고 답에 관한 모든 현상을 아는 것은 아니다. 유리가가린의 ‘지구는 푸르다‘라는 말을안다고 해서 가가린이 본 푸른 지구를 이해할 수 있지 않듯. - P168

참고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가가린은 ‘지구는 푸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주는 매우 어두웠지만 지구는 푸르렀다‘라고 말했다. 나는 퀴즈를 하는 사람이니 이 말을 안다. 그리고 이 말을 더 좋아한다. - P169

"미시마 씨, 결국 따라잡히고 말았네요."
진행자가 이번에는 내게로 화제를 돌렸다.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집중해서 다음 문제를 풀겠습니다."
무대 위의 나는 그저 혼조 기즈나의 속도에 놀란 상태였다. - P170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 아나운서가 입을 뗐다.
"문제......"
아직 마음을 완전히 다잡지 못했고 스튜디오 분위기도 완전히 정돈되지 않았다. (중략).
"몬스터들이 사는 지하세계를 무대로 지상으로 돌아가려는 ‘인간‘ 아이가 되어 모험하는 스토리입니다.
토비 폭-"
칭찬할 만한 타이밍은 아니지만 내 정답 우선권을 알리는 램프에 불이 들어왔다. - P171

"언더테일Undertale"
자신은 있지만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때 혼조 기즈나가 찰나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딩동댕, - P172

Q. 몬스터들이 사는 지하세계를 무대로 지상으로 돌아가리는 ‘인간‘ 아이가 되어 모험하는 스토리입니다.
토비 폭스가 개발했으며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인디게임은 무엇일까요?

4. 언터테일 Undertale - P172

에이후쿠초의 집에서 기리사키가 말했다.
"동거 그만하고 싶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곧바로 이유를물었다.
"계속 같이 살다가는 네가 싫어질 것 같아서."
이해할 수 없어서 이유의 이유를 물었다.
"왜 싫어질 것 같은데?"
"요즘 잠을 잘 못자."
그러면서 내가 교토로 출장을 가서 집을 비운 날밤, 정말로 오래간만에 푹 잤다고 한다. - P173

그렇게 반년 정도 각자 다른 집에서 살다가 우리는 헤어졌다.
"내가 근본적으로 동거와 맞지 않아. 집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것 같아. 다 내 잘못이니까 마음 쓰지마."
하지만 신경 쓰였다. 계속 침울했다. - P176

대회를 거른 나를 걱정해 퀴즈 연구회 동기였던가시마가 연락해왔다. 나는 기리사키와의 사이에 일어났던 일을 설명했다. 가시마가 말했다.
"퀴즈 하자."
"지금 그럴 기분 아니야."


가시마는 멋대로 내 이름으로 작은 대회에 참가신청을 했다.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분야만 출제하는 온라인 대회였다. - P173

"버튼을 누르다 보면 분명 기분이 나아질 거야."
마지못해 참가했지만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음악은 그다지 잘 아는 분야가 아니었다. 기리사키가 그 분야에 빠삭하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기분이 더욱더 처졌다. - P175

그러다 열한 번째 문제에서 나는 처음으로 버튼을 눌렀다.
"미국 북동부에 있는 가상의 마을을 무대로 하며, 제목과-"
여기서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자신 있지는 않았지만 확신이 생기고서 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이 시합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일런트 힐"
딩동댕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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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마르크스의 단순 재생산 공식

공식 c+v+m이 사회적 총생산물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간주하자. 이 공식은 단지 하나의 이론적인 구성, 즉 추상적인공식인가, 또는 전체 사회에 응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의미가 공식에 내재하고 있는, 즉 객관적인 사회적 실체인가? - P78

이론적으로 불변자본 C는 마르크스에 의해 비로소 본질적으로 중요한 범주로 유포되었다. (중략). 즉,
스미스는 고정자본을 수년에 걸쳐 소모되는 생산 수단뿐만아니라, 생산에서 해마다 모두 소멸되는 생산 수단으로 이해했다.³⁷

37) 우리는 이제부터 단순화를 위해서, 그리고 습관적 언어 사용의 의미에서언제나 연간 생산에 대해 언급할 것이다. 이 연간 생산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단지 농업에만 해당된다. 산업 생산 주기와 자본회전은 결코 해가 바뀌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 P78

모든 개별 자본가는 자신의 상품 생산에 건물, 원료 그리고 작업 도구 등의 일정한 물적 생산 수단을 이용한다. 임의로 주어진 현실 사회에서는 전체 상품을 생산하는 데에 개별 자본가들에 의해서 이용되는 물적 생산 수단 전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 P79

가변자본v는 한 사회에서 1년의 생산기간 동안에 실제로 지불된 임금의 총액이다. 이러한 사실 또한 셀 수 없이 많은 개별 임금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현실에서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모든 사회에서 실제로 생산에서 혹사당하는 노동력의 수와 이러한 노동력을 매년 유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 P79

특수한 자본주의적형태로서 가변자본 범주는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의미한다.

1. 노동하는 자들에게 임금, 즉 판매된 노동력의 가격인생존수단은 노동하지 않는 자의 물적 생산 수단 소유자의 자본 소유다.
2. 가변자본은 화폐 총액, 즉 노동하는 자들의 생활수단의 가치 형태에 불과하다. - P80

마지막으로 잉여가치 m은 개별 자본가들에 의해 획득된모든 잉어까지 총액이다. (중략). 예를 들면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잉여 노동이 실행되어야만 한다. 세 가지 의미에서 그러하다. 즉, 노동하지않는 자(노동할 능력이 없는 자, 어린이, 노인, 장애인, 공무원 그리고 소위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자유직업에 종사하는 자)의 보존을 위한 노동, 매년 생산되는 양을위협하는 자연재해(흉년, 산불, 홍수)를 위한 사회의 보험가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구 증가든 문화적으로 욕구가 높아진 결과든 생산의 확대를 위한 기금이 그것이다.  - P80

결국 사회주의나 자본주의에서도 마찬가지로 v+m은 사회에서 1년 동안 실행된 산 노동의 총액이라는 보편타당한 객관적 크기를 나타낸다. - P81

마지막 상황, 즉 m이 v에 비해 언제나 증가한다는 사실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지배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잉여가치의 창출과 점유가 자본주의적 생산의 원래 목적이며 추진동기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 P81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합 자체가 단순한 통계적 배열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가? 그리고 이에 덧붙여 이합이 매우 부정확하고 변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질문이 생긴다. 하지만 전체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완전히 독립적이고 독단적인 사적 기업의 개별적 존재는 단지역사적으로 제한된 형태인 반면에, 사회적 관계는 토대라는 것이 분명하다. - P82

계획에 따라 조직된 모든 생산 형태에서 규제는 우선 이미 실행된, 그리고 실행될 모든 노동과 생산 수단 사이의 비율- 우리의공식을 구성하는 기호로 말하면, (v+m)과 사이의 비율-또는 필요로 했던 생활 수단의 합과 생산 수단 사이의 비율-공식에서 C에 대한 (v+m)의 비율과 관련을 갖는다. - P82

그리고 이 자본 (c+v)에 잉여가치 m, 즉 실행된 잉여 노동이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의 크기 비율, 즉과 (c+v)의 크기 비율이 자본주의 사회의 실제적, 객관적 그리고 구체적인 관계, 즉 평균 이윤율이다. 이 평균 이윤율은실제로 각각의 사적 자본을 이들이 공동으로 이룬 전체인사회적 총자본의 한 부분으로만 간주한다. - P83

(전략).³⁸
따라서 공식 c+v+m은 모든 개별 상품의 가치 구성에만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된 상품 전체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공식은 단지 가치 구성에만 관련되어 있다. 이를 넘어서는 추론은 허용되지 않는다.

38) (편집자 주) 사회적 관점으로 언급한다면, 따라서 사회적 자본의 재생산과 개인적 소비 모두를 포함하는 사회적 총생산물의 관점에서 보면 포루(Pierre-Joseph Proudhon, 1809~1865, 최초로 자칭 ‘무지배주의자(anarchis)"로 밝힌 프랑스의 정치가 경제철학자. 프랑스 하원의원이었다. 무지배주의 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운동을 조직했다. 1868년혁명 후에는 자신을 "연방주의자‘로 불렸다. 그의 저서 <경제적 모순 제계, 또는 빈곤의 철학>에서 논한 ‘빈곤이론‘에 대한 논박이 마르크스의<철학의 빈곤>이다-옮긴이 쥐이 부르주아 경제학에서 모방한 수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사회 전체를 총괄적으로 관잘하면, 이 사회에 독특한 역사적, 경제적 성격을 상실하는 것처럼 문제를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그와 반대다. 이 반대 경우에 총자본가집단적 자본가)를 문제로 삼아야 한다. 총자본은 모든 개별 자본가들의 주식자본복합으로 나타난다. 이 주식회사는 누구나 자기가 집어넣는 것을 알고 있으나 자기가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가는 모른다는 점에서 많은 다른 주식회사들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마르크스, <자본론>, 2권 400MEW, 24 d. 431 - P84

. 기계 산업의 자본가들에게 C, 그리고 m은 구분되지 않고 일률적으로 기계나 기계 부품의 형태로 다시 나타난다. 기계 산업 자본가들의 동료인 설탕 업종 자본가들에게 C, v 그리고 m은 생산과정에서 설탕 형태로 태어난다. 이렇게 태어난 CV 그리고 m은 저속한 술집 주인에게 ‘익살꾼과 무희의 육체를 자극하기 위한 대상의 역할을 함으로써 실현된다. 서로 차별할 수없는 생산물에서 C, V 그리고 m은 단지 나누어떨어지는 가치 부분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것이 개별 자본의 재생산에는 충분하다.  - P85

 그리고 만약 확대 재생산이 일어나야 한다면, 셋째 부분인 m의 한 부분은 자본가의 사적 소비, 나머지는 자본의 확장을 위한 부분으로 분할되어야 한다. 실제적인 재생산을 위해 자본가가 위와 같이 분할된 화폐 자본을 가지고 생산의 물적 전제 조건인 원료, 작업 도구 등과노동력을 구매하기 위해 다시 상품 시장을 어슬렁거려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 P86

사회적 총생산에서는 이와 다르다. 사회 전체 관점에서보면, 상품 교환은 단지 위치 변경으로 볼 수 있다. 즉 총생산물을 구성하는 개별 부분들이 전반적으로 위치를 변경한다. - P86

. 전체 자본가에게 총생산물은 아주 일정한 사용 형태를 가져야 하며, 더욱이 총생산물에서 세 가지 물건이 발견되어야 한다. 즉, 노동 과정의 갱신을 위한생산수단, 노동자 계급의 보존을 위한 단순한 생활수단과전체 자본가 자체의 보존을 위해 필요한 사치품을 포함한더 나은 생활수단이 존재해야 한다. - P87

 재생산을 동일한 범위에서 시작하기 위해서,
전체 자본가는 새로운 생산물에서 C의 크기와 일치하는 만큼의 생산 수단을 발견해야만 하며, 임금 합인 v와 일치하는 만큼의 노동자를 위한 단순한 생활수단, 그리고 자신과자신의 추종자를 위한 크기 m이 요구하는 만큼의 품위 있는 생활수단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 P88

여기서 개별 자본가들과 전체 자본가의 확실한 차이가드러난다. 전자는 언제나 불변자본, 가변자본 그리고 잉여가치를 재생산한다. 즉 개별 자본가는 1. 세 부분 모두가 그의 균등한 생산물에서 동일한 물적 형태를 가지며, 2. 이 세부분은 개별 자본가에게 다른 개별 자본가의 특성과 전혀 상관이 없는 형태로 재생산된다. - P88

 만약 사회의 불변자본 C전체가 동일한 양의 생산 수단 형태로 매년 재생산되지 않는다면, 각각의 개별 자본가는 화폐로 실현된 C를 가지고 상품 시장을 헛되이 거닐 것이며, 개인적 재생산에 필요한 물적 조건들을 발견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총자본의 재생산 관점에서 보면, 일반적인 공식 c+v+m은 적절하지 않다.  - P89

따라서 만약 우리가 개별 자본에서 시작한다면, 총자본과 그 총생산물을 설명하는 데에서 일정한 변화가 발생한다. 양적으로, 즉 가치 크기로서 사회의 c는 정확하게 개별불변자본의 합으로 구성되며, 이는 다른 구성 부분인 v와 m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P90

우리는 아래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즉,

1. 총체적으로 파악되는 전체 사회의 생산은 개별 자본가의 생산과 동일하게 c+v+m 공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2. 사회적 생산은 생산 수단의 생산과 생활수단의 생산이라는 두 부문으로 나뉜다.
3. 두 부문은 자본주의적으로 운영된다. 말하자면 두 부문은 잉여가치를 생산한다. 따라서 공식 c+v+m은 두부문에 적용된다.
4. 두 부문은 상호 의존하며, 따라서 일정한 양적 관계를보여야 한다. 즉,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은 두 부문의 모든생산수단을, 생활수단 생산부문은 두 부문의 노동자와자본가를 위한 모든 생활 수단을 생산해야 한다. - P91

여기서 우리는 자본주의적 재생산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에서 재생산의 토대를 정작 가치 관계에서만 표현했다.
어떤 사회 형태든 간에 브라질 바카이리(Bakairi)의 원시적 소규모 촌락공동체든, 노예를 가진 아테네 티몬의 거대농장(Oikos)이든 또는 카를 대제의 영지든 모든 생산하는사회에서는 이용 가능한 노동량이 충분한 양의 생산수단과 생활수단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분배되어야 한다.  - P92

. 마르크스의 공식이 일반적 비율에서 사회적 재생산의 일반적 · 절대적 토대를 제.
공한다면, 공식에서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노동은 가치로,
즉 생산 수단은 불변자본으로, 노동자의 보존에 필요한 노동은 가변자본으로, 그리고 노동하지 않는 자의 보존에 필요한 노동은 잉여가치로 나타난다. - P93

두 부문에서 연간 생산물에 실제로 이전되는 1500c 고정자본과 4500c 유동자본으로 구성되는 I부문과 II부문의 불변자본 6000c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 1500c 고정자본은 건물, 기계 그리고 일하는 가축의 연간 소모량을 나타낸다.  - P94

 만약 사회의 전체 고정자본이 10%의동일한 비율로 소모되고 동일한 10년의 수명을 갖는다면,
전체 고정자본은 우리가 가정한 경우에 10년마다 한꺼번에 총제적으로 교채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 P94

(전략). 따라서 우리가 가정한 고정자본의 연간 소모율 10%는 10년에 한번씩 15000c에 달하는 고정자본이 재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매년 평균적으로 사회의 전체 고정자본 가운데서 일정한 부분, 즉 전체 고정자본의 10분의 1과 일치하는부분이 교체되고 대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95

따라서 우리가 가치에 따라 고려하지 않았던 고정자본 부분들의 재생산도 위의 공식에서 완벽하게 고려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 P96

실제로 이러한 과정은 모든 자본가가 연간 생산량으로부터 상품을 현금화한 후에 고정자본의 상각을 위해 일정한금액을 따로 떼어 저축한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자본가가 자신의 고정자본을 교체하거나 다른 성능이 더 좋은 품목으로 대체하기 전에, 개별적인 연간 감가상각은 이미 일정한 액수를 형성해야 한다. - P96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과정이 아주 정상임을알 수 있다. 고정자본은 생산 과정에 총체적으로 참여하지만, 단지 다량의 유용한 소비재로서 참여한다. - P96

(전략), 재생산에서 고정자본은 단지 생산된 상품으로 이전된 것만큼 고려된다. 고정자본의 전체 사용 형태에 포함된 나머지 가치 부분은 노동 과정으로서의 생산에서는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만, 사회의 연간 재생산을 위한 가치 형성과정에서는 그러하지 않다. - P97

어떤 경우에, 마르크스의 단순 재생산 공식이 고정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불충분하거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날수 있다. 모든 고정자본이 맨 처음 창출된 생산기간으로 돌아가 보면 그러하다. 실제로 사회는 생산 주기마다 연간 생산물의 가치로 이전되고 연간 생산물에 의해 다시 대체되는고정자본 부분보다 더 많이 실행된 노동을 소유하고 있다. - P98

 모든 사회의 연간 노동일은 이미 주어진 토대로 실행되어 축적된 상당한 연간 노동일에 의지하고있다. 하지만 모든 현재 노동의 토대로서 과거 노동에 대한질문은 인간의 경제적 발전과 원료의 자연적인 발전에 의미가 없는 시초(Anfang aller Anfänge)로 우리를 이끈다. 재생산 공식은 처음 시점, 즉 사회적 과정을 최초의 기원에서설명하려고 하거나 설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연쇄로서 현존재(Dasein unendlicher Kette)"의 연결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회적 과정을 파악한다. 과거 노동은 언제나 사회적 재생산 과정의 전제 조건이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과거로 거슬러 추적할 수 있다. - P99

자본주의 생산 양식에서 생산 수단에 축적된 사회의 과거 노동은 자본의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재생산 과정의 토대를 이루는 과거 노동의 유래에 대한 질문은 자본의 발생에 대한 질문이 된다. 물론 자본의 발생은 전혀 전설적이지않으며, 오히려 근대사에 소위 원시적 축적을 설명하는 장에서 피비린내 나는 활자로 기록되어 있다. - P100

마르크스는 고정자본의 형태와 단순 재생산 사이의 이러한 모순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마르크스가 부각시킨 것은 단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속적인 ‘과잉 생산‘이다. - P102

마르크스는 위에서 설명한 견해를 전혀 다른 관계에서간접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다. ≪잉여가치 학설사≫2권 2장에 서술한 이윤의 자본 전환에 대한 분석에서 마르크스는 고정자본의 대체 그 자체가 이미 축적 기금을 제공한다는 고정자본의 특수한 재생산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아래와 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는 다음과같은 것이다. 기계 제작에 투하된 총자본이 기계의 연간마모분을 대체할 만한 크기밖에 안 된다 하더라도, 이자본은 매년 요구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계를 생산할것이다. 왜냐하면 마모분의 일부는 관념상으로만 존재하며 실제로는 일정한 해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현물로대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제로 사용된 자본은 새로운 자본 투자를 위해 존재하며,
이러한 새로운 자본 투자를 기대하는 일정한 양의 기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계 제작업자가, 상술한 생산이 발생하는 해에 공장 문을 열고, 12000파운드스털링의 기계를 제공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기계 제작업자는 앞으로 11년 동안 해마다 그가 생산하는 기계를 단순재생산하는 조건에서, 1000파운드스털링만을 생산하면될 것이며, 이 연간 생산물조차도 매년 소비되지는 않을것이다. 그가 자신의 모든 자본을 실제로 사용한다면,
더욱 적게 소비될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자본이 운동을 지속하고 매년 계속해서 재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기계를 필요로 하는 공장의 지속적인 확장이 필요하다(그 자신이 축직할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 생산 분야에서 투하된 자본이 단순히 재생산되는 경우에도 나머지 생산 분야들에서 지속적인 축적이 필요하다."⁴¹

41) 마르크스, 잉여가치 학설사≫, 2권, 248쪽, MEW, 26권, 2권, 481~482쪽. - P104

문명이 진보함에 따라, 생산수단의 형태뿐만 아니라 가치크기, 더 올바르게 말하면 생산수단에 축적된 사회적 노동이 변한다. 사회는 직접적인 보존에 필요한 필수 노동을넘어서는 점점 더 많은 노동 시간과 노동력을 사용하고 남기게 된다. - P105

제7장
마르크스 확대 재생산 공식 분석

생산의 첫 확대는 아래와 같다.

I. 4400c+1100v+1100m=6600

II. 1600c+800v+800m=3200

I+II=9800


이 등식에는 이미 두 부문의 축적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 P150

 마르크스는 II부문 자본가들에게는 600m을소비하도록 하는 반면에, II부문 자본가들보다 두 배 더 큰가치와 훨씬 많은 잉여가치를 점유하고 있는 I부문 자본가들에게는 단지 500m을 소비하게 한다.  - P150

이 과정을 마르크스는 아래와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제 I부문에서의 축적이 똑같은 비율로 계속된다. 따라서 550m은 소득으로서 지출되고 나머지 550m은 축적된다. 이 경우에는 우선 1100v는 1100IIC로 대체되며, 더나아가 550lm은 같은 금액의 [[부문 상품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모두 16501(vm)이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체되어야 할 II부문의 불변자본은 1600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나머지 50은 800IIm 가운데서 보충되어야 한다. 일단 화폐를 무시한다면, 이 거래의 결과는다음과 같다.

I. 4400c+550m (자본화되어야 할 것). 이 밖에 자본가들과 노동자들의 소비 기금인 1650(v+m)은 상품 Ilc로 실현된다.
II. 1650c(그중 50은 위에서 말한 대로 IIm에서 추가된것)+800v+750m(자본가들의 소비 기금).

그러나 II부문에서 C와 v의 비율이 유지된다면 50c에 대해서 25v가 더 지출되지 않으면 안 된다.  - P152

 더욱이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II 부문의 축적이 부문보다 더 급속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1(v+m) 가운데서 상품 IIC와 교환되어야 할 부분이이 부분과 교환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인 Ilc보다 더 급속하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⁵⁴

54) 마르크스, <자본론>, 2권, 489쪽. MEW, 24권, 508쪽, - P153

하지만 우리가 인용한 숫자는 II부문에서 축적이 더 급속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중략).
즉 마르크스는 I부문을 더 폭넓은 기반에서 생산하게 함으로써 축적이 지속되게 했다. - P154

I부문은 언제나 잉여가치 절반을 자본화하고 절반은 소비해서 생산의 규칙적인확대와 자본가 계급의 개인적 소비의 규칙적인 확대를 가져오는 반면에, II부문에서 이중 운동은 다음과 같이 변덕스러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해에 150이 자본화되고, 600이 소비된다.
둘째 해에 240이 자본화되고, 560이 소비된다.
셋째 해에 254가 자본화되고, 626이 소비된다.
넷째 해에 290 이 자본화되고, 678이 소비된다.
다섯째 해에 320 이 자본화되고, 745가 소비된다. - P154

 문제가 되는 것은 정확한 관계를 나타내야만 하는 크기 관계(Größenverhältnisse)다. 하지만 명확한 법칙성에 의해 규정되는 I부문의 축적 관계는 II부문의 매우 임의적인 관계 구성을 희생으로 삼아 얻어진 것처럼 보인다. - P155

 마르크스스스로도 인용한 공식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축적 운동을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해 둘째 예를 곧바로 제시했다. 이예의 등식은 아래와 같이 배열되어 있다.⁵⁵


I. 5000c+1000v+1000m=7000

II. 1430c+285v+285m=2000

I+II=9000

55) 마르크스, <자본론>, 2권, 491쪽, MEW, 24권, 509쪽. - P155

 이는 이미 현저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과 이에 조응하는 사회적 노동 생산력의 발전, 현저한 생산규모의 사전적 확대, 마지막으로 노동자 계급에서 상대적과잉 인구를 생산하는 모든 상황의 발전을 전제 조건으로한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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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이 사상은 정의, 향수, 무한, 사랑, 죄 같은추상적인 개념들이 천상의 에테르적 차원에 머물면서 인간이 발견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군가가 그것들의 이름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본다. - P93

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눈을 굴리며 수학을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으면 숫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오? 파이를 품고 있지 않은 원이 있다면 어디 한번 내게 보여주시오." - P93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 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든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
맞지? 맞겠지?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할 것이다. - P95

그리고 모든 성스러운 유물이 그러하듯 이 완모식 표본들도 안전한 장소에, 그러니까 전 세계의 박물관이나 학술기관들에 보관된다.. - P96

하나의 종을 최초로 명명할 때 그들은 그 최초의 표본을 특별한 명예를 부여한 매우 특별한 유리단지에 넣어둔다. 그 표본은 공식적인 과학의 기록부에 오를 때 그종의 유일한 구성원으로 기재된다. 분류학 용어로 모든 표본을 "모type"이라고 하는데, 최초의 신성한holy 모식은 영광스럽게도 "완모식, holotype"이라 부른다. - P95

완모식 표본에 관해서는 아주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다. 만약 완모식 표본이 소실되어도 새로운 표본을 그 성스러운 유리단지에 대체해서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 될 말이다. 그러한 상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애도하고 상실되었다는 표시를 남긴다. - P96

복도에서 또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리놀륨을 밟고 지나가는 발소리다. 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붙인 유일한 바닷물고기를 보러 가는 중이다.
(중략).
마침내 우리는 성스러운 완모식 표본 앞에 당도했다. 표본 번호 #51444.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Agonomalus jordani.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1904년에 일본 연안에서 발견하여 명명한 것이다. 유리용기 바닥에 놓여 있는 그것은 작고 검은 용 같았다. - P98

고요한 오싹함이 나를 덮친다. 데이비드가 만난 수천 가지 물고기 중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로 선택한 단 하나가 왜 하필 이것이었을까. 물론 숨이 멎을 만큼 경이로운 건 분명하지만, 무섭기도 하다. - P99

분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종의 물고기들이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모서리가 없는 조던. 뫼비우스 띠처럼 두 개의 면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인 면. 두 면 사이의 경계는 결코 찾을 수 없다. 데이비드는 왜 하필 이 생물이 자신을 반영한다고 느꼈을까? - P99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데이비드가 물고기를 더 많이 수집할수록 우주가 더 난폭하게 반격하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그가 혼돈과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우주가 빼앗아간 것은 그의 아내 수전과 아기 소라뿐이 아니었다. 우주가 빼앗아간 존재 중에는 그의 친한 친구 허버트 코플랜드도 있었다. - P100

그렇다면 이들의 죽음이 데이비드로 하여금 겁을 집어먹고단 1초라도 질서에 대한 추구에서 물러서게 했을까?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혼돈이 공격해올 때면 더욱더 강한 힘으로 반격하는 그 특유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고기를 잡는 더 공격적인 기법을 발명하기 시작했다. - P100

또다시 그는 이름 붙일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새로운 종들을 발견해나갔다. 스탠퍼드대학에 있는 그의 사원과도 같은 사암 연구실에 이상한 물고기 사체들이 점점 더 높이 쌓여갔다. 그는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 혀에 닿는 달콤함, 질서정연함과 행위주체성의 감각을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 P101

어느 날 데이비드가 일본에서 물고기를 수집하고 있을 때 아홉살 바버라는 성홍열에 걸려 몸져누웠다. 데이비드는 서둘러 바버라 곁으로 돌아갔지만 샌프란시스코 부두에 도착했을 때 이미늦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데이비드는 이 일을 "우리가 겪은가장 잔인한 개인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아내에게나 나에게나가장 파괴적인 충격으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밝은 빛이 꺼져버린일이었다. 20년이 지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어제 겪은 일처럼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⁸" - P102

데이비드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그를 괴롭히는 적은 혼돈만이 아니었다. 데이비드가 4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그의 콧수염에 처음으로 흰 수염들이 돋아날 무렵, 검고 긴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제인 스탠퍼드는 계속해서 데이비드에게 잔소리를 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의문을 품고 그를 홱 잡아당겨 물고기들에게서 떼어놓았다. - P102

(전략), 제인은 결국 그를 감시할 스파이까지 심어두었다.⁹ 그 스파이는 독일학과의 수염을 기른 대머리 교수 줄리어스 괴벨이었다.¹⁰ - P103

9 Bliss Carnochan, "The Case of Julius Goebel: Stanford, 1905," The AmericanScholar, Jan. 2003, 97; Cutler, The Mysterious Death of Jane Stanford, 73.
10 Luther William Spoehr, "Freedom to Do Right: David Starr Jordan and theGoebel and Rolfe Cases" (adapted from Luther William Spoehr: "Progress" Pilgrim:David Starr Jordan and the Circle of Reform, 1891-1931," PhD dissertation, StanfordUniversity, 1975), 2. - P283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1905년 초 어느 밤 하와이를 여행 중이던 제인이 예기치 않게 사망한 것은 그에게는 아주 행운이었던 셈이다.¹⁵ 우주가 그제야 데이비드에게 좀 관대해진 것처럼 보였다.
제인이 죽은 뒤 데이비드는 그 스파이를 스탠퍼드에서 해고했다.¹⁶ 이제 뒤에서 성가시게 항의할 사람도 없어졌겠다, 그는 또한 번 장기간 유럽을 도는 여행을 계획했다.¹⁷ - P104

15 "mrs. stanford dies, poisoned," San Francisco Evening Bulletin, March 1, 1905.
16 Carnochan, "The Case of Julius Goebel: Stanford, 1905, 101.
17 Jordan, The Days of a Man, Volume Two, 158-64. - P283

데이비드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중략) 어느 생물이 어느 생물을 낳았는지에 관한 실마리, 생명이 흘러가는 방향에 관한 실마리, 인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실험에 관한 실마리, 그리고 어쩌면 사람들을 개선하기 위한비결에 관한 실마리를 샛비늘치는 정확히 어떻게 빛을 발하는 것일까? 불가사리는 팔을 어떻게 재생하는가? 날치는 어떻게 나는것인가? 인간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인류를 더 높이 끌어올리기위해 어떤 적응 방법을 빌려올 수 있을까?
그는 각 물고기의 내장과 신경, 인대, 부레, 쓸개, 뼈와 눈알을검토하고, 돌돌 말린 뇌 속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이런 관찰은 자기 앞에 놓인 것을 다 이해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몇 시간 혹은 몇 주, 때로는 몇 년까지도 이어졌다. - P105

미지의 생물에게 자신의 깃발을 꽂기 위해 그는 주석 이름표에 그 성스러운 이름을 펀치로 새기고, 그 이름표를 유리단지 속 표본 곁에 담그고 뚜껑을 닫았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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