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 21세기 위대한 투자신화의 탄생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김기준 외 옮김, 최준철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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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워런 버핏의 신화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단순히 한명의 투자자를 넘어서 미국 자본주의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됐다고 할까. 최근에는 <스노볼>이라는 평전이 나오기도 했다.


<천재들의 실패>를 쓴 저널리스트 로저 르웬스타인이 쓴 버핏 평전이다. 영어판이 2008년에 나온 것으로 되어 있으나 원래 1995년에 나온것 같다. 책에서도 90년대 중반 이야기로 끝맺고, 2008년도판 에필로그가 붙어있다.


버핏이 조부모, 부모 밑에서 어떤 성장과정을 겪었고, 어떻게 부를 일구었는지 그 과정을 보며 그동안 알고 있던 그의 훌륭한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독립적인 사고, 성실한 지적 노력과 용기, 일관성,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큰 베팅, 뉴잉글랜드의 직업 윤리의식을 존중하는 점, 쉼없는 독서(연례보고서, 경제경영 도서 등)


꾸준히 밀고나간 결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부자가 됐다. 여러 덕목 중에서도 꾸준함과 끈질김, 그리고 기다릴줄 알 수 있는 여유가 바탕이 되었다.


스승인 그레이엄의 전통적 가치투자방식(회계장부에서 나타나는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형의 가치(프랜차이즈나 독점력 같은 해자)에 주목하면서도 본래 가치투자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가치와 가격을 비교했으며, 자신의 계산을 믿었다. 대중의 판단과 월스트리트의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그도 몇번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투자금액이 늘어나며 몇개의 투자조합을 운영하곤 했는데, 이해상충 문제로 SEC 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특유의 진실성으로 헤쳐나갔고, 이브닝뉴스 신문사를 인수해서 경쟁사와 고소까지 가며 승리하기도 했다. 거래관계가 있던 살로먼브러더스에 87년에 크게 투자했는데, 불법채권 사건으로 회사가 망할 지경에 이르자 소방수로 나서 우여곡절 끝에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예외적인 인물들의 사생활도 궁금해 하는 편이다. 인간이란 대체로 한 부분이 뛰어나면 다른 부분에서는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공적인 부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기더라도 과연 사적 관계에서 온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버핏도 예외적이지는 않으나 사적 관계에서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집에서 아이들과 와이프에게 좀 무심했다고 할까. 집에서도 계속 신문에 눈길을 주고 있으니 요즘으로치면 환영받지 못할 남자라고 할까.


어쨌든, 다시금 그가 왜 미국 자본주의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지 생각해보자. 아마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단 투자한 기업과 같이 성장하기를 바라며 투자기업에 충분한 자율성을 주고 존중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떤 주주든, CEO든 그의 투자금을 환영했다.


그리고 그는 어떤 주식이든 비싸게 사서 더비싸게 넘겨 이익을 얻고자하는 투자를 싫어했다(이른바 더 큰 바보 이론).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을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일을 한 것이다. 


그리고 돈이 많다고 해서 옆길로 새지 않고, 소박한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집도 예전에 살던 집 그대로이고, 여전히 운전도 스스로하고 체리콜라와 햄버거를 마신다. 그가 섬유업체인 버크셔헤더웨이를 샀던 것도 뉴잉글랜드적인 직업 윤리를 가지고 있던 경영진이 좋기 때문이였는데, 그런 미국의 초기 자본주의 가치관을 삶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도 그가 지금의 위치를 가지는 큰 요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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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렵지 않은가 - 차이나 대륙 20개 주요 지역 인문 여행기
유광종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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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 나라이지만 문명이기도 하다. 시간상으로 길고, 공간적으로 거대하고, 그래서 복잡하다. 전쟁과 평화, 분열과 통일, 그리고 이민족의 침입이 반복되며 다양한 요소들이 융합되고 바뀌어간것이 중국이다.


이 책은 거대한 중국 문명을 20개 주요 지역으로 나눠서 파악한다. 각 지역의 지리, 사람들의 기질, 역사적 인물과 행적 등을 파해친다. 지역 명소만 둘러보는 여행기가 아니라, 각 지역을 인문학적으로 파악하는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쓰촨부터 시작한다. 개혁개방 정책으로 유명한 덩샤오핑의 고향이다. 쓰촨은 고립된 분지로 비옥함을 자랑했고, 중원의 전쟁에서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다양한 문화들이 섞여들었다. 황제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어 자유롭고 실질을 숭상하는 풍토가 있다. 덩샤오핑의 대표적 기질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흥미롭다.

그 밖에도 고대와 현대에 이르기 까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고사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반적으로 강남과 중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강남은 자유분방하고, 낭만과 상상력이 넘치고 북방에서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편이고, 베이징 부근인 중원에는 질서가 잡혀있고 북방 오랑캐의 침입에 대비해야했고, 많은 전쟁에 휘말렸다.

그런데 왜 책 제목이 뜬금없이 "중국이 두렵지 않은가"일까?  서문에 이유가 나온다. 중국은 전란과 재난이 빗발처럼 닥쳤던 땅이고, 그런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의 생각이 끈임없이 다져져서 지혜와 모략, 그리고 전략의 전통이 깊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라는게 야무지게 영들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비교적 안정된 환경속에서 한 왕조가 500년씩 갔던 한반도 사람들의 깊이와는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설득력 있어보이는 관점이다. 한 개인으로써도 온갖 시련과 어려움을 잘 이겨낸 사람은 지혜로울 수 있다. 사물을 단편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인식하고 아무래도 상황대체 능력이 뛰어나기 마련이다.

그러한 중국의 다층적인 면모를 보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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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자서전 - 전2권 김대중 자서전
김대중 지음 / 삼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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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을 쓸 정도의 인물이라면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우여곡절을 이겨냈을 것이다. 그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이상의 파란만장한 삶을 산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는 다섯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사형수에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책이 1,000 페이지가 넘는데도 여느 소설만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한국 현대사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일제시대  서당 교육을 받은 그는 징병에 끌려나갈 뻔 했고, 6.25때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민주화에 투신해서도 투옥, 망명과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긴다.

타협하면 쉽게 살 수도 있었는데, 그는 신념을 지키며 끝까지 싸웠다. 서문에서 그는 무수히 흔들렸음을 고백한다. 책은 "나는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라는 문장으로 끝나는데, 그는 그 말을 무겁게 실천했다.

그가 뛰어난 점 중에 하나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했다는 점이다. 정권을 비판은 쉽다. 그러나 집권해서 나라를 잘 다스리는 일은 더 어렵다. 그는 감옥에서, 망명지에서도 끊임없이 독서를 하고 지식인들에게서 배웠다.

'준비된 대통령'이 그가 대통령이 될 때 선거 프레이즈로 기억한다. 정말로 그랬다. 위급한 경제위기 속에서 노사정 위원회를 만들었고, 강한 구조조정을 시행하며 빠르게 경제를 안정시켜갔다. 뜨거운 감자였던 의약분업이나 국민연금 통합, 기초생활보장 등의 정책을 만들었다. 그리고 주변 강대국 속에서 자주적이고 주도적인 외교를 했다. 통찰력, 설득력과 끈기로 미국과 일본, 중국의 지도자를 이끄는 리더십이 있었다.

서문과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다. 삶의 황혼에서 담담하게 인생을 반추하는 서문은 참 명문이다. 마지막 장은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다'이다. 정치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후회없이 잘 살아낸 것으로 보인다. 역시 위대한 삶이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 쉽게 타협하고 사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그가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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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다니는 옆집 형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글로벌 금융 탐방기
육민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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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5개국을 둘러보고 쓴 여행기이다.

채권을 다루는 금융인의 관점에서 그쪽 나라 금리는 어떤지, 지리와 산업, 생활상, 치안, 현지인에 대한 인상 들을 제목처럼 옆집 형이 얘기해주듯이 편하게 말해준다.

짧고 간단한 글이지만 글쓴이의 입담에 재미있게 잘 읽힌다. 

멀게만 느껴졌던 그런 나라들에 대해 친근한 생각이 들어 나도 한번 자유여행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소개하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정부와 현지 통화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정부한테 한두번씩 배신당했다던지, 전쟁으로 극심한 인플레에 당한 경험이 있어서 달러 또는 금을 사서 집에 쟁여놓고 있다. 지하경제가 발전하고, 은행보다 비공식적인 환전소에서 돈을 바꾼다.

그래서 자국 통화 금리가 높은데도 저축을 하지 않으니 자본이 쌓일 수가 없고 돈이 생산적으로 쓰이질 못한다.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 발전은 요원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젊고 인건비나 땅값이 싸고, 정치가 바뀌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 이런 나라들이다.

짧은 글이지만 글쓴이의 '지식과 감성'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저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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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는 결코 죽지 않는다 -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는 트레이딩 노하우 전격공개!
마르크 피오렌티노 지음, 정기헌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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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특이하다.

프랑스 사람이 쓴 트레이더 일지라니...
이런건 보통 미국이나 영국 사람이 썼을텐데 ㅎㅎ

포지션 하나 잡아놓으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데,
그런걸 잘 묘사해놨다. 
그래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런 긴박한 상황 묘사, 심리 묘사 중간중간에 주옥같은 조언들이 있다.
그래서 더 잘 마음에 와닿고 생생하게 살아난다. 

다음처럼 이렇게 나열하는 것보다 구체적 상황에서 나오는 조언들이 더 효과가 크다.


- 트레이더의 두가지 요건..
  첫째는 운이다. 나는 항상 내가 운이 좋은 편이라고 믿었다.
  둘째는 모험을 즐기는 것. 트레이딩은 F1경주와 같다. 목숨을 걸고 한계에 도전해야 한다.

- 결국 경제를 움직이는 건 대중의 심리다.
  경제지에 오르는 뉴스들은 이미 '한물 간' 뉴스들이다. 
  대신 일반 신문에서는 사람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다.

- 좋은 포지션은 항상 시작이 별로다.
  가장 싼 가격으로 매수하거나 가장 비싼 가격에 매도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 트레이딩은 테크닉이 아니라 심리학이다. 그러나 트레이더의 심리는 '비대칭'적이다.
   대부분의 초보 트레이더들이 손해가 쌓여가는 거를 내버려 두는 반면 이익이 생기면 서둘러 이를 챙기는 것이다.
  정확히 반대방향으로 가야한다. 이익을 보고 있을 때는 기다리고 손실은 재빨리 청산해야 한다.

- 이익을 봤을 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스스로에 대한 자만으로 들뜨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자신이 운이 좋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자만심에 들뜬 사람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 트레이딩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세운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다시말해, 소신대로 움직여라.

- 확신이 집착으로 바뀌는 순간은 언제일까?
  내가 틀렸고 시장이 옳았다고 인정하고, 계속 고집을 부리는 대신 손해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 자신의 포지션을 떠나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직 내가 원유 포지션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현재 정세와 가격동향 속에서 매입 포지션을 취할 것인가 매도 포지션을 취할 것인가?" 그러나 트레이더들 스스로도 알고 있듯이 객관적일 수 없다. 모두 자신의 포지션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황소와 곰은 매일 엄청난 양의 양고기로 포식한다. 양은 친구따라 강남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남이 사는걸 보고 자기도 산다. 그리고 남이 파는 걸 보고 자기도 판다.

 - 트레이딩을 해서 살아남으려면 금융이 싸이클로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위기의 시기에 트레이딩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위기를 겪어본 사람들은 주가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얼마나 인위적이 될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 재능있는 트레이더들이 믿는 건 결국 자신의 판단이다. 그 판단은 자신의 경험과 시장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한다.

 - ... 그는 주식시장 붕괴를 신경쇠약에 따른 우울증에, 버블 상태를 병적인 흥분 상태에 비유했다. 한마디로 트레이딩을 거대한 정신병원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 특히 사람들의 의견일치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있다. 내 전제는 다음과 같다. 일치된 의견은 언젠가는 틀렸다고 판명이 난다. 관건은 그게 언제인지 맞추는 것이다. 

 - 몇몇 분석가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불과 몇 달전만해도 '세계 종말'을 외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낙관주의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식으로 전체적인 여론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나는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여론이 낙관주의의 정점에 이르는 순간 CAC 주식을 매각할 것이다.

 - 포지션을 여러개 취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신중한 트레이더들은 비슷한 방향의 포지션들을 여러개 취하지 않는다. 

 - 트레이딩은 사실상 다이어트와 다르지 않다. 매우 개인적인 작업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만 알면 그 다음부터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 아무에게나 말하지 않고 혼자서 포지션을 쥐고 끙끙대고 있었다는 건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실수다. 잘 나가는 트레이더들의 강점은 정보통이 많다는 것이다. 단지 신문이나 TV를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펀드나 은행에서 일하는 지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입수되기도 한다. 큰 수익을 올리고 있을때나 큰 손실을 보고 있을때 트레이더들은 그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동향을 살펴본 후 포지션을 청산할지 말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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