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정한 실패가 내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 사마천이 전하는 부서지지 않는 자존감의 비밀 ㅣ 동양철학전집 - 승자병법 시리즈 1
사마천 지음 / ORIGIN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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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사마천이 위대해진 이유는 그가 강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이 정한 실패의 자리에 그대로 머무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도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아버지가 남긴 유언을 따라, 자신만의 역사책을 한 글자씩 써내려갔다. 그 단순하고 우직한 행위가 이천 년의 시간을 뚫어 우리에게 닿았다.' 사마천은 치욕스런 형벌을 당하고도 살아남아서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위대한 역사책 '사기'를 저술했다고 하는데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마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이 정한 실패가 내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이 단순한 한 문장이 사마천이 자신의 온 생애를 걸어 증명한 명제다. 황제가 그를 죄인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그가 진짜 죄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를 환관이라 비웃었다고 해서 그의 정신마저 거세된 것은 아니었다. 그를 향한 모든 평가와 낙인은 외부에서 온 것이었고, 그가 끝까지 지킨 하나의 사명은 안에서 솟아난 것이었다. 외부의 판결과 내부의 사명이 부딪힐 때, 그는 내부를 택했다. 그것이 그를 살렸다.'


'사마천이 궁형을 받은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이 아니었다. 변명을 늘어놓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묵묵히 책상 앞에 앉았다. 잘려 나간 몸으로, 썩어가는 살의 통증을 견디며, 그는 글을 썼다. 당대의 권력자나 어리석은 세인들이 알아주길 바라서가 아니었다. 시대를 초월하여 훗날 자신의 진심을 온전히 이해해 줄 지음(知音)을 기다리며, 자신과 아버지가 맺은 사관(史官)으로서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약속이 그를 살게 했고, 결국 그 약속이 그를 영원하게 만들었다.'


'진짜 자유는 그 자리에서 멈추는 데서 시작된다. 멈춰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그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가져다줄 거라 믿었던 어떤 감정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인정받고 싶었던 것인지, 사랑받고 싶었던 것인지, 안전해지고 싶었던 것인지. 그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면, 의외로 그 마음에 닿는 길이 꼭 그 방식일 필요는 없었음을 알게 된다. 길은 여러 갈래로 나있고, 그중 어떤 길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작은 오솔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오솔길이 내 마음에 정확히 가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화려한 길이다.' 


진짜 자유는 그 자리에서 멈추는 데서 시작된다는 저자의 말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왔던 과거를 돌아보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과연 옳은 길인지, 멈춰서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비교는 어쩌면 인간이 끝내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는 습관일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그 비교가 나를 갉아먹는 칼이 되지 않도록, 가끔은 그 칼을 내려놓고 내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마천의 손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 자신의 붓이 들려 있었다. 그 붓 하나로 그는 누구의 휘장도 부럽지 않은 자기만의 세계를 그려냈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붓이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자주 잊고 있을 뿐이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저자의 말과 같이 남들과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다행히 나는 타인과의 비교보다는 나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나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 책을 읽다가 나는 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는데 다음의 문장이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진짜 내 삶은 갓생을 완벽하게 살아내는 자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갓생을 한 번쯤 보기 좋게 실패한 자리에서, 빈칸이 듬성듬성 남은 체크리스트를 들여다보는 그 자리에서 시작된다. 빈칸을 채우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묻게 되는 순간 말이다. 나는 왜 이걸 하고 있었지. 이걸 다 하면 나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는 진짜로 무엇을 원하고 있지. 이 질문들이 떠오르는 순간, 그제야 자신만의 사기가 한줄씩 적히기 시작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으로 미루어 볼 때 내가 죽고 난 후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인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아마 지금과 같은 식으로 남은 삶을 살아간다면 '자리이타'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는 바는 내가 죽고 난 후 나는 '자리이타'적인 삶을 성실히 살아온 사람으로 기억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남은 삶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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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나라 역대 황제 평전 - 正史 『삼국지』에 근거한 세 나라의 치열한 흥망사 ㅣ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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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삼국지라고 하면 주로 삼국지연의를 연상하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삼국지연의를 읽다 보니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는 다른 내용이 제법 있어서 실제 역사에서는 삼국시대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번 기회를 빌어 <정사 삼국지>에 근거한 삼국(위·촉·오)의 흥망사를 읽게 되어 실제 역사에서는 어떻게 삼국을 다루고 있는지 제대로 살펴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삼국의 황제는 위(조위, 220~265)의 조조, 조비, 조예, 조방, 조모, 조환과 촉(촉한, 221~263)의 유비, 유선, 오(동오, 222~280)의 손권, 손량, 손휴, 손호까지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삼국 시대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삼국 시대의 진정한 매력은 주역이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조조·유비·손권은 물론 장료·관우·여몽·순욱·제갈량·노숙·주유 등 개성 넘치는 영웅들이 각자의 지략과 용맹으로 한 시대를 이끌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후의 승자가 조씨·유씨·손씨 가문이 아닌, 진(서진)을 건국한 사마씨 가문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삼국 시대가 얼마나 역동적이고 극적인 시대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 목적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본 평전의 저술 목적은 단순히 전란의 시대에 승리하는 방법이나 생존을 위한 처세술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난세를 만난 중국인들이 어떠한 역사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는지 고찰하는 데 있다. 오늘날 전쟁과 각자도생의 시대에 중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삼국의 역사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통찰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 <삼국지연의>를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위·촉·오 삼국의 황제들을 중심으로 기술된 책이어서 나라별로 역사를 기록해뒀기 때문에 시대적인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가후의 뛰어난 계략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얻은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수와 마초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후가 조조에게 제안한 계략은 다음과 같다. "이간계를 써서 저들을 분열시켜야 합니다." 가후가 내놓은 이간계를 제대로 조조가 써먹음으로써 한수와 마초를 분열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소설 <삼국지연의>나 정사 <삼국지>를 대할 때 늘 아쉬웠던 장면이 촉한의 2대 황제 유선이 조위에 항복하던 장면이었다. 촉한의 명장 강유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것에 비해 유선은 너무 쉽게 항복을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유비의 촉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기에  삼국지를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은 유비가 삼국을 통일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조조의 후손이 삼국을 통일하지 못하고 사마의의 후손인 사마염이 삼국을 통일하고 진나라를 건국한 것도 삼국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 나라의 황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독자의 시선으로 볼 때 삼국지연의를 읽을 때보다 오히려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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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 3분 필사 테라피 - 불안과 걱정을 잠재우는 자기 치유의 문장들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정지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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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최근 들어 필사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명언, 명시 등을 필사하는 책들이 주로 많은 편인데 이 책은 자기 치유의 문장들을 필사함으로써 마음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풋과 아웃풋을 함께 하면 뇌에 책의 내용을 새겨 효과를 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가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정신과 의사인 제가 고안한 '필사 테라피'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필사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뇌가 활성화된다.

2. 기억력이 향상된다.

3. 집중력, 주의력이 향상된다. 

4. 자기 통찰력이 향상된다.

5. 아웃풋 능력이 향상된다.

6. 독해력, 독서력이 향상된다. 

7. 자기 치유력을 기른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의 100% 활용하는 법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1. 아침에 할 일

   1) 오늘의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다.

   2) 해설문을 읽는다.

   3) 아침 필사를 한다.

2. 낮에 할 일

   1) 오늘의 문장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2) 하루 중 세 번을 목표로 그날의 말을 사용해본다.

3. 저녁에 할 일

   1) 저녁 필사를 한다.

   2) 오늘의 피드백을 기록한다.

   3) 이불 속에서 오늘의 문장을 마주한다.

4. 일주일 되돌아보기

   평소처럼 저녁에 필사를 한 후 일주일 되돌아보기를 한다.

5. 필사 테라피 응용편

   1) 해설 페이지의 맨 아래쪽에 적혀 있는 두 개의 문장을 필사하면서 필사 테라피의 두 번째, 세 번째 라운드에 들어간다.


이 책을 통해 필사를 하면서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은 바꿀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몰입해서 하루하루 새로워지는 나를 만들어 나가야겠다.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자기 치유의 문장들'을 필사하면서 자기 긍정 테라피의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있는 '자기 치유력' 점수를 필사하기 전에 테스트한 '자기 치유력' 점수와 비교해 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을 것이다. 8주 간의 필사를 하면서 한층 긍정적으로 변화된 자신을 확인한다면 앞으로도 날마다 자기 성장을 자각하면서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거라는 저자의 말이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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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버스 - 20주년 기념 특별판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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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에너지버스'를 처음 읽었던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년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나는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주변의 지인들에게 혹시 자기계발서를 추천할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추천하는 책이 존 고든이 쓴 <에너지버스>다. 에너지버스를 읽고 나서 나는 직장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뱀파이어'는 절대로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까지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이 책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지'라는 한 회사의 팀장인데, 여러모로 지친 가운데 어느 날 '조이'라는 이름의 버스 운전사를 만나게 되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삶으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가지 에너지 법칙은 다음과 같다. 
Rule#1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Rule#2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

Rule#3 당신의 버스를 '긍정 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Rule#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목적지를 향한 당신의 비전에 그들을 동참시켜라.

Rule#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Rule#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Rule#7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Rule#8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Rule#9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Rule#10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담당하고 있는 팀도 하나가 될 수 있도록 10가지 에너지 법칙을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팀원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구상하여 비전을 완성하는 게 우선 나의 목표다. "불행은 반드시 행운과 함께 온다. 끊어진 다리를 잇는 힘, 답은 긍정 에너지에 있다." 앞으로 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 팀장으로 자신의 팀을 최강의 팀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고 '에너지 법칙'을 적극 실천해 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팀원들에게도 남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되지 않도록 늘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삶을 살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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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 고통 없이, 내 뜻대로, 존엄하게 죽는 일은 가능한가
박혜윤.신성준.최은경 지음 / 아몬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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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올해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느닷없이 내게 전해졌다. 올해로 66세인 큰 누나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내겐 너무나도 갑작스런 소식이어서 한없이 눈물만 흘렸다. 어렸을 때 내게 큰 누나는 영어선생님이었고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로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말기 암 판정을 받고 1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 누나를 보면서 나는 이 책<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의 내용이 남 일 같지만은 않았다. 


나는 10여년 전 단순포진 발병으로 1주일 간 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아내와 함께 장기 기증 서약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병원에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을 읽으면서 존엄사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연명치료는 받고 싶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게 나의 소망이다.


'깨끗하게 사라지는 죽음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비추며 연결된 죽음을 생각하는 일. 우리의 논의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깊이 연결된 세계 속에서 한 사람의 임종이라는 고귀한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덜 고통스럽게 맞이하고, 마지막까지 존재 자체가 환대받는 말기의 모습을 함께 상상하고 싶다.' 서문에서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면서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사조력임종'은 아직 많은 이에게 낯선 표현이다. 국내에서 '안락사'가 제목에 포함된 책은 적지 않은 반면, '존엄사'를 사용한 경우는 드물게 보일 뿐이다. '의사조력임종'이나 '의사조력자살'로 검색하면 관련 도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연명의료 중단과 안락사는 어떻게 다를까? 핵심은 '죽음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다. 연명의료 중단은 넓은 의미에서는 안락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으나,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와는 구별된다.


적극적 안락사는 죽음을 '만드는' 행위이고, 소극적 안락사는 죽음을 '막지 않는' 행위다. 책임의 귀속 방식이 다른만큼 윤리적 평가의 무게도 달라진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적극적 안락사는 금지하는 반면, 소극적 안락사에 해당하는 연명의료 중단은 허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캐런 퀸런 판결'은 미국에서 연명의료 중단의 정당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이정표가 된 판결이며, '낸시 크루잔 판결'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죽을 권리를 다룬 최초의 판결이다.


한국 사회가 조력임종을 긍정하려 한다면,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선택을 원하는가? 그리고 누가, 어떤 동기로 그 선택을 돕고자 하는가? 이 두 질문은 결국 하나의 더 근본적인 물음으로 향한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가? 조력임종은 단지 허용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고통 앞에서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려 하는지,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 곁에 어떻게 머물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깨끗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셨기 때문에 나는 병원에서 나의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건강을 잘 유지해서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밤에 잠 들어서 아침에 눈을 뜨지 않고 생을 마감하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존엄사'에 대한 논의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정례화되려면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안락사'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라도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에 대한 명쾌한 법이 제정되어 소모적인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그 길을 열어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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