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배움의 길이 끝나면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독립을 해야 한다는 거다.
독립까지는 아니라도 자기 손으로 돈을 얼마라도 벌어야 매사에 떳떳하다는 것.
나도 직장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다.
비정규직이었고, 거기서 받는 월급이 내가 한달간 먹어치우는 밥값, 빨래값, 잠자는 값 등에
턱없이 못미쳤다 하더라도
내가 밥을 두공기 먹는다고 뭐라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동생은 '임산부같은 배를 하고서 밥을 그렇게 많이 먹냐'고 핀잔을 줬지만
그건 밥값이 아깝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백수인 지금은 밥을 조금만 더 먹으려고 해도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나 혼자 진라면을 끓여먹고 밥을 마음껏 말아 먹을 수 있는 그때가
참 좋다...
마침 오늘은 다들 어디론가 나가고 나 혼자 있다.
일단 진라면을 끓인 뒤 계란을 한 세개쯤 넣고
밥솥에 있는 밥을 다 말아야겠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야지.
백수의 주말은 이렇듯 처량하다.
로또라도 사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