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이운경 옮김 / 한문화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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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우리에게 어떠한 효용이 있는 것일까. 아마 철학의 효용은 우리에게 우리자신이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갖게 해준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의문. 자신과 세상을 인식하는 것과 자아와 세계를 구분짓는 것에서부터 우리가 인지하는 세계는 실존하는 것인가하는 것까지 철학은 의문을 갖게 하고 주어진 현상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질문의 대상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어린 시절 우리가 세상에 대해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이 지금의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러한 질문을 잃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가 던지는 질문이라고는 고작 정보와 지식에 대한 것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지식은 확장되어 가지만 우리는 질문하는 힘을 잃어가고 이에 덩달아 사유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는 우리가 철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철학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할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철학을 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철학은 우리가 세계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자 답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사상(思想) - 우리가 세계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가-에 대한 고민과 결론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주어진 세계를 의심없이 그저 받아들이지 말고 적당하고 온당한 의심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갖자. 
 
우리는 세계에 대해 의심해야한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회의주의라고 부른다. 앞서 말했듯 적당한 회의는 필요하며 이는 우리를 현명하게 한다. 하지만 지나친 회의주의는 비관주의로 변질될지 모를 일이다. 이는 주의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나는 회의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회의는 의심을 넘어 믿음의 단계로 나아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식에서 경험을 통해 진정한 앎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어떠한 확신을 얻게 될 것이다.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무엇일까. 이 책은 영화 매트릭스를 매개체로 하여 독자로 하여금 철학의 세계로 입문하게 해준다. 바로 질문을 통해서 말이다. 가령 우리가 지각하는 것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실재란 무엇인가? 가령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하는 것 등이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허구에 반응하는 것일까? 기계는 인공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 등과 같은 것들 말이다. 
 
질문은 답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 책에는 저자들이 생각한 답이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앞서 의심해 볼 것을 주장했다. 회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하지 않더라도 독자는 옳고 그름에 대해 곰곰히 따져보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
 
드디어 이 책이 주는 효용에 대해서 말할 준비가 되었다. 결론은 이것이다. 이 책의 효용은 독자가 던지는 질문과 그 답에 달려 있다. 이 책은 하나의 도구로써 독자들의 생각을 자극하며 사상에 대한 의심의 폭을 넓혀준다. 또한 질문을 던지게 하며 답을 찾게 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사상에는 틈이 발생하게 될 것이며, 더나아가 우리는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제 당신은 어떠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당신이 누릴 수 있는 이 책의 효용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그 의문들이다. It's the question that drives us. <매트릭스 대사中>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시켜 줄 것이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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