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미술사
마이클 버드 지음, 케이트 에번스 그림, 박재연 옮김 / 이마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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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은 후 크기와 두께에 놀라웠다. 실물의 고급스러움이 물씬했으며 책 커버를 벗겨보니 노란색의 양장본이 나타나고 커버 안쪽엔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탄생한 장소들을 표시한 세계 지도가 나와있다.

무엇보다 다른 '미술'에 관한 책들보다 크기가 커서 작품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다. 미술관에서 관람하는 기분이 들 만큼 미술 작품의 원작 색감을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한 것 같았다.

<< 모두의 미술사 >>는 서지정보에 의하면 원제가 'Vincent's Starry Night and Other Stories : A Children's History of Art' 이며 2016년도에 출간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한국어판 제목이 더 어울렸던 느낌이였다.

이 책은 제목처럼 '미술사'에 관한 책이다.

동굴에서 문명으로 / 성스러운 장소들 / 위대한 야망 / 우리가 사는 이야기 / 혁명이다! / 다르게 보기 / 전쟁과 평화 / 여기가 바로 거기야 / 순서로 기원전 40,000부터 2014년까지 있었던 미술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다른 미술책들과 다른 점은 이 미술품에 대한 작품 설명보다 작품이 탄생한 시공간, 화가의 환경과 작품 그리고 오늘의 시선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날 그곳의 시선'으로 평범한 일상이 반짝하며 미술이 시작되는 유레카의 순간들을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몇 가지 방식을 제안하였다.

입장 바꿔 읽기 - 미술가를 돕던 후원자, 미술품을 주문한 고객의 입장

작품들을 추려서 보는 것 - 공예, 삽화,사진, 설치 작품

나만의 미술사 책을 만든다고 가정하며 읽기

- p12-


그래서 부담없이 작품에 대하여 재미있게 접근하여 알아갔다. 모르거나 조금 더 알고 싶었던 부분들은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같이 읽어보니 더 좋았다.책을 읽으면서 내가 한 번쯤은 보았던 그림과 작품들도 있었지만 전혀 몰랐던 작품들도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사진 작품이나 설치미술작품 부분이였는데 솔직히 그냥 아무 배경지식 없을 때 이런 작품들을 감상하면 '헉, 이건 뭐지. 이런 것도 예술작품인거야? 그냥 둔 것 같은데. 무엇을 전달하기 위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작가가 왜 이런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어가며 무슨 이유로 그리고 어떤 시대에 고객의 입장에서, 후원자에서 이 작품을 선호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만약 작가가 이런 작품들을 표현할 때 시대적 배경이나 그 상황이 어떤 이유로 어떤 재료로 표현했는지 알 수 없었다면 '미술작품'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분야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미술사'라고 해서 조금은 어렵고 방대할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책을 읽다보니 동굴에서 시작한 예술이 현재까지 진행되어 오면서 남성 위주, 특히 서구 백인 작가 위주의 작품에서 벗어나 여러 문화권과 여성 작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시대에 맞게 잘 설명하고 있다. 미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거나 알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방식과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참, < 파라오의 무덤 설계자 > 부분을 읽다가 좋은 정보도 하나 찾아냈다. 2021년 6월 22일부터 2022년 4월 24일까지 발굴 100주년 기념으로 전쟁기념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전시회를 하고 있다.

지방이라 조금 아쉽지만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서평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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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 뜨인돌 그림책 63
안데르스 홀메르 지음, 이현아 해설 / 뜨인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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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붉은 색으로 표현되어있으며 물소의 눈동자도 빨갛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빨간색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소가 입에 물고 있는 파이프 연기가 초록으로 퍼진다. 그런데 아이의 옷도 초록, 신발도 초록이다.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타이틀 제목 글씨는 초록색이다. 행복해 보이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독자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하였다.

책 속으로 들어가니 첫 장면부터 조금 충격이었다.

우울한 모습의 세 사람

아파 보이는 엄마, 그 모습을 외면하는 딸, 그리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

이 첫 장면의 그림만 보고 마음이 짠하였다.

건강했던 엄마의 모습은 사라진 병든 모습과 벽에 걸려있는 행복했던 사진(타이틀 제목 그림), 말없이 꽃에 물을 주고 있는 할머니(외할머니인 듯), 그리고 그 모습을 외면하려고 하는 소녀(딸)의 모습이 나를 참 아프게 하였다.

이 책은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글자 없이 그림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그림을 자세히 보아야 한다.

색이며, 물건이며 등장인물들의 행동하나 한 눈여겨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그것도 사랑하는 엄마의 아픔을 아이의 심정으로 바라보는 모습

도망치거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세계에서 아이가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런 모습들을 가만히 지켜보는 할머니의 마음은 또 어찌 많아 아플지....

엄마의 얼굴에는 병색과 우울이 완연하며 아이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울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다. 걱정된 할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살펴보지만 아이는 방구석에 처박혀만 있다.



엄마의 건강하지 못한 모습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그림을 통해 전해준다.

딸과 손녀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할머니의 모습도 그림을 통해 그래도 전해진다.

'내가 만약 아픈 엄마라면 / 아이의 마음이라면 / 사랑하는 딸과 손녀를 바라봐야 하는 할머니라면' 입장을 생각하며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이는 이 순간을 피하고 싶어서일까?

눈앞에 놓인 곰 탈을 바라본 아이는 탈을 쓰고 어디론가 경사를 오른다. 그리고 그 경사면은 거대한 비행선의 내부로 연결되며 아이는 탈을 쓴 채로 비행선을 조종한다. 그러고는 잠시 사다리에 매달려 구름을 잡기고 하고 동물들과 연주도 하며 기차를 타고 숲에서 열매를 채집한다. 그러다가 파이프를 피우는 거대한 물소와 마주한다.

이 장면은 책 표지와 일치하는데 다만 아이가 곰 탈을 쓴 채로 물소를 마주하는 장면만 다르다.

이렇게 방황한 아이는 다시 비행선으로 돌아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든다. 빨간 보석이 하트로 그려지면서 아이는 다시 집으로 온다. 그리고 곰 탈을 벗으며 엄마에게로 달려가 안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슬픔이 큰 아이의 감정과 모습이 그래도 나에게 투영되는 기분이었다. 책 속 아이처럼 어릴 때는 아니지만 그렇게 건장했던 아빠가 많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다 내 잘못인 것 같기도 하고 더 살고 싶다는 아빠의 목소리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픈 몸을 감당하기 힘들어하시는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엄마, 그래도 우리 형제들은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각자 나름대로 그 슬픔을 견뎌야만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이의 방안을 잘 살펴보면 아이가 경험하면서 보고 만난 것들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어쩌면 큰 슬픔과 불안을 예전에 엄마와 함께 했던 경험으로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물소의 빨간 눈동자는 아이의 불안과 슬픔을 나타내며 그것을 이제 도망치지 않고 물소를 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일 것이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첫 글 없는 그림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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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김춘수 지음, 신소담 그림 / 다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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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차례'를 지낸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이 그림책은 '김춘수'의 시로 표현한 시 그림책이다.

요즘 시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어 좋다.


책 표지는 '차례'를 지낼 때 볼 수 있는 차례상 모습이다.

항상 차례를 지낼 때 자리가 어디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집집마다 풍습이 달라 음식이나 놓는 자리도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기본적인 음식은 그림처럼, 과일, 전, 튀김, 떡, 국, 대추, 밤, 간장, 술, 나물 등이며 위치는 어동육서, 두동미서, 좌포우혜, 조율이시, 홍동백서이다.


김춘수 시인 작가이며 1922년 경상남도 통영 출생이시다. 나이에 놀라고 아직까지 활동중이셔서 더 놀라웠다. 시 작품 활동 뿐 아니라 평론가로도 활동했으며, 오늘날 한국 현대시의 지평을 넓힌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책 앞면 지를 보면 한 집안의 대문이 나타난다. 단정한 시골집 풍경이며 이 집 주인은 성격이 깔끔하다는 인상과 함께 문패에 한 명이 아닌 부부가 각자 이름으로 달아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타이틀 제목에선 세로로 <<차례>> 제목이 나오고 탐스러운 홍시가 보인다.


먼저 그림들을 천천히 감상하며 읽어보았다. 정겹고 따스한 시골 풍경이 나왔다.

그림들을 보니 정관장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명절 때면 나오는 장면)

책에 나오는 풍경처럼 나에겐 시골이 없기에 정겨운 모습들이 너무 부럽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모두 함께 차례를 지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다 차례를 지내는데 돕고 있는 모습들이 참 좋았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아직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여자들만 음식 장만하고 남자들은 좀 편안히 지내는 모습이 남아있다. 언젠가 이 그림처럼 모두 다 같이 즐겁게 웃으면서 차례를 지내는 날이 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이 다 같이 모이기 힘든 이때에 << 차례>>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를 읽어보니 시인의 할머니께서 홍시를 무척 좋아하신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엄마도 홍시를 참 좋아하시는데 홍시를 자주 못 사드린 것 같다. 올 추석에는 엄마를 위해 홍시를 좀 사다 드려야겠다.

중간에 정겨운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집 처마 끝에 달려있는 곶감, 그리고 아이들이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바리바리 뭔가를 싸주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명절이라 즐거운 사람도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곤하거나 짜증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통 풍습이 차가운 시선으로 바뀌어 가는 감을 느끼지만 시대에 따라 풍습을 조금 바꾸면서 가족에 대한 정에 대한 따뜻함과 포근함은 잊지 말며 그래도 '가족'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정을 느끼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추석엔 가족들이 다 모여 차례를 지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 따뜻하고 정겨운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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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고원 지음 / 영수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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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고원 지음 / 영수책방)

오랜만에 에세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지 '맞다, 맞어.'하며 혼자 고래를 끄덕이고 표시를 하였다.

170 페이지 정도로 한 시간내에 읽을 수 있는 가볍지만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불혹은 커녕 미혹이다 /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 누가 쓸모없다 그래? / 내 맘대로 살면 좀 어때? 라는 주제에 따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고흔 작가는 마흔을 훌쩍 넘기고, 반백을 코앞에 둔 나이에 불현듯 '엇, 나는 불혹의 나이라는 40대를 온갖 것에 팔랑대며 보내버렸구나.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전호 후회스럽지도 않아. 나름 즐거웠는 걸'라는 생각이 들어 팔랑개비처럼 흘러가 버린 40대를 보다 즐겁게 기념하기 위해 온갖 반짝이는 것을 멋대로 버무려 이 책을 만들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혹(迷惑)이란

1.명사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2.명사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표준국어대사전


흔히 미혹이라 하면 예쁜 것에 혹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작가처럼 낱말을 찾아보니 정신일 못차릴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을 뜻하는 낱말이였다.

그럼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에 미혹은 어떤 것일까?





원의 어머니는 검소하게 살아가셨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남들에게 검소하게 보여야했던 어머니(아버지가 교사) 그러면서 자신이 끼지도 못했던 반지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 순간, 나 또한 엄마를 생각하였다. 먹고 살기 바빠 항상 꾸미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가끔 엄마가 가방이나 잘 입지

않는 옷을 큰 맘 먹고 사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엄마의 영향 탓일까? 나 또한 꾸미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요즘 엄마는 꾸미라고 말하신다. 반지가 말하는 것처럼 '살아 있을 때 마음껏 미혹되렴. 이게 겨우 마혼. 미혹되기 딱 좋은 나이지.'라며 나에게도 미혹을 권하는 것 같다.


손이 예쁘지 않아 반지를 끼지 않는 원처럼 나도 반지를 끼지 않는다. 귀찮은 것도 있지만 손이 가는 편이 아니라서 반지를 끼면 더 굵어보일까봐 안 끼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을 읽다가 '어쩜!'하며 공감을 막 한 부분이였다. 멋진 옷을 입고 기념으로 첫 셀카를 찍는 장면에선 빵 터졌다. 어색한 부분이며 나이가 적나라게 드러난다는 부분과 정말 엄마와 닮았다는 부분...이래서 마음은 항상 20대라고 하는가 보다.

어느 덧 나도 모르게 나이가 든 것을 망각하니 말이다.

'덕질'부분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그림으로 표현하니 더 웃겼다. 남편의 말이...ㅎㅎㅎ

늦게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아직 건강하다라는 것이 아닐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지 미혹이라는 것을 해본다.

「휘청대는 마음」 에서 원은 다른 남자로부터 고백을 받는다. 가정있는 여자라고 말하며 거부했지만 많은 갈등을 혼자 해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남자가 원에게 끌리다는 말을 했을 때 별안간 미혹이 된 것은 그 순간 특별해진 기분이 들어서임을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특별했다는 사실이 좋았다. 누군가 나에게 미혹되었다는 사실에 미혹 된 것이다.



미혹은 언제나 온다. 10대부터 지금까지 생각해보며 나에게 어떤 미혹들이 왔으며 어느 나이때 가장 미혹을 잘 견디며 극복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작가는 당당하게 미혹에 넘어가는 방법을 찾아냈다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작가의 말처럼 미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어지는 선물이기에 당당하게 받고 당당하게 즐겼으면 한다.

나의 미혹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미혹들을 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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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스릴러 소설을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기 전엔 스릴러 소설인 줄도 몰랐다.

'정유정' 작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책의 홍보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기도 하고 '완전한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기도 하였다.

책표지를 살펴보니 음산했다. 제목은 << 완전한 행복 >> 인데 표지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어두운 느낌의 전체적인 색과 가족처럼 모이는 세 사람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그리고 모두 모자를 쓰고 있으며 아이는 오리 인형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었다. 나무에 걸쳐 보이는 보름달도 보이고 모두 장화를 착용하고 있으며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책 한 장을 넘기며 "정유정" 작가의 사진과 프로필을 읽었다. 사진을 보니 몇달 전 과제로 서점탐방때 서점마다 크게 걸려있었던 작가의 사진이였다. '유명한 작가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무척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총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며 총 3부로 나뉘어져있다. 1부는 그녀의 오리들, 2부 그녀는 누구일까, 3부 완전한 행복과 작가의 말로 구성되어있다.

첫 장부터 쇼킹했다. 등장인물의 행동이 매우 디테일하여 이미지가 눈앞에 그려졌다. 오리가 고기를 먹었던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고기 손질하는 엄마의 도구들, 삶은 살코기를 민서기에 가는 부분이 섬뜩하였다.

'이거 뭐지?'라는 생각을 하며 내 생각과 맞는지 맞지 않은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습지는 엄마의 땅이다. 돌아가신 엄마의 할머니가 시골집과 함께 물려준 것이다. 반달늪은 습지 끝에 있으며, 온갖 새들이 모여든다. 대부분 겨울에 찾아왔다 봄에 떠나는 철새들이다. 몇몇 오리들만 떠나지 않고 반달늪에서 죽을 때까지 산다. 그들에게 반달늪은 '행복한 오리집'이다.

행복한 오리집엔 청둥오리가 가장 많다. 원앙이라는 오리도 있는데 수컷이 인형처럼 예쁘다. 엄마는 놈을 '개자식'이라고 부른다. 바람둥이기 때문이다. 쇠물닭은 오리도 아니면서 오리집에 빌붙어 사는 이상한 해다. 더 이상한 놈은 되강오리인데, 물속이나 수초 틈에 숨어 있기를 좋아한다. 해 질 무렵이면 안개가 부옇게 피어오르는 습지 안에서 비명을 지른듯 운다. 때로는 지유의 꿈속에서도 운다. p11

이 책에선 주인공 유나가 화자가 아닌 3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유나의 딸 지유, 그녀의 언니 재인, 그리고 현 남편인 은호가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통해 유나의 말하는 "완전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는 자아도취형 극단적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찾기, 얼어붙은 바이칼 호에서 들여다본 인간의 심연, 복잡한 인간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이 자신의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극단적 나르시시스트 유나가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서 행복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유나, 재인 그리고 유나의 딸 지유가 대하는 감정은 어릴 때 해소해야 했던 것을 취하지 못함을 보게 된다.

아빠한테 인정받기 위해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던 재인, 가족들의 사랑을 언니가 다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며 늘 언니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 유나, 그런 유나로부터 억압 받아 너무 일직 성숙해 버린 아이인 지유 무엇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을 목격한 아이가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무의식이 만들어낸 자기 방어 기제가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재혼을 했기에 결혼생활을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아내 유나의 행동에 맞서지 못하고 항상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현 남편 차은호이 세 명의 행동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p112~113


무의식적으로 행복은 덧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행복하다라는 것을 SNS을 통해 자랑한다. 나도 행복이라는 것보다는 자랑하듯이 사진을 찍어 올린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의 올린 사진들을 보며 많이 우울했었다. 나보다 다 행복한 것 같고 지금의 나와 자꾸만 비교하게 되어 어느 순간 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자랑을 하려고 행복하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내 기록을 SNS이란 도구을 이요하여 정리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나의 이런 소소한 행동도 어쩌면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것일까? 정말 불행을 다 제거하면 행복할까?

이 책을 통해서 알려준다. 행복은 뺄셈이 아니라는 것을..... 혼자만 행복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그 행복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재인이, 지유가, 그리고 은호가 그러했다.

책을 읽는 동안 처음엔 배경이 우리나라는 사실이 조금 와닿지 않았다. 분명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한국식인데 뭐랄까 글에서 느끼는 배경이 늪이고 시골이고 그래서일까 외국 배경 이미지가 더 그려져서 무슨 내용인지 오리무중이였는데 계속 읽다보니 흡인력이 정말 대단하였다.

작가는 항상 열린 결말보다는 작가가 보는 글의 메세지를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난 그게 더 좋았다. 내가 느끼는 것과 작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재미가 더 솔솔하게 느껴졌다.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때론 엄청난 파멸을 불러옴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행복이 타인에겐 불행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가의 인터뷰를 몇개 찾아보았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열정적인 모습에 반하여 다른 작품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반달 늪, 바이칼 호수, 되강오리의 의미를 확실이 알게 되어 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였다.

새벽에 글 작업을 하며 매번 글 쓸 때 노래를 듣고 현장 답사도 자문도 구하는 정유정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소설에선 김종성, 팬티김, 그리고 기찻길옆 오막살이 동요을 들으면서 쓰셨다고 하셨다.

작가의 말처럼 '기찻길옆 오막살이'동요가 섬뜩하게 들리게 되었다.

욕망의 시리즈의 생각하며 이번 작품을 낸 '행복' 다음엔 '소유'에 관한 글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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