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고원 지음 / 영수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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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고원 지음 / 영수책방)

오랜만에 에세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지 '맞다, 맞어.'하며 혼자 고래를 끄덕이고 표시를 하였다.

170 페이지 정도로 한 시간내에 읽을 수 있는 가볍지만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불혹은 커녕 미혹이다 /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 누가 쓸모없다 그래? / 내 맘대로 살면 좀 어때? 라는 주제에 따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고흔 작가는 마흔을 훌쩍 넘기고, 반백을 코앞에 둔 나이에 불현듯 '엇, 나는 불혹의 나이라는 40대를 온갖 것에 팔랑대며 보내버렸구나.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전호 후회스럽지도 않아. 나름 즐거웠는 걸'라는 생각이 들어 팔랑개비처럼 흘러가 버린 40대를 보다 즐겁게 기념하기 위해 온갖 반짝이는 것을 멋대로 버무려 이 책을 만들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혹(迷惑)이란

1.명사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2.명사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표준국어대사전


흔히 미혹이라 하면 예쁜 것에 혹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작가처럼 낱말을 찾아보니 정신일 못차릴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을 뜻하는 낱말이였다.

그럼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에 미혹은 어떤 것일까?





원의 어머니는 검소하게 살아가셨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남들에게 검소하게 보여야했던 어머니(아버지가 교사) 그러면서 자신이 끼지도 못했던 반지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 순간, 나 또한 엄마를 생각하였다. 먹고 살기 바빠 항상 꾸미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가끔 엄마가 가방이나 잘 입지

않는 옷을 큰 맘 먹고 사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엄마의 영향 탓일까? 나 또한 꾸미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요즘 엄마는 꾸미라고 말하신다. 반지가 말하는 것처럼 '살아 있을 때 마음껏 미혹되렴. 이게 겨우 마혼. 미혹되기 딱 좋은 나이지.'라며 나에게도 미혹을 권하는 것 같다.


손이 예쁘지 않아 반지를 끼지 않는 원처럼 나도 반지를 끼지 않는다. 귀찮은 것도 있지만 손이 가는 편이 아니라서 반지를 끼면 더 굵어보일까봐 안 끼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을 읽다가 '어쩜!'하며 공감을 막 한 부분이였다. 멋진 옷을 입고 기념으로 첫 셀카를 찍는 장면에선 빵 터졌다. 어색한 부분이며 나이가 적나라게 드러난다는 부분과 정말 엄마와 닮았다는 부분...이래서 마음은 항상 20대라고 하는가 보다.

어느 덧 나도 모르게 나이가 든 것을 망각하니 말이다.

'덕질'부분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그림으로 표현하니 더 웃겼다. 남편의 말이...ㅎㅎㅎ

늦게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아직 건강하다라는 것이 아닐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지 미혹이라는 것을 해본다.

「휘청대는 마음」 에서 원은 다른 남자로부터 고백을 받는다. 가정있는 여자라고 말하며 거부했지만 많은 갈등을 혼자 해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남자가 원에게 끌리다는 말을 했을 때 별안간 미혹이 된 것은 그 순간 특별해진 기분이 들어서임을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특별했다는 사실이 좋았다. 누군가 나에게 미혹되었다는 사실에 미혹 된 것이다.



미혹은 언제나 온다. 10대부터 지금까지 생각해보며 나에게 어떤 미혹들이 왔으며 어느 나이때 가장 미혹을 잘 견디며 극복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작가는 당당하게 미혹에 넘어가는 방법을 찾아냈다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작가의 말처럼 미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어지는 선물이기에 당당하게 받고 당당하게 즐겼으면 한다.

나의 미혹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미혹들을 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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