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흰토끼 부인 - 2024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2024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모두를 위한 그림책 84
질 바슐레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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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바슐레 신간 그림책이 도착하자마자 어떤 내용으로 유혹할지 기대했다.

역시 작가의 감각은 독자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고전 문학에서 흰토끼가 가정이 있다고 상상을 하다니?

그냥 스칠 부분을 남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창작하는 소재에 신선함이 다가왔다.


흰토끼 부인은 늘 바쁘다. 아이들도 많았고 집안 일도 해야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글도 썼다. 슈퍼맨처럼 모든 걸 동시에 해내는 그녀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수많은 엄마들이 하고 있는 모습들이 아닌가!

고전을 현대로 끌어와 펼치는 바슐레의 탁월한 감각에 또 한 번 놀란 순간이었다.


바쁜 흰토끼 부인만큼 바쁜 흰토끼. 앨리스에 등장하는 흰토끼는 늘 시계를 보면서 뛰어다닌다. 얼마나 바쁘길래 하늘 한 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걸까? 책 표지에서도 바쁜 흰토끼 모습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손에는 아이를 한 손에는 청소를 하느라 바는 흰토끼 부인만큼 창밖으로 보이는 흰토끼는 바쁘게 뛰어간다. 


바쁜 흰토끼지만 흰토끼 부인에게는 눈길 조차 주지 않는다. 바쁜 생활로 지친건 알겠는데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흰토끼 부인도 쉬는 것이 아니니깐. 가정일은 함께 해야하는데 가정일은 늘 부인 차지다. 그런 속마음을 부인은 일기를 통해 감정을 드러낸다. 일기를 쓰는 줄 몰랐던 흰토끼는 우연히 펼쳐진 일기장을 보게 된다. 과연 흰토끼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나온 시대적 배경은 빅토리아 시대이다. 그 시절에는 남성중심 사회이다보니 여성이 하는 일은 하찮게 치부한다. 그런 점을 질 바슐레는 꼬집어 그림책으로 풀어낸다. 흰토끼 부인의 모습이나 흰토끼의 모습이 양성평등이 자리잡고 있는 오늘날, 완전히 사라졌다고 과연 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


질 바슐레의 독자라면, 앨리스르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펼쳐지는 상상은 유머스러우면서도 날카롭게 이야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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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소크라테스 - 인생의 굽잇길을 넘는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임성훈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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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시리즈를 좋아한다. 마흔은 인생의 쓴맛, 단맛을 어느 정도 본 시기이며 내면에 무엇인가 '꿈틀거리는'시기로 정신적인 방황의 시기라고 한다.

어쩌면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흔에 읽는 소크라테스>>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인생철학자의 삶의 지침으로 "마흔, 왜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했는가"

2장에서는 인생철학자의 질문법으로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할것인가"

3장에서는 인생철학자의 관계로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4장에서는 인생철학자의 탁월한 삶 "어떻게 이 삶을 보여 주고 싶은가" 이다.



" 너 자신을 알라!" 로 잘 알려진 소크라테스는 40대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너 자신의 무지'를 알라고 한다.


"너 자신을 좀 제대로 들여다보라. 너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혜가 없다. 아무것도 모른다." (p65)


무엇보다도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먼저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것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진정한 삶의 시작이다.


책을 읽으면서 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에 그대로 복종하고 틀린 것을 무시하며 정당화시키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크라테스가 강조하는 무지를 깨달아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려운 서양 고전 철학 이야기를 우리 삶과 연결하면서 쉽게 독자에게 들려준다. 한 장씩 글이 끝날 때마다 명언처럼 들여주는 구절 또한 메모하며 되새긴다.


꼭 40대가 아니더라도 현재 인생과 앞으로 다가오는 인생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는 책이라 읽어보길 바란다.



***유노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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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기다려 주세요 - 느린학습자 친구의 부탁 참좋은세상 1
이상미 지음, 정희린 그림, 사탕수수 기획 / 옐로스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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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탕수수 대표 정현석가 기획자로 활동했습니다. 몇 년 전 후기 청소년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어느 날 느린 학습자 청년을 만났습니다.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인이 넓어지고 그들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라며 기획했습니다.

책을 쓴 동화 작가 이상미 역사책을 쓰면서 느린 학습자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그림책 수업도 하고, 그들이 만든 도자기도 보고, 농사지은 감자와 허브 소금도 얻어먹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이 친구들처럼 맑고 순수하고 잘 웃은 친구들을 보며 중요한 건 순간의 속도가 아닌 방향성과 목표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조금 늦게 출발하고 더딜 뿐 기다려 준다면 충분히 자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느린 학습자란, 지적 장애에 해당하지도 않지만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 능력으로 인해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우리를 기다려 주세요>> 그림책은 느린 학습자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배우는 속도나 반응, 응용력이 다소 느릴 뿐입니다.

어른이 되면서 느리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사화와 거리를 둡니다.

느린 학습자 친구들이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호소가 담긴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다 읽으면서 몇 년 전 만났던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지적장애인이라 불리는 아이들이었지만 그중에서는 느린 학습자 친구도 있었습니다. 순수하고 밝게 웃는 아이들은 보통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행동하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못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느리고 다르게 생각할 뿐입니다.

그들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책을 덮고 난 후, 기다림의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함께 살아갑니다.

나와 다르다고 나와 같지 않다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여유를 같고 바라봐 준다면 그들은 더 멋진 모습으로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조금 느리지만 천천히 멀리 갈 수 있도록 모두가 기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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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나 나야 나 모두를 위한 그림책 83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빛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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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노랑, 초록, 파랑 원색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수채화로 그린 그림으로 물감의 농도를 자연스럽게 보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색 혼합이 책 내용과 일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마주 보며 붙어있는 표범과 사자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자기 자랑으로 시작하는 사자와 표범을 보면서 어릴 적 기억이 생각납니다.

마치 아이가 " 나 이것도 있다. 나 이것도 할 수 있어."라고 말 한마디를 던지며 나머지 아이들도 하나둘씩 "난 이것도 있다. 나도 이것 할 수 있어. 난 이것도 해." 하며 자랑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표범이 자랑하는 건 뭘까요?

뾰족한 발톱, 예쁜 무늬, 나무 타기, 잠수, 악어 같은 이빨, 그리고 폭풍우

반면에 사자는 뭘 자랑할까요?

단단한 근육, 멋진 갈기, 하늘을 날 수 있고, 나무가 되고, 강이 되고 해님이 됩니다.

서로 각자가 더 멋있다고 자랑한 표범과 사자는 어떻게 됐을까요?

"나야 나"라고 외치며 우위를 가리며 싸웠을까요?

<< 나야 나, 나야 나 >> 그림책은 동심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서로 자랑을 시작한 표범과 사자에서 상상 속으로 빠져 서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처음 책을 읽다 보면 물음표를 던지게 됩니다.

'무슨 말이지? 무슨 내용이지? 자랑하다 화해한다고?'

이 책은 동심으로 돌아가 읽게 되면 충분히 이해하고 즐기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가 읽으면 "맞아, 나도 그랬어. 나도 이런 경험 있어." 하며 반응할 듯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친구 관계를 통해 성장하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4세부터 초등 1학년까지 읽어보길 바랍니다.

사회관계가 시작되는 시기에 읽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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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모두를 위한 그림책 82
다비드 칼리 지음, 알퐁스 바르두자케 그림,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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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선과 남다른 생각으로 생각의 전환점을 건드려주는 다비드 칼리 작가.

신간 그림책 <<위대한 유산>>를 읽었다.

세로로 긴 판형에 하늘색 바탕 위에 놓여진 돌멩이가 예사롭지 않았다.

성처럼 보이는데,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고 그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빨간 모자 소년 모습에 눈길이 간다.



옛날 작은 집 하나와 여덟 명의 아들밖에 없는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서로 뜻이 맞지 않던 형제들은 함께 살고 싶지 않았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작은 집을 각자 몫으로 나눈다.

형제는 집을 헐어 무너뜨린 후 돌은 나눠 가진다.

각자 몫으로 11개를 나눴는데, 막내 히폴리트 몫은 하나만 남게 되었다.

히폴리트는 대구도 하지 않고 자기 몫으로 받아들였다.

과연 여덟 형제들은 11개와 한 개의 돌로 어떻게 삶을 꾸려 갈까?


옛이야기처럼 시작하는 이야기다. 형제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지 궁금했다. 나라면 돌멩이로 어떻게 살아갈까? 읽는 내내 '어떻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각자 형제들은 도시, 성벽, 계단, 다리, 부두, 옥좌 등 돌로 만들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지만 개수가 부족해 포기한다.

하지만 막내 히폴리트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생각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좋았다. 생각하면서 상상을 할 수 있다. 그 상상의 힘이 히폴리트에게는 재산으로 다가온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는 형들과는 달리, 상상력이 주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준다.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철학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하는 기발한 그림책이다. 역시 다비드 칼리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에 박수를 보낸다.

전래 동화 형식의 전개와 독창적인 그림의 호흡이 찰떡처럼 다가온다.


"상상력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한다."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가 있다면 다비드 칼리 작가의 <<위대한 유산>> 그림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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