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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슈타인 백작 ㅣ 동화는 내 친구 58
필립 풀먼 지음, 황부용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25년 2월
평점 :
필립 풀먼의 첫 어린이책인 『카를슈타인 백작』은 단순한 동화의 경계를 넘어, 유럽 민담과 고딕 판타지, 그리고 현대적 주체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책이다.
초자연적인 존재, 인간의 욕망과 대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까지 이 소설은 전통적인 서사와 현대적 가치관을 한데 모은 걸작이다. 또한 가장 독특한 점은 연극적 구성이다.
각 인물은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하며, 독자는 마치 연극 무대를 바라보듯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힐디는 꼼꼼하고 야무진 하녀로, 독자에게 사건의 단서들을 명확히 전달하고,
루시와 샬럿는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자매로, 독자가 느끼는 불안과 긴장감을 대변한다. 데븐포트 선생님은 진취적이고 냉철한 이성의 목소리를 더해주며 막스는 약간의 덜렁대는 순수한 인물로, 긴장 속에서 유머를 선사한다.
다중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특히 여자 주인공들의 주체성은 19세기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고, 현대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력과 독립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독자는 그들의 도전과 용기를 통해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깨닫게 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초등고학년 이상이 읽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