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김춘수 지음, 신소담 그림 / 다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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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차례'를 지낸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이 그림책은 '김춘수'의 시로 표현한 시 그림책이다.

요즘 시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어 좋다.


책 표지는 '차례'를 지낼 때 볼 수 있는 차례상 모습이다.

항상 차례를 지낼 때 자리가 어디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집집마다 풍습이 달라 음식이나 놓는 자리도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기본적인 음식은 그림처럼, 과일, 전, 튀김, 떡, 국, 대추, 밤, 간장, 술, 나물 등이며 위치는 어동육서, 두동미서, 좌포우혜, 조율이시, 홍동백서이다.


김춘수 시인 작가이며 1922년 경상남도 통영 출생이시다. 나이에 놀라고 아직까지 활동중이셔서 더 놀라웠다. 시 작품 활동 뿐 아니라 평론가로도 활동했으며, 오늘날 한국 현대시의 지평을 넓힌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책 앞면 지를 보면 한 집안의 대문이 나타난다. 단정한 시골집 풍경이며 이 집 주인은 성격이 깔끔하다는 인상과 함께 문패에 한 명이 아닌 부부가 각자 이름으로 달아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타이틀 제목에선 세로로 <<차례>> 제목이 나오고 탐스러운 홍시가 보인다.


먼저 그림들을 천천히 감상하며 읽어보았다. 정겹고 따스한 시골 풍경이 나왔다.

그림들을 보니 정관장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명절 때면 나오는 장면)

책에 나오는 풍경처럼 나에겐 시골이 없기에 정겨운 모습들이 너무 부럽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모두 함께 차례를 지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다 차례를 지내는데 돕고 있는 모습들이 참 좋았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아직 차례나 제사를 지낼 때 여자들만 음식 장만하고 남자들은 좀 편안히 지내는 모습이 남아있다. 언젠가 이 그림처럼 모두 다 같이 즐겁게 웃으면서 차례를 지내는 날이 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이 다 같이 모이기 힘든 이때에 << 차례>>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를 읽어보니 시인의 할머니께서 홍시를 무척 좋아하신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엄마도 홍시를 참 좋아하시는데 홍시를 자주 못 사드린 것 같다. 올 추석에는 엄마를 위해 홍시를 좀 사다 드려야겠다.

중간에 정겨운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집 처마 끝에 달려있는 곶감, 그리고 아이들이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바리바리 뭔가를 싸주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명절이라 즐거운 사람도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곤하거나 짜증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통 풍습이 차가운 시선으로 바뀌어 가는 감을 느끼지만 시대에 따라 풍습을 조금 바꾸면서 가족에 대한 정에 대한 따뜻함과 포근함은 잊지 말며 그래도 '가족'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정을 느끼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추석엔 가족들이 다 모여 차례를 지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 따뜻하고 정겨운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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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고원 지음 / 영수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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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오늘만 생각하는 마흔인데요 (고원 지음 / 영수책방)

오랜만에 에세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지 '맞다, 맞어.'하며 혼자 고래를 끄덕이고 표시를 하였다.

170 페이지 정도로 한 시간내에 읽을 수 있는 가볍지만 결코 무시하지 못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불혹은 커녕 미혹이다 /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 누가 쓸모없다 그래? / 내 맘대로 살면 좀 어때? 라는 주제에 따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고흔 작가는 마흔을 훌쩍 넘기고, 반백을 코앞에 둔 나이에 불현듯 '엇, 나는 불혹의 나이라는 40대를 온갖 것에 팔랑대며 보내버렸구나.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전호 후회스럽지도 않아. 나름 즐거웠는 걸'라는 생각이 들어 팔랑개비처럼 흘러가 버린 40대를 보다 즐겁게 기념하기 위해 온갖 반짝이는 것을 멋대로 버무려 이 책을 만들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혹(迷惑)이란

1.명사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2.명사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표준국어대사전


흔히 미혹이라 하면 예쁜 것에 혹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작가처럼 낱말을 찾아보니 정신일 못차릴 정도로 혼란스러운 것을 뜻하는 낱말이였다.

그럼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에 미혹은 어떤 것일까?





원의 어머니는 검소하게 살아가셨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남들에게 검소하게 보여야했던 어머니(아버지가 교사) 그러면서 자신이 끼지도 못했던 반지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는 순간, 나 또한 엄마를 생각하였다. 먹고 살기 바빠 항상 꾸미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가끔 엄마가 가방이나 잘 입지

않는 옷을 큰 맘 먹고 사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엄마의 영향 탓일까? 나 또한 꾸미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요즘 엄마는 꾸미라고 말하신다. 반지가 말하는 것처럼 '살아 있을 때 마음껏 미혹되렴. 이게 겨우 마혼. 미혹되기 딱 좋은 나이지.'라며 나에게도 미혹을 권하는 것 같다.


손이 예쁘지 않아 반지를 끼지 않는 원처럼 나도 반지를 끼지 않는다. 귀찮은 것도 있지만 손이 가는 편이 아니라서 반지를 끼면 더 굵어보일까봐 안 끼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을 읽다가 '어쩜!'하며 공감을 막 한 부분이였다. 멋진 옷을 입고 기념으로 첫 셀카를 찍는 장면에선 빵 터졌다. 어색한 부분이며 나이가 적나라게 드러난다는 부분과 정말 엄마와 닮았다는 부분...이래서 마음은 항상 20대라고 하는가 보다.

어느 덧 나도 모르게 나이가 든 것을 망각하니 말이다.

'덕질'부분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그림으로 표현하니 더 웃겼다. 남편의 말이...ㅎㅎㅎ

늦게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아직 건강하다라는 것이 아닐까?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지 미혹이라는 것을 해본다.

「휘청대는 마음」 에서 원은 다른 남자로부터 고백을 받는다. 가정있는 여자라고 말하며 거부했지만 많은 갈등을 혼자 해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남자가 원에게 끌리다는 말을 했을 때 별안간 미혹이 된 것은 그 순간 특별해진 기분이 들어서임을 알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특별했다는 사실이 좋았다. 누군가 나에게 미혹되었다는 사실에 미혹 된 것이다.



미혹은 언제나 온다. 10대부터 지금까지 생각해보며 나에게 어떤 미혹들이 왔으며 어느 나이때 가장 미혹을 잘 견디며 극복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작가는 당당하게 미혹에 넘어가는 방법을 찾아냈다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작가의 말처럼 미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어지는 선물이기에 당당하게 받고 당당하게 즐겼으면 한다.

나의 미혹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미혹들을 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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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스릴러 소설을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기 전엔 스릴러 소설인 줄도 몰랐다.

'정유정' 작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책의 홍보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기도 하고 '완전한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기도 하였다.

책표지를 살펴보니 음산했다. 제목은 << 완전한 행복 >> 인데 표지는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어두운 느낌의 전체적인 색과 가족처럼 모이는 세 사람의 얼굴엔 표정이 없다. 그리고 모두 모자를 쓰고 있으며 아이는 오리 인형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었다. 나무에 걸쳐 보이는 보름달도 보이고 모두 장화를 착용하고 있으며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책 한 장을 넘기며 "정유정" 작가의 사진과 프로필을 읽었다. 사진을 보니 몇달 전 과제로 서점탐방때 서점마다 크게 걸려있었던 작가의 사진이였다. '유명한 작가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무척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총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며 총 3부로 나뉘어져있다. 1부는 그녀의 오리들, 2부 그녀는 누구일까, 3부 완전한 행복과 작가의 말로 구성되어있다.

첫 장부터 쇼킹했다. 등장인물의 행동이 매우 디테일하여 이미지가 눈앞에 그려졌다. 오리가 고기를 먹었던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고기 손질하는 엄마의 도구들, 삶은 살코기를 민서기에 가는 부분이 섬뜩하였다.

'이거 뭐지?'라는 생각을 하며 내 생각과 맞는지 맞지 않은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습지는 엄마의 땅이다. 돌아가신 엄마의 할머니가 시골집과 함께 물려준 것이다. 반달늪은 습지 끝에 있으며, 온갖 새들이 모여든다. 대부분 겨울에 찾아왔다 봄에 떠나는 철새들이다. 몇몇 오리들만 떠나지 않고 반달늪에서 죽을 때까지 산다. 그들에게 반달늪은 '행복한 오리집'이다.

행복한 오리집엔 청둥오리가 가장 많다. 원앙이라는 오리도 있는데 수컷이 인형처럼 예쁘다. 엄마는 놈을 '개자식'이라고 부른다. 바람둥이기 때문이다. 쇠물닭은 오리도 아니면서 오리집에 빌붙어 사는 이상한 해다. 더 이상한 놈은 되강오리인데, 물속이나 수초 틈에 숨어 있기를 좋아한다. 해 질 무렵이면 안개가 부옇게 피어오르는 습지 안에서 비명을 지른듯 운다. 때로는 지유의 꿈속에서도 운다. p11

이 책에선 주인공 유나가 화자가 아닌 3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유나의 딸 지유, 그녀의 언니 재인, 그리고 현 남편인 은호가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통해 유나의 말하는 "완전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는 자아도취형 극단적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찾기, 얼어붙은 바이칼 호에서 들여다본 인간의 심연, 복잡한 인간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이 자신의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극단적 나르시시스트 유나가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서 행복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유나, 재인 그리고 유나의 딸 지유가 대하는 감정은 어릴 때 해소해야 했던 것을 취하지 못함을 보게 된다.

아빠한테 인정받기 위해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던 재인, 가족들의 사랑을 언니가 다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며 늘 언니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는 유나, 그런 유나로부터 억압 받아 너무 일직 성숙해 버린 아이인 지유 무엇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을 목격한 아이가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무의식이 만들어낸 자기 방어 기제가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재혼을 했기에 결혼생활을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아내 유나의 행동에 맞서지 못하고 항상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현 남편 차은호이 세 명의 행동이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p112~113


무의식적으로 행복은 덧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행복하다라는 것을 SNS을 통해 자랑한다. 나도 행복이라는 것보다는 자랑하듯이 사진을 찍어 올린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의 올린 사진들을 보며 많이 우울했었다. 나보다 다 행복한 것 같고 지금의 나와 자꾸만 비교하게 되어 어느 순간 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자랑을 하려고 행복하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내 기록을 SNS이란 도구을 이요하여 정리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나의 이런 소소한 행동도 어쩌면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것일까? 정말 불행을 다 제거하면 행복할까?

이 책을 통해서 알려준다. 행복은 뺄셈이 아니라는 것을..... 혼자만 행복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그 행복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재인이, 지유가, 그리고 은호가 그러했다.

책을 읽는 동안 처음엔 배경이 우리나라는 사실이 조금 와닿지 않았다. 분명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한국식인데 뭐랄까 글에서 느끼는 배경이 늪이고 시골이고 그래서일까 외국 배경 이미지가 더 그려져서 무슨 내용인지 오리무중이였는데 계속 읽다보니 흡인력이 정말 대단하였다.

작가는 항상 열린 결말보다는 작가가 보는 글의 메세지를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난 그게 더 좋았다. 내가 느끼는 것과 작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재미가 더 솔솔하게 느껴졌다.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때론 엄청난 파멸을 불러옴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행복이 타인에겐 불행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가의 인터뷰를 몇개 찾아보았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열정적인 모습에 반하여 다른 작품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반달 늪, 바이칼 호수, 되강오리의 의미를 확실이 알게 되어 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였다.

새벽에 글 작업을 하며 매번 글 쓸 때 노래를 듣고 현장 답사도 자문도 구하는 정유정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소설에선 김종성, 팬티김, 그리고 기찻길옆 오막살이 동요을 들으면서 쓰셨다고 하셨다.

작가의 말처럼 '기찻길옆 오막살이'동요가 섬뜩하게 들리게 되었다.

욕망의 시리즈의 생각하며 이번 작품을 낸 '행복' 다음엔 '소유'에 관한 글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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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언어생활 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시리즈
최형규 지음, 김예지 그림 / 뜨인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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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있는 언어 생활이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글을 보고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모든 사람들이 꼭 읽어야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에 대해 작가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고 사용하길 바라며 다른 언어로 바꾸어 사용하자라는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읽는 내내 고개를 계속 끄덕이며 '나도 참, 생각없이 그냥 사용한 언어가 이렇게 많았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최형규 작가에 대해 잠깐 소개하자면, 30년 가까이 학생들과 함께 한 교사였으며 현재는 청소년재단 교육협력지원센터에서 '혁신교육 지구'활동을 하며 마을 교육생태계의 기반을 닦고 있다. 작가는 모든 청소년들이 오늘 당장 자신들의 권리를 맘껏 누리며 이 땅의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 3장으로 제 1장은 왜곡의 언어(어감으로 진실을 감추다), 제 2장은 차별의 언어(무시와 배제가 빚어낸 말들). 제 3장은 편견의 언어(언어에 덧씌워진 색안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이 담겨있다.

"몰카" - 카메라는 죄가 없다

"몰카" 언어를 설명하면서 '신윤복의 단오 풍경' 과 '장 밥티스트 파테의 목욕하는 여성' 그림을 소개하였다.

조선시대나 18세기 프랑스에서 풍습에선 '몰래 훔쳐보기'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엄연한 사생활 침해이며 중대한 범죄이다. 자신의 욕망이나 쾌감을 위해 타인의 몸과 사생활을 엿보는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몰카는 '몰래 카메라'를 줄인 말이다. 대부분의 몰카는 중대한 성범죄이며 사생활 침해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장난'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예로 '1990년대 초에 인기 있었던 < 이경규의 몰래카레마>라는 TV프로그램을 소개하였다. 그 당시 나도 어린 마음에 마냥 웃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범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코너를 진행했던 방송인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오락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용어를 범죄 행위에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문제의 심각성을 가려 온 언론의 책임이 가장 크며 그 용어를 가볍게 받아들인 우리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카메라는 잘못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걸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는 것입니다.

몰카는 불법 촬영으로, 몰카범은 불법 촬영범으로 바꾸어 불러야 하겠습니다.

p24~25 본문중에서

이 부분을 읽고 크게 공감하며 어제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후반부에 유재석이 갑자기 뉴스 앵커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지막 자막에 "몰카" 가 아닌 "깜짝 카메라"라는 자막을 보고 역시 "김태호 PD"는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한 번 더 깨닫는 순간이였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고 생각없이 시청하였다면 PD의 마음을 읽지 못했을 것이다.인지도 있는 프로그램에서부터 이렇게 언어를 바꾸어 사용한다면 지금 보다 조금 더 개념있는 언어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PD에게 감탄하였다.


2장에서 우리가 지금 흔히 사용하고 있는 언어 중에서 '차별'이 있는 말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불법체류자(이주민을 향한 혐오와 멸시)" 와 "학생 할인과 학교 밖 청소년(모든 청소년들이 다 학생인 건 아닌데)"라는 부분에서 크게 공감하였다.

위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때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난민을 막기 위해 더 높고 튼튼한 장벽을 세우려고 했을 당시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라엘이 이 장벽에 분홍색 시소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여기서 시소의 상징은 바로 존중과 포용, 함께 사는 사회일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의 언어에도 존중과 포용이 필요하다.

올해 7월 말 그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에 설치한 분홍색 시소를 타려고 주민들이 몰려든 모습.(2019)


"학생 할인"이라는 문구는 자주 접한다. 특히 신학기나 졸업식 시즌이 되면 IT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흔히 보는 문구이다. 이 문구를 보면서 가끔 생각하였다. '학생이 아니면 할인이 안 되는가? 꼭 학생이라는 증표가 필요할까? 만약 나이는 학생 나이인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이런 일도 있었다.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입장 시 할인대상을 보면 여기서도 '학생증'을 요구한다. 학생증 대신 '청소년증'을 제시하니 학교명이 나와 있지 않다고 다음엔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한 적도 있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표현이 더 차별적인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긍정적인 것도 보다 부정적인 왠지 타락한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처럼 들려 이 책의 내용처럼 차별과 편견을 막기 위해 만든 표현 속에 오히려 차별과 편견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였다. 말은 최대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막장 드라마", "중2병"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통하는 "막장 드라마"

지금도 이 언어는 자주 사용하고 있다. 나 또한 생각없이 이야기를 하는 말이다. 하지만 "막장"의 뜻을 알고 나니 생각없이 사용하면 안 되는 언어임을 알고 깊은 반성을 하였다.

막장은 탄광 갱도의 막다른 곳을 뜻한다. 드라마의 내용이 이리저리 꼬이고 뒤틀리다 못해서 갈 떼까지 갔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참으로 부적절한 표현이다. 막장은 광부들의 진한 눈물과 끈끈한 동료애가 서려 있는 곳이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하는 위태로운 공간이다. 막장은 치열하고 가슴 먹먹한 노둥의 현장이다.

드라마의 내용처럼 패륜이나, 불륜, 출생의 비밀로 황당무계하게 전개되는 드라마가 아니다. '막장이라는 언어를 사용할 땐 한번쯤은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생각해야겠다.

"중2병"

흔히 중학생이 있는 집에선 "중2병"을 정신병으로 생각하라고 말한 강사의 말이 문뜩 생각났다.

그땐 웃고 넘겼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일깨워주었다.

"병"이라는 뜻을 잊고 말하는 것이였다. 나 또한 겪었던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병'이라고 생각하다니....

나의 생각이 얼마나 짧았는지를 알려주었다.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더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어른의 시각이 아닌 당사자들의 시가에서 말이다. 그 예로 작가는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들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 있는 우화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소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소년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듣고자 했다면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작가는 물어보고 있다.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자연스러운 현상을 어른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기성세대, 어른들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조금씩 노력한다면 작가의 말처럼 말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지는 사회가 분명이 올거라 생각한다. 기존의 방식을 깨기는 무척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다. 그 틀을 부수기엔 우린 많은 프레임에 갇혀 살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어른들부터 조금씩 변화해 간다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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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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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끝이 당신이다 >>라는 책 제목이 나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람은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수많은 말을 한다. 의식적인 말보단 무의식적인 말을 많이 한다.

첫말이 아니라 말끝이라는 낱말이 인상에 남았다. 난 어떤 말끝을 사용하며 하루를 지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 김진해 교수를 짧게 소개하자면 20년 넘게 학생들에게 언어, 의미, 글쓰기, 책 만들기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여러 가지 궁리를 하며 학문을 넓혀 가려 노력한다. <한겨레> '말글살이'에 그을 쓰는 재미와 고통을 맛보며 지내며 말과 글에 관한 에세이 << 말끝이 당신이다 >>를 출간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 책이며 1부는 말의 심장으로 우리의 내면 정서와 감각을 풍부하게 만드는 말과 글의 소담스러운 부분을, 2부 말의 품격에선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을 향한 언어의 이중성, 3부 말의 경계에선 언어의 진보성과 가능성 그리고 4부의 기억과 연대, 그리고 말하기에선 마땅히 기억해야 할 한국의 역사와 시대적 현상을 우리말과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작가의 생각에 다른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말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 친밀도를 알 수 있다고 하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친할수록 말끝이 짧아지며 격식을 갖추지 않고 길게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는 내가 카톡에 짧은 대화글을 작성하는 것 보고 아이가 "엄마, 그분이랑 그렇게 친하셨나요? "라고 물었던 기억이 났다. 내가 사용한 대화글은 " 영 " 혹은 "옹"이라는 단어였는데 이런 문자는 친한 사이에서만 사용하는 거라며 의아해하는 아이의 표정이 기억났다. 항상 존댓말로 대화를 오가다 이런 짧은 단어를 사용해서 아이가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은 부분이었다.

말의 성패는 말끝에 달려 있다.

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

특히 어미를 어떻게 쓰는지 보면 그 사람의 마음 상태, 성격, 타인과의 관계,

지위가 드러난다.

p19 말끝이 당신이다

한국어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확인하되, 타인을 중심으로 자신을 호명한다.

p23 타인을 중심에

책을 읽는 동안 국가 사전 폐지론이나 맞춤법을 없애자는 부분에선 작가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에도 언급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과연 이것이 없어지면 우리가 말에서부터 자유로워 지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점이 들기도 하였다. 사전이 폐지되고 맞춤법이 없다면 제일 먼저 좋아할 대상이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학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테스트가 받아쓰기이다. 아이들의 받아쓰기를 보면서 내가 어릴 때와 많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실제 말의 변화는 정말 빨리 변화고 있는 대신에 이것을 제일 느리게 적용하는 것이 국가 사전이나 맞춤법이 아닐까라는 작가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p101 부분을 읽어보면 '맞아 맞아'라는 공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부분 중 하나였다.

오늘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리지만 여성이든, 남성이든 메달을 획득하면 그 분야에 대해 '효자 노릇'이라고 언론에선 이야기한다. 그러고 보니 '효녀 노릇'이라는 말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유교를 바탕으로 하는 가부장적인 사회 이념이라 이렇게 표현하는 걸까? 왜 이 표현이 정당하다라고만 생각하고 반문을 해 본 적이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말에는 사회적 무의식이 담겨있어서 곱씹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호명, 특히 뭐라고 딱히 표현하기가 애매할 때 '아저씨, 아줌마, 선생님, 언니, 사장님' 등의 호명은 누군가를 불러 세운다는 점에서 소통의 출발점이자 상대에 대한 규정이며 그 짧은 호명 안에 당신의 품격이 담긴다고 작가는 전한다.

이렇게 말은 탈도 생기지만 말을 통해 연대를 형성하고 화합을 하기도 한다.

문해력이 낮다는 요즘 긴 문장도 단 짧은 문장을 선호하는 우리를 볼 수 있다. 내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자신이 원하는 영상과 짧은 글을 보지만 가끔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어휘들을 검색해보고 무슨 뜻인지 나는 어떤 말끝으로 나의 품격을 말하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발전시키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져 보았으면 한다.

이 책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이지만 각 장마다 1장 내지 2장 정도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다. 이것이 에세이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추천인들도 말하듯이 말실수 때문에 불편해하거나 말끝이 자주 흐려지는 분, 말과 말 사이에 민감한 분, 그리고 자기표현에 대해 궁금하거나 어떤 품격을 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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