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동안 국가 사전 폐지론이나 맞춤법을 없애자는 부분에선 작가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에도 언급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과연 이것이 없어지면 우리가 말에서부터 자유로워 지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점이 들기도 하였다. 사전이 폐지되고 맞춤법이 없다면 제일 먼저 좋아할 대상이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학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테스트가 받아쓰기이다. 아이들의 받아쓰기를 보면서 내가 어릴 때와 많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실제 말의 변화는 정말 빨리 변화고 있는 대신에 이것을 제일 느리게 적용하는 것이 국가 사전이나 맞춤법이 아닐까라는 작가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p101 부분을 읽어보면 '맞아 맞아'라는 공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부분 중 하나였다.
오늘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리지만 여성이든, 남성이든 메달을 획득하면 그 분야에 대해 '효자 노릇'이라고 언론에선 이야기한다. 그러고 보니 '효녀 노릇'이라는 말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유교를 바탕으로 하는 가부장적인 사회 이념이라 이렇게 표현하는 걸까? 왜 이 표현이 정당하다라고만 생각하고 반문을 해 본 적이 없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말에는 사회적 무의식이 담겨있어서 곱씹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호명, 특히 뭐라고 딱히 표현하기가 애매할 때 '아저씨, 아줌마, 선생님, 언니, 사장님' 등의 호명은 누군가를 불러 세운다는 점에서 소통의 출발점이자 상대에 대한 규정이며 그 짧은 호명 안에 당신의 품격이 담긴다고 작가는 전한다.
이렇게 말은 탈도 생기지만 말을 통해 연대를 형성하고 화합을 하기도 한다.
문해력이 낮다는 요즘 긴 문장도 단 짧은 문장을 선호하는 우리를 볼 수 있다. 내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자신이 원하는 영상과 짧은 글을 보지만 가끔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어휘들을 검색해보고 무슨 뜻인지 나는 어떤 말끝으로 나의 품격을 말하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발전시키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져 보았으면 한다.
이 책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이지만 각 장마다 1장 내지 2장 정도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다. 이것이 에세이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추천인들도 말하듯이 말실수 때문에 불편해하거나 말끝이 자주 흐려지는 분, 말과 말 사이에 민감한 분, 그리고 자기표현에 대해 궁금하거나 어떤 품격을 가졌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