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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게 뭔데, 문장 -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 - 앤솔로지
이태준 외 지음, 윤작가 엮음 / 우시모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어느 날부터 나는...
단어수집, 순간수집, 문장수집을 해왔다.
특히 새로운 글이나 고운 우리 말을 발견하면 눈이 반짝반짝해진다.
작가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엮지 않았을까 한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나도향, 정지용,이상, 김유정,이육사를 비롯하여 도종환, 이윤기, 이어령, 최인호, 이병률, 윤광준 등. 무려 44인의 산문이 실려있다.
소설보다 에세이를 좋아하는 성향이지만 여기에 엮인 산문들은 내게 단편소설집처럼 읽히었다.
우리가 겪지 못한 시대사나 역사 속의 지난한 일들에 현실감을 가지지 못한 터이다.
이태준의 [책], 김남천의 [냉면]에 대한 예찬이 잔잔하게 가닿는다.
여행기록을 남긴 김종혁의 [여행의 무게] 중 일부를 발췌한다.
‘여행의 무게를 재기 위해서는 다시 돌아온 우리에서 처음 출발할 때의 우리를 빼면 되는 것일까? 여행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혀끝에 남은 파니노와 안초비의 맛, 대충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하기엔 난 여행이 무엇인지를 너무 모른다.‘
느낌과 문장들은 기록에 대한 애정이며
지난 날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친다.
여기 글들을 삼키며 나는 가만히 아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