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 - 존 버거와 이브 버거의 편지
존 버거.이브 버거 지음, 신해경 옮김 / 열화당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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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

나는,
책 소장 욕구가 꽤 강하다.
많은 책들이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아 마침내 엄청난 양을 정리했다.
그래서 방법을 바꾸었다.
이제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다가 그 중, 고르고 골라 한 달에 한두 권 소장할 뿐이다.

내게,
이 책은 그리 선택받은 것이다.
눈으로 보고 느끼기 전에는 말이 필요 없다.
온 감각을 열어 느끼는 책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그리 다가왔다.

존 버거는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비평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브 버거는 존 버거의 아들이자, 화가이다.

이 책은,
존 버거와 이브 버거가 나눈 그림과 편지 내용을 엮었다.
그림과 글을 통해 한 부자의 인생을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보는 것과 삶에서 지켜보는 것의 상당수는 손으로 만질 수 없어. 그리고 회화 기술이라는 선물은 그림을 보는 관람객의 상상 속에서 그런 만질 수 없는 것들을 만질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단다. 우리가 앞에 있는 무언가를 그릴 때, 가끔은 그림을 그리는 손이 눈에게 지시를 해. 그리고 눈은 받은 지시에 따르지.˝

존 버거의 말처럼 만질 수 없는 것들을 만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도 존과 이브의 드로잉은 선물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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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쏘다, 활 -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
오이겐 헤리겔 지음, 정창호 옮김 / 걷는책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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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쏘다. 활>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이란 소제목도 마음을 끄는
책이다.

독일의 철학자 오이겐 헤리겔이 일본의 궁도와 선
禪에 심취해 궁도의 명인인 아와 겐조에게 활쏘기를 배운 경험을 다룬 책이다.
가르침과 배움으로 전개되며 깨달음으로 마무리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의식을 무의식의 상태에 조화롭게 합치시켜야 한다‘
‘궁사는 자기 앞의 과녁을 맞히는 일 이외에는 자기 자신조차 의식하지 않는다.‘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이지만, 계산하고 사고하지 않을 때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 낸다. ‘어린아이다움‘은 오랜 세월에 걸친 연습과 자기 망각의 기예를 통해서 얻어진다‘
이렇게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는 선禪을 통한 활쏘기의 ‘기예 없는 기예‘를 설명한다.

오래전 영화 <르느와르>를 보고 인상 깊은 대사도 그것이었다.
거장의 평생 목표가 어린아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고...

또 작가는 자신을 자유롭게 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기술적인 요령이 아닌 호흡법에 있었다고 고백한다.
스승은 수업에 오는 길에서부터 마음을 가다듬기를 주문한다.
˝이 세상에서 중요하고 실제적인 것은 오직 하나, 활쏘기뿐이라는 듯이 다른 모든 것은 모른 척하고 흘려 지나치십시오!˝
그렇게 무위의 태도, 내적인 정지, 집중의 경험으로 이끌어준다.

활쏘기 수업은 깊은 자기 몰입이며 자신과의 심오한 대결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활쏘기 수업이든 검도든 그림 그리기든지 간에 배움의 과정은 ‘내면의 안정과 자아의 확장을 가져온다‘라는 진리가 마음가짐을 굳건히 만든다.

결국, 비범함에 이르는 길은 인내와 꾸준함을 통한 자기 내면과의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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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예찬 - 정원으로의 여행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안인희 옮김 / 김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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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예찬>

이 책은,
땅과 흙을 다루는 내게 누군가 주신
특별한 선물이다.

헤아려보니,
지난 18년간 나는 정원에서 고요히
위로받으며 일해왔다.

먼 이국 땅,
독일에서 정원을 일구는 철학자는
꽃과 나무뿐 아니라 음악과 형이상학적
열망의 가르침을 주었다.

특히,
슈베르트와 슈만의 가곡을 좋아한다.
작가의 취향도 나와 같아서 가곡의 흥얼거림이 들리는 듯했다.
그래서 이 책은 슈만의 가곡을 들으며 완독했다.

낭만주의,
내가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겨울 정원의 낭만에 대하여 노발리스의 낭만주의를 인용했다.
˝평범한 것에 높은 의미를, 일상의 것에 신비로운 겉모습을, 잘 아는 것에 모르는 것의 품의를, 유한한 것에 무한한 모습을 주어서 나는 그것을 낭만화한다.˝

나 또한,
깊이 공감한다.
‘정원 일은 내게는 고요한 명상, 고요함 속에 머무는 일이었다. 그것은 시간이 멈추어 향기를 풍기게 해주었다.‘

나는,
배웠다.
봄은 맨 먼저 소리로 온다는 것을...
정원은 이름을 부르는 장소란 것을...
‘꽃 이름은 사랑의 말이다.‘
그리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옥잠화와 노루오줌인데, 양지쪽에 심은 나의 옥잠화들에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은 정원이다.
하지만 그것은 꽃과의 교감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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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 헤세가 본 삶, 사람 그리고 그가 스쳐 지나간 곳들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엮음.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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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헤세가 사랑하는 자연, 여행, 여인, 방랑, 그리고 예술에 대한 서사이다.
헤세의 서정적인 글로 순간을 담아낸 고아한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헤세의 인생관에 대한 기저를 읽을 수 있다.
˝누구든 성숙하고 충만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최대한 완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너 자신이 되라‘는 이 법칙은 적어도 젊은이들에게는 모범이자 이상인 셈이죠. 진리와 발전을 이루는 다른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헤세는 무엇보다 이 책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강조한다. 반드시 지키고 싶은 신조도 고백한다.
‘삶을 아름답게 살자‘는 것이다.그러면서 괴테의 시 한 구절을 인용한다.
˝경탄하기 위해서 나는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문한다.
˝기다릴줄 알아야 하고, 꿈꿀 줄 알아야합니다. 그리고 예감을 열어 놓아야 합니다.˝

˝삶을 견뎌낼 수 있으려면, 삶이 어느 정도 아름다워지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너 자신의 ‘옳음‘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서도 안된다. (중략)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듯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옹호해야만 한다.(중략) 우리가 삶을 인정하면 인정할수록, 외부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과 내면의 우리 자신이 일치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강해집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마음과 영혼의 일치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아름다움‘의 깊이를 가늠했다.

‘ 비실용적인 예술일수록, 실질적인 필요에 덜 부합하면 할수록, 정신적인 사치와 무위, 천진난만함의 성격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더 내 마음에 들었다.‘
그림과 글쓰기, 동앙 사상까지 아우르는 예술가 다운 면모였다. 헤세가 말하는 ‘정신적인 사치와 무위, 천진난만함‘을 순일하게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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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 반니산문선 4
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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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소설보다 산문을 더 좋아한다는 어느 작가의 글을 보고 읽게 되었다.
‘다만 내가 최근에는 멋지게 쓰기보다 정확하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사실만 밝혀두겠다. 어쨌든 나는 작가가 특정 글쓰기 스타일을 완성하고 나면 늘 거기서 벗어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산문을 쓰는 동기에 대해 네 가지로 분류한 대목 중 첫번째 요소인 ‘더없는 자기 중심주의‘가 흥미로웠다.
읽는 동안 소설인지 산문인지 헷갈릴 정도의 스토리와 감정 묘사에 빨려 들었다.
‘아이의 약점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사는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고 의문시하지도 않는다.‘며 소년 시절 수치심과 죄의식, 법에 둘러 쌓여 살면서도 지킬 수 없었던 작가의 예리하고 처절한 고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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