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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모일 - 박연준 산문집
박연준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평점 :
<모월모일>
내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 신선하고 명징하게 다가온다.
‘빛나고 싶은 적 많았으나 빛나지 못한 순간들, 그 시간에 깃든 범상한 일들과 마음의 무늬를 관찰했다‘ 고 평범한 날을 기리며 썼다는 서문을 열었다.
헤세와 장 그르니에,존 버거의 생각과 인용한 문장들이 작가의 감성적인 글에 단단한 힘을 실어준다.
특히,소제 [밤이 하도 깊어], [어른 여자를 보면]이라는 글은 작가만의 필체로 잘 쓰였다.
˝한눈에 보아도 어른과 여자가 고루 섞여, 나무같이 편안히 서 있는 사람...폭이 넓은 바지와 느슨하게 짜인 가을 스웨터를 입고 늦가을 해바라기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눈은 온화하게 반짝이지만, 혼자 있는 밤에는 불의 신처엄 독해질지 모른다. 집의 안팍을 살피고, 떨어진 열매와 떨어지려는 열매를 보며 과거와 미래 사이를 조율하고 있을런지 모른다. 나는 그녀가 오래전, 소중한 것을 놓친 적이 있다고 상상한다. 소중한 것을 놓쳐, 미쳐버린 적 있다고. 그로 인해 아름다워졌으리라 상상한다.˝
이 산문집을 읽으며 감정을 숨기는 것과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했다.
솔직함도,어른스러움의 유무도 아닌 그저 표현 방식의 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