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야!
앨리슨 리치 글, 앨리슨 에지슨 그림, 김청엽 옮김 / 세상모든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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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림책에서 우선시 해야할 것은 단연 그림이다.

독특하고 다양하며 편안한 그림을 좋아하는 나와 아이들에게 이 책은 맞춤과도 같았다.

부드러운 붓터치로 한결 포근함이 느껴지고, 연하고 소박한 색채는 편안하다.

엄마와 아기를 표현하는 그림으로써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만한 그림이다.

 

특히나, 온종일 아이와 갈등을 빚었던 엄마들이라면 더욱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도 그런 날 중의 하나였다.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해오는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화만 냈던 피곤한 하루가 마무리 될 즈음,

아이와의 일상에 미안한 마음과 갈등의 해소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 책을 골라 펼쳐들었다.

 

우선 포근하고 잔잔한 그림과 글에 아이와 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며

둘 사이에 오늘 같은 충돌이 없었다면 더없이 좋았을 모습들을 보여주는 곰 모녀(?)의 표정에서

어느새 오늘의 마찰을 잊는 듯했다.

 

마냥 신이나고 행복한 엄마곰과 아기곰.

나는 엄마의 마음이 이 곰과 같다고...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이 아기 곰과 같다고,

무언의 소통을 하며 눈녹듯 녹아내린 감정의 미소를 주고 받았다.

"엄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아기곰이래요"라는 대목은

바로 내가 화애를 청할 기회가 되어주었다.

 

말로썬 모두 전달할 수 없을 땐 이런 그림책의 도움은 고맙고 절실하다.

나와 아이 모두 책의 도움에 힘 입어 행복한 결말로 오늘을 마무리 한 것이다.

커다란 교훈 이전에 바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책은 육아에 종종 나타나주어야 할 필수품이다.

 

엄마와 아이의 갈등에 있어서 감정해소를 돕는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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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1%가 되는 공부비법 - 배수강 기자가 취재한
배수강 글, 강신호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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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그 모습을 부러워하며 따라하고 있는 모순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두 아이를 키우며 나 또한 그런 간사한 마음을 경험하고 있다.

일찍부터 상위권, 1%에 해당하는 비주류에 섞이길 원치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은 하면서도, 내심 그 안에 들어간다면 굳이 싫을 건 또 뭐냐, 오히려 은근히 바라마지 않는 심정이다.

 

육아와 교육에 나름의 철학을 외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가 자주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남보다 뒤쳐지지 않아야 하고 이왕이면 앞서나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길 바라게 된다.

무턱대고 바라기만 한다고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기에 무엇보다 정보와 경험에 대한 습득이 필요하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땐 현 입시지옥의 교육현실에 편승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해봤다.

그러기에 더 꼼꼼히 심문하듯 책을 읽었고, 트집만 잡혀봐라는 각오로 읽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보기에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조언들이 알차게 담겨있었다.

각 과목에서 우수성을 띄고 있는 학생들의 생생한 노하우와 전문 분야 선생님들의 충고까지.

생각보다 깊이 있고 도움되는 글들이 읽는 동안 편견과 불신을 잠식시켰다.

 

이런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

어쩌면 성적만능, 학벌우상주의를 만드는 것은 아닐런지?

온갖 생각과 우려에도 분명히 책은 도움이 되었다.

학생들은 쉽게쉽게 공부하고 억지로 공부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닌듯했다.

공부를 좋아하고, 특기로 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듯하다.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습관과 노력이 있었는지를 보며 역시나 세상에 쉬운 것은 없구나싶은 생각에 어른인 나 또한 그와 같은 노력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만큼 고무적이었다.

 

상위권, 그리 어렵지만은 않기에 누구나 노력하여 이룰수 있는 곳.

이 책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들여야 할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욕심이 난다면, 도전해 보고싶다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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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플라이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2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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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드'라는 이름을 만들고, 주말 밤을 학수고대하게 했던 'CSI'를 떠올리며, 법의학소설이란 장르를 개척했다는 퍼트리샤 콘웰의 소설을 만났다. 이미 11권의 책이 나와있다지만, 그녀를 알게 된지는 얼마되지 않을만큼 낯선 작가였다. 쏟아지는 찬사와 20년의 세월 동안 놓치지 않았던 인기를 익히 들었음에 기대감은 이미 충만된 상태다. 그녀가 들려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실감 넘치는 스릴러의 세계가 몹시도 궁금했다.

주인공 스카페타는 이미 퍼트리샤의 소설마다 등장하는 법의관이다. 그녀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이 번 이야기에선 그녀 보다는 그녀 주변인물들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듯 그녀를 맴도는듯한 이야기 전개가 아쉽기도 했다.
스카페타는 직장과 연인을 잃고 개인 컨설턴트 일을 하며 침체되어 있다. 
2권의 전편에서도 등장했다는 늑대인간, 쟝 밥티스트 샹도니는 텍사스 주 사형수 감옥에 갇혀 있다.
스카페타의 연인 벤턴은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의해 죽음을 가장해 세상에 더는 존재치 않게 되었다.
스카페타의 개성 강하고 천재적인 조카 루시는 동료 루디와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장 밥티스트 샹도니의 쌍둥이 동생인 제이 톨리는 여자들을 납치해 잔인하게 죽이는 짓을 멈추지 않는다.
제이에게 반한 베브라는 여자는 그에게 존중 받지 못하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고, 그와 함께 비인간적인 행동을 이어간다.
이들은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될까? 어떠한 끈으로 이들을 연결시켜 두었을지...
중심을 향해 모아지는 거미줄 같은 이야기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대충만 읽어선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
 

법의학스릴러라는 부제를 달고있는 퍼트리샤의 소설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법의학적인 면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에 중점을 두고있다. 감옥에 갇혀있지만 반성도 좌절도 없이 혐오스런 자신만의 정신세계로 탈옥을 준비하는 늑대인간 샹도니의 모습들, 완벽한 외모, 지능에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집안을 가진 제이의 사이코패스적인 행동들, 그런 제이를 보며 증오와 사랑을 동시에 느끼는 역시나 사이코인 베브의 불만, 연인을 곁에 두고도 다가갈 수 없는 벤턴의 안타까움 등등, 사건 보다는 인물에 중점을 두었기에 다소 긴장감은 떨어진다.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걱정과 기대(?)는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버리며 무너졌다.
이야기는 이렇듯 장면, 장면들의 나열이다. 마치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보여주듯이 짤막한 이야기들로 연결되어있다. 그런 장치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야기는 반전으로 끝난다 하지만 어느것이 반전인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밋밋하다. 이미 그런 자극에 많이 노출되어있던 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면서 후편으로 이어지도록 맞춘 결말도 맥빠지게 만들었다.
얼른 끝을 보고싶은 조급한 마음은 기다릴줄 모르는가보다.

한 권의 책으로 작가를 평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오만이다. 앞으로 퍼트리샤 콘웰의 다른 소설들도 만나보고싶다는 결정은 그녀에 대한 호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1권의 이전 작품들과 13번째 작품을 모조리 찜하고 싶다는 것으로 그녀의 이 번 작품에 대한 감상를 마칠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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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 사계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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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의 털은 자유와 존중을 의미한다. 좀더 좁히자면 두발의 자유와 두발의 자유를 누릴 권리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것이다.
엄격한 복장을 명령하는 오정고등학교의 신입생 송일호의, 가족과 학교에서의 갈등과 마찰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 우리의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되며 웃음으로 넘길 수만은 없는 현실의 문제와도 마주치게 된다.

우선 일호가 다니는 오정고등학교는 오광두라는 학생부장선생님이 오삼삼이라는 두발제한 규칙으로 아침마다 학생들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마구 밀어댄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이발소 손자인 일호는 할아버지의 고집인 모범적인 머리모양으로 한 순간 범생 스타일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오히려 친구들은 그런 일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눈초리를 보내게 되고, 일호 또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일호가 느닷없이 반항을 하게된다. 두발의 자유를 외치며...

일호가 다니는 오정고등학교, 오광두 선생, 오삼삼규칙...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앞 글자 '오'가 한자의 '잘못하다, 오'자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부당함 때문일 것이다.

몇 대째 이발소를 하는 할아버지는 머리카락 자르는 일에 사명감을 느끼며 나라의 지시를 독립운동 하듯이 따르며 받들다시피 한다. 그렇게 규율과 원칙을 고수하는 집안에서 자란 모범생이던 일호의 반항은 잘 만들어진 아이러니이며 문제를 풀어가야할 제대로된 당사자처럼 보인다.

일호는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반기를 들며, 그동안 온순하고 모범적이던 행동과는 정반대인 저항을 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일호의 용기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작은 영웅 하나쯤은 살아있음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일호의 이유있는 저항과 맞물려 집을 떠났던 아버지가 17년 만에 돌아온다. 첫 대면을 하게 되는 부자는 영 어색하기만하다. 그런 아버지는 일호의 잘못을 꾸짖는 학교의 자세에 오히려 일침을 가하며 일호를 두둔한다. 이 일을 계기로 부자 사이의 관계는 다소 좁혀진다.

나 역시 두발, 복장의 자유를 철저히 묵살 당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왜 그래야하는지 조차 묻지 않을만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난다. 자유, 권리...학생들에겐 당연히 그런 것이 없는 줄 알았으니까.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학교도 선생님도 번거롭고 귀찮겠지만 순전히 공부에 방해될까봐 우리를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다. 아니, 속았다.

일본의 말, 노래, 영화, 소설, 유행등을 좋아하면 나쁘다 잘못됐다 하면서 그들은 왜 일제의 잔재인 두발규제를 유지하는지 묻고싶다. 화장하고 귀를 뚫고, 머리 염색하고 길게 기르는 모든 자유를 누리고 있는 다른 나라의 학생들은 그럼 모두 탈선하고 공부 못하냐 그말이다.

이쯤에서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그렇게 그들은 자라왔고, 그게 좋은 줄 알았다고. 그렇게 밖에는 통제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변화하고 진화하길 두려워한다고.이 땅의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나와 같은 환경을 그대로 물려 받으며 묵묵히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이런 부당함은 일호의 같은 반 친구인 문재현이 야간자율학습을 할 수 없다고 하자 담임은 야간자습은 필수라며 이유도 묻지 않고 복종할 것을 강요하는 장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조목조목 부당함을 따지는 학생과 논리적인 이유를 대지 못하는 선생님은 생생한 현실이다. 또한 매독이라는 별명을 갖고있는 막무가내의폭력을 행사하는 체육교사를 보며 '맞아, 이런 선생님 있었지'하고 공감하게 되는 교육현실에 처참한 심정을 느꼈다. 20년 전이나 후나 변한게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책에선 다소 변화가 있다. 나라도 제도권도 잘못을 할 수 있다고 의식하게된 할아버지의 중재 아래 일호의 일인 시위가 건강한 꽃을 피우게 된다. 할아버지의 변모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자신의 판단에 잘못을 인정하며 좌절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용기와 지혜가 돋보였다. 현실의 학교도 오정고나 할아버지처럼 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가족의 사랑과 믿음을 배경으로 사회의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은 우리의 작은 영웅, 일호의 성장기에 공감하며 유쾌하게 과거 사춘기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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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77가지 이야기 - 그림형제 구연동화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박혜원 엮음, 이시현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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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잠들기 전에는 '꼭'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는 매일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책을 한아름 안고 온답니다.

제 힘에 겨워 채 들고 올 수 없이 잔뜩 찾아낸 책들을 모두 읽어 줄 수는 없기에 그야말로 타협과 윽박지름으로 2~3권 만을 읽어준 후 재우게 됩니다.

보통 그림책 한 권을 다 읽는데 10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니 이것도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아이는 몇 권 읽지도 않았다며 부족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죠.

 

어떻게 하면 많은 이야기를 같은 시간 안에 읽어주고 재울 수 있을까,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네요.

77가지나 되는 동화들이기에 풍부한 이야기거리가 줄줄이 들어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더군요.

* 영리함과 똘똘함을 배우게 되는 지혜로운 이야기

* 감동적이고 교훈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

* 바보와 허풍쟁이들의 우스운 이야기

* 놀라운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신비한 이야기

4개의 주제에 맞게 분류되어진 이야기들을 골라 읽으며 균형도 맞춰 볼 수 있죠.

게다가 친절하게도 등장인물과 구연 예상 시간, 지문까지 적혀 있으니 엄마는 한결 책 읽기가 수월합니다.

어떤 상황인지 몰라 할머니 대사를 아이처럼 읽는다던가, 슬픈 상황을 밋밋하게 읽는다던가 하는 우는 범하지 않게되니 이 아니 좋을까요?

 

그림형제의 동화를 짧게 요점만 간추린 요약본이라 해야할 듯한 책이지만, 전달하려는 바는 적당히 들어있답니다. 익히 알고있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등에서 부터 다소 귀에 설지만 지혜와 재미를 담고있는 이야기들까지 알차게 담겨있죠.

 

오늘 밤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며 아이와 이리저리 책을 펼쳐가며 고르는 재미까지 있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주가 등장하는 '공주와 결혼한 재단사'를 듣다가 막 잠이 든 아이를 보며 만족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아마, 꿈 속에서 공주가 되어 예쁜 치장을 하며 행복하게 웃고 있지 않을까요?

아직도 읽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 내일이 기다려진다는 아이랍니다.

 

엄마의 연기로 살아나는 고전동화 속에서 꿈과 용기, 바른 생각들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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